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신경과 전문의이다.
현대의학과 제약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언급은 신선했다.
하지만 일부 문제점을 바탕으로 현대의학 전체를 매도하는 주장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현대의학은 만성질환이고 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생활 습관을 바꿔야된다?
얼핏 들으면 그럴싸 해보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말이다.
의학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 출처는 없고 그냥 저자 본인의 개인적인 주장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이쪽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이거나 임상경험이 많다거나 연구 성과를 보였다거나 뭐 이런거도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그냥 본인 뇌피셜이다.
타미플루, 스타틴(리피토), 프로작 등등은 사실 쓸데없고 몸에 해만 되는데 제약회사의 이익에 의해서 베스트셀러 약제가 된 것이다?
집단 면역을 위해서 사실 백신은 필요없다?
그럴듯하게 주장은 하지만 사실 결코 동의할 수 없고 의학적으로도 맞지 않다.
특히 콜레스테롤은 원래 염증을 치료하는 물질이니 스타틴으로 낮출 필요가 없다. 오히려 스타틴은 당뇨합병증 위험이 있다.
만성 고혈압은 몸의 보상작용이니 약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건 불필요하다.
암환자는 암에 의해 죽는게 아니고 항암제 부작용으로 죽는거다.
백신 특히 홍역에 대한 백신은 언론의 공포마케팅이고 사실은 필요없다.
라는 내용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해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주장이다. 저자는 본인의 단편적인 지식으로 단정짓지만 사실 이는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일부 문제점만 보고 전체를 매도하는 결론이다.
물론 현대 의학이 생활습관이나 음식, 영양제 같은 부분에는 소홀한 채
약에만 과도하게 의존하고 약에 대한 부작용은 또 약으로 치료하는 모순은 분명히 있다.
저자가 말하는 대증치료의 오류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이 있다고 현대의학 전체를 매도해선 안된다.
만성질환이나 난치성 질환 환자들이나 가족들은
약에 의존한 치료의 한계를 느낄 수 있고, 다른 대안 치료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 수도 있다.
이 책을 그런 마음에서 읽은 독자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여 장사하는 장사꾼이다.
책임지지 못 할 주장을 너무나도 그럴듯하게 단정적으로 한다.
몇 년 전 안아키가 그랬다. 참고로 저자는 안아키에 대해서도 옹호하는 입장이다.
독자 중 누군가 이 책을 과신하여 건강에 해를 입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운 마음에 리뷰를 남긴다.
먼저, 안아키를 출판했던 에디터의 책을 '오늘의 책'에 올린 YES24 편집부에 유감을 표한다.
오늘날 의료의 파편화로 인한 부작용은 의료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그 약점을 파고들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러한 작가와 출판사는 최소한의 윤리조차도 저버린 파렴치한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의사가 아니다.
미국에서 카이로프랙터 자격을 취득한 사람인데, 저자 소개에 당당히 "의사"라고 밝혀놓고 있다.
의료계의 모순을 고발한다면서 의사라는 (하물며 있지도 않은 가짜의) 권위에 기댄다.
당장 이 책 저자가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가 보라.
그리고 무엇을 팔고 있는지 보라.
왼쪽 메뉴 중 가장 상단에 영양 보충제 판매 카테고리를 올려 놓고 있다.
어찌 가증스럽지 아니한가.
근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안아키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를 출판한 에디터에서 '환자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하였다.
문제는 의사가 아닌 사람을 '신경척추전문의'라는 교묘한 언어로 의사처럼 둔갑시킨 것이다. 물론 저자 소개에 의사라고 쓴 것은 허위사실 적시다. 이 사람은 의사가 아닌 카이로프랙터(Chiropractor) 이다. 한국말로는 '척추교정사'다.
추천사를 쓴 Dr. Jack Wolfson 이라는 사람은 홍역이 질병이 아니라며 홍역 백신 반대 운동을 했던 사람이다. 수두를 자연치료 한다며 수두 파티를 한 누구와 비슷하지 않은가? 2015년 홍역이 미국에서 대량 발병했고, 이 사람의 활동이 자국민들의 건강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한 미국의 의사들이 의사면허 박탈에 대한 고려를 해달라고 청원 운동을 하자 입다문 경력도 있는 자이다.
이 책의 저자는 Youtube에서 백신에 대한 제약회사와 의사의 음모론을 다루는데, 참으로 우려스럽다.
빌게이츠는 빌&멜린다 재단을 통해 아프리카의 필수 예방접종 백신 공급에 거액의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에 앞서 꼼꼼한 검토로 유명한 그도 과연 제약회사의 음모에 속은 것일까?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의 저자 아툴 가완디는 칼텍 축사에서 이렇게 얘기 했다.
백신에 대한 공포는 수십 년 동안의 연구가 보여준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약 25년 전, 자폐와 티메로살이라는, 백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게 만드는 보존제 사이의 연관가능성을 보인 연구가 있었습니다. 그 연구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수백건의 연구를 진행했지만 더 이상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는 여전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보존제를 금지했으나 자폐증의 발병률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공포는 존재했습니다. 영국에서 8명의 자폐 아와 그들이 맞은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의 백신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연구는 저자가 데이터를 조작했고, 결과를 잘못 해석했기 때문에 취소되었습니다. 여전히 백신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지난 해 홍역과 이하선염이 발병해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수만명의 아이들이 병에 걸렸으며 죽음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과 과학적 사실이 충돌할 때 자신의 직관을 더 신뢰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주변에서 홍역이나 이하선염에 걸리는 아이를 보지 못합니다. 반면, 자폐아들은 여전히 이웃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자폐아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백신을 맞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백신을 맞고 자폐아가 되고 말았죠.”
자신의 직관을 더 신뢰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이용해 대중을 현혹시킬 수 있는 책들, 특히나 생명과 관련된 책을 고를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제 2의 안아키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