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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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착각

인간 본능이 빚어낸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에 대하여

리뷰 총점 9.4 (4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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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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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집단 착각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s*****e | 2023.09.30 리뷰제목
이번 달 마지막 리뷰 도서는 토드 로즈의 《집단 착각》이다. 10월 독서 모임에서 토론하기로 한 책인데 분량이 상당해서 (420쪽) 미리 읽어보았다.   집단 착각이란 한 마디로 사회적 거짓말이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 중 다수가 특정한 의견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을 것이라고 넘겨짚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리뷰제목

이번 달 마지막 리뷰 도서는 토드 로즈의 집단 착각이다. 10월 독서 모임에서 토론하기로 한 책인데 분량이 상당해서 (420) 미리 읽어보았다.

 

집단 착각이란 한 마디로 사회적 거짓말이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 중 다수가 특정한 의견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을 것이라고 넘겨짚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집단 착각이다.

(p.16)

 

집단 착각이란 타인의 생각을 넘겨짚어 그것이 다수의 의견인 양 생각하는 현상이다. 저자는 집단 착각의 고전적인 예로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을 꼽는다. 동화를 처음 읽었던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나는 솔직히 이야기 속 꼬마처럼 행동할 자신이 없다. 임금님이 옷을 입든 말든 나와는 상관이 없고, 그런 행동이 버릇없다고 지적받기 쉽다는 걸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 비슷한 일들이 현실에서도 종종 보이지만, 나는 여전히 튀면 피곤해진다는 이유로 외면하곤 한다.

 

우리는 집단적인 합의가 있다고 여기는 쪽을 따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p.127)

내가 속한 집단이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월감을 선사하며 내 영향력이 커진 것만 같은 만족감마저 준다.

(p.128)

 

집단 착각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선거 때 보이는 유권자들의 행동이었다. 직접, 비밀 투표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투표한다지만 정말 자유의지만으로 뽑는 걸까? 언론은 사표 방지 심리라는 용어를 써가며 부추기고, 사람들은 ‘B후보를 뽑고 싶지만 인기가 없으니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A후보를 뽑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 그러다보니 유권자가 수천만인데도 눈에 띄는 후보는 거대 정당 소속의 한두 명뿐이고, 영향력이 적은 후보는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져 지지자들조차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람들은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지갑에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주인을 찾고자 열심히 노력했다.

(p.329)

사람들 전체를 놓고 보자면 그들은 믿을만한 것이 맞다. 다만 우리는 사람들이 믿음직하지 않다는 집단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이다.

(p.331)

 

저자는 집단 착각이 불신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하며 불신의 원인으로 가부장주의를 지적한다. 가부장주의에는 다른 이를 아이처럼 대하고, 권위적이고 고압적이며 거만하게 내려 본다는 뜻이 담겨있으며 예로부터 성차별, 종교적 억압, 인종차별 등을 정당화시켜 왔다는 것. 지금도 가부장주의는 형태를 바꿔가며 사회의 곳곳에서 존재한다. 누군가가 다른 권위 있는 지도자나 집단의 지배를 받는 게 당연하다는 가부장주의는 불신을 기본 전제로 하며, 불신은 집단 착각을 키운다.

인간은 정말 누군가의 지도가 필요한 믿을 수 없는 존재일까?

고정관념과 달리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주는 실험이 보여주듯 우리는 대부분 선량하다. 개개인을 보자면 착하고 믿을만하지만 전체는 믿을 수 없는 현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부모는 자식이 속여 넘기기 쉬운 상태에 있어야 한다. 자식을 믿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신뢰를 돌려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를 신뢰할 수 있느냐, 그런 기분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부모는 언제나 아이를 돕고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 이러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믿음직한 아이를 길러내려면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 간단히 말해 부모가 아이들을 먼저 믿어줘야 한다.

(p.335~336)

 

저자는 집단 착각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인을 향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신뢰의 기본은 부모 자식 간의 믿음에 있다고 강조한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 가장 슬펐던 순간은 부모님께 꾸중 들었을 때보다 부모님이 나를 믿지 않는다고 느낄 때였다. 이는 사회적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저자는 개인이 믿음직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믿을만한 존재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신뢰의 선순환을 주장한다. 누군가는 배신할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불신보다 신뢰가 주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것. 작은 손실을 감수하고 서로를 믿는다면 우리는 집단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몇 해 전 엄마 생신에 가족이 모두 모여 오리고기 전문점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교외의 분위기 좋은 식당. 오리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요리들이 차례로 올라오고, 우리는 서로에게 권했다. 많이들 맛있게 드시라고. 하지만 식사가 끝난 식탁에는 고기가 반 이상이나 남았고, 우리는 이 집의 음식 양이 많아 그러려니 했다.

그 때 남동생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오리고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식구들이 잘 먹었을 테니 다행이야라고. 그제야 우리는 고해성사를 시작했다. “사실은 오리고기 별로 안 좋아해. 그런데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좋아하는 것 같아서 여기로 온 거야.”

왜 우리는 아무도 원치 않는 오리고기를 물리도록 먹어야 했을까?

발단은 그로부터 몇 달 전 아빠 생신모임이었다. ‘늘 먹던 해물요리나 소고기 말고 다른 걸 먹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말끝에 누군가 오리고기 같은 거?’라는 말을 했다. 다음 외식 메뉴가 자연스럽게 정해졌고, 다들 오리고기 맛있게 하는 음식점을 찾는 데만 관심을 가졌다. ‘다른 사람은 좋아하는데 나만 싫어하는 게 아닐까?’하는 과한 배려와 한 끼만 참으면 되는데 공연히 입맛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작은 고민이 만들어낸 웃픈 집단 착각이었다.

가족끼리 식사 메뉴 하나 정하는데도 진정한 다수의 의견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데 전혀 모르는 남의 생각을 우리가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침묵하는 이가 많다면 진실을 알아내는 건 더욱 요원하다.

 

이 책은 미국학자의 저서인 만큼 우리와 정치적 사회적으로 다른 일을 예로 들지만 본질을 살펴보면 어찌나 닮았는지 놀라울 정도다. 우리가 집단주의인데 비해 서구인은 개인주의라지만 좋은 게 좋은 거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사회에서나 통용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집단 착각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고 말하며 작은 균열로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 혁명이 성공한 일과 이집트 여성의 할례 비율이 줄어든 사실을 언급한다. 정권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고, 오랜 관습보다 개인의 행복에 집중할 때 훨씬 더 나은 삶이 기다린다고 말이다.

 

오늘도 나는 집단 착각인 줄도 모른 채, 책 한권을 고를 때도 리뷰가 좋고 별점이 높은 책을 사려고 한다. 책을 읽은 사람에 비해 리뷰를 남기는 독자는 소수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좋다지만 내 눈엔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어영부영 넘어가곤 한다. ‘혹시 내가 이해하지 못한 심오한 뜻이 담긴 게 아닐까?’하고 말이다.

아직은 소심하게 침묵을 지킬 때가 많지만, 그래도 저자가 알려주는 집단 착각에 균열을 내는 방법만은 기억하며 조금이나마 실천하고 싶다.

 

양심의 외침이 있을 때 침묵하는 것을 거부하자. “?” 혹은 왜 안 돼?”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민감하지만 중요한 대화의 물꼬를 트자. 스스로 전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본인의 전제가 틀렸을 가능성을 회피하려 들지 말자. 반드시 믿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낯선 이들을 신뢰하도록 하자.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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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되는 집단 착각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3.05.17 리뷰제목
‘집단 지성’이란 말이 유행처럼 쓰일 때가 있었다. 지금도 유효한 말이고, 또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며 해결 방식이다. 그런데 토드 로즈는 이 말 대신 ‘집단 착각(collective illusions)’이란 용어를 한다. 한 마디로 ‘사회적 거짓말’로 정의되는 집단 착각의 고전적인 예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모두 알고 있으면서 남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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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지성이란 말이 유행처럼 쓰일 때가 있었다. 지금도 유효한 말이고, 또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며 해결 방식이다. 그런데 토드 로즈는 이 말 대신 집단 착각(collective illusions)’이란 용어를 한다. 한 마디로 사회적 거짓말로 정의되는 집단 착각의 고전적인 예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모두 알고 있으면서 남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는 현상이다.

 

토드 로즈는 자신이 운영하는 비영리 싱크탱크 포퓰레이스(Populace)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도 제시한다. 어떤 삶을 성공적인 삶이라고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의 관심과 재능에 따라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서 성취를 이루는 삶을 성공적인 삶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남들은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남들은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높은 명예를 쌓은 유명 인사가 되는 것을 성공적인 삶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논리상 말이 되지 않는 답변이다. 이 둘의 답변은 거의 비슷해요 옳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잘못알고 있다는 얘기다. 바로 집단 착각이다.

 

토드 로즈는 사회적 삶 곳곳에서 집단 착각이 난무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 전쟁에 대한 생각, 기후 변화에 대한 생각, 정치에 대한 생각 등 거대 담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 대한 신뢰감,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어떤 음식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등에서도 나는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테면, 나는 가족 친화적 정책을 지지하는 데 반해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말하자면 집단적인 편견의 일종인 셈이다.

 

이와 같은 집단 착각과 관련하여 토드 로즈는 다양한 면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그것이 끼치는 해에 대해 맹렬하게 분석하고, 비판하고 있다. 집단적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여기는 견해에 대해 자신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을 주장하지 못하는 순응, 내지는 침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소속감이라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집단에 도전하지 못하고, 흑백 논리로 사고하는 경향에 대해 비판한다.

 

그리고 이런 집단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라는 질문과 의심의 씨앗,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 진실성에 대한 회복, 긍정적인 일탈 같은 것들이다. 사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만큼 집단 착각은 은밀하게 강력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부끄러운 대목이 적지 않은데, 바로 나의 얘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회의 자리에서 내 생각은 분명 다른데도 다른 사람의 의견에 감히 반대하지 못하고 침묵했던 일들(모두 기억할 수도 없다). 나는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며 조화로운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기면서 (특히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고 여기는 많은 이슈들. 블로그에 올린 글에 대한 몇몇의 비판에 화들짝 놀라, 이것이 대다수의 생각은 아닐까 전전긍긍했던 일들. 사실 토드 로즈가 이야기하는 집단 착각은 인간의 보편적인 성격이므로 이런 일들이 없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착각일 것이다.

 


 

 

집단 착각은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필요했던, 지금도 필요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단 착각이 사회를 극단적인 대립으로 내몰고, 우리가 침묵하는 동안 잘못된 규칙과 체제가 들어설 수 있다. 그렇다면 토드 로즈가 이야기하는, 집단 착각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집단 착각의 공고하지만 또한 허약한 벽에 균열을 내어 극복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조금은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또 조금은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드는 데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집단 지성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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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집단착각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3.08.25 리뷰제목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   이 책은 지은이 토드 로즈의 3부작 완결판이다. <평균종말>(21세기북스, 2018)에서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는 부제로 교육문제를 다뤘고, <다크호스>(21세기북스,2019),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깨는 비범한 승자들의 원칙을, 그리고 이 책<집단착각>에서는 인간 본능이 만들어 낸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에 대해서 논한다.  이 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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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

 

이 책은 지은이 토드 로즈의 3부작 완결판이다. <평균종말>(21세기북스, 2018)에서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는 부제로 교육문제를 다뤘고, <다크호스>(21세기북스,2019),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깨는 비범한 승자들의 원칙을, 그리고 이 책<집단착각>에서는 인간 본능이 만들어 낸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에 대해서 논한다.  이 책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번역했던 노정태가 우리말로 옮겼다(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는 면에서 그의 번역본은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이 책은 3부 9장체제로, 순응의 함정(1부)편에 벌거벗은 임금들과 소속감을 위한 거짓말, 달콤한 침묵으로 역병처럼 퍼지는 자기 검열의 덫이나 소셜미디어가 주는 권력의 맛 등,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2부에서는 사회적 딜레마를 사회적규범이라는 틀과 생각의 함정, 3부에서는 회복력을 이야기한다. 거짓 위에 세워진 세상으로, 거짓을 깨뜨리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적고 있다. 힘없는 자들의 힘과 규범을 깰 용기, 긍정적인 일탈, 집단 착각에 균열내기 등, 이른바 시대의 순응하기 보다는 이단아가 되라고 한다. 

 

지은이 로즈의 문제인식은 "다수는 왜 침묵하는가", 왜 현대인은 집단 착각의 함정에 빠지는가 하는 것인데,  순응편향,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뇌는우리가 집단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믿음에 반응하는데, 그 믿음은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별 상관이 없다. 이렇게 우리에게 내재된 순응편향은 일상적으로 크고 작은 집단 착각에 연루된다. 

 

자유로운 사회의 적, 집단 착각

 

우스개 소리로 한국인과 일본인을 자주 비교할 때 쓰는 말이 기억난다. 일본사람은 혼자일 땐는 약하고 순하지만, 집단이 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고, 반면에 한국 사람들은 혼자일 때는 꽤 당당하지만, 집단이 되면 제대로 뭉치지 못하고, 모래처럼 흩어져 버린다고. 집단 착각과 관련성에서 보자면, 꽤 흥미로운 예일 듯하다. 

자유로운 사회는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현실을 공유하고, 공통의 가치관을 나누며, 서로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도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 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모두 이런 현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말, 즉 자유로운 사회를 지향할 힘, 집단적이든 개인적이든 우리 모두가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바른 도구를 손에 들고 현명하게 휘드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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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6월 이벤트 도전 38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t | 2023.06.27 리뷰제목
한 때는 집단 지성의 힘을 믿었다. 하지만 대중의 기호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상황이  살면서 마주하기 쉬운 일상적인 상황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집단 지성이라고는 하지만 집단을 이루고 나면 오히려 답에서 멀어질  가능성만 높아진다는 것도 다른 저작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다른 누군가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를 추앙하고 추종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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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집단 지성의 힘을 믿었다.

하지만 대중의 기호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상황이 

살면서 마주하기 쉬운 일상적인 상황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집단 지성이라고는 하지만 집단을 이루고 나면 오히려 답에서 멀어질 

가능성만 높아진다는 것도 다른 저작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다른 누군가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를 추앙하고 추종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군중심리 보다 자신의 판단을 믿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씀을 하신 이가 있다.

무소는 집단생활을 하지만 자기 주도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군중심리 보다 자신의 판단을 믿자. 그게 진정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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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집단 착각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23.05.21 리뷰제목
사람이 스스로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자존감을 망가뜨리는지, 그리하여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키고 마는지, 나는 아주 힘든 길을 돌아서 배웠던 셈이다.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이 습관은 놀라울 정도로 큰 치유를 가져다주었다. 글을 쓰면 내가 순응하고 있던 것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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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스스로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자존감을 망가뜨리는지, 그리하여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키고 마는지, 나는 아주 힘든 길을 돌아서 배웠던 셈이다.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이 습관은 놀라울 정도로 큰 치유를 가져다주었다. 글을 쓰면 내가 순응하고 있던 것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에서 좌절하는지, 무엇에 대해 어떻게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규명해나갔다. 예전에는 그저 잊어버리기 위해 애를 썼지만, 이제는 부정적인 반응을 들으면 그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내가 사실 신경 쓰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거절당하고 배척당한다고 불안해하며 힘들어했던 이유를 이해했다. (p.293) 

 

 

“적당히 해,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이 말은 의욕을 통째로 없애버리거나 집단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등의 말로 집단평균을 강요하지 않나. 그뿐인가. “다들 그렇게 해”, “다 그렇게 살아” 등의 말은 강제로 수긍을 요구한다. '그렇지않은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구겨지는지는 관심도 없다. 나는 그런 집단의식에 아주 아팠던 “굳이 열심히 사는 애”였기 때문에 『집단 착각』을 읽는 내내 끄덕임을 멈출 수 없었다. 

 

『집단 착각』은 '벌거벗은 임금님'을 시작으로 집단의 침묵을 이야기한다. 물론 '미투 운동'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지기도 했고, 남들이 찬성할 때 'no'를 외치는 사람들은 늘 존재해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집단에 속한 우리는 '남들처럼' 행동하고 말하려 노력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악어를 보고 앞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모든 승객을 죽음에 이르게 한 승무원이나 '왜'를 생각하지 않는 우리는 모두 집단의 굴레에 살지 않나. 그렇기에 『집단 착각』에서 주장하는 이야기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집단 착각』을 읽으며 '사회적'이라는 단어에 묶인 수많은 것에 대해 생각을 할 계기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규칙과 규범을 잘 지키는 나는, 왜 그것을 지켜야 하는지 의심해보기 전에 당연히 지켜야 할 것들로 믿으며 내가 지킨 것도 모자라 아이에게도 그것을 은연중 강요해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당연하다 믿었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더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에 감정을 소모하거나 나를 힘겹게 만들지 않으리라 다짐하기도 했다. 

 

또 『집단 착각』은 위에 인용한 내용처럼, 다른 사람의 기준보다는 '나의 기준', '나의 만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했다. 세상이 바라는 기대,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 세상의 욕구보다는 나의 욕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더 행복할 수 있지만, '사회적 동물'이라는 족쇄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의 욕구를 쉽게 접어버리고 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두꺼워서 혹은 내용이 어려울 것 같아서 『집단 착각』을 읽기도 전에 포기했더라면 이렇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갖지 못했을 것 같다. 책을 덮고 나서 뒤표지에 적힌 “당신의 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판단인가”하는 말에 쉬이 대답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의 내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라도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나의 지성과 가치관까지 지배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당연하다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들이 집단의 욕심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망각하지 말아야겠다. 바쁘게, 그러나 행복하게 살아낸 한 주를- 멋지고 의미 있게 마무리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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