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은 잘 읽지 않는다. 좋아하기 보단 무조건 피하는 게 바로 공포소설인데 우연히 알게 된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일상에서의 공포를 느끼게 해주다보니 흔히 알고 있는 그런 공포와 달라 읽고 나면 뒤통수가 써늘하다. 무서운 괴물이나 형체가 아닌 상상을 할 수 있게 하는 문장들이 미쓰다 신조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또한, 작가는 마치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것처럼 이야기를 끌어내기도 해서 독자들은 실제 인지 아닌지 헛갈리게 하는 점도 책에 빠져드는 것 중 하나인거 같다.
오늘 읽은 <죽은 자의 녹취록>은 개정판으로 오래전에 출간 한 <괴담의 테이프>도서다. 이쯤에서 보면 일본은 공포소설은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흐트러 놓는다는 사실이다. <죽은 자의 녹취록>은 잡지에 연재되었던 6편의 공포 소설을 묶은 단편으로 주인공은 편집자를 만나기획을 잡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 기류라는 작가를 소개받고 자살 직전 목소리를 녹취한 '테이프'를 알게 된 주인공은 그로부터 몇 개의 테이프를 받아 듣고 기류에게 연락을 하지만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책에서 소개된 죽은자의 마지막 육성이 담긴 테이프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어지는 단편들은 오싹하면서도 진실은 무엇일까? 빈 집에서의 하룻밤을 묶는 것만으로 고액의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의 이야기는 혼자서 큰 저택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만으로 벌써부터 긴장감이 몰려온다. 그리고 분명 3층엔 아무도 없다고 하는데 자신이 그 집을 갔을 때 자신은 분명 3층에서 어느 형체를 봤었고, 이를 '그것'이라고 칭하는 여학생. 산행에 네 사람을 초대했지만 정작 초대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 이야기. 요양병원에 들어온 한 노인의 이야기. 비가 내리지 않는 날 우비를 입고 있던 여인.평범한 일상이 어느 날 부터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된 이야기. 결코 큰 사건은 아니었지만 스멀스멀 공포는 이렇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또한, 책은 주인공과 편집자가 만나 구성하고 출간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야기는 편집자가 직접 체험한 것이라고 했었다. 단, 글을 쓰는 것은 작가인 주인공이고 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일어난 불길한 사건으로 연재는 이어질 수 있을까? 미쓰다 신조의 소설은 결말이어도 과연 그것이 결말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정도로 찜찜한데 그렇다고 아쉬운 감정이 드는 게 아니다. 미쓰다 신조를 생각하면 인간이 공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 동시에 쾌감을(?) 주는 작가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미쓰다 신조의 신작이 나온 줄 알고 신나서 구입했던 [죽은 자의 녹취록] 두근두근 하며 펼쳐보고나니 [괴담의 테이프] 리커버판이었다. 책표지도 설명도 읽지 않고 사는 자의 최후랄까. 책에도 인연이 있는건지 다독은 잘 안하는 내가 2번이나 읽은 [괴담의 테이프]. [죽은 자의 녹취록]은 알라딘으로 구입해놓고는 당근에서 ‘미쓰다 신조’만 보고 한 권을 더 구입해버렸다. 같은 책을 두 권 사는 실수도 거의 안하는 내가. 이정도면 인연이다 싶어서 펼친 김에 한 번 더 읽기로 했다. 사실 세 번째 읽는데도 미쓰다 신조의 단편을 읽는다는 사실 자체로 조금 설레었다.
-두 번 읽으나 세 번 읽으나 역시나 재미있었다.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도 미쓰다신조 특유의 재치있는 전개와 짜임새, 예상치 못한 결말은 언제 읽어도 몇 번을 읽어도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중간에 [걷는 망자]먼저 읽는다고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읽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장편같으면서도 단편인 작품이라 흐름이 끊겨도 흥미가 떨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듯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은 재미있다는이야기.
[우중 괴담]에 맞춰서 리커버판을 내놓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표지도, 제목도 훨씬 마음에 든다.
-쓰기 전부터 찬양 일색이면 어쩌나 우려했는데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벌써 세 번째 후기라 좀 느슨하게 쓴 것도 있지만, 세 번 읽어도 재미있으니 뭐 다른 말을 더 쓸게 없기도 하다. 하여튼간 너무나도 재미있으니 아직 안읽어본 사람도, 이미 한 번 읽어본 사람도 리커버판인 [죽은 자의 녹취록]으로 한 번 더 읽어보면 어떨까. 다른 작품들도 같은 결로 리커버 되어서 출간된다면, 나는 전부 구입해서 또 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