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하는 식물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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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하는 식물의 뇌

식물의 지능과 감각의 비밀을 풀다

리뷰 총점 9.4 (3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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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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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숲은 볼 만한데, 나무가 건강하지 않다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16.07.08 리뷰제목
이 책에 대한 평은 대체로 좋다(YES24 서평란에 올라온 것을 기준으로 판단해보면).아마도 식물이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혹은 사실) 자체가 가지는 새로움과 그에 대한 깨달음 때문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오랫동안 식물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었거나,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등하다고 여겨졌다. 그렇지 않더라도 식물이 어떤 감정을 가지
리뷰제목

 책에 대한 평은 대체로 좋다(YES24 서평란에 올라온 것을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아마도 식물이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혹은 사실자체가 가지는 새로움과 그에 대한 깨달음 때문이라 생각한다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오랫동안 식물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었거나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등하다고 여겨졌다그렇지 않더라도 식물이 어떤 감정을 가지거나 지능을 가진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그런데 실은 그렇지 않다는 내용은 당연히 관심을 끌만 하고나아가 역시 저자가 얘기하듯 인간이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생물체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게 하는” (218깨달음까지 준다.

 

하지만나는  다른 평가를 한다.

당연히 식물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있도록 하는 의의를 갖는 책임에는 분명하지만이게 처음은 아니다대표적으로는 추천사를  마이클 폴란의 『욕망하는 식물』이 있었다.

 

그리고  책은 구체적인 데이터들은  생략이 되어 있다물론 좀더 대중적으로  것이기 때문에 그렇긴 하겠지만구체적인 자료들이 빠져 버린 과학적(!) 서술은 거의 선언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과학은(적어도  책은 과학적 사실을 알리려 하는 것이므로설득하는 것이기도 한데 설득은 구체적 자료 데이터를 근거로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철학서와 별반 다를  없어진다.

 

또한 식물이  동안 홀대 받아 왔지만실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과한 주장을 하고 있고 오류도 범하고 있다.

이미 지적한 이슬람 예술에서 쓰인 식물 문양과 매클린톡에 관한 (http://blog.yes24.com/document/8781120외에도 뉴욕마라톤에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것이 음악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처럼  것도 실소가 나오게 한다.

오류로는 역시 지적한 지구상에 최초의 생물이 조류(algae)라고  것이나 유글레나를 식물이라고  (http://blog.yes24.com/document/8781140등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biomass 99.7% 식물이 차지한다는 것도 그다지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번역도  아쉬운데(양병찬 씨라  아쉽고내가 번역을 이러쿵저러쿵   있을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아니지만), 곰팡이의 식물부라고 번역한 vegetative part 영양부 번역해야 옳을  같고가장 근본적으로는 매혹하는이라는 말이 과연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매혹적인 옳은 표현이고문학적으로 매혹하는   있다고 하더라도 책은 문학책이 아니다그리고저자가 분명히 식물에는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를 함에도(지능은 있지만), 버젓이 제목에   이유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

 

전체적인 논지는 분명하고이해가 간다그리고 훌륭하고새겨 읽어야  부분도 적지 않다또한 식물의 모듈성 같은 것은  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거라 배운 바도 많다그런데세부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라고 할지는 모르지만나무가 건강하지 않은데 숲이 건강할 수는 없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2
종이책 식물은 그리 허술하지 않아《매혹하는 식물의 뇌》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l****5 | 2016.06.20 리뷰제목
식물의 지능? 지능이라니! 부제만으로 궁금하게 만든 책인데, 읽어 보니 최근 교양과학서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의 똑똑하고 영리한 점을 다룬 내용이 다 들어있네요. <매혹하는 식물의 뇌>는 더 나아가 식물을 평가하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고, 식물의 권리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숲은 신의 첫 번째 사원이었다."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는 식물이 세상을
리뷰제목

 

식물의 지능? 지능이라니!
부제만으로 궁금하게 만든 책인데, 읽어 보니 최근 교양과학서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의 똑똑하고 영리한 점을 다룬 내용이 다 들어있네요. <매혹하는 식물의 뇌>는 더 나아가 식물을 평가하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고, 식물의 권리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숲은 신의 첫 번째 사원이었다."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는 식물이 세상을 감각하고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물은 계산, 선택, 학습, 기억 능력을 보유한 지능을 가진 생명체로 정의하는데요. <매혹하는 식물의 뇌>에서는 식물이 가진 다양한 감각, 의사소통 방법 등을 통해 식물의 지능을 입증합니다.

 

 

식물이 지능을 가졌는가의 문제는 '지능'의 개념을 재정의해야 가능하더라고요. 우리는 지능의 원천을 '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뇌가 있어야 지능이 있다 생각하기에 식물은 열등하고 덜 진화된 존재인 수동적인 무생물처럼 간주하는 거죠.

하지만 스테파노 만쿠소는 지능을 문제해결능력으로 넓게 정의합니다. 생명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한다면 지능이 없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면서요. 게다가 인간은 식물 없이 살 수 없지만, 식물은 인간 없이 살 수 있듯 우리는 식물에 대해서만큼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 사는 셈이라고 말합니다.

 

<매혹하는 식물의 뇌>에서 알려주는 식물의 습성은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것들이기도 합니다. 뿌리, 줄기, 잎, 꽃과 열매가 하는 놀라운 능력들은 초등 과학책에서부터 나오죠. 그 습성을 각각 인간이 말하는 '오감'에 맞춰 설명하는데 똑 떨어지는 이야기더라고요. 하지만 눈이 있어야 시각이 있고, 코가 있어야 후각이 있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다 보니... 기능은 결국 같은데도 인간과 같은 장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식물을 하찮게 대했던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감을 넘어 더 다양한 감각으로 놀라움을 보여주는 식물이었습니다.  소리를 이용해 의사소통하기도 했고요. 신경이 없는데도 메시지와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식물. 물론 의사소통이란 개념 역시 지능처럼 재정의해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이 식물학에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도 알 수 있었어요. 다윈은 "식물의 뿌리에는 하등동물의 뇌와 비슷한 것이 들어 있다"고 할 정도였지만, 당시 진화론 방어만으로도 힘겨워 식물 쪽은 더는 언급을 회피하는 처세를 보였었다는군요. 대신 아들 프랜시스 다윈이 연구를 넘겨받아 세계 최고의 식물생리학자로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식물은 지능적 존재다." (원시적 형태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선언했습니다. 진화론만큼이나 후폭풍이 만만찮았다고 해요.

<매혹하는 식물의 뇌>를 읽고 나면 식물을 실험하는 것의 윤리적 문제까지 생각해보게 될 정도입니다. 2008년 스위스에서는 식물의 존엄성에 관한 보고서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저자 스테파노 만쿠소는 식물의 권리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기도 하고, 식물의 공생관계를 이용한 새로운 농업혁명도 제안합니다. 그리고 식물은 그리 허술하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 중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고정관념에 얽매이면 관찰 결과를 당대 지배하는 법칙과 이론에 억지로 끼워 맞춰 왜곡하게 된다고 합니다. <매혹하는 식물의 뇌>는 지능이 단지 동물 특히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비로소 식물이 세상을 감각하고 소통하는 법을 똑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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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매혹하는 식물의 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a | 2022.07.19 리뷰제목
자연과학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를 위해 구매했습니다. 유투브를 통해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어느날 문득 구매를 부탁하더라구요. 오늘 배송받자마자 아이가 열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동물같은 뇌조직은 없지만 식물에게도 지능이 있음이 예전부터 이야기되어 왔었죠. 그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져 있어 아이가 즐겁게 독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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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를 위해 구매했습니다. 유투브를 통해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어느날 문득 구매를 부탁하더라구요. 오늘 배송받자마자 아이가 열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동물같은 뇌조직은 없지만 식물에게도 지능이 있음이 예전부터 이야기되어 왔었죠. 그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져 있어 아이가 즐겁게 독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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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가 무지한 탓에 열지 못한 선물 상자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l*******c | 2016.05.31 리뷰제목
지금에서야 하는 생각이지만, 어릴 때 나는 나 자신만 보았던 것 같다. 그 나이 또래가 대부분 그렇듯이 모든 일은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들이었다. 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 나를 둘러싼 세상, 내가 살아갈 세계. 그때는 무슨 일이든 간에 모두 나와 관련이 되어 있었고 그 연관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졌다. 그때도 나는 가을의 낙엽과 겨울의 흰눈, 봄의 꽃들과 여름의 바다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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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야 하는 생각이지만, 어릴 때 나는 나 자신만 보았던 것 같다. 그 나이 또래가 대부분 그렇듯이 모든 일은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들이었다. 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 나를 둘러싼 세상, 내가 살아갈 세계. 그때는 무슨 일이든 간에 모두 나와 관련이 되어 있었고 그 연관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졌다. 그때도 나는 가을의 낙엽과 겨울의 흰눈, 봄의 꽃들과 여름의 바다를 보고, 느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해도 그것들은 그저 나를 둘러싼 것들이었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을 살아가는 나였고, 풍경은 그저 말 그대로 풍경에 불과했다. 태어나면서 주어졌던 나 자신 하나만을 파고들어 알아내기에도 벅찼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쩐지 보는 시각이 바뀐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성격이 바뀌어서일까, 무엇이 바뀌었지? 지금 나는 풍경에 불과했던 그것들을 자아를 가진 하나의 객체로서 바라본다. 새잎이 나고 꽃이 피면 생김새나 향기보다도 그 생명력이 그렇게 아름답고 대견스럽다. 사랑하면 알고 싶다고 하니, 그래서 나는 이제야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식물들에 대해 알고 싶은 모양이다.



어쩌다 식물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식물을 '벙어리' 내지는 '지구의 붙박이 가구'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식물은 쓸모 있고 매력적인 생물이기는 하지만, 고작해야 지구상에 건설된 생명 공화국의 이등 시민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인류가 식물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물이 보기보다 그리 수동적인 생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려면, 인간의 자존심이라는 높다란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p. 4)



'지구의 붙박이 가구'라는 표현에서 정말 웃음이 빵 터졌다. 이다지도 완벽하게, 식물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묘사하다니! 붙박이 가구! 인간들은 지구상에 식물이 없으면 1년도 안 되어 멸종해 버릴 것이 분명한데, 그런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구온난화니, 환경오염이니 난리법석을 피우면서도 한쪽에서는 어떻게 하면 나무를 싹 베어내고 그 자리에 호텔을 지을까, 아파트를 지을까 고민한다. 그러고는 그 건물 창밖으로 푸르른 나무가 가득한 산과 맑은 강이 보이길 바란다. 그야말로 식물들에 대해 기껏해야 창밖을 장식해주는 병풍 정도로만 여기는 셈이 아닌가. 식물들이 얼마나 유능하고 조직화된 체계를 가지고 있는 존재인지 안다면 전세계 유수의 건설사들과 건설가들은, 아니 온갖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식물들에게 한 수 배우기를 청해야 할 것이다.



식물은 5억 년 전 선택의 갈림길에서 정착생활을 전략적으로 선택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장소에 정착하여 생활할 경우, 이리저리 이동하며 생활할 때보다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생장·번식하고 자신을 방어하려면 감각이 꼭 필요한데 식물이 그걸 몰랐을 리 없다. 앞으로 차근차근 증거를 제시하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식물도 인간처럼 오감을 갖고 있다. 이 감각들은 식물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각에 비해 성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식물은 그 외에 무려 열다섯 가지 감각을 더 갖고 있으니 말이다. (p. 79)



지난 3월에 읽은 <나무 수업>의 서평 제목을, '우리 곁에 언제나 존재했던 새로운 생명체들의 발견'이라고 적었었다. 우리 곁에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체 시스템을 가진 외계인이 살고 있었다는 의미에서 적은 것이었다. 그런데 <매혹하는 식물의 뇌>에서 식물이 갖고 있는 감각에 대해 설명하며 외계인 이야기를 꺼내어 깜짝 놀랐다.

두 저자는 식물들이 갖고 있는 감각의 정의를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것보다 넓게 본다면, 식물들 역시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고 냄새를 맡는다고 말한다. 이런 정의의 포괄적인 개진에 반박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외계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된다. 지구 환경과 다른 곳에서 진화하고 발달해온 외계인들은 우리가 가진 감각과는 다른 형태의 감각기관을 가질 수 있다. 우리처럼 두 눈이 없어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시각기관으로 시각 정보를 입력받고, 입이 없어도 다른 어떤 기관을 통해 소리를 낼지도 모른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것들과 다른 형태를 띤다고 해서 감각기관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눈이 번쩍 뜨였다. 식물의 감각기관을 우리의 것과 동일 선상에 놓기 위해 정의 자체를 '너무 포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싶다가도 이 외계인 이야기를 들으면 금세 수긍할 수밖에 없게 된다. 두 저자가 종종 언급하는 것처럼 나 역시 동물적인 기준을 너무나 당연하다고, 그게 식물들의 그것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그게 어떻게 감각기관이야' 하다가 외계인에 대입하자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건지. 외계인을 동물적인 형태와 습성을 지닌 생명체라고 단정하고 있으며, 동물이 식물보다 상등의 생명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니고 있었으나 알지 못했던 편견을 알게 되어 조금 놀랐고 동시에 쑥스러웠다. 내가 모르는 새에 그 어떤 편견이 내 의식 속에 박혀 있을지 또 어찌 알까?



식물의 행동은 보기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 사실 식물은 자신이 감지한 무기염류의 농도기울기에 비해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뿌리를 뻗는데, 이는 당장의 필요보다 미래를 내다본 포석이다. 즉, 미래에 발견될지도 모르는 영양분을 확보하기 위해 귀중한 에너지와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는 광산회사들이 새로운 갱도를 파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는 일에 비견된다.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여 투자하는 것은 식물이 지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 할 수 있다. (p. 97)


식물은 생장에 중요하거나 해로운 미량원소가 어디에 얼만큼 존재하는지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정확히 알아낸다. 식물의 뿌리는 영양소를 감지한 후, 그 방향으로 뻗어나가 흡수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오염물질이나 납, 카드뮴, 크롬 등의 위험물질이 있을 경우, 식물은 이들로부터 가능한 한 먼 곳으로 뿌리를 뻗는다. (p. 124)



읽으면 읽을수록 식물들의 뛰어난 감각에 감탄하게 된다. '그래도 그게 어떻게 감각기관이야' 하던 데서 나아가 인간들의 감각기관을 뛰어넘은 초능력자들의 것이랄만큼 기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금 당장 제 손에 있는 사과 속에 납이 들었는지 카드뮴이 들었는지 모르고 사각거리는 게 신선하고 맛있다며 먹을 테니 말이다. 더욱이 앞날에 있을지도 모를 영양분을 고려하여 미리 뿌리 발달에 투자하기까지 하니 식물들의 지능은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현된 것이 틀림없기는 하다. 실제로 흙화분에서 기르던 식물을 뿌리를 깨끗이 씻어낸 뒤 물그릇에서 키우면 놀랍게도 바뀐 환경을 금세 인지하고 수분 흡수 방식을 바꾼다. 뿌리 자체나 뿌리의 근단이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물을 '만져서' 환경이 바뀜을 알아차렸기 때문이거나, 혹은 흙화분에 있을 때처럼 힘차게 수분을 빨아들였다가 놀라서 잽싸게 흡수를 차단하고 다음번의 수분 흡수는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흡수를 하기 이전에 이미 환경의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렸을 것 같기는 한데, 어느 쪽이 됐든 식물이 자기들만의 감각기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것과 다르다 하여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 역시 확실하다.

 

 

 

 

 

 

제스처를 이용한 의사소통의 예는 '수관기피'다. 수관기피란 프랑스의 식물학자 프랑시스 알레가 붙인 이름으로, 나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더라도 서로의 수관을 건드리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수관 기피는 모든 식물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수관이 서로 뒤엉켜도 개의치 않지만, 참나무과, 소나무과, 도금양과 식물 등은 매우 내성적이어서 서로 몸이 닿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소나무 숲에 들어가 위를 쳐다보라. 소나무들끼리 수관이 맞닿지 않으려고 애쓰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웃의 잎들과는 물론 자기 자신의 잎끼리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마치 결벽증이 있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p. 141)



개그 책도 아닌데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는 식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 문장 및 단락들이 있다. 어쩐지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도 서로의 몸에 닿지 않으려고 몸을 한껏 움츠리는 외국 사람들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여기서 참나무과는 Faraceae, 소나무과는 Pinaceae, 도금양과는 Mytaceae로 우리가 생각하는 참나무나 소나무 등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공간이 한정되어 있으면 닿기 싫어하는 녀석들도 어쩔 수 없이 이웃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상황이 오지 않을까? 미래를 생각해 미리 뿌리를 뻗어놓거나 이웃들과 몸이 닿기 싫어하는(어쩌면 영양분을 빼앗기기 싫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식물들이라니, 그 형태만 다르다뿐이지 인간과 다를 게 뭐란 말인가?



모든 시장에는 정직한 상인과 부정직한 상인이 있기 마련이어서, 어떤 상인들은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어떤 상인은 고객을 속이기도 한다. (......) 루핀은 작은 꽃들을 무수히 피우는 콩과 식물인데, 이 식물에는 골치 아픈 문제가 하나 있다. 꽃이 하도 많다 보니 벌이 착각을 일으켜 똑같은 꽃을 두 번 방문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루핀은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했다. 벌이 한 번 꽃을 방문하고 나면 꽃잎 색깔이 파란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벌은 헛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꽃은 수정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윈윈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루핀은 상도의를 잘 지키는 정직한 상인을 연상케 한다. (......) 난초는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뛰어난 흉내쟁이요 사기꾼이다. (......) 오프리스의 꽃은 벌의 암컷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재주가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오프리스의 꽃은 벌의 모양은 물론, 조직, 표면, 향기, 심지어 페로몬까지 흉내 낸다. 간단히 말해서 오프리스는 벌의 시각, 촉각, 후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다. (......) 수벌이 일을 치르느라 버둥대기 시작하면 이 식물은 잽싸게 수벌의 머리에 꽃가루 꾸러미를 붙인다. 이렇게 수벌의 머리에 달라붙은 꽃가루는 당분간 떨어지지 않는다. 애욕에 눈이 멀어 허둥대다 졸지에 꽃가루 세례를 받은 수벌은 황급히 자리를 피해 다른 꽃으로 날아간다. 그러면 오프리스 아피페라는 비용 한 푼 안 들이고 수분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p. 167)



벌의 재방문을 방지하기 위해 꽃의 색깔을 바꾸는 식물이 있다니, 아니 그것보다 벌이 헷갈려서 다시 같은 꽃을 찾기도 한다니 재미있다. '정직한' 루핀의 반대편에는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난초 오프리스 아피페라가 있다. 고상하기로 이름 높은 난초들의 1/3이 사기꾼에 속한다니 그 아이러니가 우습기도 하다. 어쩌면 인간들조차 난초들의 아름다움에 속아 난초들을 고상하다고 말하며 아끼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두 저자는 식물들이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 곤충과 동물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위 인용 단락의 루핀이나 오프리스뿐만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크고 고약한 냄새로 유명한 타이탄 아룸이라는 꽃은 꽃가루 배달부로 송장벌레류와 쉬파리류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들을 꾀기 위해 고기(시체) 썩는 냄새를 풍긴다고 밝힌다. 식물들이 그저 동물들에게 뜯어 먹히거나 밟히기만 하는 불쌍한 신세는 아니었다. (책 앞부분에서는 식물들이 잎 등을 뜯어 먹혀도 살아남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식물들에 있어 최고의 꽃가루 매개자가 바로 인간이라고 저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들이 '웬만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인간과 친분 관계를' 맺기 위해 애쓴단다. 꽃들의 화려한 색깔과 모양, 향기, 그리고 열매 등은 바로 인간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어쩐지 살짝 감동적인 전율이 인다.


인간이 하나라도 제대로 완전히 불을 밝힌 분야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신체, 동물들의 신비, 식물들의 신비, 바닷속 세계, 지구의 여러 현상들, 그리고 우주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직도 겉표면만 긁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일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신비로운 일들이 무궁무진하니 신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야 그 지혜의 보고 겉표면을 긁는 주제에 우리가 한동안은 적을 두고 살아야 할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으니 역시 마음이 불편하다. 식물들은 오랜 세월동안 지금의 지구 환경을 만들어왔다. 그들의 느리지만 착실한 방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살기 좋은 지구를 가꿨다. 그런 덕을 보고 '이제 막' 나타난 인간이 마구잡이로 환경을 해치고 있으니 아무래도 식물들한테는 빚진 기분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오존 등으로 창문 한번 제대로 못 여는 때엔 더더욱 그렇다. 그것도 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폐해인데 인간들은 죄다 건물 안에 숨어 있고, 바깥의 식물들은 그 자리에서 얼마나 괴로울까 안타깝다. 그리고 우리는 또 건물 안에서 화분 속 작은 식물들에게 의존한다. 이 무슨 바보 같은 짓인지 모르겠다. 환경은 늘 뒷전이고 무조건 앞뒤 없는 개발을 밀어부치는, 그 어떤 생명이든 값싸게 다루는 우리나라에서 더욱 필요하고 또 읽어야 하는 책이다. 길가의 민들레 한 포기조차 자기 생존을 위해 그토록 치밀하게 계산하고 노력하는 걸 생각하면 모든 생명이 값지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이 식물들이 차곡차곡 꾸준하게 산소를 뿜어내고 유해물질을 저감시키며 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값진 선물인 것 또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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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매혹하는 식물의 뇌 평점10점 | a*******c | 2018.07.11 리뷰제목
개인적으로 식물을 참 좋아하고 많이 길러도 봤기 때문에 이 책이 친근하게 느껴졌고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읽게 되었는데 그동안 몰랐던 식물에 대한 지식과 뛰어난 식물의 지능에 대한 놀라움까지 얻을 수 있었다. 엄청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고 재미가 있어서 읽는내내 시간가는줄 몰랐던 것 같다. 대여로 사놓은 상태인데, 이거 그냥 새로 한권을 살까도 생각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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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식물을 참 좋아하고 많이 길러도 봤기 때문에 이 책이 친근하게 느껴졌고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읽게 되었는데 그동안 몰랐던 식물에 대한 지식과 뛰어난 식물의 지능에 대한 놀라움까지 얻을 수 있었다. 엄청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고 재미가 있어서 읽는내내 시간가는줄 몰랐던 것 같다. 대여로 사놓은 상태인데, 이거 그냥 새로 한권을 살까도 생각중에 있다. 두고 두고 읽으면서 가까이 하고 싶은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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