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탁동철/ 양철북
와글와글 교실의 풍경이 저절로 그려지는 탁동철 선생님의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을 즐겁게 읽었다.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진 개성 강한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여 저마다의 재능을 살리는 수업을 경험하는 것, 탁동철 선생님의 교실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책을 읽은 아이들의 소감 역시 전반적으로 부럽다는 얘기였다. 내가 일하는 학교도 도시와 비도심 경계에 있어서 다문화 학생들이 제법 많다. "이거 진짜 얘기예요?" "책에 나오는 아이들이 부러워요." "선생님이 너무 재미있고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부는 안 하고 매일 노는 모습이 부러워요." 등의 다양한 반응이었다.
내가 놀랐던 점은 저자이신 탁동철 선생님이 교사의 권위를 내려놓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내가 학생들과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될 것이라 마음을 먹어도 여러 여건상 쉽지않다. 중학년만 되어서 선생님 알기를 정말 쉽게 아는 요즘 아이들. 섣불리 대했다가는 최소한의 권위마저 잃고 무시당할 수도 있다. 마치 유럽의 어느 교실의 풍경 같았다. 교사와 아이가 자유롭게 토론하고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 규제를 두지 않으며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 수업 내용 역시 지난번에 아이들과 약속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사정의 여의치 않을 때 간혹 교사의 권위로 억누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 교실의 모습은 자유로우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우리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명환이의 폭력에 이의를 제기한 아이들은 학급회의를 연다. 누군가는 진행을 하고 누군가는 기록을 한다. 이런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라웠다. 몸이 먼저 만난 봄을 표현하는 모습, 글감을 찾기 위해 비오는 텃밭에 나가기도 하고, 요즘 흔치않은 신문지 모자를 접어 쓰는 모습, 욕하는 친구에 대해 적절한 반성의 기준을 정하는 모습 등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도시에서 자라 도심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모든 것이 신기한 일이었다.
『느낌이 먼저다. 이름은 나중』이라는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온통 남이 붙인 이름 속에 살고 있다. 기존에 정해진 것을 바꿔보려는 생각은 규칙과 제도에 어긋나는 줄 알고 배우며 자랐다. 아이들의 자라나는 창의성을 죽이는 행위다. 시골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 같다. 물론 유쾌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사연인지 엄마, 아빠가 안 계시는 조손 가정의 아이도 있었지만 구김살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존중받으며 자란 아이들이 결국 친구를 타인을 사회를 존중할 줄 안다. 책의 마지막에 산개를 포획하고 이름을 붙여주고 키우는 모습에서 아이들이 어른보다 훨씬 열린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을 틀에 가두는 교육에 너무나 익숙한 우리들이다. 네모난 교실 안에서 개성보다는 화합을 강조하는 오늘날 우리 교육, 무거운 가방을 메고 밤늦은 시간까지 학원 뺑뺑이를 도는 도시의 아이들을 만나다가 탁동철 선생님의 교실과 아이들을 만나는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다음에 또 교실 이야기 2탄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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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달콤한몽상가 비상구입니다.
오늘은 부모님이라면 아이들의 교실생활을 엿볼수있고
아이라면 본인의 교실생활과 비교해볼수있고
혹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면 다른선생님의 팁을
배울수 있는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동화
배추선생과 열네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둘다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교실에 대해서 정말 궁금한게 많아요.
조잘조잘 말을 잘해주면서도 어느순간이 되면
본인들의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또 말을 안해주는
부분들도 있거든요 ^^
배추선생과 열네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아이들도
이렇게 자연과 함께하고 무슨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하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코로나전이었다면 오늘 학교로 오는 찾아가는 수업이 원래
수련회였다고 말을 하면서 1박2일 수련회를 코로나때문에
못갔다고 너무 싫다고 이야길 하던 우리집 1호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추선생과 열네 아이들에서
열네 아이들이 함께 꾸려나가는 교실이야기를
어쩌면 지금 아이들이 참 많은것을 놓치고 있구나 아쉽더라구요
좀더 친구들과 부대끼고 선생님과의 끈끈한 인연이...
하필 전염병에 가로막히다니 ㅠㅠ
어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의 교실생활이
더욱 왁자지껄해지길 바래봅니다 ^^
해당 업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동화 또는 소설을 읽다보면
금방 읽혀서 '벌써 끝났어?' 하는 책이 있고
표현을 곱씹어보고 인물의 행동과 주변 상황을 상상하느라
한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은 책이 있다.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은 소수의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15명의 개성 있는 인물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라서 한가지 상황에서도 보여지는 행동과 말이 다양하고 그림을 그리듯이 이야기가 펼쳐져서 읽는 동안 15명의 입장이 되어 말투, 표정, 감정 등을 상상하며 읽느라 다른 동화보다도 더 긴 시간을 읽었다.
'아, 나도 배추선생님게 반이었으면 좋겠다' 하면서 읽었다.
물론 그 생각은 곧 '나도 배추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면 좋겠다'로 바뀌고
내 아들 3명은 배추선생님네 반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아이들에게 '자율'의 미덕을 강조하지만 과연 나는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교사였는가?하는 반성을 해봤다.
교실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위해서 아이들 스스로 회의를 열고,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은 반드시 지킨다.
그때 배추선생은 아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제시한 의견이 무시당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기발한 (가끔 아.. 난 이건 도저히 봐주지 못하겠다... 하는 의견도 있다 ㅎㅎ) 의견도 존중하고 인정해준다.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회의로 결정했을 때 '실패'를 하면 실패의 원인을 찾아보고 다른 방법을 찾아본다. 그 모든 걸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해내는 자체가 너무 감동이었다. 이 과정은 모든 에피소드에 해당된다.
그래서 너무 재미있다.
아이들과 배추선생의 티키타카.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가능하게 해준 선생님이 너무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책을 덮고나서 유튜브에서 '동물농장 불개'를 검색하니
마지막 에피소드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너무 신기하고도 재미있었다.
(뮤지컬 '바람이'도 보고 싶었는데... 그건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다른 선생님의 교실 이야기를 읽으며 나를 돌아보고, 좀 더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교사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해본다.
어린 시절 추억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잔잔한 감동과 미소가 떠나질 않을 것이다.
최근에 들어서 실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만든 책이 하나둘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정말 환영할만한 일이다. 아이들과 매일 만나서 함께 생활하는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실제성이 있고 현실을 진정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이미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이야기 구성도 아이들과 강원도 모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급에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10가지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어 흥미롭고 재미를 준다. 정말 책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교사와 학생들이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함께 읽어보면 아이들이 우리 반 상황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고 다른 친구들을 이런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 가고 있구나 하고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교사가 주도하는 교실 문화에서 학생과 함께 호흡하고 만들어가는 교실 문화로 변화하면서 아이들 중심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도 자연스럽게 확산되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시민성을 가진 친구들이 사회에 가서도 내 목소리를 내고 내가 부당한 상황에 있을 때 조용히 침묵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초가 초등시기이기에 이 책은 이런 기초를 만들어주는 좋은 계기를 마련할만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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