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청소는 올리브오일과 오렌지 쥬스의 결합물일 뿐이라며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는 언론매체를 믿었었다. 민간요법을 잘못 따라 하다가는 탈만 날 것이란 생각으로 간 청소라는 건 내겐 전혀 관심 밖의 단어였다. 그런 내가 이 책을 펼쳐 든 이유는 동생의 건강 때문이었다. 얼마 전 건강검진 결과표가 많이 찜찜했다. 식생활을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동생이 내 말을 들을 리는 만무하니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인데.. 결국 동생에게 간 청소를 권하지는 못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서 동생이 내 말을 들을 리가 없다는 게 너무나 확실하니까 말이다. 대신 내가 먼저 실행해볼 생각이다. 엄마에게도 동생에게도 내 권유는 그저 잔소리일 뿐이다. 나부터 달라지면 본인들이 스스로 마음이 움직이겠지. 그 전까지는 나도 권하지 않을 생각이다. 모든 건 본인의 의지대로 스스로 선택해야 결과도 더 좋다.
간 청소라는 것이 알약 몇 알 먹으면 끝나는..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준비기간까지 합쳐서 일주일을 지켜야 하고, 한 번 시작하면 3~4주 간격으로 10회 이상은 할 각오를 해야 한다. 모든 담석을 제거한 뒤로도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이건 누가 시켜서 강요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것이 어떤 큰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큰 수고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크게 못 할 짓도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것이 효과가 있다면 자질구레한 증상들은 물론이고 암이나 기타 심각한 질병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하니, 들여야 하는 것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너무나 크지 않은가. 그렇다면 못 할 것도 없지 않은가! 만성 피로, 만성 비염, 각종 알러지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두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채식은 어차피 내가 한 선택이고, 규칙적인 생활은 당연히 내게 좋은 일이니 안 할 이유도 없다. 아니, 해야만 할 일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이건 누구나 생각은 다 하고 있을 일이잖은가. 이젠 실천만 하면 되는 뭐 그런 것.
다만, 나도 실행 전에 조금은 더 알아보고 싶긴 하다. 저자가 말한 재료들도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해야 할 것 같고, 경험자들의 이야기도 조금 더 알아보고 싶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저자의 말에 신뢰가 간다. 워낙 자세한 설명과 확실한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상식이라는 것에 위배되고,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다수의 의견과도 다른 주장을 하고 있기에 설명을 대강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간 건강이 왜 중요한지, 현대 의학의 맹점은 무엇인지, 왜 질병을 다스리기는커녕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내 몰고 있는지, 간 청소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이며, 그동안 어떤 오해를 받고 있었는지에 대해 정말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 책은 ‘간’이라는 장기 하나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다. 건강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찾는 사람이라면 모두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인 안드레아스 모리츠의 [암은 병이 아니다]도 매우 좋은 책으로 내가 추천하는 책인데, 이 책도 역시나 강력 추천하고 싶다. 한 권의 책을 더하자면 후나세 슌스케의 [백신의 덫]도 함께 읽어본다면 더 이상 매스컴의 독감백신 접종 홍보에 현혹되진 않을 것이다. 단순히 증상만을 억제하는 것을 의료행위라 믿으며 맹신하기보다 병의 근원을 파악하고 내 생활을 개선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좀 더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내가 천년만년 살고 싶어서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아프고 싶지 않다. 돈이 없는 사람은 아플 자격도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나는 아플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내 몸을 스스로 지키지 못 한다면 다른 가족에게 피해를 주게 될 수도 있고, 스스로도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나는 저자의 권유대로 아침마다 오일풀링을 시작했다. 3~4분간 두세 번의 오일풀링만으로도 독소배출에 이롭다고 한다. 올리브오일은 맛이 별로라 좀 힘들었고, 버진 코코넛은 너무 향긋하고 맛있게 느껴져서 삼키지 않는 게 힘들었다. 일단은 올리브오일로 1차, 코코넛으로 2차 오일풀링을 하고 있다. 취침시간도 앞당기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12시 전에는 잘 생각이다. 목표는 11시 취침. 정오엔 산책도 하려고 생각 중인데.. 이건 아직 실행에 옮기진 못 하고 있다. 햇볕을 쬐는 것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낮 3시 이후보다는 햇빛이 좋은 때를 활용하라고 하니.. 점심식사 직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광합성은 식물만 하는 게 아니었다. 사람에게도 햇빛은 꼭 필요한 요소인데 자외선차단제 광고에 속아서 그 좋은 햇빛을 배불리 못 먹고 있었다. 물론 나는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어린아이들에게조차 꼭 발라주고, 실내생활만 하면서도 꼭 챙겨 발라야 하는 필수품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다. 매스컴의 세뇌는 정말 무섭다. 형광등이 무슨 자외선을 만든다고.. 저자는 오히려 ‘자외선등’을 이용해서라도 광합성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흐린 날이 오래가는 지역이나,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말이다.
워낙 좋은 내용이 많아서 밑줄을 수도 없이 긋고, 여기저기 플래그를 붙여 놨다. 생각나는 지인들도 너무 많다. 하지만 건강에 관한 건 특히나 타인의 조언이 무용지물인 것을 이미 잘 안다. 큰 전환점을 맞이해서 스스로 선택하기 전까지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슬프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이 책을 권해주고는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