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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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목소리

가부장제에서 민주주의로,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의 힘

리뷰 총점 9.8 (8건)
분야
사회 정치 > 여성/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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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담대한 목소리 -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소녀들의 목소리에서 희망을 찾다 평점10점 | a*******5 | 2019.01.10 리뷰제목
목소리를 낸다는 것, 침묵을 깨트린다는 것, 또는 침묵을 지킨다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목소리에 대한 풍부한 성찰과 사례를 담은 리베카 솔닛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를 통해서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가 자라던 어린 시절 '침묵은 금'이라고 배웠다. 이제 권위주의 시대가 가고 민주주의 시대, 다양성과 복잡성이 어우러진 시대로 접어들며 '침묵은 죽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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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낸다는 것, 침묵을 깨트린다는 것, 또는 침묵을 지킨다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목소리에 대한 풍부한 성찰과 사례를 담은 리베카 솔닛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를 통해서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가 자라던 어린 시절 '침묵은 금'이라고 배웠다. 이제 권위주의 시대가 가고 민주주의 시대, 다양성과 복잡성이 어우러진 시대로 접어들며 '침묵은 죽음'과 동일한 의미가 됐다. 일찍이 페미니즘 이론에서 보살핌의 윤리가 지닌 보편적 가치를 주장한 저자의 <담대한 목소리>는 다른 목소리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에서 서평단에 신청한 책이다.

 

  저자는 1980년대 초 출간한 <다른 목소리로>에서 여성의 도덕발달과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로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바 있다. 그간의 도덕발달 이론이 남성 중심의 학계에서 남성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왔으며 여성의 도덕발달을 열등하게 취급해왔기 때문이다. 젠더에 기반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은 침묵을 강요받았고 여성의 역할은 보살핌 기능에 맞춰지며 보살핌은 '착한 여자'가 수행하는 일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죽이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관계에 대한 민감성과 공감력을 발달시켰다. 바로 이러한 여성의 돌봄 능력이 '정의'를 핵심으로 삼은, 프로이트학파를 계승한 에릭 에릭슨과 피아제학파를 계승한 콜버그의 도덕발달 이론에서 여성의 선을 열등하고 불완전한 것으로 평가하게 했다. 이러한 모순에 주목한 저자는 정의의 윤리를 기준으로 하는 남성중심적 관점뿐 아니라 '보살핌의 윤리' 또한 보편적 인간의 윤리로서 동등한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다.

 

가부장제 통과의례는 젠더에 따라 다르게 이뤄진다. 그것은 수치심을 주거나 배제함으로써 강화된다. 목소리와 기억을 상실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은 가부장제에 편입되었다는 숨길 수 없는 단서이다. 이와 같이 가부장적 질서에 편입한 아이들의 상실감과 상처는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55p)

 

  <담대한 목소리>는 이후 저자가 소녀들의 심리발달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바탕으로 씌어진 책이다. 성장과정에서 소녀들과 소년들은 가부장제의 통과의례를 거치며 방어기제의 일종인 해리와 트라우마를 겪는다. 소녀들보다 통과의례를 이른 시기에 겪는 소년들은 5~7세 무렵 젠더 경계를 넘는 행동을 하는 순간 '계집애, 마마보이' 같은 말로 놀림을 받는다. 이 시기에 놀림을 받은 소년들은 학습과 언어장애, 주의력 결핍이나 소통불능, 통제불능의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에 소녀들은 생식적으로 성숙해지는 청소년기까지 소년들보다 좀 더 많은 것에 허용된다. 소년들보다 뒤늦게 가부장제의 통과의례를 겪는 덕분에 소녀들은 좀 더 쉽게 인간 경험의 다양한 양상들에 목소리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기에 소녀들이 받는 압박은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하거나 아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는 것, 즉 관계를 유지하거나 세상에 나아가기 위해 솔직한 목소리를 포기하라는 압박이다. 성인이 되면서 소녀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외부의 압력을 깨닫고 저항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인격의 일부를 자신에게서 분리시키는 '해리'에 대한 저항이자 거짓 권위를 내세우는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이다. 이러한 소녀들의 심리적 저항은 정치적 저항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내적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저자는 "목소리와 관계에 기반을 둔 보살핌의 윤리"는 "불의와 자기침묵에 저항하는 윤리"로서 "민주주의의 실천과 국제사회의 기능을 위해 필수적인 인간의 윤리이기도" 하며 "이는 페미니스트의 윤리로서 민주주의를 가부장제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역사적 투쟁을 이끌어온 윤리"라고 역설한다.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소녀들의 정직한 목소리에 공명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소녀들과 함께 할 때 가부장제의 프레임을 깨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작년 초 시작된 '미투운동'이 전국의 학교로 파급되며 '스쿨미투'를 통해 들려온 여학생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목소리는 담대한 희망의 목소리이자 성 평등한 민주주의로 가는 목소리임을 이제야 알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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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다른 목소리, 담대한 목소리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1.12.22 리뷰제목
심리학 세계에서도 그 중심은 남성이며, 남성만을 인간으로 가정해왔다고 길리건은 지적한다. 이 책에는 기존의 주류 심리학이 놓쳤던 여성의 심리, 여아의 발달을 연구하면서 그가 발견한 통찰이 담겨있다.  여성은 왠지 모자란 인간 취급이다(프로이드 심리학에서 비롯된 것들).  심지어는 남여의 뇌구조가 다르다는 지금은 아주 허무맹랑한 헛소리가 됐지만, 한때는 진짜 그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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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세계에서도 그 중심은 남성이며, 남성만을 인간으로 가정해왔다고 길리건은 지적한다. 이 책에는 기존의 주류 심리학이 놓쳤던 여성의 심리, 여아의 발달을 연구하면서 그가 발견한 통찰이 담겨있다. 

여성은 왠지 모자란 인간 취급이다(프로이드 심리학에서 비롯된 것들).  심지어는 남여의 뇌구조가 다르다는 지금은 아주 허무맹랑한 헛소리가 됐지만, 한때는 진짜 그런양하여, 남자아이에게는 씩씩하고 모험심이 강한 아이가 돼 주길, 그리고 여자아이에게는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예쁜 드레스에 조신하게, 씩씩하게 놀면, 너 커서 이쁨 못받는다. 왜 그리 드세냐...이미 우리 안에 젠더역할이 구분됐다. 그 이미지는 남성은 씩씩, 외향, 여성은 얌전, 내향으로 왜 그런가?, 거야 세상의 주인이 남자이니, 남자들이 활동하기 좋은 여성상을 만들어 그 틀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고상한 여인인 것이지...(잰더모자이크, 다프나 조엘, 루바 비칸스키 저, 한빛비즈, 2021)

이런 흐름으로 이 책은 조목조목 따지고 든다. 

가부장제와 젠더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다.  왜 여성의 목소리인가?

가부장제는 여성과 남성 모두의 고유한 목소리를 막는다. 감정과 이성, 몸과 정신, 관계와 자아를 분리하여 각각의 성별에 맞는 것을 지향하도록 인류를 억압한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역시 가부장제하에서 관계를 부정하고 독립을 강요당하면서 상처를 입는다.

가부장제, 이는 로마인이야기에서도 등장한다. 이른바 패트롤(순회, 순찰)에서 비롯되어, 패터날리즘으로 이른바 농장의 노예들의 청을 들어주고 조회를 하는 등의 장면이 소개되는데, 이를 확장하여, 의료인의 인술도 그러하다는 논리다. 환자의 알권리, 자기 생명에 대한 결정권 등이 의사에 의해 통제된다?, 가부장제는 남성이 모든 결정권을 갖는다, 아내와 자녀의 미래까지... 사회 역시, 시민은 자유민이 아닌 권리가 제한된 그저 관리의 대상일 뿐이고, 대의민주주의라 할지라도 국민은 수동적인 투표하는 자일뿐이다. 

이런 사회질서에 대해서 보자. 지은이는 길리건은 20년 이상 여아들의 발달을 연구하며 그들이 가부장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소녀들의 목소리에는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이 담겨 있었다. 그 목소리는 우리 안에 묻혀 있던 다른 목소리를 일깨우고 공명하여 가부장제를 비롯한 모든 잘못된 권위에 저항하고 성별을 넘어 연대할 힘을 발휘한다.

이 책은 젠더 전쟁이라 할 만큼 분열된 한국 사회에 인류애를 회복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갈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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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젠더 이어폰을 벗고 진짜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평점8점 | z***a | 2019.01.12 리뷰제목
페미니즘의 적은 남성이 아니라 가부장제 문화다. 그런데 가끔 별난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남성혐오를 합리화하는 무기로 사용한다. 가부장제와 남성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가부장제 문화는 남성과 여성의 합작품이지, 남성이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낸 남성의 발명품이 아니다. 물론 특정한 알파 남성을 가부장제의 앞잡이로 몰아세울 순 있다. 가령 할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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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적은 남성이 아니라 가부장제 문화다. 그런데 가끔 별난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남성혐오를 합리화하는 무기로 사용한다. 가부장제와 남성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가부장제 문화는 남성과 여성의 합작품이지, 남성이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낸 남성의 발명품이 아니다. 물론 특정한 알파 남성을 가부장제의 앞잡이로 몰아세울 순 있다. 가령 할렘을 거느린 남성 독재자 말이다. 하지만 모든 남자가 가부장제의 공범들이라는 말은 지나치다. 솔직히 젠더를 떠나 모든 역사적 인간들이 가부장제의 공범들이었다.

 

나는 페미니스트다. 그리고 페미니즘이 세상을 바라보는 강력한 렌즈라고 믿는다. 눈이 나빠 정물이 흐려지면 안경이 필요하듯이, 가부장제 사회·문화의 현실을 제대로 보려면 페미니즘이란 렌즈가 필요하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레오가 알약을 먹고 매트릭스가 만들어낸 세계상의 실체를 파악하듯, 페미니스트는 '여권 신장'의 정치적 차원과 '여성학과 젠더 연구'라는 학술적 차원을 넘어 궁극적으로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뒤틀린 세계상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한다. 페미니스트는 사회를 보다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휴머니스트다. 물론 '페미니스트'라면 일단 '관종이 아닐까'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장삼이사들도 있지만, 또한 '페미니즘의 종말'을 노래하는 불손한 마초들도 끊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는 결국 '인간 해방'이라는 목표를 향해 내달릴 것이다. 

 

페미니스트의 언어와 어법을 적극적으로 계발하는 데는 지식인들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 발달심리학을 전공한 캐럴 길리건도 페미니스트의 언어를 비옥하게 해준 학자다. 그미의 문제의식은 자아의 상징인 '목소리'다. 그래서 자신을 '귀를 기울이는 여자'에다 비유한다. 

 

"누가 말하는가? 그리고 누구에게 말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말하는가? 관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 어떤 사회적·문화적 틀 안에서 이야기하는가?"(22쪽) 

 

가부장제 문화는 어떤 사고와 인지 그리고 행동을 조장하는가. 다시 말해서, 가부장제 사회에서 나고 자란 남녀는 어떤 민족지적 습관을 형성하게 되는가. 간단히 말해서, 가부장제 문화는 이성, 원칙, 독립을 강조하는 남성적 기질을 중시하고, 반면에 감성, 몸, 관계 등 여성적 기질은 경시한다. 발달심리학 이론 역시 이런 마초적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길리건은 발달심리학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에릭 에릭슨과 로런스 콜버그의 후학이자 동료였다. 콜버그의 이론이 보다 남성적인 기질의 '정의의 윤리'를 강조한다면, 길리건은 보다 여성적인 기질의 '보살핌의 윤리'를 강조한다. 물론 남녀의 건전한 발달과정에는 정의와 보살핌 둘 다 필요하다.

 

"가부장제의 통과의례는 젠더에 따라 다르게 이뤄진다. 그것은 수치심을 주거나 배제함으로써 강화된다. 목소리와 기억을 상실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은 가부장제에 편입되었다는 숨길 수 없는 단서이다."(55쪽) 

 

가부장제는 남성(소년)에게 이롭고 여성(소녀)에게 해로운 일방적인 차별기제가 아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젠더 경계를 이탈하면 상처를 받고 트라우마를 겪는다. 가령 소년은 학습과 언어장애, 주의력 결핍 또는 소통 불능이나 통제 불능의 행동 등을 보일 수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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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담대한 목소리 평점10점 | g****y | 2019.01.06 리뷰제목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사실 요즘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일단 나의 관심분야인 심리학 쪽으로 접근해서 연구한 책이란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 캐럴 길리언은 미국 심리학계에서 거장으로 불릴 정도니 자세한 극찬은 생략하겠다^^ 심리학도 남성 심리학 여성 심리학이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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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사실 요즘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일단 나의 관심분야인 심리학 쪽으로 접근해서 연구한 책이란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 캐럴 길리언은 미국 심리학계에서 거장으로 불릴 정도니 자세한 극찬은 생략하겠다^^


심리학도 남성 심리학 여성 심리학이 따로 있는 듯 하다. 기존의 남성 중심의 심리학에서 탈피한 심리학자가 젠더 감수성을 한단계 레벨업 시켜주는 책이다.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심리학적으로 깊이 파고 들어갔다기 보다 심리학의 한계를 깨고 저항과 연대를 부르짖자는 제안을 하는 책이었다.


심리학적으로 재밌게 해석한 후반부에는 여성을 억압해온 프로이트의 이론, 오이디푸스, 프시케를 활용한 접근법들이 흥미로웠다. 실제 저자는 남성 편향적인 심리학이 여성의 발달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10년 이상 소녀들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이제 여성들은 자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열고 하고픈 말은 외치며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삶에서 탈피해야한다. 관계와 나 자신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여성들은 솔직한 나를 드러내기를 포기함으로써 결국 진정한 관계마저 포기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특히 가부장제라는 워딩이 자주 언급되는데 이 가부장제가 인류에 남기는 상처와 강요하는 바가 무엇이며 그 압박이 얼마나 부당하고 해로운지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이 책의 구성은 총 5장으로 되어있는데 1장에서는 변화를 가져오는 목소리의 힘에 대해서 얘기하면 시작한다. 2장에서는 페미니즘이 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에 대해 말하며 아직도 우리는 젠더를 더 연구해야된다고 주장한다.

3장에서는 프로이트를 다시 읽고 오이디푸스 신화의 비밀과 프시케를 얘기하며 4장과 5장 후반부에서는 저항에 동참하고 갈등에서 연대로 침묵에서 발화로 나아가서 여성만의 해방이 아닌 모두의 자유를 쟁취하자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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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솔직하게 당당하게 평점10점 | q*****2 | 2018.12.23 리뷰제목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와의 단순 비교는 숱한 놀라움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하지만 세상은 보기보다 견고하다. 기성세대가 알게 모르게 내뱉는 말들은 자라나는 세대의 일거수일투족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난 아빠/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를 외치는 아이도 행동을 하기에 앞서 자신이 너무 여성/남성 같아 보이진 않을지를 궁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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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와의 단순 비교는 숱한 놀라움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하지만 세상은 보기보다 견고하다. 기성세대가 알게 모르게 내뱉는 말들은 자라나는 세대의 일거수일투족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난 아빠/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를 외치는 아이도 행동을 하기에 앞서 자신이 너무 여성/남성 같아 보이진 않을지를 궁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 대부분은 사회가 허용한 범주 안에 속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다르다는 이유로 남들로부터 무시당하거나 격리되는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결국에는 나 혼자 감당해야 할 상처의 크기가 두렵기 때문에.

내 어린 시절은 너무도 오래 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변의 아이들을 보면서 막연히 나도 저들과 비슷한 시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음을 짐작하고는 한다.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꾸밈이 없다. 이른 시기부터 잰 척을 해감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아이가 있다면 어른들은 그를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댄다. 그게 어른 자신의 모습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 아이가 아이답지 않게 때 묻었다는 둥의 이야기를 해대며 걱정을 하는 것이다.

대개의 아이들은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무언가 하고 싶으면 즉각 이를 실천에 옮긴다. 행동이 그러하고 말이 그러하다 보니 어른들의 제지를 당하곤 하지만, 그들의 기발한 번뜩임이 나는 종종 부럽기도 하다. 그랬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주변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일명 철들었다는 표현을 사용해가며 이 시기를 설명하고는 한다. 저자는 장시간동안 아이들을 연구했다. 아이들의 의사소통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한 결과, 조금은 슬픈 결론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하고픈 말을 숨기고 어른들이, 사회가 시키는, 해야만 한다고 여겨지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 사회화라는 용어로 부를 수 있는 그 과정에는 사회의 지배적인 질서라 할 수 있는 가부장제에 부합하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포함돼 있다. 내게 가장 두드러지게 다가왔던 건 여자 아이들의 언어였다. 급격히 명료함이 사라져버린 언어, ‘잘 모르겠다는 말 뒤에 숨은 진심들.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을 드러내려 들지 않았다. 모르겠다고 말하면 말할수록 자신이 아는 것으로부터 멀어졌다. 진정한 자신과의 이별. 저자가 해리라고 부르는 무언가가 그들을 괴롭혔다.

이는 여자 아이들에게만 해당하지 않았다. 또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저명한 학자들조차도 이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했다. 학창 시절 프로이트의 이론을 접하면서 획기적이긴 한데 다분히 남성 중심적인 사고에 기대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었다. 저자는 프로이트가 품었던 명석함이 가부장제라는 프레임을 만나 어떻게 변질되었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소녀들이 보여준 히스테리 증상을 연구했는데, 이는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스러움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겪은 갈등에 의한 것이었다. 프로이트는 의료계나 대학 동료들을 움직이기 위해 히스테리에 대한 통찰 이상의 무언가를 필요로 했다. 진료 초기에는 여성 환자들을 자신의 스승이라고까지 칭했던 그는 정신분석학 창시로 나아감으로써 제 욕망 충족에 성공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여성들이 경험한 해리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아니, 하나의 병리적인 현상으로만 여겨질 따름이다. 아버지와 결코 동일한 존재가 될 수 없는 여성들은 태생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는 식으로 다루어지고야 말았다. 그 어디에도 여성의 목소리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누구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신 싸워주진 않는다. 오늘날 여성들은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안다. 여느 때보다 여성은 크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지만 살아온 과정이, 받아온 교육이 지금 그들의 행동이 옳지 않다고, 멈추라고 계속해서 그들을 유혹한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말을 했다가는 너무 드센 여성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고, 꼭 네가 나서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많으니 지금은 침묵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게 옳다고. 안타깝게도 이러한 조언은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될 때가 잦다. 솔직해지기 위해, 나다운 나를 되찾기 위해 저항해야만 한다. 저자가 말하는 저항은 세상을 향한 저항임과 동시에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저항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외로움을 지독히 느껴온 제 안의 진정한 나를 끌어안기 위함이기도 하다. 두려워도 담대하게! 이미 너를 둘러싼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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