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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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저축은행

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리뷰 총점 9.2 (21건)
분야
소설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파일정보
EPUB(DRM) 28.06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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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4 | 2022.11.03 리뷰제목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차무진의< 아폴론 저축은행 >을 읽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 삶과 죽음의 경계를 소재로 한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삶과 죽음의 경계에는 무엇이 있을까. 흔히 '귀신'은 우리에게 공포감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귀신이 존재하
리뷰제목

 

"삶과 죽음 경계에 선 여덟 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차무진의< 아폴론 저축은행 >을 읽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 삶과 죽음의 경계를 소재로 한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삶과 죽음의 경계에는 무엇이 있을까. 흔히 '귀신'은 우리에게 공포감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귀신이 존재하고, 그 귀신과의 만남도 가능할까. 귀신이 존재하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많지만 이 책  『아폴론의 저축은행』에서는 귀신이란 존재가 우리에게 공포감을 주는 대상이 아닌, 우리 곁에 존재하고 그들과의 만남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아폴론의 저축은행』에서 저자는 삶과 죽음의 경계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속에서는 등장인물과 귀신과의 조우를 보여준다.  처음에 정말 귀신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귀신이었음을 알고 난 후 정말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귀신의 이미지는 우리가 알고 있던 무시무시하고 공포스러운 것과 다르다. 오히려 귀신은 우리와 친숙하고 우리와 함께 이야기하는 존재로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중에서 사찰에 유기된 어린 형제 이야기를 다룬 「그 봄」에서는 주로 형제들의 사찰에서의 일상들이 보여준다. 왜 이 형제들은 이 사찰에 유기된 것일까. 왜 그 형제들의 엄마는 이 형제들을 버린 것일까. 처음에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읽다가 충격적인 반전에 그만 헉하고 놀라고 말았다. 형제들을 사찰에 버린 나쁜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5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형제들과 사찰에 그 형제들의 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매년 올린 그들의 엄마의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왜 엄마가 안 오지,' 올해는 엄마가 우리를 보러 올까?" 라고 생각하며 형제들은 자신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죽어서까지 자신들을 보러 오지 않는, 자신들을 사찰에 버린 엄마를 오히려 원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리운 엄마를 죽어서라도 만나고 싶어서 아직 저승으로 떠나지 못한 게 아닐까. 언제쯤 이 아이들이 한을 풀고, 저승으로 떠날 수 있을까. 교통사고로 죽은 그 형제들의 마음과 5년이 지난 후 그 아이들을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이 모두 느껴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형제들과 엄마의 이야기가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봄밤이 시작될 참이다. 아이들은 법당에 엎드려 책을 보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놀 것이다. 작은아이는 여전히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이고 큰아이는 엄마의 시간과 자신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과 봄의 시간을 가늠할 것이다.

봄은 짧고 사람들은 미련에 뒤엉켜 울음을 삼킨다. 그것은 비단 속세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봄은 그렇게 지나간다.

p.48

 

마포대교 연쇄 자살 사건을 소재로 한 오컬트 추리소설인 「마포대교의 노파」에서도 또한 귀신이 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마포대교에 나타나는 노파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포대교 자살 사건을 막기 위해 김 순경과 박 경사가 투입이 된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들이 경찰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한번 작가에게 속았다.

 

산 자는 영적 존재를 모른 척해야 한다, 귀신이 거는 말을 받으면 안 된다, 그러면 귀신에게 복속된다.
-「마포대교의 노파」중에서

 

귀신과 함께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능할까. 등장인물이 귀신이었다니, 정말 오싹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주식실패로 삶을 비관해서 죽은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연과  그로 관련된 연쇄 자살이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삶을 비관해서 자살을 선택한 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힘이 되는 말 한마디, 공감하는 말 한다미가 있었다면 아마 그가 죽지 않았을까. 

실제로 마포대교에는 자살방지 대책의 하나인 자살 방지 문구가 있다고 한다. 정말 실제로 이 아이디어가 억울하게 죽은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아무튼 자살하려는 누군가가 그 문구를 보고 힘을 얻고 다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표제작인  「아폴론 저축은행」은 한 몰락한 가장이 잡은 횡재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처럼 9억이라는 대출을 받아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누군가의 목숨값이었던 것이다. 아폴론 저축은행은 미래에 자신에게 들어올 돈을 예측해서 그 미래 가치를 계산해서 돈을 대출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담보도 신용도 필요없는 것이다. 이런 달콤한 거래와 거액의 횡재를 얻은 주인공은 그것이 아픈 큰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사망보험금이 아닐까 생각해서 대출금 9억을 빌리려고 한다. 자신의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큰아들의  목숨이 더욱 중요했기에, 결국에는 자신을 희생해서까지 그 아들을 살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미래에 올 그 거액의 돈은 아들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 거액의 돈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충격적인 반전과 씁쓸한 결말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렇게 가슴 아픈 이야기들도 있는 반면, 오컬트 요소가 포함되어 오싹하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도 있다. 「피, 소나기」 작품은 황순원 작가의  대표적인 소설이자 순수한 소설인 <소나기>를 괴기스럽고 피비린내는 좀비물로 만든 이야기이다. 마치 흡혈귀와 같은 괴물이 된 소녀와 그런 시귀가 된 소녀를 끝까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공포를 자아내면서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상사화당」 작품은 사술사의 희생물이 될 아이와 그 아이를 살리려고 하는 옹기쟁의 이야기는 토속적 공포 서사와 함께  애잔함을 제공한다.

 

또한 신라의 전설 속 그림인 '비형도'와 군대 왕따 괴담과 결합된 작품인 「비형도」 또한 공포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리고 이 작품 또한 주요 등장인물이 사람이 아니다.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충격적인 반전과 예상치 못한 결말을 준다.

 

또한 시신을 싣고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귀신과 조우하고 이야기 다룬 작품인  「이중 선율」도 있다. 작가는 귀신이긴 하지만 그들의 억울한 사연과 이야기를 기묘하지만 아름다운 서사로 잘 구성하였다. 노인이 말하는 나비는 정말 존재할까. 정말 노인이 발견한 세가지 진리처럼 서로 알아보지 못하지만 나비로 인해 인간과 인간이  연결되고 , 나비를 통해못다 한 말을 상대한테 전달할 수 있는 것일까. 

 

첫 번째 진리는 나비는 인간과 인간을 연결한다.

두 번째 진리는 나비는 못다 한 말을 상대한테 전한다.

그리고 나비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

시적으로 종교적인 선율 속에는 나비의 주인과 상대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나비에 의존한다.

-p. 393

 

이 책  『아폴론의 저축은행』에서는 이처럼 미스터리하고 공포스럽고 감동적인 여덟 개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인간과 귀신과의 조우와 만남 등 인간과 귀신이 서로 따로 떨어진 존재가 아닌 서로 다른 공간에 있을 뿐 연결되었다는 발상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죽음과 귀신이란 존재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여덟 편의 이야기들이 너무 개성있고 독특해서 하나하나 작품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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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폴론 저축은행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2.10.31 리뷰제목
차무진은 이야기꾼   삶과 죽음, 이 세상과 저세상의 경계와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상가능 영역에서 초월영역까지 읽다 보면 이미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아폴론 저축은행>(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생사를 넘나드는….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8가지 시선의 모음이 이 소설집이다. 조금은
리뷰제목

차무진은 이야기꾼

 

삶과 죽음, 이 세상과 저세상의 경계와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상가능 영역에서 초월영역까지 읽다 보면 이미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아폴론 저축은행>(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생사를 넘나드는….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8가지 시선의 모음이 이 소설집이다. 조금은 미스터리하지만 말이다. 삶에 집착할수록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일까, 죽음에 직면하면 삶의 본질의 확인할 수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이 책에 실린 8 작품은 그 봄, 마포대교의 노파, 아폴론 저축은행, 상사화당, 서모라의 밤, 비형도, 이중선율, 피, 소나기다. 아무튼 기발한 착상과 역사적 고증, 사회문제의 현상을 틀어보기 등, 이야기꾼 다운 소설집이다.

 

 

 

 

작품의 세계

 

그 봄에서 5년 전에 죽은 형제들의 원혼과 함께하는 스님, 아이들은 교통사고를 죽는다. 죽었다는 걸 모르는지 엄마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데….

 

마포대교를 건너는 이들에게 스스로 죽도록 자살을 사주하는 원혼과 이를 말리려는 그의 어머니 노파, 그리고 원혼의 파트너 새내기 경찰, 끝에 가서야 전모를 알게 되는 전개 또한 씁쓸한 이야기다. 세상을 향한 분노, 화풀이, 이를 말리려는 어머니, 귀신들 이야기다.

 

아폴론 저축은행은 기괴하면서도 서글픈 현실 이야기다. 불륜남 사채업체와 짜고 남편의 생명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치밀한 작전들, 죽음의 순간 남편은 깨닫는다. 왜 죽어야 하는지를…. 죽어서 모두가 행복해진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말을 남기며, 

 

상사화당, 임진왜란 무렵 옹기장이 노인은 어느 날 다 죽어가는 밀봉을 구해주는데…. 흔적 없이 사라진 밀봉, 일본군 손에 일본으로 끌려간 며느리와 손녀딸, 어느 날 다시 노인을 찾아온 밀봉은 호롱박옹기를 만들어 달라고…. 어린아이를 죽여 그 혼령을 가두는 귀매통을 만드는 밀봉….

 

서모라의 밤, 진시황의 명령으로 불로초를 찾아 떠났던 서복전설, 미래에서 온 서복 그가 현대에서 마약을 감추기 위해 타임머신으로 시대를 거슬러…. 마약에 중독된 이들의 이야기가….

 

비형도, 영화 전우치에 나오는 그림 속에 가둔 전설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이계의 경계에선 외톨박이 왕따 조상병….

 

이중선율, 구급차 기사 노인의 나비 이야기, 죽은 자와의 대화들 시적이면서 종교적인 공간이 된 차 안….

 

피, 소나기, 황순원의 소나기, 윤 초시의 손녀딸은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뜨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상상의 전개가…. 소녀는 며칠 후 시귀-사체를 움직이는 것들이 들어-가 되고, 소년은 소녀를….

 

어딘가 기시감이 들기도 하지만, 새롭게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틀이라는 무대에서 상상력을 동원하여 접근하고 있다. 특히, 상사화당과 비형도는 꽤 흥미롭다. 기묘한 이야기들은 서늘하고도 기발하다. 귀신 이야기, 사람의 내면을 깊이 있게 주시하며 역사적 고증을 통해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은 뭐라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직접 읽고 보고 느껴보는 수밖에….

 

 

 

 

기시감과 싸늘함 그리고 현실 세계의 착각과 유머러스함

 

특히, “피, 소나기”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뒤틀어 다른 세계로 몰고 가지만,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로 되돌리면서, 마치 “소나기”가 그랬던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손녀 딸이 죽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매장한 탓인가 진짜 죽었는데 시귀가 된 것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윤초시의 내면 갈등을 묘사하는 대목 등이 그러하다. 

 

아폴론 저축은행은 보험을 둘러싼 살인사건 속으로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보도되거나 알려진 사건의 실체를 보는 듯하다. 서모라는 진시황의 불로초, 서복과 연결 지어, 서복을 잡아 오라는 무사의 이야기…. 유머스레한 전개가 흥미롭다. 마약 떡볶이가 나오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 뽕의 전설에 관한 이야기인 듯

 

차무진의 세계관이라고 해야 할까, 섣불리 세계관이라고 단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기발한 착상과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정, 관성, 통설화된 것들과 사회문제와 현상을 소재로 비틀고, 상상을 더 하고, 역사인지 가상인지 헷갈린 정도로 치밀하게, 아닌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이야기꾼 차무진…. 이 책은 일독을 권할 만한 소설집이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아폴론저축은행#차무진#요다#라이프앤드데스단편집#삶과죽음의경계선#이계의이야기#기발한상상과탄탄한스토리#미스터리단편소설집#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책소개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아폴론 저축은행 평점10점 | m********g | 2022.11.03 리뷰제목
삶과 죽음의 경계를 주시하는 서늘하고도 사려 깊은 여덟 개의 시선   삶과 죽음은 과연 명확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 걸까? 끊임없이 서로를 들여다보고 있는 쌍둥이거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다가 결국 하나가 되는 두 마리 도마뱀은 아닐까? 니콜 키드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디 아더스]는 엄연히 다른 세계에 속한 두 존재들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며 경험하는 혼란과
리뷰제목

삶과 죽음의 경계를 주시하는

서늘하고도 사려 깊은 여덟 개의 시선

 

삶과 죽음은 과연 명확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 걸까? 끊임없이 서로를 들여다보고 있는 쌍둥이거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다가 결국 하나가 되는 두 마리 도마뱀은 아닐까? 니콜 키드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디 아더스]는 엄연히 다른 세계에 속한 두 존재들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며 경험하는 혼란과 착각을 다룬다. 두 아이와 함께 조용하게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낯선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갑작스럽게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아이는 여주인공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과연 그들은 누구고 여주인공이 겪는 혼란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혼란스러워하는 등장인물을 보다가 예상치 못했던 결론, 즉 반전에 깜짝 놀라게 되는 영화 [디 아더스]. 나는 이 책 [아폴론 저축은행]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전율 혹은 소름을 느꼈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가 그러하듯 물과 땅이 혼재하는 곳에서는 그 경계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법, 이 책 [아폴론 저축은행]에서도 죽음이라는 파도가 끊임없이 넘실대며 삶이라는 육지를 침범한다. 갑작스럽게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 질서가 흐트러지고 시공간이 뒤집히면서 "내"가 그들을 들여다보는지 "그들"이 나를 들여다보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책.. 작가의 그 서늘한 시선이 머무르는 곳으로 들어가 본다.

 

8편의 기묘하고 오묘한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책 [아폴론 저축은행].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작품 4편을 꼽아보자면 [그 봄], [아폴론 저축은행], [상사화당] 그리고 [비형도]이다. [그 봄]은 남편을 잃고 악착같이 살다가 결국엔 생활고로 추측되는 어떤 사유로 아이들을 절에 맡기게 되는 엄마와 그 엄마를 그리워하며 외로운 절간 생활을 이겨내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주지 스님이 살뜰하게 돌봐주기는 하지만 뼛속 깊이 엄마의 부재를 느끼는 아이들의 외로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 때문에 제일 깜짝 놀랐던 소설이다.

 

[그 봄]이 아련하고 쓸쓸한 기운을 가진 소설이라면, [아폴론 저축은행]은 모든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고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단편이라고 볼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택시 운전사인 주인공. 혈액암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들어간 엄청난 병원비에 최근 일어난 외제차와의 교통사고까지..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었던 주인공과 아내는 자살 시도를 하지만 결국 실패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택시 손님인 한 노신사가 소개해 줘서 알게 된 [아폴론 저축은행]이라는 곳에서 자신이 빌릴 수 있는 돈이 10억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주인공. 신용 불량자인 주인공이 그렇게 많은 돈을 대출할 수 있는 이유는 과연 뭘까?

 

[아폴론 저축은행]이 벼랑 끝에 서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매우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었다면 [상사화당]은 "염매"라고 하는 고약하고 괴기스러운 귀신술을 부리는 남자 밀봉과 며느리와 아이 그리고 가진 것 전부를 일본에 빼앗겨버린 한 독짓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제 식민지 시절이 전달하는 황량함과 절망 그리고 "염매"라는 기묘한 저주술이 섞여 한 편의 그로테스크한 심령 영화가 탄생한 듯한 소설이다. 그리고 [비형도]는 그야말로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이라는 시공간이 뒤집히는 것을 가장 절묘하게 보여주는 소설인데, 마치 도깨비에게 홀려서 밤새도록 빗자루와 씨름을 하고 깨어난 옆집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정말 신묘하고 신비롭게 다가왔던 단편이다.

 

죽음과 저승 그리고 영혼이라는 존재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속한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폐가 투어 같은 활동을 통해서라도 우리가 함부로 넘나들 수 없는 세계로 침범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죽음의 영역은 우리가 속한 세계와 동떨어져있는 걸까? 이 책 [아폴론 저축은행]은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과연 죽음이 저 멀리 떨어져 있을까요? 혼자만 있는 줄 알았던 공간인데 만약 수많은 눈들이 그동안 내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요? 라고 말이다. 죽음이 내내 검은 입을 벌린 채 산자의 주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려주는 듯한 소설 [아폴론 저축은행]. 읽고 나니 책 자체에 서늘한 귀기가 서려있는 느낌이다. 영혼의 존재와 초자연적 세계 등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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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폴론 저축은행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g*****s | 2022.11.03 리뷰제목
총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된 차무진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이 『아폴론 저축은행』이다. 제목이 상당히 흥미롭다. 물론 이 제목은 이후 동명의 단편으로 소개된다. 작품 속에 여덟 편의 단편이 소개된다는 점에 하나의 장르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작품을 묘사하고 있는 점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작품은 인간으로서는 절대 무감할 수 없는 삶과
리뷰제목

 

총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된 차무진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이 『아폴론 저축은행』이다. 제목이 상당히 흥미롭다. 물론 이 제목은 이후 동명의 단편으로 소개된다. 작품 속에 여덟 편의 단편이 소개된다는 점에 하나의 장르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작품을 묘사하고 있는 점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작품은 인간으로서는 절대 무감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의, 동전의 양면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먼저 표제작이기도 한 「아폴론 저축은행」을 보면 아이가 아파도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한 채 막막한 생활로 택시 운전사로 일하던 남자 앞에 한 노인이 손님으로 나타나 아폴론 저축은행에 대해서 알려주는데 이 은행의 시스템이 특이하다. 

 

미래에 들어 올 돈을 미리 빌려준다는 것인데 과연 이 돈이 미래에 어디에서 이 남자에게 온다는 것인지 그 기묘한 설정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작품이였다. 

 

「그 봄」은 한 절에 버려진 형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마포대교의 노파」는  한강의 여러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고 이들을 찾기 위해 애쓰다 오히려 순직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서 보게 되는데 이 작품은 마포대교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살 사건이 연쇄라는 말이 붙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고 노파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뭔가 예사롭지 않은 스토리이다. 

 

「서모라의 밤」은 이야기의 배경이 중국의 진나라이지만 마약 떡볶이로 인해 발생하는 ㅇ녀쇄 살인사건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독특했던것 같고 「비형도」는 신라시대와 현대의 괴담과 미스터리에 전설까지 가미된 이야기다. 「이중 선율」의 경우에는 기괴하지만 마냥 무섭지만은 않은 이야기라 인상적이고 학창시절 배웠던 그래서 익숙한 황순원의 소나기에 좀비를 가미시켜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던「피, 소나기」 등이 소개된다.

 

짧은 호흡에 극적인 긴장감과 함께 기묘한 분위기의 오싹함까지 만나볼 수 있는 단편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의 매력이 담긴 작품, 『아폴론 저축은행』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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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장편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평점8점 | f***2 | 2022.10.31 리뷰제목
차무진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이다. 작가의 단편은 앤솔로지를 통해 만난 적이 있다. 이번 단편집에 실린 소설들은 내가 읽지 않은 앤솔로지나 잡지에 실렸었다. 장편 소설도 사 놓았는데 늘 그렇듯이 쉽게 손이 나가지 않는다. 이젠 나쁜 습관처럼 느껴진다. 모두 여덟 편이 실려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떤 이야기는 슬프고, 어떤 이야기는 동심을 파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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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무진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이다.

작가의 단편은 앤솔로지를 통해 만난 적이 있다.

이번 단편집에 실린 소설들은 내가 읽지 않은 앤솔로지나 잡지에 실렸었다.

장편 소설도 사 놓았는데 늘 그렇듯이 쉽게 손이 나가지 않는다. 이젠 나쁜 습관처럼 느껴진다.

모두 여덟 편이 실려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떤 이야기는 슬프고, 어떤 이야기는 동심을 파괴하고, 어떤 이야기는 웃게 한다.

예상하지 못한 반전들을 뒤에 놓고 나를 놀라게 한 소설도 적지 않다. 장편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그 봄>은 마지막 반전을 보고 나의 머리가 점점 굳어간다고 느꼈다.

매년 두 형제가 머무는 절에 찾아오는 엄마를 그리워하고 갈망하는 형제의 모습이 진하게 그려진다.

읽다 보면 선입견에 빠져 이 두 형제 중 형 시원의 시선을 따라간다.

매일 밤 엄마를 찾는 동생과 그들에게 호의적인 스님. 그리고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 듯한 보살들.

<마포대교의 노파>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포대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자살한다는 사실과 귀신을 본다고 말하는 경찰을 엮었다.

이 노파를 만난 행인이 갑자기 마포대교 밑으로 몸을 던진다. 자살을 유도하는 악귀 같다.

하지만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서 작가가 꽁꽁 숨겨둔 사실 하나가 드러난다.

마포대교 위에 적힌 수많은 글들을 보면서 왜 적었었지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폴론 저축은행>은 온 가족 자살 시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얼마나 삶이 힘들고 어려우면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할까? 삶의 의지는 최후의 순간 멈춘다.

다시 살아보자 생각하고 택시 운전을 하는 그에게 한 노인이 이상한 곳으로 그를 데리고 간다.

미래에 생길 돈을 예측해 돈을 주는 은행 아폴론 저축은행이다. 선이자 뗀 후 9억5천만 원이 입금된다.

행복해야 할 삶이 몇 가지 불행한 가능성 때문에 뒤엉킨다.

마지막 장면은 억지 같지만 삶의 다양한 현실과 과거의 궤적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상사화당>은 조선시대로 넘어간다. 독을 만드는 노인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임진왜란 이후 몇 년이 흘렀고, 많은 도기 장인들이 왜국으로 끌려갔다.

그에게 잘 깨어지지 않는 튼튼한 옹기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한 사내가 한다.

이 옹기에 들어갈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순간 섬뜩해졌다. 인간의 욕망이 만든 참혹함이 드러난다.

옹기 만드는 장면이 약간 더디게 읽히지만 곳곳에 깔아 둔 설정이 마지막에 크게 터진다.

 

<서모라의 밤>은 진시황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 이야기다. 황당하고 재밌다.

불로초를 찾아 떠난 서복을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냈다. 그런데 그는 불로초를 먹고 난 후 죽지 않는다.

그리고 서복의 황당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는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말한다.

타임머신인 런닝머신의 배터리가 떨어져 번개로 충전하려고 할 때 황제를 만났다.

이 황제에게 그가 만들어 준 음식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마약 떡볶이다.

진시황은 이 떡볶이에 중독되었고, 이것을 가져오라고 동남 동녀와 배를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마약 떡볶이를 둘러싼 기이한 사건이 벌어지고, 마지막에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난다.

<비형도>도 신라의 전설을 현재와 엮었다.

현실과 허구가 뒤섞이고, 욕망이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만든다.

급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재밌지만 환상이 사라진 후 현실은 조금 힘이 빠진다.

연작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떨지 모르겠다.

 

<이중 선율>은 소방사의 힘든 현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서울의 시체를 실고 장례식장이 있는 전라도 광주까지 달려가는 구급차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상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 예상은 뒤로 가면서 확인 가능하다.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여자 소방사가 들려주는 현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안전을 둘러싼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하는데 하나는 해결되었지만 다른 하나는 비극으로 마무리되었다.

제목의 의미가 마지막에 드러날 때 진한 슬픔이 느껴진다.

<피, 소나기>는 황순원의 <소나기> 이후를 좀비식으로 풀어내었다.

원작의 동심을 파괴하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도 그 순수한 감정을 어느 선까지 남겨두었다.

소녀가 소년을 찾아와 벌이는 행위들은 너무 강렬하다. 순수한 듯하면서 잔혹하다.

이 소녀를 둘러싸고 벌이는 마지막 장면은 현학적이고 스산하고 코믹하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가장 많이 채운 이미지는 개울가에서 소녀를 업고 건너가는 소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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