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 하루를, 그리고 인생을 달리하다 -
학창 시절 체육시간, 몸을 움직이고 땀 흘리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 수다 떨기를 더 좋아했던,
20대 초, 사회의 출발선에서 방황하며 약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려고 했던 사람.
그러니까 저자는,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는, 어느 날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 후로 변화가 찾아왔다.
저자는 30대가 되기까지 걷고 또 달려왔던 인생에서 느꼈던 것을 고백한다.
예기치 못한 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
어차피 잘 될 거고, 그래도 즐기며 최선을 다하자는 태도로 -
그렇게 또다시 달리면서,
달리 살게 된 삶에 가닿게 된 소중한 경험을 전하려는 그의 글에서
마치 달린 후의 후끈함과 같은 열기가 느껴졌다.
명랑하고 고요한, 아침을 살다 -
사람마다 정신이 맑고 일의 효율이 높은 시간이 천차만별이지만, 자신이 '아침형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도 '일찍 일어난 벌레는 잡아먹힌다'라고 생각하며 미라클 모닝을 반대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아침이 주는 의욕과 고요함 속에서 뛰기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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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아침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피로에 짓눌려 눈을 뜨지 못하고 그 시간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그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적절한 수면 그 후의 아침을 보내는 날을 쌓아봐야겠다.
저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시간을 창조한다'라고 표현했는데, 정말이지 맞는 말인 것 같다.
밤에 늦게 자면 하루를 '연장'하는 느낌이지만,
매일 달리 찾아오는 아침을 일찍 맞이하면
마치 내가 시간을 '창조'하는 것 같아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했었다,
태양을 눈에 담으며, 명랑하고 고요한 아침에.
'어제는 어제로 지나갔어.
난 정말 행운이야, 왜냐하면 오늘부터 또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지.
오늘은, 시작은 이제부터다.'
p. 41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 달리는 사람은 자유롭다 -
에픽테토스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자유롭지 않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서 오는 불안과 낭비한 시간과 감정들이 대체 얼마인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루는 것과 무기력의 무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더라도
정신과 육체가 어스름한 어딘가에 갇혀있었다. 나를 통제하지 못해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 어쩌면, 아침의 달리기가 자기통제력의 원천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달리다 보면 오는 찰나의 소중한 순간들,
오롯이 '나'로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간들,
내가 나아가는 대로 아스팔트 길, 벽돌길, 흙길에 발길이 닿고
내가 느끼는 대로 하늘과 도시와 마을에 눈길이 닿는다.
그리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 하루의 시작에서 땀을 흘렸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혹은 너무 열심히 달려서 죽을 것만 같은 그 감각이
삶의 전반에서 '나'를 위한 선택을 할 능력과 자유를 선사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불필요한 걱정과 불안을 땀과 함께 흘려보내고 시작하는 하루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숨이 차올라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으면,
그동안 복잡했던 고민들이 아무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한다.
가벼운 발걸음에 생각보다 더 가벼운 마음이 생겨난다.
무작정 팔다리를 휘저으면, 찰나의 순간에 어떤 깨달음이 생긴다.
p.48
그동안 복잡했던 고민들이 무거운 마음이 냅다 달리면서 가벼워지면 좋을 텐데. 마음보다 더 빠르게 달릴 테니 이 짐들이 따라오지 않기를 바랐다.
내 땀들이 흐르고 뚝뚝 떨어질 때 이 지저분한 마음들도 같이 떨어져 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문득 뛰기 시작했다.
몇 분 못 뛰고 멈췄지만 헐떡거리는 숨이 의외로 마음에 들었다.
내가 마음보다 빨랐던 순간이었다.
p.76
오직 나만의 길, 나만의 인생을 평범하게 달리는 우리 -
인생은 장거리 달리기와 같다.
지나왔던 길을 돌아보면
우리는 시작의 초조함을 견뎠고
넘어져도 아파도 결국 일어섰다
저자는 내가 지나왔던 길을 고개 돌려 돌아보게 했다.
사실은 '평범'한 하루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그건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임을 -
쉬기도 하고 걷기도 했지만, 불안해할 필요 없었다. 잘 달리기 위함이었다.
계속 스스로를 믿고 이런저런 길을 가보면 된다.
달리는 자세와 태도만 바르다면, 어디든 가도 좋다. 다시 돌아오거나,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으니까.
더 잘 뛰고 싶다면 더 잘 쉬어줘라.
더 잘 알고 싶다면 적당히 공부해라.
더 잘 지내고 싶다면 적당히 거리를 둬라.
더 나아지고 싶다면 아쉬울 만큼만 노력해라.
p.128
평범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애써왔던 우리들아, 이제껏 잘해 왔다.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 지금 우리의 모습은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지내온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야.
p.123
♣ 파지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