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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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

리뷰 총점 8.8 (5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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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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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연애의 행방 - 히가시노 게이고 평점7점 | g*******7 | 2018.03.10 리뷰제목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이전에 몇 권 읽어본 적이 있다. 본인이 스노보드를 즐기는 동계 스포츠 마니아라서 그런지 <연애의 행방>은 스노보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몹시 흥미롭다. 생각해보면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이외에도 그의 유명한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유가와와 이시가미가 설원에서 스키를 타면서 사건에 대
리뷰제목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이전에 몇 권 읽어본 적이 있다. 본인이 스노보드를 즐기는 동계 스포츠 마니아라서 그런지 <연애의 행방>은 스노보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몹시 흥미롭다. 생각해보면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이외에도 그의 유명한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유가와와 이시가미가 설원에서 스키를 타면서 사건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으니 그의 작품에서 이러한 소재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구나 [질풍론도], [백은의 잭], [눈보라 체이스]와 같은 작품 역시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연애의 행방>이 어떠한 점에서 기존의 작품과 차별성을 두고 있을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미스터리 장르로 잘 알려져 있기에 독특한 트릭과 추리를 기대할 수 있지만, 뜻밖에도 이 작품은 바로 연애 소설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와 연애 소설이라니! 그의 이전 작품에서 그러한 부분을 떠올릴 수 있었던가? [백야행]의 료지와 유키호의 지독한 사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더불어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지닌 이시가미의 야스코에 대한 애특한 사랑 역시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살인과 같은 충격적인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애의 행방>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연애의 행방>은 그러한 어두운 분위기의 범죄 사건은 일절 등장하지 않는 순수한 연애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가 다양한 방면의 소재를 통하여 미스터리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있음은 이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그의 저력을 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최소한 내가 아는 범위에서 순수한 연애 소설을 쓰지 않았던 그의 작품 <연애의 행방>은 과연 어떠한 이야기들로 우리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을 배경으로 한 7편의 단편은 연작 소설의 형식을 띄면서 하나의 거대한 연애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도쿄 인근의 젊은이들이기에 오늘날 그들의 사랑과 연애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연애 스킬에 능하여 바람둥이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그에 반하여 일과는 달리 연애에서는 전혀 맥을 못추는 사람과 같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이들 남녀의 뒤엉킨 사랑과 연애가 확실히 재미있다. 더구나 저자 자신의 주전공이라 할 수 있는 스노보드가 또 하나의 소재이기에 이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 역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확실히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배경으로 하여 글을 썼기 때문에 설산(雪山)의 느낌과 젊은 남녀의 연애와 사랑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미스터리에서 생각지도 반전을 이끌어내는 그의 필력은 이들의 연애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독자에게 생각지도 못한 재미를 전달한다. 7편의 단편이기에 최소한 7번의 반전을 이끌어내고 있기에 어쩌면 이 작품을 쓰면서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꽤나 머리를 굴려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연애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이별도 존재하지만, 이별이 주는 슬픔은 곧바로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기에 시종일관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이 작품은 꽤나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일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긴 하지만.

 

 애초부터 이 작품이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 소설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그러한 관점에서 읽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너무나 유쾌하기에 그에 비례하여 가벼움 역시 크게 느껴진다. 그의 작품을 사실 부담감을 갖고 읽어야 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연애의 행방>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반전도 범죄 사건과 달리 우리 역시 충분히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연애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아!'라는 감탄사를 낼 정도의 반전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구나 스노보드를 인정하지 않는 스키 애호가의 마음을 돌리는 에피소드는 뜬금없는 등장과 더불어 유치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의 연애에 대한 내용보다는 오히려 스노보더에 관심이 많은 저자의 표현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이 주는 위력은 분명 <연애의 행방>에서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쓴 연애 소설이라니!라는 관심과 함께 이내 읽기 시작하니 말이다. 분명 유쾌하고 재미있다. 아울러 동계 올림픽 기간과 맞물려 출간되었기에 설산(雪山)의 배경이 주는 느낌 역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있어서 어드밴티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이 작품이 히가시노 게이고이기 때문에 그 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아니면 내가 그에 대하여 너무나 큰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내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무수히 많이 소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작품들 역시 이제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이 작품 때문에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이전 작품들이 재출간되어 마치 신작처럼 소개가 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에 감히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앞으로 모쪼록 그의 좋은 작품들이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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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추리소설 작가가 쓴 연애소설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y*****2 | 2020.07.05 리뷰제목
추리소설 작가로 알고 있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연애소설이라고 해서 궁금했습니다. 물론 제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나이는 아닙니다만, 추리소설 작가가 쓴 연애소설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사토자와 온천장 스키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밀당이 주제입니다. 사토자와라는 지명을 썼습니다만, 구글지도에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리뷰제목

 

추리소설 작가로 알고 있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연애소설이라고 해서 궁금했습니다. 물론 제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나이는 아닙니다만, 추리소설 작가가 쓴 연애소설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사토자와 온천장 스키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밀당이 주제입니다. 사토자와라는 지명을 썼습니다만, 구글지도에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가상의 장소인 듯합니다. 옮긴이에 따르면 나가노현에 있는 노자와 온천스키장을 무대로 삼았다고 합니다. 작가가 동계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특히 스노우보드를 즐겨 탄다고 하는데, 그런 작가적 성향을 고려하여 스노우보드 전문지의 청탁을 받아 연재한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대도시 도쿄에 사는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동계스포츠, 특히 스노우보드에 대한 홍보를 겸한 그런 기획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주로 스노우보드를 타기 위하여 스키장을 찾고, 그 와중에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추리소설 작가다운 역량(?)을 발휘하여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도쿄의 리모델링회사에 다니는 회사원들과 도쿄 시티호텔에 근무하는 호텔리어들, 그리고 도쿄 시내에 있는 백화점의 화장품코너에서 일하는 직원 등, 크게는 3개 회사에 다니는 젊은이들 사이에 펼쳐지는 짝찾기와 일탈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고 직장 동료라는 점에서 갈등보다는 서로 도와주는, 그런 분위기도 좋은 것 같습니다.

작가가 스토우보드를 전문가급으로 타는데다가 작가이기 때문에 스키장이나 스노우보드 타는 기술 등에 관하여 상세한 설명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신경이 둔한 탓인지 미국에서 공부할 적에 친구들이 이끄는대로 스키장에 가서 배워보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사를 내려오는 동안 미끄러져 내동댕이쳐지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어렸던 탓인지 마찬가지로 스키를 타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 같아 결국은 우리 가족은 스키 배우기를 포기하는 바람에 여전히 스키장과는 거리가 먼 편입니다.

앞서도 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배우기도 합니다. 사실을 운명이 정해준 짝이라면 어떻게든 인연이 엮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번 도전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긴 그마저도 운명의 장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한 가지 더 조심해야 할 점은 자리에 없다고 해서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것만큼은 자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뒷담화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본인의 귀에 들어가기 마련인 듯합니다. 스키장처럼 장비를 제대로 갖추는 경우에는 누군가 누군지 구별이 가지 않은 상황도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자기변명을 늘어놓으려다가 생뚱맞게 남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특히 이미 발표한 작품에서의 표현을 다른 작품에서도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앞서 말씀드린 스키 타는 사람들이 두툼한 옷을 입고 설안경과 안면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진면목이 가려지기 마련인데, 이런 모습을 두고 마치 가면무도회에 참석한 듯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의 마스커레이드 호텔 3연작에서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작가가 스노우보드를 즐긴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그런 장점을 살려 스키장 혹은 설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써왔는데, <연애의 행방>이 네 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스노우보드 잡지의 청탁에 따라 쓰기도 했지만, 작가는 ‘도시 사람들을 스키장으로 데려가고 싶다. 스키장은 결코 멀지 않다. 도쿄에서도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깨우쳐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종이책 그와 그녀, 연애의 행방_029 평점8점 | w*****y | 2018.03.14 리뷰제목
이 책은 ‘백은의 잭’ ‘질풍론도’ ‘눈보라 체이스’에 이은 설산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연애소설이다.*책 날개에 적힌 소개글히가시노 게이고가 추리소설이 아닌 연애소설을 썼다는 문구에 끌려서 읽은 책. 뭔가 독특한 연애소설일거라는 기대감과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리뷰제목

이 책은 ‘백은의 잭’ ‘질풍론도’ ‘눈보라 체이스’에 이은 설산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연애소설이다.

*책 날개에 적힌 소개글


히가시노 게이고가 추리소설이 아닌 연애소설을 썼다는 문구에 끌려서 읽은 책. 뭔가 독특한 연애소설일거라는 기대감과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아, 그렇지. 이런 것도 연애(戀愛)지.’ 굳이 사랑이야기라고 하지 않고 연애소설이라고 한 것은 이런 이유였나? 그간 나는 너무 애틋한 사랑이야기 만을 ‘연애’라고 생각했나 보다.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등장인물들이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을 배경으로(찾아보니 실제 모델은 노자와 온천스키장으로 1998년 제18회 겨울올림픽이 열린 나가노현에 있다고 한다 - 출처 : 동아일보), 우연과 인연으로 겹쳐나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읽는 것이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이해하기에는 가장 좋겠지만, 중간 에피소드부터 읽어도 될 듯 한 흐름(아, 마지막 장은 제외이다)으로 이루어진 구성도 독특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첫 장과 마지막 장이었는데, 두 에피소드를 연결시켜 이야기를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 소설의 구성도 흥미로웠다.


리뷰에서는 7개의 에피소드 중 첫 번째 이야기만 살짝 소개해 볼까 한다(이 책을 읽으실 예정이신 분들께는 스포일러 가득한 리뷰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약혼녀 미유키를 두고 소개팅으로 만난 모모미와 함께 스키장에 온 고타.

스노보드 활주를 위해 탑승한 곤돌라에서 네 명의 여자들과 동승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중 한명이 약혼녀 미유키였다. 다행히(?) 새로 산 옷과 장비, 그리고 고글과 페이스마스크로 무장해 미유키는 고타를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

그때부터 고타의 갈등은 시작된다. 이제라도 용서를 빌어야 하나? 미유키가 혹시 알아본 걸까,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슴 졸이며 함께 온 모모미가 말을 걸어도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미즈키가 고타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은 나도 조마조마 했는데, 게다가 착신음이 스타워즈 주제가라니. 곤돌라 안에서 스타워즈 음악이 울려퍼지는 걸 상상만 해도 말 그대로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불안정한 통신상태 덕분에 연결이 불발된 채 드디어 곤돌라가 종점에 도착하고 고타는 드디어 이 곳을 벗어나는 듯 싶었다. 하지만 곤돌라에서 내리며 소개팅녀 모모미가 고글을 닦으려 벗는 순간 약혼녀 미유키가 그녀를 알아본다. 이런..알고 보니 그들은 고교동창이었던 것이다. 반가워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그녀들을 보며 고타는 생각한다.


거센 현기증이 몰려들었다. 당장이라도 의식이 가물가물해질 것 같았다. 그런 상태에서 이유도 없이 곤돌라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기막히게 멋진 눈이 내렸다. 세상이 온통 새하얗다. 그리고 머릿속도 새하얗다. 이 눈에 파묻혀 자취를 감춰버리고 싶다, 라고 고타는 생각했다. p.46


그리고 그런 고타의 앞에서 미즈키가 자신의 약혼자(다름 아닌 고타)의 사진을 모모미에게 보여주는 대목에서 에피소드는 마무리가 된다. 고타의 입장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진행되다보니 뭔가 긴박한(?) 느낌마저 드는 에피소드였다.


자,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독자는 과연 등장인물들의 ‘연애’는 어찌될지 궁금해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동행하게 된다. 전체적으로는 힘을 빼고 그와 그녀의 연애가 어찌 전개되는지 따라가는 흐름인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이 그러하듯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마지막 장을 넘겼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려는 분들을 위해 하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를 읽으며 개인적으로는 다소 연애와 거리가 먼(?) 등장인물인 히다가 가장 안쓰러운 캐릭터라 여겼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그들의 ‘연애’ 때문에 자신의 연애의 행방을 잃어버린 모모미 역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문장

당연히 모두가 스키복과 보드복을 차려입고 있어서 체형 등은 알아보기 어려웠다. 고글과 페이스마스크 때문에 얼굴도 거의 감춰졌다. 그들이나 이쪽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면 그렇긴 하지만, 이래서는 마치 가면무도회 같다고 생각했다. p.137

*등장인물들이 겔팅(스키장 겔렌데에서 하는 소개팅)을 하는 장면


참을 인 세 번이면 세상을 구한다, 세상을 구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모모미는 무념무상의 세계로 입문하고자 했다. p.299

참을 인, 참을 인, 안 들린다, 안 들린다...... p.300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모모미의 노력을 읽으며 웃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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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책수다] 연애의 행방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d******8 | 2018.04.18 리뷰제목
■ 원문 : http://blair.kr/221255865003[매력쟁이크's 책수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이구나 …' 하는 감탄을 다시 한 번 내뱉게 만든 소설입니다. 스릴러 혹은 추리 소설이 가장 큰 무기인 줄 알았는데연애소설까지 … 정말 '한계는 없는 작가' 인가 봅니다.챕터가 나뉘어져 있긴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스키장안에서 일어난 여러 인물들의 사건을연결을 거듭
리뷰제목





[매력쟁이크's 책수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이구나 …' 하는 감탄을 
다시 한 번 내뱉게 만든 소설입니다. 스릴러 혹은 추리 소설이 가장 큰 무기인 줄 알았는데
연애소설까지 … 정말 '한계는 없는 작가' 인가 봅니다.

챕터가 나뉘어져 있긴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스키장안에서 일어난 여러 인물들의 사건을
연결을 거듭해 완성하는 구성이었어요. 고타와 미유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 주변인물들의 
연애 이야기도 쭉 이어집니다. 인연의 연결고리? ^^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 긴 이야기가 시작된 첫 번째 챕터 <곤돌라> 였어요.
오랜 연애 끝에 이제 "결혼"을 원하는 미유키와 어떻게서든 결혼 만큼은 미루고 싶었던 고타.
아무래도 논리나 말로 남자가 여자를 이기는 건 어지간해서 힘든 일이죠. 
미유키는 단도직입적으로 먼저 결혼하자고 이야기를 꺼내진 않지만, 
고타가 자신 스스로 먼저 결혼이라는 선택을 한 것처럼 상황을 주도해 나갑니다. 

고타는 미유키에게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는 것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아이가 생기면 결혼하기로 다짐을 하지만 과연 그게 자신의 능동적인 의지였을까요? 
미유키가 그런 상황으로 내몰지 않았다면 먼저 <결혼>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을 걸로 보여요. 
본인 입으로 먼저 이야기 했지만 솔직한 감정은 "패배감" 이었죠. 
상당히 현실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고타는 메리지블루에 빠지게 되고 결혼 전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소중히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 과정에서 모모미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결혼 전에 마지막 일탈을 꿈꿨던 고타는 
모모미와 여러차례 데이트를 지속하다 스키장으로 주말 여행을 떠납니다. 
스키 장비를 가져올 수 없어 모두 새로 구입해 온 고타와 곤돌라에 오른 모모미.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 때였어요. 
고타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새 장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한 후 스키장을 찾았던 미유키를 
만나기 전까지였죠. 미유키는 절친들과 함께 스키여행을 왔었고 이들은 한 곤돌라에 같이 
오르게 됩니다. 

결혼을 약속했던 고타 - 미유키, 미유키의 고교동창인 모모미. 
고타의 잘못된 일탈이 들키는 건 시간 문제였는데… (사진 하단 참조)
이 과정을 어찌나 흥미 진진하게 그려냈던지 … 
연애소설이 스릴러보다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두근거렸던 건 또 처음이었어요.


고타의 일탈이 발각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모모미 등 주변 인물들이 나오면서 
어떤 이는 간발의 차이로 사랑을 놓치기도 하고, 옛 연인을 재회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도 하는 "스키장" 안에서 탄생한 여러 커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게 됩니다.

어떻게 인물 구성이 하나 튀는 부분없이 부드럽게 잘 연결되도록 소설의 구성을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지 신기하더라구요. <사랑의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번역자의 말처럼 사랑은 어쩌면 "사고" 처럼 다가오기 때문에 일반화 할 수 없고, 
예상대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연애는 늘 미스터리다."라는 말에 백퍼 공감합니다.
결말까지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에 정말 소설에 포옥- 빠졌던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매력쟁이크's 평점) -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연애소설 ^^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양가 부모님에게 얘기해야 하잖아. 
근데 그제야 갑작스럽게, 실은 동거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할 수도 없고."
미유키의 눈이 번쩍 빛을 내는 것처럼 보였다. 

(…) 

미유키의 말솜씨는 그야말로 능수능란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외통수 장기처럼 고타가 도망갈 길을 차례차례 봉쇄해 나갔다. 

흠, 하고 고타는 신음소리를 냈다. "그건 그래." 
"그렇지? 
임신한 것을 알았을 때는 부모님에게 당당하게 얘기하고 싶어
그래서 
축하도 받고 싶고. 적어도 난 그래." 
물론, 이라고 고타는 말했다. "나도 그렇지." 

"그치?" 

그러니 어떻게 할 거야, 얼른 항복해, 라고 미유키의 눈은 선고하고 있었다. 


끄응, 하고 고타는 팔짱을 꼈다. 
"즉 양가 부모님에게 미리 인사를 해두면 되는 거네. 우리 둘이 그런 사이라고." 
"그런 사이라니?" 
"그러니까 ……." 고타는 한 차례 헛기침을 했다.  
"아이가 생겨도 괜찮은 사이라고. 아이를 가질 거라고." 
미유키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 

고타는 포기했다. 이제 더 이상 도망칠 길은 없다. 
한마디로, 라고 그는 말했다. 
"결혼하면 되는 거지? 그 인사를 양가 부모님에게 해두면 아무 문제도 없어." 
입에 올린 순간, 가슴속에 퍼져간 것은 패배감이었다. 



고타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미유키가 몰두하고 있는 노트북모니터를 슬쩍 넘어다보았다. 
그곳에 떠있는 것은 다양한 웨딩드레스 이미지였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고타는 새삼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타는 그 뒤에도 몇 번 모모미와 데이트를 거듭했다. 
이런 게 가능한 것도 지금뿐이다, 라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미유키와 결혼해버리면 모모미와는 칼같이 헤어질 생각이었다. 

그런 만큼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싶었다. 







"헤어지지 않겠다고?" 치하루가 놀란 듯이 말했다. 
응, 이라고 미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건 완전히 그 사람 좋을 대로 해주는 거잖아. 나는 치하루와 달라. 
마음 편히 살게 놔두지 않을 거야." 오싹할 만큼 냉철한 어조로 말했다. 

"어떻게 할 건데, 어떻게 할 건데?" 
유미가 호기심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미유키 쪽으로 얼굴을 향했다. 
"어차피 남자란 결혼해도 평생 한두 번은 한눈을 팔 거야. 
그렇다면 결혼 전의 한눈팔기는 한 번쯤 그냥 참아줘도 괜찮아. 문제는 그 다음이야.

(…) 

고타는 울고 싶어졌다. 
어느 쪽이건 상관없다니까요, 라고 생각하면서도 둘레둘레 살펴보는 척 했다. 

"거기서 고삐를 바짝 조이는 관리 능력이 필요해." 미유키가 말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바람피운 것에 대해서는 참아주겠지만 그렇다고 결코 용서한 것은 아니다, 
라는 점점 똑똑히 주지시켜야 해. 앞으로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몇 번이고 그 문제를 꺼내게 될 것이라고 말이지. 
그걸로 결혼 후 주도권은 완전히 내것이 돼. 그쪽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않는 거야.



"불륜상대와의 관계 말이야. 아직 같이 잔 단계가 아니라면 노예까지는 아니어도 돼." 
그렇구나. 희미하게나마 빛이 보이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 라고 미유키는 말했다. 
"
내가 추궁하기 전에 자수했을 경우에 한해서야. 그런 게 아니면 안 돼. 
어차피 금세 꼬리가 잡힐 테니까 내가 먼저 눈치는 채겠지. 하지만 유예기간을 줄 거야. 
그 사이에 자기 스스로 솔직히 털어놓는다면 세이프, 그렇지 않으면 아웃. 
내가 이래봬도 온정은 베푸는 편이야." 

엇, 이건 또 뭔소리인가 - .
 고타는 머리를 굴렸다. 
미유키가 이곳에 고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이미 유예기간이 시작된 셈인가. 그 타임 리미트는 언제까지인가. 

이 곤돌라에서 내린다면 미유키를 만나는 것은 내일 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때 고타는 모모미와 이미 잠을 잔 다음일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해도 미유키가 그 결백을 믿어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이 곤돌라에서 내릴 때까지가 유예기간인 것이다. 
미유키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자백하라고 은밀히 밀어붙인 것이다. 
아니, 하지만 -. 
그게 아닐 가능성도 있다.







< 옮긴이의 말 >  :  사랑은 영원한 미스터리, 연애는 반전의 연속 

파장이라는 물리 용어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것을 비유적으로 차용하여 
'서로의 마음이나 의사 등이 통하는 정도'라는 뜻이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말로는 '
주파수'라는 것이 더 일반적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마음의 파장,  
사랑의 주파수 맞추기는 젊은 남녀에게 가장 큰 난제
일 것이다.  

때로는 '첫눈에 반해버린다'는 식으로 순식간에 일어나기도 하고,  
긴 탐색 끝에 가까스로 맞춰지는가 싶다가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어긋나기도 한다. 
둘 사이의 조합이 전혀 상상이 안 되는 경우가 뜻밖에 좋은 인연으로 맺어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일반적이라는 
틀의 예상을 깨는 반전의 요소가 강해서  
연애의 메커니즘은 영원한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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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히가시노 게이고가 연애 소설을 쓰다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n*****m | 2018.03.05 리뷰제목
히가시노 게이고가 겨울 스포츠, 그것도 스노보드 매니아라는 것을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여기서는 아예 작가 사진도 스노보드를 타고 있는 것을 쓰고 있다. 이미 설산(雪山) 시리즈를 내고 있기도 하지만, 이전 작품들이 스키장이 사건의 배경이거나 사건이 해결되는 배경이 되는 것이었다면 여기서는 거의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는 살인이나
리뷰제목

히가시노 게이고가 겨울 스포츠, 그것도 스노보드 매니아라는 것을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여기서는 아예 작가 사진도 스노보드를 타고 있는 것을 쓰고 있다. 이미 설산(雪山) 시리즈를 내고 있기도 하지만, 이전 작품들이 스키장이 사건의 배경이거나 사건이 해결되는 배경이 되는 것이었다면 여기서는 거의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는 살인이나 도난 같은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추리소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추리소설이 아니면 뭐냐고 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아예 추리소설의 틀과 내용도 벗어버렸다. 그냥 네 쌍의 남녀 관계에서 (그것도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사건들이 내용이다. 말하자면 그냥 연애 소설이다.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 답게 반전이 이어진다. 마치 추리 소설의 반전처럼 말이다. 사실 맨 첫 이야기를 읽고, 두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다시 표지와 안쪽 표지를 들춰봐야 했다. 이게 소설이 아니고, ‘소설집이 아닌가 해서. 전혀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앞 이야기에서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나오니, 연애에 관한 단편소설집처럼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답게 이야기들은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연결된다. 인물들이 복잡한 관계를 가지면서 연결되면서. 세상은 좁다고 할 때 그것처럼, 혹은 네트워크 이론에서 여섯 단계의 좁은 세상(small world)’이라고 할 때의 그것처럼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신참자』에서 비슷한 수법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 관계가 드러났고, 여기서는 그저 남녀 관계라는 게 좀 다를 뿐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관계가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아니다. 관계도를 그려봤더니 한 사람에서 여러 선이 나오지만, 그게 난감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연결하면서 남녀 간의 관계가 단 둘만의 관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옛 연인이 내 친구의 연인이 되고, 배신한 남자가 나와 아는 이의 배우자가 되어 나타나는 식이다. 이 우연들을 우리는 드라마에서 흔히 본다. 그런 내용이 나올 때 우리는 주로 야유로 답하거나 그 관계의 절묘함에 박수를 보낸다. 말하자면 극과 극의 반응이 나오는데, 그 관계를 얼마나 절묘하게 이용하느냐, 우연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반응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 같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우연은 그래도 절묘하고, 적절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어 야유보다는 박수 쪽에 가깝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소설을 가벼운 마음으로 썼을 것이다. 맨날 살인 사건의 배후를 쫓는 소설을 쓰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것도 자신이 매우 좋아하는 겨울 스포츠를 배경으로 썼을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솔직히 이건 독자를 위한 소설보다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자신을 위한 소설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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