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삼국지는 이문열입니다. 여러 삼국지가 있지만 이렇게 웅대하게 삼국지를 담아낸 것은 이문열의 삼국지만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권에서는 삼국지의 명장면 중 하나인 관우가 유비의 처자를 데리고 다섯관문을 돌파하는 것입니다. 잠시 몸은 조조에게 의탁을 했어도 마음은 언제나 유비에게 있는 관우는 유비의 생사가 확인되자마자 지금의 자리를 던지고 길을 나섭니다. 관우의 이런 모습에 모두가 반하는 것이 아닐지요.
작가 이문열의 대표작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80년대 문학청년 붐을 일으킨 중단편 소설부터 국민 애독서로 자리 잡은 평역 삼국지와 수호지 세트까지, 이문열은 민음사와 함께 작업을 해 왔다. 갑자기 이문열 삼국지 개정판이 나왔다고 하길래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알고 보니 민음사와 40년간 유지한 출판 계약을 종료하고 다른 출판사와 새롭게 출발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출판사가 이문열과 손을 잡을지 궁금했다.
이문열의 작품 활동 시기는 10년 단위로 3등분 할 수 있다. 1979년 문단에 등단하면서 "새하곡", "사람의 아들", "젊은 날의 초상", "금시조" 로 이어지는 전설적인 중단편 소설을 쏟아낸 1기는 1987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으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문학적 절정을 맞는다. 중산층으로 대접받기 위한 필수적인 교양에 메말라 하던 청년과 젊은 지식인, 대학생들에게 두둑한 지식과 사상이 넘쳐나는 이문열의 소설은 허기를 채워주는 정신적 젖줄과도 같았다.
문학성으로 넘사벽의 위치에 오른 이문열의 2기는 이상문학상 수상 이듬해인 1988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를 평역한 민음사 판 "삼국지" 10권을 출간하면서 막이 올랐다. 전질이 2,000만 부 넘게 팔리는 전설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대중성에서도 누구도 넘보지 못할 금자탑을 쌓았다. 4대 기서 중 하나인 "수호지" 평역 10권까지 이어지며 동양 고전 읽기 붐을 일으켰다. 2기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등장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로 이어졌다.
[출처] 이문열 삼국지 개정판, RH 코리아|작성자 egiz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