「참견은 빵으로 날려버려(무례한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그런 어른(어쩌다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에 이은 김자옥 작가의 세 번째 에세이.
일상 속 차별적인 말에 둔감해진 나를 깨우고 지키는 법.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설렘 출판에서 나온 - 총 216페이지 - 신간도서다!
예민하다는 말보다 예리하다는 말을 더 좋아하는 작가는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그동안은 못 했던 말을 하나씩 꺼내 썼다.
또 블로그로 생각을 나누고, 글쓰기 소모임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작가의 블로그 :
https://blog.naver.com/ogikuku/222955339098
이 책이 나온 이유 :
이 책에는 내가 주변에서 자주 듣고 불편했던 말과 그에 관한 생각, 변했으면 하는 우리의 태도를 담았다.
나처럼 예민하다는 말에 '그런가?'라며 자신을 의심하고 할 말을 삼켜온 여성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① 이 책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
② 더불어 자신도 모르게 습관처럼 해온 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더 한껏 예민하게 '왜'라는 질문을 함께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
p.9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프롤로그 中
① 내가 예민한건가? 싶을 때, 아니 조금 더 예민해도 된다고 응원해주는
② 뭘 그리 예민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때, 아니 더 예민해야 한다고 채찍질해주는 책이다.
책을 읽다가 '아 그래 그래 맞아 나도 나도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어렵지 않게 항상 나는 ①처럼 듣는 혹은 겪는 입장인 것처럼 여겨지더라도,
어느틈에 나도 ②처럼 말하는 입장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 1 장 우리는 조금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
분위기 맞춰주는 웃음은 이젠 그만둘 때도 된 것 같다. '상대방 기분 상할까 봐'라는 마음은 좀 내려놓고 자기 기분부터 챙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중에 "너도 좋아했으면서" 같은 오해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그래야 이상한 말들을 멈춘다.
p.77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中에서
습관처럼 하는 말, 예전부터 들어와서 생각 없이 하는 말, 다들 쓰니까 따라 쓰는 말. 어느 쪽이든 내가 하는 말을 한 번씩 돌아봐야 한다. 나도 모르게 내 말이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반드시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 말이 왜? 요즘은 무슨 말만 하면 비하고, 혐오래. 참 피곤한 세상이야" 같은 말은 일단 넣어두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보지 못한 부분은 뭔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에서 살펴봤으면 좋겠다. 불편하다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가 그 입장이 아닌 이상 " 그 말이 뭐가 어때서?"란 말은 삼가야 한다.
p.54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中에서
자주 듣고 불편한 말들 앞에
나는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돌아본다.
관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신뢰가 있는 사이에선 솔직하게 때로는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이에선
이런저런 뒷담화 상대가 되고 싶지 않거나, 더 많은 에너지를 뺏기게 될까봐
답하지 않거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 2 장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하게 들어야 한다
회식 때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었다. "남편하고 아이는 저녁은 알아서 먹어?" 간단히 "네"라고 답은 했지만 매번 아리송했다. 아이 혼자도 아니고 남편이 있는데 '알아서' 먹냐는 건 무슨 뜻이지? 남편이 음식을 직접 해 먹냐는 건지,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잘 꺼내서 먹냐는 건지. 어느 쪽이든 이해는 되지 않았다.
나는 매일 내가 알아서 먹는데.
p.125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中에서
퇴근길에 만나는 결혼한 여자 동료들끼리 자주 하는 대화가 있었다. "오늘은 또 뭐 해 먹나."
"그러게. 먹는 것도 아주 일이라니까." 종종 나는 본업이 의심스러웠다. 회사는 그저 부업일 뿐이고 밥이 본업이 아닌지. 퇴근쯤이면 남편은 내게 카톡을 보내 물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마치 회사 근처 백반집 메뉴 묻듯. 그럴 때면 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난 식당이 아니야."
p.126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하게 들어야 한다 中에서
아이를 낳고 회사를 다시 나갔을 때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아이는 누가 봐주냐는 거였다.
회식에라도 참석하는 날엔 돌아가며 여기저기서 물었다. "오늘 애는 누가 봐줘요?"
마치 돌림노래를 듣는 듯했다.
어느 상사는 "애는 어떡하고?"라고 묻기도 했는데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지 않았다.
엄마가 애를 안 보고 회식 자리에 왔냐는 말처럼 들렸다. 오지 말았어야 하나. 빠지면 빠진다고 눈치를 주고
참석하면 애는 어떡하고 왔냐고 하면, 나야말로 어떡하라는 말인지.
p.132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하게 들어야 한다 中에서
일상에서 사람들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어떤 상황을 처해 있을때, 혹은 홈&언스쿨링 하고 있기에
상대는 원하지 않는 (그러나 사람 좋은)참견을 하며
'그냥 나는 네가 걱정이 되는 마음에 하는 소리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너를 위해서 네 아이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그런데 그 말에 그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응하지 않는다고, 불편해한다고, 답하지 않는다고
이런 말 하는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거냐, 서운하다 안타깝다 불쌍하다 하지 말아주시라.
- 그건 날 위한 게 아니다. 그건 당신의 생각이다.
정말 상대를 위한다면, 말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나라면 감사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해주면 좋겠는데.' 한다면
-그것도 당신 생각이다.
- 3 장 우리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은 이 정도가 아닐까? 답할 필요 없는 질문에 답하지 않는 것, 무례한 질문엔 질문으로 되돌려주는 것.
p.173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얼마 전, 어떤 대화 끝에 지인이 말했다. "여적여, 뭐 그런 건가요?" 나는 말했다. "그건 좀 차별적인 말인데." 지인은 "아, 그런가요?"라며 머쓱했다. 그러곤 잠시 생각에 잠기는 것 같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늘 그냥 썼지."
너무 간단히, 때론 아무 생각 없이 여자를 여자의 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우린 서로 적이 아닌데. 그저 여러 생각과 다양한 감정을 가진 존재들이므로, 서로 부딪힌다면 그것들이 부딪히는 것일 뿐이다. 여자와 여자가 아니고.
p.186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성별이 아닌 개인을 봐야 하고, 성별의 특성보다 개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 개인의 특성이란 처한 환경, 상황, 주위 사람, 맥락, 위치 관계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회사에선 차갑고 무뚝뚝하지만, 집에서 아이에겐 따뜻하고 상냥하고, 같은 집이라고는 해도 남편에겐 논리적인 것처럼.
p.191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남자에겐 격려와 응원을 보내면서 여자에겐 포기와 타협을 먼저 제시한다. ……
"힘들까 봐" 란 말은 바깥일을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집안일과 바깥일을 다 잘할 수 있겠냐, 힘들지 않겠냐'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게 걱정되면 아내 짐을 나눠 들면 될 텐데. "이젠 집안일은 나눠서 해야겠다"가 아니라 "힘드니까 하지 마"라는 말에서 힘듦의 주체는 아내가 아닌 남편이라 느껴지는 건 나뿐인가. 여성들에게 더 이상 포기와 타협을 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포기와 타협 대신 지지와 응원을 보내줄 수는 없을까.
p.204 우리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단번에 바뀌지 않더라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비록 되받아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서 마치 벽과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말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용기를 내어 조금은 더 예민하게 반응해보자.
그렇게 우리 세상의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처음부터 당연한 일은 없다. 그렇게 만들어지고 인식해왔을 뿐. 당연하게 여기는 일, 습관처럼 쓰는 말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말이 생각을 지배하기도 하니까.
p.207 우리는 조금 더 예민해야 한다.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