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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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자살했다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리뷰 총점 9.2 (3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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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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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편이 자살했다 - 곽경희 평점10점 | j******o | 2020.10.31 리뷰제목
인상깊은 구절가족의 자살은 슬프고 아픈 일이지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죽음을 떠안은 고통과 슬픔을 말로 표현하고 풀어내야 한다.그래야 점점 가벼워지고 마침내 떠나보낼 수 있다. (pg 95-96)여러모로 2019년과 2020년은 내 인생에 있어서 오래도록 기억될 해가 될 것 같다.작년에 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녀석이 만 나이로 서른이 되기를 두 달 앞둔 시점이었다.
리뷰제목

인상깊은 구절

가족의 자살은 슬프고 아픈 일이지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죽음을 떠안은 고통과 슬픔을 말로 표현하고 풀어내야 한다.
그래야 점점 가벼워지고 마침내 떠나보낼 수 있다. (pg 95-96)


여러모로 2019년과 2020년은 내 인생에 있어서 오래도록 기억될 해가 될 것 같다.

작년에 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녀석이 만 나이로 서른이 되기를 두 달 앞둔 시점이었다. 

동생이 죽었지만 슬퍼할 수 없었다.
그래봐야 형은 기타친족일 뿐인데 직계비속인 자식을 잃은 부모님 앞에서 나까지 슬퍼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먹여 살릴 처자식이 있었고 나를 기다리는 직장과 일이 있었다.
신기하게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덤덤한 내 모습에 놀라며 어줍잖은 위로들을 건냈다.

하지만 나라고 슬프지 않은 건 아니었나보다.
아니, 슬퍼할 여유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도 되는걸까?'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제목을 보는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고 책 소개를 읽자마자 이 책은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배송이 오늘 왔고, 애가 잠든 저녁 9시부터 읽기 시작해 벌써 다 읽고 서평을 남기고 있다.

이 책은 장황하게 소개할 필요가 없다.
주변에 자살한 사람이 있다면 그냥 무조건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을 뿐이다. 
특히나 자살한 사람이 자신과 가까웠던 사람일수록, 그리고 그 시점이 조금 지난 사람일수록 더 추천하고 싶다.

저자는 네 아이를 둔 엄마로서 배우자를 잃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상처를 많이 극복했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 용기도 생겼다.
따라서 가까운 사람을 자살로 잃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사건이 주는 충격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난 상태라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여유 정도는 생긴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런 사건을 막 경험한 직후에는 이런 책도 별 위로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오히려 시간이 좀 지난 뒤가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소개는 이것으로 끝이다.
주변 사람 중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지인이 있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라.
나도 분위기를 보아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될 때 부모님께 추천해줄 생각이다.


이 이후로는 자신의 상처를 책이라는 공개적인 매체를 통해 가감없이 드러낸 저자의 용기에 감동해 나의 이야기를 좀 쓰려고 한다.
내 이야기 속에 이 책에서 감명깊게 읽었던 구절들을 인용해두었다.
가까운 극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털어놓았던, 그것도 술 기운을 빌려 횡설수설 했던 이야기들이다.
내 개인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후의 글은 별 재미가 없을 것이다.


동생이 세상을 떠난 건 지난 해 여름이었다.
자신의 차에서 번개탄을 피웠고 이를 경찰이 발견해 우리에게 전해졌다.
자신을 포함 우리 가족 누구와도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낯선 포항의 어느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

오랜시간 준비한 흔적이 보였고, 남긴 유서의 내용도 심플했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같은 건 단 한 마디도 없었다.
그저 자신이 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만이 간략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적혀있을 뿐이었다.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녀석이 살던 부산 근처의 한 절에서 제사를 올린 후 재를 뿌렸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간 녀석인지라 우리도 따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묘도 아무런 표시도 없이, 남은 것 하나 없게 다 태워 뿌렸다.
그리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일은 계속 많았고 처자식과 함께 사는 삶도 변함이 없었다.

연말 즈음이 되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반복되는 일상이 점점 견딜 수 없어졌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살아도 되나'와 '이렇게 열심히 살아 뭐하나' 라는 양 극단의 생각이 동시에 머릿속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자식을 제외하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루틴을 차지하는 직장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운이 좋게도 이전 직장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직장을 옮길 수 있었다.
직장 근처로 이사도 했다. 
셋이 살기에는 비좁았던 투룸 빌라에서 오래되긴 했지만 깨끗하게 수리된 아파트로 옮겼다.
새로 바뀐 일상이 믿기지가 않았다.
이게 진짜 내 삶이 맞는지 가끔 의심스럽기도 하다.
부모님도 언뜻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지만 가끔 딸아이와 놀다 우시는가 하면 왁자지껄하게 한잔 기울이는 와중에도 
대화가 끊기고 어색한 침묵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일쑤였다.

살아 있는 게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중략-
혹여라도 남편이 죽은 것을 아는 사람이 길을 가다가 나를 본다면 "남편이 죽었는데도 저 여자는 잘만 돌아다니네"라며
수군댈 것 같았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저 여자는 남편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먹을 걸 사러 나왔어?"라며 욕을 할 것만 같았다. (pg 91-92) 

위에 적힌 저 감정은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언젠가 술에 취해 집사람에게 하소연을 했을 때 집사람이 자신도 어릴 적 아버지(장인어른)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을 때 힘들었다며,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거라며 위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교통사고나 병으로 가족을 잃는 것과 자살로 잃는 것은 같은 사망이라 할지라도 느낌이 매우 다르다.
일단 전자는 뭔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 
아무리 내가 교통신호를 잘 지켜도 일방적으로 달려드는 차를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죽음에 내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크게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자살로 인한 죽음은 좀 다르다.

그들은 무언가를 깨끗이 청산한다는 마음으로 그 길을 갔는지 모르지만 남은 가족은 평생 그들의 죽음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
이는 그들이 자살로써 내던져버린 그 짐보다 수백, 수천 배는 더 무겁다.
그 짐을 내려놓으려면 결국 먼저 간 그와 같은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pg 95)

나도 그랬다.
녀석에 비하면 참 순탄하게 살아온 인생이었다.
부모님 말씀 적당히 잘 듣고 적당히 공부해서 나름 괜찮은 대학을 나오고 나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갔다.
나름 괜찮은 사람을 만나서 나름 예쁜 딸 아이를 낳았다.
아주 잘 사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걱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녀석은 달랐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한 운동은 결과가 좋지 못했고, 억지로 들어간 대학도 결국 스스로 그만두고 말았다.
중학생 즈음부터 우울증 증세가 있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자살 시도도 한 차례 있었다.
우울증 병력이 있으면 군대도 면제였지만 취업에 불리하다며 박박 우겨서 현역으로 다녀왔다. 
자기 먹고 살 건 자기가 책임지겠다며 큰 소리를 쳤지만 들어가는 곳마다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우울증 증상도 '이 새끼 진짜 죽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빠졌다가도 금새 웃으며 한잔 기울일 때면 '이제 괜찮은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 진짜로 가 버렸다.
나에게 생활비가 모자란다며 60만원만 꿔달라는 것이 마지막 부탁이었다.
다음 달에 꼭 주겠다는 말에 무심하게 이체만 해주고 만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되었다.


그러니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나도 차라리 망했어야 했나. 
나도 뭔가 실패해서 같이 좌절을 겪었어야 했나.
비트코인이라도 해서 빚이라도 왕창 졌으면 이 자식이 좀 덜 힘들었을까.
나도 동생에게 애 분유값이 모자라니 30만원만 꿔달라고 해봤으면 어땠을까.

물론 바보같은 생각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계속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걸 막기가 쉽지가 않다.

나는 생각을 달리 함으로써 그 짐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들의 죽음에 우리는 먼지 하나 보탠 게 없다. 
우리는 가해자가 아니라 온전히 피해자이다. 
게다가 이때까지 느꼈던 고통으로도 충분히 대가를 치렀다.
그러니 나는 그 짐을 얼마든지 내려놓아도 된다. (pg 95)

흔히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일이라 돌이킬 수 없다고 한다.
틀린 말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도 있지만 돌이킬 수 있는 과거도 있다.
남편이 떠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이지만, 
그의 죽음을 해석하는 나의 그릇된 생각은 다시 돌이켜 좋은 생각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과거이다. (pg 139)


지금은 나도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가 살아있는 소나무 옆에 죽은 소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아래와 같이 썼다.
물론 책을 쓰기 위해 MSG가 좀 쳐진 느낌이긴 하지만 꽤나 인상적이어서 원문 그대로 옮긴다. 

(pg 124)

맥락은 다르지만 동생을 뿌린 절의 스님이 부모님과 나에게 해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정확한 말의 토씨 하나하나는 생각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메시지였다.
'먼저 간 자식이지만 부모 가슴에 못 박은 불효자인 것만이 아니라 먼저 감으로써 우리에게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된 삶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있으니 우리의 스승이 된 것이기도 하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때도 이 말을 듣고 굉장히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위에 인용한 저자의 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여하간 책을 보고 생각을 많이 고쳐먹게 되었다.
동생이 죽은 것을 계기로 이직할 생각을 했고 아내와 아이가 좀 더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동생이 간 후 아버지가 상속받으신 동생 집이 내 이사 날짜와 비슷하게 처분이 되었고 그 돈을 내가 이사할 때 빌릴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요즘도 가끔 술 마시면 우울해하는 나에게 동생이 보고 털어 버리라고 보내준 모양이다. 

그래서 이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의 결론을 내자면, 이 책이 나에게 왜 도움이 되었는가를 밝혀야 한다. 
말하자면 이렇다.

나의 깊은 절망과 뼛속까지 사무친, 소화되지 않은 설움을 토하고 싶었는데 그들은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말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아픔과 괴로움은 아예 꺼내지도 못한다.
그저 적당히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들의 입에서 길고 지루한 잔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만 한다. (pg 229)

진짜 위 문구는 자살 유가족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다.
아마 부모님도 비슷한 경험이 수도 없이 있을 것이다.

난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도 슬프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
동생의 죽음이 내 삶과는 무관하다는 걸 확인받고 싶었다.
사람들의 값싼 동정이나 위로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덤덤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눈물이 나면 울고 원망하고 싶으면 욕도 하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

사실 동생은 법적으로 기타친족에 해당한다.
배우자를 잃고 네 명의 자녀를 홀로 키워야 하는 저자에 비하면 내 상실은 매우 보잘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더 힘든 타인이 존재한다는 걸 안다고 해서 내 힘듦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의 위로가 없어서 더 좋았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건, 상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전문가를 찾고 우울이 자신을 삼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자신의 사례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자살로 가족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요즘들어 많이 느낀다. 
심지어 지금 직장에서는 누가 형제관계를 물으면 외동이라고 한다.
한번은 '전혀 외동같지 않네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외동이 된지 얼마 안됐거든요'라고 대답했다.
다행히 눈치가 빠른 사람이어서 더 캐묻지는 않았지만 대화가 어색해지기엔 충분했다.
사실 지금도 이런 질문을 받을 땐 어디까지 이야기하는 게 맞는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눈치없이 묻는다면 이제는 그냥 덤덤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그게 흉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내가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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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편이 자살했다 평점8점 | s****a | 2020.11.13 리뷰제목
자극적인 제목이 맘에 걸려 독서하기를 망설였던 책이었다. 하지만 첫 장을 들추는 순간부터 진솔하게 써 내려간 작가의 고해성사 같은 사연과 작가가 맞딱뜨린 가슴아픈 현실에 공감이 갔다. 또한 이런 제목과도 같은 상황에서도 ' 과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와 '나 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 번도 남편의 부재를 생각해 보지 않은 내게 있
리뷰제목

자극적인 제목이 맘에 걸려 독서하기를 망설였던 책이었다. 하지만 첫 장을 들추는 순간부터 진솔하게 써 내려간 작가의 고해성사 같은 사연과 작가가 맞딱뜨린 가슴아픈 현실에 공감이 갔다. 또한 이런 제목과도 같은 상황에서도 ' 과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와 '나 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 번도 남편의 부재를 생각해 보지 않은 내게 있어 이 책은 낯설면서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와 작가의 남편은 처음부터 잘못 만난 인연이었다. 하지만 꼭 만났어야 하는 인연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을 하기로 한 날 굳이 그 날 죽음을 선택한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하루아침에 가해자로 만들었다. 잔인한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아이를 넷이나 두고 그 험한 길을 가 버린 남편을 원망하는 그녀가 같은 여자여서 일까. 마음에 와 닿았다.

하지만 도대체 부부가 어떻게 살아왔길래 그 남편은 죽음을 택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아픔과 상처도 남편의 입장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 닿은 말은 '상처가 배우자를 고른다'는 말이었다.

부모로 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몸만 자란 미숙한 성인들이 가정을 이루고 사는 가운데 다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는 악순환이라니. 불화는 그런 부부에게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부모를 바라보며 다시금 미숙한 성인으로 자라나는 아이들, 사실 주변을 돌아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흔한 이야기다. 다만 함부로 속내를 꺼낼 수 없기에 꽁꽁 감추어둘뿐,

이 책은 작가가 그런 아픔과 상처를 막연히 안고 살며 신세 풀이하는 책이 아니라 그러한 상처를 심리학적인 방법을 통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치유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적어 내고 있다. 작가 본인이 심리학을 공부하고 독서를 하고 치열하게 글을 쓰고 심리치료를 받는 과정을 통해 이해하고 치유한 결과물들을 기록하여 작가와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준다.

작가가 프롤로그에서 적고 있듯이 말이다


이 책에 쓰인 많은 사연과 힘겨움, 그리고 토닥임과 격려는 나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하지만 지금 나와 같은 힘겨움을 겪고 있을 당신을 위한 작은 위로이기도 하다

남편이 자살했다 중에서


자칫하면 자극적인 소재로 소비되었을 수도 있는 내용을 치열하게 살며 진솔하게 써 내려간 작가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글쓰기의 힘을 보여준 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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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편이 자살했다 평점10점 | d*********h | 2020.11.14 리뷰제목
일단 제목이 끌렸다. 남편이 자살했다. 아직까지 남편이 자살한 케이스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직업적 궁금증을 떠나 나도 남편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편이 자살했다는 문구가 나도 모르게 끌렸던 것 같다. 나는 남편에게 종종 물어본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남편의 대답은 항상 왜 죽어? 였다. 자살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종 만난다. 운이 좋았는지 아직까지는
리뷰제목

일단 제목이 끌렸다. 남편이 자살했다. 아직까지 남편이 자살한 케이스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직업적 궁금증을 떠나 나도 남편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편이 자살했다는 문구가 나도 모르게 끌렸던 것 같다. 나는 남편에게 종종 물어본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남편의 대답은 항상 왜 죽어? 였다.

자살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종 만난다. 운이 좋았는지 아직까지는 내가 상담하는 사람이 자살한 적은 없지만 동료들 중에서는 아주 간혹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책에서 이야기한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주변에게 신호를 보낸다고,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도 그 신호를 알아채기 어려운데, 매일 삶에서 함께하는 가족은 더더욱 알아채기가 어렵다. 1-2년 차 때에는 자살은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나왔는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자살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계획적이기도 충동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내 감정을 보듬기도 어려운데 상대방의 감정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까? 갈등관계에 놓인 사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저자는 묵묵하게 글을 써 내려간다. 화도 내고, 원망도 하고, 후회도 하고, 자책도 한다. 심하게 가라앉기도 하고, 정신을 차리기도 하고, 자녀들에게 미안했다가 화가 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다시 회복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기도 하고, 극복해보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다 내려놓기도 하고, 무언가를 붙잡으려고 노력도 한다.

저자의 이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된다면 그것 또한 거짓말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거짓말일 것 같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랬다. 마음이 꽉 막히기도, 너무 슬퍼 눈물이 맺히기도, 걱정이 되기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저자가 말하는 것 같다. 너의 가족을, 너의 남편을 돌아보라고

이혼까지 갈 만큼 너무 싫었던 남편이, 없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매일 술만 마셨던 남편이, 자기 엄마라면 끔찍했던 남편이 자살했다. 후련할 것 같은가? 자살은 남겨진 가족을 너무나 힘들게 만든다.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게 만든다. 죽으면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가족들은 다시 시작이다. 이 시작이 불행으로 시작해 불행으로 끝날 것인지, 불행으로 시작해 행복으로 끝날 것인지..... 저자는 이 답을 알고 있을 것 같다. 이 가족은 불행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 힘든 건 없어지지 않지만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가야 한다면 행복한 쪽을 택할 힘이 이 가족은 있다.

이 책은 자살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 그리고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가족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도 갈등을 해결하고 넘길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왜 우리는 떠나고 나서야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일까?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남편이 자살했다를 읽고...... 평점10점 | d******3 | 2020.11.13 리뷰제목
자살 유가족으로 남겨진 이들의 삶을 그린 에세이다.저자의 남편은 이혼을 앞두고 마흔 아홉 살이 되기 한 달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아내는 아이들 넷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자 남편을 잃은 자살 유가족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무책임한 입인 것 같다.어떻게 그렇게 상처주는 말을 잘 내뱉을 수 있는지 가끔은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여 받은 상처가
리뷰제목



자살 유가족으로 남겨진 이들의 삶을 그린 에세이다.

저자의 남편은 이혼을 앞두고 마흔 아홉 살이 되기 한 달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아내는 아이들 넷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자 남편을 잃은 자살 유가족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무책임한 입인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상처주는 말을 잘 내뱉을 수 있는지 가끔은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여 받은 상처가 잊혀지지 않는다. 피해자는 찰나의 말에도 트라우마로 남기도 하는데 정작 당사자는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개개인의 사연은 다르지만 더 이상 이승에 머물고 싶지 않은 공통된 이유로 삶을 저버린 사람들을 향한 이상한 추측들, 자살 유가족들을 향한 호기심 어린 말이나 조언의 탈을 쓴 날선 말들이 남겨진 이들의 죄책감과 정신건강에 좋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저번에 한 프로그램에 나온 한 자살 유가족을 보았는데, 희망을 안고 남은 아이들과 살아가보려고 노력했는데 동네 주민이 자식을 잃고도 웃음이 나오냐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도 비단 사실을 알리고 싶지않았으나 소문이 퍼져나갔고 주변에서 많은 위로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무언가 이유가 있지않겠냐는 그들만의 추측성 발언과 애매한 태도들은 저자를 더욱 움츠리게 만들었다. 현재는 치료를 통해 희망을 길을 걷고 있는 저자를 응원한다.


가끔은 인생의 불행이 모두 한 꺼번에 밀려오는 것 같아 더이상 버틸 수 없을만큼 힘들어하는 내 주변 지인을 보며 항상 아슬아슬한 감정을 안고 살았었다. 한동안은 전화만 와도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꼭 그가 죽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때로는 그 투정거림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만약 그가 생을 달리했으면 나는 그런 불쌍한 사람에게 한 순간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것에 마음 한 구석에 죄책감을 안고 살았을 것 같다. 지인이 겪은 아픔은 회복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누군가의 아픔을 작다고 치부하고 조롱하는 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 그리고 갑자기 떠난 사람의 곁에 남은 이들도 죄책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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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생 속 여러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20.11.01 리뷰제목
부모 자식과의 관계도 인연,배우자와의 관계도 인연,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전혀 남남이같이 있는 것도 모두 인연일 것이다.이 책은 어쩌면 큰 틀의 인연을 생각해보게 한다.남편의 자살이란 아팠을 경험과 무거운 주제로 책이 씌여졌지만,저자의 다양한 감정이 전달되는 책이었다.특히, 시간순으로 쭉 이야기를 들려주기에독자로써 이해하고 공감해 들어가는데 특별한 무리가 없는 것
리뷰제목


부모 자식과의 관계도 인연,

배우자와의 관계도 인연,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전혀 남남이

같이 있는 것도 모두 인연일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큰 틀의 인연을 생각해보게 한다.

남편의 자살이란 아팠을 경험과 

무거운 주제로 책이 씌여졌지만,

저자의 다양한 감정이 전달되는 책이었다.

특히, 시간순으로 쭉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독자로써 이해하고 공감해 들어가는데 

특별한 무리가 없는 것도 괜찮았다.

읽어가면서 느낀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과거이고

그 과거가 가까운 것이었느냐 먼 것이었느냐의 

물리적 차이는 있겠지만, 한사람이 쓴 것임에도 

들려주는 화자의 감정적 온도차이가 

책전후반이 매우 다름이 느껴졌다는 것.

마치 1권의 책을 2명의 사람이 쓴 것처럼.

책의 말미쯤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의 

짧은 소회를 말하는 부분에서 간단하게나마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았다.

간호사라는 원래의 직업과는 별개로

현재는 심리상담가라는 일을 하고 있는 그녀는,

치유되고 싶었던 과거 속 여러 감정들을

책에 담아 본 이번 작업을 통해,

현재의 감정과 달랐던 지난 과거 감정들을

복기하고 정리해야 함으로써

격정적이 되야했던 감정의 온도차였다.

과거 얘기들 안에서는 분노도 느껴지고

예민함이나 자포자기의 연속도 보인다.

그와는 다르게 현재의 저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필요할 땐 공감을 해줄 만큼의 

내적 안정을 이룬듯 하니,

이번 책의 내용을 채워나감에 있어서

과거의 힘들었던 사연들은 

그 자체가 본인을 많이 힘들게 했었을거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그녀가 겪었던 일들의 원인이

단순 고부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게는 성격차이 심한 부부갈등의 모습이나

알콜중독으로 비롯된 가정불화로도 보일수 있을거 같다.

그러나, 내가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되던 것은

그녀의 말대로 그 시간 안에서는 

왜 행복감이 전혀 없는 갈등의 연속으로만 

삶이 구성된 듯 보였을까였다.

현재의 저자는 범사에도 감사하며 

살아낼 수 있는 아량이 조금은 생겨났다고 했는데,

그땐 그런 것이 전혀 없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를 책을 보면서 같이 

고민해보듯 읽어봤던거 같다.

어린시절의 모진 기억들이 모든 단초를 제공했을까.

아님, 탈출구라 여긴 곳에서 다시 만난 

현실의 고단함이 더 묵은 감정들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지게 몰아갔을까.

남편의 자살과 남겨진 부인과 4명의 자녀들.

이것이 책의 큰 주제일거라 생각하며 시작된 독서였지만,

궁극적으로 난 저자의 감정변화에서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더 찾아 볼 수 있었던거 같다.

다른 사람의 심리치유에 노력하려는 마음도

조력자로써의 좋은 마음도 본인이 지치지않게

연속적으로 잘 이루어나가길 진심 바래본다.

여담으로, 마지막 태어난 딸이 

저자에겐 참 뿌듯할 듯 싶었다.

누군가의 조언으로 낳기로 결심했으나

그 이야기 흐름속에서 또 실망이었다고 할까봐 

비슷한 결말일까 조마조마 했는데,

넷째의 탄생은 과거속 옳은 선택으로

밝은 기억으로 남은 듯해

읽으면서 같이 그 느낌이 느껴져 좋았다.

앞으로도 건투를 빌고 싶은 저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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