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을 연결한 초월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사회, 문화, 경제적 가치를 지닌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비대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요.
메타버스는 기존 Zoom이나 MS의 Terms 처럼 원격 협업 및 교육을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조, 수익창출,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디지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이러한 메타버스 공간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단순히 3차원의 게임공간 정도로만 인식하고, 로그오프만 하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말 그대로 가상과 현실은 엄연히 분리된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이나 '매트릭스'와 같은 장면을 현실에서 아직 볼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지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메타사피엔스>에서는 '현실이 된 가상을 살아가는 메타버스의 신인류'라는 테마를 가지고, 진정한 메타버스의 사람들과 이들이 창조한 세계 그리고 그 속에서 공유되는 문화와 삶을 통해 디지털이 만들어내는 신대륙의 가상 사회, 메타버스가 인공지능을 만나면 나타나는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현상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VR과 AR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게 되면 이들이 현실과 맞닿으며, 어떤 방식으로 혁신이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즐기는 메타버스 매니아들의 심리와 그 기반 기술이 무엇인지도 함께 파헤치고 있답니다.
우선 서문을 통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필자들은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기 한참 전부터 이미 가상 현실 속에서 수많은 국적의 사람들과 밤을 지새우며 살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실제 디지털 그래픽의 침대에서 잠들고 일어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메타버스의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앞서 가상세계에 대한 회의론자들에 맞서 저자들은 낮은 수준의 오락에서 벗어나 메타버스는 이미 영화 그 이상의 현실을 우리 앞에 가져다 두었으며, 가상 현실에서의 삶은 전혀 과장이 아님을 책 전반을 통해 다양한 예를 통해 증명하려는 듯 보입니다.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가상현실(VR)이란 기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VR, 구글 카드보드 VR, 유튜브의 VR 콘텐츠 등과 같은 낮은 수준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단순 3차원 영상물 그 이상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풀 바디 트래킹(Full Body Tracking)" 즉, 신체의 각 부분에 트래커를 고정함으로써 가상 현실 속에서 완전한 신체 움직임을 구현하는 기술이 동반되어 가상 현실을 관찰하는 시점에서 가상 현실 속에 우리 자신이 있음을 인지하는 인식의 변화로 부터라는 사실입니다.
이 기술이야 말로 현실과 똑같이 가상에서도 걷고, 뛰고, 만지는 등의 진정한 의미로서의 VR이며, 2015년 대만의 HTC와 밸브 사의 연구협력으로 탄생한 PC용 VR 기기인 'HTC 바이브'와 '밸브 트래커'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이 지적하는 현대 VR 문화의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VR 플랫폼은 바로 VR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인 "VR 챗" 입니다. 아무런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서버 위에 가산 현실 공간을 구축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무료로 배포함으로서 누구나 VR 챗 속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서로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커뮤니티인 '월드'를 만들어 내고, 아바타를 통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간다는 현재 VR 패러다임의 원형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진정한 가상 현실에서의 삶의 시작은 'VR챗'과 '인덱스 컨트롤러(근접도 센서를 통해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인식)' 그리고 '풀 바디 트래킹'의 등장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합니다.
특히 '풀 바디 트래킹'과 함께 '인덱스 컨트롤러'는 손에 컨트롤러를 잡고 있을 필요가 없이 직접 자신의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건드리거나 쓰다듬는 것이 가능해 짐에 따라 현실의 신체가 그대로 가상 공간에서도 똑같이 인식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총 8장으로 이뤄진 본서는 각 챕터 하나 하나가 독립적인 구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메타버스라는 큰 패러다임을 이해함에 있어 우리가 알아야할 관련 문화, 사회, 기술, 경제, 윤리, 세계관 등을 열린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1. 환상과 현실의 유화 :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 현실의 존재와 그속에서 소비자와 디지털 현실을 창조하는 능동적인 창작자(생산자)로서의 삶
2. 디지털 세상의 신인류 : 가상 현실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메타버스내에서의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화하는 가? (아바타와 익명성 그리고 자아정체성)
3. 가상 현실, 그 문화의 시작 : 가상 현실의 문화 양태(4챈(4chan)과 서브컬쳐)와 이를 통한 기술적 발달
4. 가상 현실의 경제와 산업 : 독특한 기부문화와 가상 현실 내에서의 '가상 현실 시장(부스(Booth), 버츄얼 마켓(Vket))' 등의 멀티플랫폼 온라인 쇼핑몰, 게임산업
5. 현실 문화의 종말과 가상 현실의 사회 : 물질의 희소성이 사라진 디지털 세계에서 바라본 현실의 부와 권위의 허망함
6. 메타버스 사회의 미래 : 메타버스 기술로 탄생할 미래 디지털 도시와 주거 환경의 일부로 기능하는 XR과 실물 메타버스 경제의 가능성 분석
7. 메타버스 시대의 인공지능 문화 : 생산성의 도구가 아닌 문화적 대상으로서의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만남
9. 신인류의 출현, 메타 사피엔스 : 메타버스 문화의 기술적 흐름이 시사하는 가상과 현실 사이의 철학사적 고찰(과학적 허무주의?)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인간 시각의 한계를 초월하고, 아바타를 통해 촉감을 인식하며, 24시간으로 분절되지 않는 가상의 시간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가상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의 규칙을 만들고, 관계를 맺어 나갑니다.
처음 시작할 때 메타버스는 '기회의 땅'이라 말씀드렸습니다. AR과 VR, 5G, IoT 그리고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돼 현실 세계의 물리적 제약이 없지요. 따라서 개인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고, 기업 역시 수익 창출, 고객 만족, 사회 공헌을 통한 소셜 임팩트와 같은 효과가 이를 반증합니다.
본서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세상, 그러나 실은 현재에 이미 존재하는 세상으로서의 '메타버스의 AtoZ'를 다루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통해 크게 주목받아 성장하고, 포스트 코로나 이후 대세로 자리잡을 우리들 삶의 패러다임인 메타버스의 진면목을 확인하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