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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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지 않을 권리

리뷰 총점 9.9 (4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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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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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용서하지 않을 권리_김태경 평점10점 | n*******n | 2022.02.23 리뷰제목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잠시 중단됐지만,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남편과 챙겨 보고 있다. 남편도 나도 이런 범죄물을 좋아하고(이런 표현조차 조심스럽다.) 즐겨 보는 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도 챙겨 보는 편이고, <마우스>, <보이스> 등등 멜로나 코믹물보다 이런 스릴러물을 선호한다. 왜일까? 이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위험을 피하려고 하는 기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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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잠시 중단됐지만,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남편과 챙겨 보고 있다. 남편도 나도 이런 범죄물을 좋아하고(이런 표현조차 조심스럽다.) 즐겨 보는 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도 챙겨 보는 편이고, <마우스>, <보이스> 등등 멜로나 코믹물보다 이런 스릴러물을 선호한다. 왜일까? 이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위험을 피하려고 하는 기저 심리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 범죄들을 돌아보며 그런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무엇 때문인지 등등 여러 가지로 알아두면 그런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다. 흉악한 범죄가 나에게 일어날까 봐 두렵다. 문을 더 꼭꼭 잠그고 낯선 사람을 경계한다. 하지만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범죄 피해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이런 질문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고로 우리 모두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그렇게 아무 이유 없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피해자가 특수한 혹은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가 아닌, 내가 될 수 있고 내 옆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피해자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매번 욕하면서 본다.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걸까, 저건 진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등등. 여기서 '저 사람'은 모두 가해자다. 범죄자들. 범죄자가 왜 저러는지는 궁금해하고 범죄자의 행동은 비난하고 했지만 정작 사건의 피해자는 어떤 상황인지, 어떤 마음인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 같다. 범죄자의 잔혹성이나 엽기성에 기대에 기사가 양상 되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잔혹성에 무서워하며 기사들을 읽어나갈 뿐 남겨진 피해자들의 상황에는 무지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몇 해 전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 답지 않다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피하재답다는 게 뭐지,라는 의문이 들었더랬다. 이 책에도 그런 사례가 등장한다. 아니, 피해를 당하면 우울해하고 자학하며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 건가? 피해를 입으면 웃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사람들도 안 만나고 그러고 있어야 한다는 건가? 피해자답다는 게 뭐지? 정말 웃기지도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뒤로 성범죄 피해자들이 피해자 다움을 벗어나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랐다. (그들은 이미 피해만으로도 힘들다고요!) 하지만 그런 나의 바람과 달리 현실은 크게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피해자가 밝게 살아나가길 바란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그런 일을 겪고도 저렇게 사는 거 보면 독하다고 욕한다. 어쩌라는 건지. 이중잣대를 들이미는 무례한 이들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과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이렇게라도 작은 응원이 마음에 닿아 각자의 인생을 꿋꿋하게 채워나가시기를 조심스럽게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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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용서하지 않을 권리]김태경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j | 2023.12.20 리뷰제목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에서 김태경 교수를 봤다.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라는 책을 소개했고, 나는 그 책을 읽었고 소위 '현타'라는 것을 느꼈다. 아이를 위하고, 남편을 위하고, 가족을 위한다고 했던 그 모든 일들이 자립을 막고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책이었다. 강의가 따뜻한 느낌이었고, 그 교수가 낸 책이라니 궁금했고 사건 피해자의 얘기라는 것은 내가 접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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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에서 김태경 교수를 봤다.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라는 책을 소개했고, 나는 그 책을 읽었고 소위 '현타'라는 것을 느꼈다. 아이를 위하고, 남편을 위하고, 가족을 위한다고 했던 그 모든 일들이 자립을 막고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책이었다. 강의가 따뜻한 느낌이었고, 그 교수가 낸 책이라니 궁금했고 사건 피해자의 얘기라는 것은 내가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해 궁금했다.

누군가에게 내가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면서 무겁고 우울하지만 꼭 읽어볼 만 한 책이다, 라고 소개를 했다.  내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공정하고 바르게 살아서 내가 사건 피해자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저, 정말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사건 피해자에게 왜 그렇게 고인을 잊지 못하냐고 얼른 잊고 훌훌 털어버리라고 힘내라고 하다가도, 그래서 힘을 내 웃기 시작하면 벌써 웃냐, 남편이 그런일을 당했는데 웃고다닌다 라고 비난하는 주위의 2차 가해자들이 사건 피해자나 유족들을 더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피해자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것은 아닌지, 앞으로 누군가를 대할 때 더 조심스럽게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떤 일이든지 그 일을 겪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감정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고 함부로 예단해서 어떤 말을 꺼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건 어떤 사건 피해자에게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타인을 대하는 태도로 삼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 맨 뒤쪽에 상담 지침이랄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가 적혀있는데, 보면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훨씬 많으니까 들어주는게 가장 중요하고 내 경험 조차도 함부로 내보이지 말라고 얘기 한다. 삶의 태도에 적용해도 좋을 것 같은 말이었다. 귀를 열고 입을 닫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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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용서하지 않을 권리 평점10점 | m******e | 2022.02.20 리뷰제목
읽으면서 참 마음이 무거워지고 괴로웠다. 빌린 책이 아니라면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 이런 메모를 자주 남기게 되었다. '이런 말을 한다고?', '이런 경우가 있다고?' 싶어 황당하다는 뜻이다. 눈물(ㅜ.ㅜ) 표시도 종종 그렸다. 가슴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책이 나왔다고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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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으면서 참 마음이 무거워지고 괴로웠다. 빌린 책이 아니라면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 이런 메모를 자주 남기게 되었다. '이런 말을 한다고?', '이런 경우가 있다고?' 싶어 황당하다는 뜻이다. 눈물(ㅜ.ㅜ) 표시도 종종 그렸다. 가슴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책이 나왔다고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런 황당함을 막고, 가슴 아픔을 함께 나누고 줄일 수 있기 위해서다.

 범죄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보시는 분들은 아마 TV 화면을 통해 몇 번 뵌 적이 있을 것이다.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이자 서울동부스마일센터(강력범죄피해자 전문심리지원기관)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신 김태경 교수님의 책이다. 범죄의 보도를 접하며 그 사건의 잔혹함에 이목이 집중되는 사이, 잊혀지거나 오인되고, 2차 피해까지 당하는 피해자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돕기 위해 쓰인 책이다. "인간은 선하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분명 선하다. 범죄 피해자의 경험에 귀 기울이려는 당신의 선한 의지에 경의를 표현다." 서문부터 감동 줄줄...

 서문부터 사려깊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보통은 '사례 제공에 동의받았고 각색했다'라고 밝히기는 하는데 여기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게 피해자에게 혹시나 누가 될까 무척 고심해서 수정을 거치셨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 누구의 사례도 아님과 동시에 모두의 사례가 되었기에 누군가는 자신의 사례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밝히셨다. 충분히 이해가 갔고, 신중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책을 어떻게 요약하고 요점을 전달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심하게 알면 좋을 중요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피해자다움'에 관한 것부터, 주변으로부터 듣는 말과 상처, 재판 과정에 관한 것, 용서 및 합의와 관한 것... 확실한 것은 이 모든 과정에 아주 사려깊고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너무 앞서가지도, 함부로 조언하지도 않으면서도 차분히 기다려주며 필요할 때 들어주는 것. 그 세부 내용에 관한 것도 상세히 들어 있다.

 여러 전문적 문헌들을 참고하였으면서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일반화하지도 않으면서 발생 가능한 여러 경우들을 꼼꼼하게 언급하였다. 현장에서 만나온 여러 범죄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또한 그 분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강한 치유 능력과 선함에 대해 믿게 되셨다고 하는 점이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다. 피해자분들이 경험하는 아픈 상황에 공감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구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하며 또 무거워진다. 나아지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아서 괴롭고, 나아지면 또 나아져서 괴로운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들. 통제감 회복을 위한 몸부림으로, 오히려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나날들. 꼭 범죄심리 관련 현장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심리 전문가들은 물론 알아야 하겠고, 이와 관련해 일반을 대상으로 한 심리교육이 많이 이루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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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n | 2022.02.10 리뷰제목
요즘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 어떤 심각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입장보다 가해자를 더 상세히 다루는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내용에 사람들이 더 감정적으로 휩쓸리고, 그렇게 해야만 조회 수와 클릭수가 많이 나오고, 그래야 기사로 돈을 버는 구조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존중받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누구나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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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 어떤 심각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입장보다 가해자를 더 상세히 다루는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내용에 사람들이 더 감정적으로 휩쓸리고, 그렇게 해야만 조회 수와 클릭수가 많이 나오고, 그래야 기사로 돈을 버는 구조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존중받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누구나 범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사회 환경을 무시하고, 내가 피해자처럼만 행동하지 않으면 된다는 저급한 회피 감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심리학, 특히 범죄 심리학이나 피해자 심리학 부분을 다룬 책이다. 

타인에 대한, 타인의 감정에 대한 '연민과 공감'은 사람을 사람이게끔 하는 가장 근원적인 감정일 것이다.

이제껏 단순히 언론의 의도대로만 생각해왔던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접근에서 벗어나, 좀 더 피해자에게 더 시선을 줄 수 있다면, 이 책을 지은 김태경 교수님의 집필 의도가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 '피해자를 바라보는 적정한 시선과 태도에 관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우석대 심리상담학과 교수님이신 김태경 님의 '용서하지 않을 권리'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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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범죄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용서하지 않을 권리》 평점8점 | s******g | 2022.02.21 리뷰제목
제목: 용서하지 않을 권리 지은이: 김태경 펴낸 곳: 웨일북       1990년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혐오 살인을 저질렀던 연쇄 살인마들의 시기를 지나, 데이트 폭력과 디지털 범죄 등 점점 교활하고 지능화된 범죄 수법에 우리는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뉴스와 시사 프로는 잔혹한 범죄 수법과 범인의 심리 분석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살아가야 할 유
리뷰제목


제목: 용서하지 않을 권리

지은이: 김태경

펴낸 곳: 웨일북

 

 

 

1990년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혐오 살인을 저질렀던 연쇄 살인마들의 시기를 지나, 데이트 폭력과 디지털 범죄 등 점점 교활하고 지능화된 범죄 수법에 우리는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뉴스와 시사 프로는 잔혹한 범죄 수법과 범인의 심리 분석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살아가야 할 유족의 고통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때론 차라리 그 무관심이 나은 경우도 발생한다. 피해자에 관한 악의적인 추측과 비난으로 2차 가해를 가하는 기가 막힌 상황도 속출하는데, 그건 피해자를 두 번 죽이고 유족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하는 행위다. 사회는 말한다. 그만 범인을 용서하라고.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서 어느 누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용서를 논할 수 있는가! 피해자들에겐 용서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임상수사심리학자 김태경 교수의 첫 책 《용서하지 않을 권리》는 그런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그분들을 어떻게 대하고 바라보아야 하는지 객관적이고 완곡한 시선으로 분석하며 길을 알려준다.

 

 

 

범죄의 어두운 그늘에서 고통받는 피해자에게 눈을 맞추다.

 

 

세월이 흐르면, 끔찍하고 괴로웠던 당시의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잊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강렬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뇌는 그 기억을 덮지 않는다. 김태경 교수는 범죄 피해자들이 그 트라우마를 과거로 흘려보내고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함께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에게 주변에선 어서 잊으라고 재촉한다. 그러다 어느 날 그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와 웃기라도 하면, 어쩜 저런 일을 당하고도 웃을 수 있냐고 수군거린다. 인간이 지닌 세 치 혀의 사악함에 소름이 돋는 순간이다. 남의 일이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닐지. 한데, 잘 생각해보자. 범죄 피해자들은 어쩌다 그런 몹쓸 일을 당하게 됐을까? 그동안 못되게 살아서? 당할 만한 사람이어서? 아니, 그들은 운이 나빴을 뿐이다. '운'이라는 단어로 이 상황을 표현해야 하다니 마음이 너무 불편하지만, 실제로 범죄자들은 그렇게 말한다. 자신이 욕구를 도저히 억누를 수 없을 때, 하필 그 사람이 내 앞에 있었다고.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아직 범죄 피해를 당한 적이 없다면? 그건 당신이 누구보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서가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사실만 확실히 인지해도 우리는 범죄 피해자를 어떤 마음과 태도로 대해야 할지 반은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다.

 

 

 

 


 

 

 

 

용서는 상대가 청한다고 해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를 위해 용서를 결심한다고 해서 마음속 상처가 저절로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

심리학책, 인문에세이 《용서하지 않을 권리》 p96 중에서...

 

 

 

우리는 피해자에게 어떤 시선과 태도로 다가가야 할까?

 

 

우리는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하는 순간, 난감해서 어쩔 줄 모르다 실수하곤 한다. 진심이 담겨 있다 하더라고, 섣부른 위로나 부적절한 말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차라리 잠시 입을 다물고, 묵묵히 곁을 지키자. 때론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과 태도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다면, 꼭 알려달라'라는 말이 최선일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막막할 때 내뱉는 '힘내'라는 말은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는 더 최악이니 조심하자. 이 책은 상담자의 시점으로 범죄 피해자와 그 피해자를 대하는 주변인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제시한다. 사회를 경악에 빠트린 흉악 범죄 이야기나 범죄자의 심리 분석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로지 범죄의 잔혹함에만 주목하는 사회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며,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한 거의 유일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 번이라도 꼭 읽어봐야 한다. 인간 행동과 사회 환경으로 인해 2차, 3차 가해에 고스란히 노출된 피해자의 상황을 보면 세상은 더없이 가혹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피해자를 보호하려 애쓰는 이웃을 보며 김태경 교수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선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편 우리 역시 그들이 겪은 일에 귀 기울이려는 선한 의지가 있는 거라고. 그런 선량한 이웃이 매일 한 명이라도 늘어난다면, 작을지언정 분명 변화는 일어날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음속에 반짝 켜진 작은 빛 하나. 그 따스한 온기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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