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데 재미가 없을 것 같고,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 [청소년을 위한 행동경제학 에세이]는 일단 어렵지가 않다. 저자인 한진수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썼다. 그리고 경제학 용어가 낯설지만 다양한 사례와 실험을 소개해서 오히려 재미있다고 느꼈다.
'이 책은 온통 사람의 비합리적 선택, 착각, 인지 오류, 판단 착오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이 비합리적으로 선택하고 판단하는 이유와 원인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이 책이 자신의 선택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라고 저자 서문에 씌여져 있다. 가끔 아니 자주 어떤 선택을 하고 나서는 이불킥을 할 때가 있는데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그러면 행동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를 파헤치고 그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통경제학은 인간의 심리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인간은 늘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전제한다고 한다. 그러면 행동겡제학을 왜 알아야 하는 것인가? 이 책에서는 행동경제학을 통해서 우리는 사람이 비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빠르되 위험한 사고 - 휴리스틱을 설명해 준다.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이고 논리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대신에 자신의 상식과 경험에 바탕을 두고 단순하게 생각해서 직감에 따라 빠르게 의사결정 하는 경항이 그것이다. 이렇게 사고하는 방법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사람에게는 노력을 줄이려는 본능이 있기에 지름길을 찾는다고 한다. 충동구매를 자주 하는 편인데, 그것이 휴리스틱의 산물이라니...나에게 휴리스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경제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행동경제학에 대해 알아갈 수록 나의 소비 습관이나 선택의 원인 등에 대해 알아가서 즐거웠다.
우리는 살아가면 수많은 선택을 한다. 오늘 아침에도 온라인쇼핑몰을 열고, 장 볼 목록을 담았다. 우유 하나를 고르려 해도, 치즈 하나를 사려고 해도 선택의 폭은 아주 넓다. 그렇지만 나는 길게 고민하지 않고 늘 사던 그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왜 일까? 나는 초깃값을 그렇게 설정해왔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 만기 문자가 도착했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기존 보험회사에서 가입했던 보험을 그대로 가입한다. 우리는 현상을 유지하려는 편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사려고 고민하던 때, 아이폰미니, 아이폰13, 아이폰13 프로 중에 나는 아이폰13을 구매했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적당히 극단을 회피한다.
<청소년을 위한 행동경제학 에세이>는 내가 했던 수많은 행동들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합리적인 줄 알았지만, 비합리적인 사람의 ‘제한적인 합리성’에 대한 설명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리고 행동 기저에 있는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전한다.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왜 로또를 사는지, 확률 낮은 암보험에 가입을 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인플루언서의 광고에 현혹되는지, 티비나 라디오에 나오는 광고에 노출되면서 그 상품을 선택하게 되는지, 옷을 살 때 대체 의미도 없는 정가는 왜 적혀있냐고 얘기하지만 그 가격이 갖는 가치가 무엇인지, 중고거래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가격을 매기는지, 부동산의 거품이 왜 발생하는지, 주식투자의 계기 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요즘 사람들의 욕망이 고스란히 담긴 호갱** 같은 어플에서 왜 이리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 대해 관대한지에 대해서도 행동경제학적으로 수긍하게 된다. 이 책은 쉬운 방식으로 수많은 선택 기저를 합리적으로 납득하게 해준다. 마치 심리학책을 읽는 것처럼 재밌다.
저자의 이야기는 단순히 이론 제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청소년들이 혹은 아직은 경제적 관념이 부족한 어른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경제인이 되는 길 인지에 대해 제안한다. 판단오류를 줄일 수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모르면서 당하는 것보다 알면서 당해주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면 이득이고, 과정 속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베스트이지 않을까. 어릴 때의 초깃값을 잘 설정하는 것, 보다 제한된 기간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 등 청소년들이 나아갈 방향을 동시에 제안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현실 인식과 비문학지식이 동시에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강추한다.
인간의 행동을 경제학 관점에서 쉽게 풀어쓴 책이다. 청소년이 아니라 누구나 읽으면서 인간 행동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용어와 개념, 인간이 무심코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들.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토론 거리, 활동들을 소개하여 학교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인간의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이다. 선택과 후회, 계획과 실패. 반복되는 일상에도 끊임없이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 하게 된다. 그 행동의 원인을 경제학의 원리로 이해하고 보니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질 것 같다. 이상현상, 휴리스틱, 전망이론, 준거점 의존성 등 어려울 법한 내용을 우리의 일상생활을 대입하여 설명하니 더욱 이해하기 쉽게 다가온다.
결정장애가 있는 독자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이용하여 선택한다면, 선택의 어려움에서 살짝 벗어나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개인과 사회의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설득과 이해가 필요할 때 행동경제학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인간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일반적으로 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스스로 합리적이라는 착각을 하고 살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잊고 살고 있다. 이런 점을 다양한 실제 사례 속에서 풀어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합리적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다 생각하고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우리는 인간이고 때로는 아무런 이유나 의미도 없이 행동을 한다. 사실 이런 점이 있기에 인간으로서의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인간 행동의 이런 이면을 노려 감정에 호소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가 어떤 물건을 하나 산다고 할 때도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가성비를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명품이라는 다른 사람의 인식과 감성에 빠져 훨씬 더 비싼 제품을 사게 된다. 어떤 것에 있어 선택을 할 때 우리는 계산이 아닌 인간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인간의 선택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경제학적인 눈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내가 하는 선택이 객관적으로 볼 때 이런 선택이었구나를 알 수 있고 비록 합리적이지는 못하지만 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선택을 했구나 하는 인식은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