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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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리뷰 총점 8.8 (2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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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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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달의 영휴』달이 차고 기울듯 당신에게 돌아올게 평점9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7.12.18 리뷰제목
짧은 인간의 삶 속에서 사랑이 이토록 큰 것이던가. 자신의 모든 생을 바쳐 사랑을 하고, 그 짧은 생이 너무 안타까워 마치 달이 차고 기울듯 그렇게 다시 태어나고 싶었던가. 오로지 그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설 속에서는 가능하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일어날 것 같은 상황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종종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우리의 상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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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인간의 삶 속에서 사랑이 이토록 큰 것이던가. 자신의 모든 생을 바쳐 사랑을 하고, 그 짧은 생이 너무 안타까워 마치 달이 차고 기울듯 그렇게 다시 태어나고 싶었던가. 오로지 그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설 속에서는 가능하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일어날 것 같은 상황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종종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우리의 상상일 뿐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처럼 소설에서 나타나는 걸 보면 우리 주변 누구에겐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조금쯤은 느끼겠다.

 

소설의 큰 얼개는 오래 전에 딸을 잃은 한 나이 든 남자와 일곱 살의 소녀, 그리고 소녀의 엄마가 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는 하는 것이 첫 번째고, 그 이면에 한 남자를 사랑했던 한 여자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두 번째다. 먼저 소설의 처음에 등장하는 이야기. 오사나이 쓰요시에게는 고향의 고등학교 후배인 아내 후지미야 고즈에가 있고 둘 사이엔 루리라는 딸이 있다. 어느 날 루리가 일주일쯤 고열에 시달리다가 말끔히 나았던 이후로 이상한 행동들을 한다. 20여년 전의 노래를 하는 가 하면 일곱 살의 나이로는 알지 못할 한자들을 써보였다.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는 문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장을 말하면 루리의 정체를 알아챘다. 왜 그토록 중요한 문장인가. 다른 이야기로 스무살의 미스미 아키히코는 어느 건물의 지하에 위치한 영화비디오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비오는 어느 날, 비디오대여점 앞에 젖어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비를 피하고 있었다는 그녀에게 수건이 없어 티셔츠를 건네주었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렇게 헤어졌다. 그녀의 모습이 궁금해 그녀가 자주 다닌다는 영화관을 순례하다가 우연히 만난 날 둘은 하염없이 거리를 거닐었다. 단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루리. 루리는 자신의 이름을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라는 속담에서 따왔다며 아키히코에게 말했다.

 

루리는 달처럼 죽었다가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전설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달이 차고 기울 듯이 몇번이고 다시 죽고 태어나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루리는 환생을 거듭한다. 짧은 삶을 살다가 다시 태어나 아키히코에게 향한다. 삼십 대의 아키히코에게, 사십 대의 아키히코에게, 오십 대의 아키히코에게 향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루리라는 이름으로 태어나고, 아키히코를 찾는다. 그가 근무했던 비디오 대여점으로, 그가 근무하고 있는 건설회사 빌딩으로.

 

 

 

예전에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타났 듯 과거의 기억을 안고 있는 건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삶이 고통스러웠던 기억과 행복했던 기억이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루리는 아키히코만을 사랑했고, 아키히코를 만나기 위해 짧은 삶을 반복하게 되었다. 마사키 루리가 죽고 난 뒤 첫 번째였던 오사나이 루리와 고누마 노조미(루리), 미도리자카 루리에게 환생이 반복되었다.

 

아이를 임신한 사람이나 임신한 이의 가까운 사람은 종종 태몽을 꾸게 된다. 태몽으로 인해 누군가의 임신을 알아채고 자신에게 다가온 새생명을 끌어안는다. 만약 임신한 상태에서 딸이 나타나 자신의 이름을 루리라는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을때 아이 엄마는 대부분 그 이름으로 딸을 부를 것이다. 아이의 전생을 알게 된 엄마들은 대부분 그 이야기를 믿어주었다. 어떻게든 미스미 아키히코에게 데려다 주려고 했으나 운명이 막았던 것일까. 그들의 생은 짧았다. 마치 마사키 루리의 짧은 생을 따라가듯 쉽게 아키히코에게 닿지 못했다.

 

인간은 세 번쯤 환생을 한다고 어디에선가 들었다. 한번 뿐인 생이지만 생과 사를 반복한다면 어쩌면 이런 환생을 꿈꿀수도 있겠다 싶다. 다른 한편으로 얼마나 사랑하면 이렇게나 생을 반복하는 것일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그 생이 너무 짧아서, 제대로 사랑을 못해 이렇게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했던 것일까. 마치 운명의 굴레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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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달의 영휴] 평점8점 | c********i | 2021.04.21 리뷰제목
“[칠보의 하나, 청색의 보석.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속담도 나왔다. 시시한 것들 속에 섞여 있어도 뛰어난 것은 빛을 비추면 빛나서 바로 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것만은 절대로 잊을 수 없다.”소설 속에서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처럼 누군가의 삶이 태어났다 죽음을 반복한다.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이 생을 반복하게 만든 것일까. 주인공 ‘루리’와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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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의 하나, 청색의 보석.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속담도 나왔다. 시시한 것들 속에 섞여 있어도 뛰어난 것은 빛을 비추면 빛나서 바로 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것만은 절대로 잊을 수 없다.”





소설 속에서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처럼 누군가의 삶이 태어났다 죽음을 반복한다.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이 생을 반복하게 만든 것일까. 주인공 ‘루리’와 ‘아키히코’의 이야기는 안나 카레니나와 브론스키의 러브스토리 같았다.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안나의 죽음에서 소설이 끝나지만, <달의 영휴>에서는 여주인공의 죽음 뒤에도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나지만, 그들만의 추억 속 ‘사인’을 통해 그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만난다.

그런데 다시 태어난 연인을 만나는 것이 행복할까란 의문은 남는다. 오래 전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붙이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그렇다면 현재의 삶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는 큰 가치가 없다는 것인지.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삶이라...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전생의 연인을 찾아 사랑을 이루어내려는 러브스토리도 자꾸만 삐딱하게 보게 된다.


약간의 반전을 포함하는 재미있는 러브스토리를 한 편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전생, 환생 같은 소재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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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17 결산] 달의 영휴(盈虧) - 사토 쇼고 평점9점 | g*******7 | 2018.02.04 리뷰제목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태어난 최초의 남녀에게 죽을 때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어. 하나는 나무처럼 죽어서 씨앗을 남기는, 자신은 죽지만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 또 하나는 달처럼 죽었다가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방법. 그런 전설이 있어. (중략)" - p. 181 中에서 - 죽음의 기원을 둘러싼 전설 내용을 보면 선택권을 가지고 있던 최초의 조상은 바로 나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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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태어난 최초의 남녀에게 죽을 때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어. 하나는 나무처럼 죽어서 씨앗을 남기는, 자신은 죽지만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 또 하나는 달처럼 죽었다가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방법. 그런 전설이 있어. (중략)"

 - p. 181 中에서 -

 죽음의 기원을 둘러싼 전설 내용을 보면 선택권을 가지고 있던 최초의 조상은 바로 나무처럼 죽는 것을 택하였던 것 같다. 실제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는 것을 본능이라고 하지만, 자식을 통하여 이 세상에 살았던 흔적을 남긴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하게 되는 생각이 아닐까? 달이 차고 기우는 영휴(盈虧)와 같이 죽음을 반복하는 것은 판타지적인 느낌과 더불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가능하기에 사토 쇼고의 <달의 영휴>에서 비록 비현실적이지만, 불멸의 사랑을 읽어낼 수 있기에 흥미롭다.

 

 정말로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을까? 또한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그러한 삶을 꿈꾸게 되는 것일까?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와 환생으로 인하여 사토 쇼고가 말하는 인간의 영휴(盈虧)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을 위하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또한 의도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사랑을 위하여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는 현실에서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룰 수 없기에 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극단적인 방법으로 죽음을 택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그러한 죽음 이후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떠한 일이 벌어지게 될까? 죽음을 선택한 사람의 사랑에 대한 감동과 더불어 의문이 동시에 생기게 된다.

 

 미스미 아키히코라는 대학생과 루리라는 유부녀의 만남. 그들의 만남은 미스미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첫사랑으로, 루리에게 있어서는 권태롭고 무의미한 결혼 생활의 탈출구로 그려지게 된다. 각각의 이유로 인하여 서로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루리의 현실이 자유롭지 않기에 이들의 만남은 시작과 동시에 비극적인 결말을 떠올리게 된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비오는 날, 인우(이병헌)의 우산 속으로 갑작스레 뛰어들어왔던 태희(이은주)가 그랬던 것처럼 루리와 미스미 역시 비오는 날 미스미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비디오방 앞에서 만나게 된다. 전형적인 멜로의 분위기와 더불어 둘의 사랑은 이후 애틋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진행된다. 능력있고 호탕한 남편을 두고 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점점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있던 루리에게 미스미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한 남자였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유부녀라는 사실 때문에 역시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한 루리가 갑자기 미스미에게 시험삼아 한 번 죽어볼까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녀의 답답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지만, 미스미는 그러한 그녀의 발언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그녀는 이후 전철에 치어 사망하게 된다. 공식적으로 우연한 사건에 의한 사고사라고 발표되지만, 미스미는 왠지 그녀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달의 영휴>에서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되는 이 둘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환생을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건들과 사람들을 먼저 등장시킴으로써 좀더 극적인 연출을 하기 위함이라 보여진다. 그러한 기묘한 사건들이 비로소 미스미와 루리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를 곳곳에서 찾아보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묘미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양귀자의 [천년의 사랑]에서 느꼈던 그 애틋함이 이 작품에서도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심지어 그러한 루리의 환생이 그녀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애틋한 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은 이야기의 또 다른 반전과 더불어 감동을 선사해준다.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움에 대한 판타지로 다가오는 이 작품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던 사랑의 추억을 끄집어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달의 영휴(盈虧)와 같은 삶과 죽음의 반복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역시 작품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당사자라면 몰라도 그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은 온전히 그 피해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루리가 타인의 몸으로 환생을 하는 경우 그들의 부모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이전의 루리의 기억과 함께 본인이 루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유이와 고즈에는 그러한 딸의 입장을 이해하여 그녀를 돕는 모습을 보이지만, 오사나이 쓰요시와 같은 인물들은 쉽게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심지어 환생한 그녀를 돕다가 죽음을 맞이한 고즈에, 그리고, 고즈에와 함께 지금까지 딸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오사나이 쓰요시의 입장은 쓰리기만 할 뿐이다.

 

 본인의 사랑을 찾기 위하여 주위에 온갖 민폐를 끼치는 루리의 환생은 그래서 무조건 좋게 바라볼 수 없을 것 같다. 심지어 루리의 남편이 루리가 죽은 이후와 두 번째로 환생한 루리로 인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그러한 민폐의 극치로 보여진다. 이 작품에서는 환생한 루리가 미스미와 만나는 장면은 그려지지 않는다. 이제 중년이 된 미스미와 3번의 환생으로 인하여 일곱살 밖에 되지 않은 루리와의 만남은 과연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몽환적 러브스토리가 인상적이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곳곳에서 그녀의 사랑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음을 볼 수 있기에 마냥 행복하게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삶은 단 한 번뿐인 유한한 것이라는 인식을 통하여 현실의 사랑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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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2017년 결산) 달의 영휴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 2018.01.24 리뷰제목
몇 번을 환생해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 사랑이 이뤄졌다면, 몇 번을 환생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을 만나도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환생을 해서, 자석에 이끌리듯 만나게 되는 것 아닐까? 어떤 사랑을 해야 다시 만나고 싶을까? 어떤 아픔들을 간직해야 죽어서도 그 사람을 만나겠다는 의지로 환생이 되는 것일까? 사랑이라는 감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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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환생해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 사랑이 이뤄졌다면, 몇 번을 환생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을 만나도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환생을 해서, 자석에 이끌리듯 만나게 되는 것 아닐까? 어떤 사랑을 해야 다시 만나고 싶을까? 어떤 아픔들을 간직해야 죽어서도 그 사람을 만나겠다는 의지로 환생이 되는 것일까? 사랑이라는 감정에 점점 무뎌지고,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나는 사랑하는 이들이 느끼는 그 오묘한 감정이 뭘까 생각한다. 그래도 한때는 누군가를 미친 듯이 사랑했던 적이 있었던가를 떠올리며.

 

오사나이는 침착하려했다. 아니 마음의 동요를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약속장소로 나가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들어선 카페에는 유명한 30대 여배우와 그녀의 일곱 살 딸이 기다리고 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조숙한 말투와 오사나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 말하는 딸에게 엄마는 잔소리를 한다. 그런 모습을 혼란스럽게 바라보는 오사나이는 문득 26년 전 일을 떠올린다. 청년 오사나이는 고등학교 후배를 대학에서 우연히 만나 자연스럽게 사귀고 결혼에 골인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사나이의 딸은 일곱 살 때 의문의 열병을 앓은 후 부모조차 알지 못하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본적 없는 물건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이후 2학년이 된 때, 혼자서 낯선 곳을 찾아가 부모를 걱정시킨다. 오사나이는 혼자 멀리 가는 것은 18살 이후에 하자고 딸과 약속한다. 딸은 아빠의 말을 잘 듣고 있다 18살이 되던 해 엄마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다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처음엔 이게 무슨 내용인지, 도통 집중할 수가 없었다. 시간을 넘나드는 배경을 가진 소설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읽어야 제 맛인데 몸 상태가 별로여서 인지 글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중간 이후부터는 몰입할 수 있어 이야기의 큰 틀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짧은 생을 살다간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 위해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까 하는.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는지도 모르고, 영혼이 어떻게 떠돌다 사라지는지 상상할 수 없는 내 입장에선 다시 태어나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 준 그래서 절대로 끊을 수 없는 영혼이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솔직히 나는 무섭다. 이건 사랑일 수도 있지만 집착일 수도 있으니까. 다만 상대방도 그녀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면 모를까. 사랑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간사함도 함께 하기에 나는 이런 사랑이 무섭기도 하다. 이루지 못했기에 절절하고 그래서 더 애틋한 건 아닐까 하는 이 삐딱한 시선이라니.. 그러면서도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이전 기억을 간직한 채 그 사람을 찾아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던 그녀의 사랑이.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라고 말하고 떠난 그녀가 진짜 돌아왔을 때 남자는 또 어떤 생각을 할지.

 

마른 장작 같은 감성을 지닌 내 입장에서 이런 사랑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피곤하다. 사랑할 수 있는 열정. 그 열정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야만 가능하니까. 점점 에너지가 줄어든다. 감정 소모를 하는 것도 피곤하다 느낀다. 이런 내게 필요한 건? 바로 이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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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달의 영휴-사토 쇼고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17.12.17 리뷰제목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읽고 싶었던 책.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어떤 작가가 쓴 작품인지도 모르면서 단지 수상작이라는 이름만으로 보고 싶었던 책.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의미가 주는 것은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이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아마 다음 수상작도 읽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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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읽고 싶었던 책.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어떤 작가가 쓴 작품인지도 모르면서 단지 수상작이라는 이름만으로 보고 싶었던 책.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의미가 주는 것은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이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아마 다음 수상작도 읽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해도 좋겠다.

달의 영휴. 타스키노 미치카케. 영어로 쓰인 원제목을 그대로 읽어본다. 아마도 원서의 제목을 그대로 한글로만 바꾸어 쓴 듯 하다. 영휴. 차고 이지러짐. 즉 달의 차고 이지러짐. 초승달이었던 달이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고 다시 하현달로 바귀고 달은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새로운 초승달이 뜨고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고 이지러지고. 달이 차고 달이 이지러짐에 따라서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고 사람은 늙는다.

목차에서는 딱 두시간동안의 시간이 그려지고 있다. 11시부터 1시까지. 단 두시간 동안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 그리고 한명의 꼬맹이 소녀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그들은 어떤 사이일까.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여유를 부리려던 오사나이는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엄마와 딸인 그네들은 미리 도착해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남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루리'라는 이름의 딸은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세월이 흘러서 입맛이 바뀌기는 햇지만 자신이 좋아하했던 것은 맞았다. 루리. 이미 오래전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난 자신의 딸의 이름과 같은 이름의 꼬마아이. 이름이 같다고 해서 그의 딸이 아닌 것은 이세상 누구라도 알수 있는 상식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이 아이는 누구인가.

두시간동안 이야기 중간중간 타인의 이야기가 기어든다. 한 남자와 한 여자. 이십대의 청년과 그보다 나이 많은 한 유부녀. 분명 불륜이고 사람들의 손가락을 받아야 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왠지 순수해보인다. 불륜을 이렇게 포장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가 처한 환경이 어떠핮한지 모르므로 그들의 사랑이 내내 순수하길 바란다. 그쪽이 아니라면 이쪽을 택할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단지 이십대의 순수함으로 그녀를 잠시동안만 사랑했다고 하기에는 그들의사랑이 너무나도 아쉽다.

그녀가 그렇게 떠나지 않았다면 그들의 사랑은 계속 유효할 수 있었을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군가 주위에서 말릴 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 때, 더욱 절절해지고 애틋해지고 본드처럼 딱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야기 속에 빠져서 읽다보면 머릿속 한 구석에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이야기의 본질은 사랑이었으므로.

 

누군가를 생각하느라 내려야 할 전철역을 그냥 지나갈 정도로 그리운 마음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171p)

사람이 누구나 다 살아오면서 영화속의 이야기처럼, 소설속의 이야기처럼 절절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사랑을 하고 보통의 연애를 하고 그렇게 일반적인 사랑을 하고 결혼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훨씬 더 클 것이다. 그럴지라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어떠한 이유로 그냥 보내야만 했거나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인해 잃었거나 주변의 반대로 헤어졌거나 이루지 못한 사랑이 있다면, 그 사랑은 당신이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에 새겨질 것이다.

이세상에 존재한다 할지라도,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비슷한 사람을 보면 한 번은 더 돌아

볼 그런 사랑. 당신의 마음속에는 그러한 사랑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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