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참 취향 독특하다!"처럼 쓰임새가 그다지 긍정의 어감이 아닌 건 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편적인 것과는 다른 독특이나 특이하다는 '이해 불가' 정도의 방향이니 단어의 뜻과는 다른 건 분명하다.
취향[취ː향],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표준국어대사전)
뭐랄까 표지 그림을 보면서 <마루코는 아홉살(치비 마루코 짱, 후지TV)>이란 만화가
"너, 참 취향 독특하다!"처럼 쓰임새가 그다지 긍정의 어감이 아닌 건 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편적인 것과는 다른 독특이나 특이하다는 '이해 불가' 정도의 방향이니 단어의 뜻과는 다른 건 분명하다.
취향[취ː향],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표준국어대사전)
뭐랄까 표지 그림을 보면서 <마루코는 아홉살(치비 마루코 짱, 후지TV)>이란 만화가 생각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생김새가 비슷해서 일 수도 있겠고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닮아서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내 느낌이고 내 취향이랄까.
시작에 윤종신의 노래 '느슨'과 읽으면 좋다고 팁을 준다. 윤종신이라... 특별히 호불호가 없는 가수라 새삼 '취향'이라는 의미가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작가와 나는 음악적 취향은 같지 않을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공감 에세이가 그렇듯 감수성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그렁한 눈길을 한 작가가 '세상 풍파를 헤쳐나가는 일이 무척 고단해요. 혹시 여러분도 그렇지 않나요?'라는 류의 글들일 것이라는 얼척없는 짐작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생각보다 먼저 덤비는 당참도 있고, 쉬어야 할 타이밍을 감지하는 촉과 살아남기 위한 도망침을 선택하는 결단력도 갖췄다.
작가의 그런 점이 부럽다. 회사에서 도망쳐야 하는지 버텨야 하는지 분간도 못하는 데다 그런 몇 가지 이유조차 적지 못하는 입장이 서글프다. 뭐 이리 인생이 황망해지는지.
한편, '다름'을 '속도'로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타인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벌어지는 것들에 대한 느림을 공감하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보통의 아이들의 '발달'을 정상이라는 기준선을 그어 놓고 선에 닿느냐 미치지 못하느냐를 두고 전전긍긍하는 건 보통 어른들의 기준이 아닐까. 그래서 아이들을 학습부진이나 주의산만 같은 분류를 만들어 놓고 스스로 안심하지 못하고 옭아매는 건 아닐까.
사는 게 여행이 되는 경험은 아무나 못할 텐데 작가가 여행을 삶으로 끌어들이고 세상 풍경이 새롭게 관찰되었다는 소회는 부러운 마음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작고하신 천상병 시인이 삶이 소풍이었다고 하신 그 마음과 같지 않을까 싶다. 이런 삶을 글과 그림으로 채우는 작가니 오죽이나 부러운지 말로 다할 수 없다.
아! 가슴을 훅 덥혀 버린 문장을 만난다. 나 역시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면서도 입으로는 툴툴거리며 불평불만을 옮기는 편이라서 얼굴이 확 달아오를 정도로 부끄럽기도 해서 더 정신이 번쩍 났다.
"어떤 일이든 일단 하기로 했을 때는 그냥 해라, 예슬아." 193쪽
회사 일이건 타인을 돕는 일이 건 내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겉은 아니지만 속은 툴툴거리며 하는 편이다. 한데 이런 마음가짐이 어떤 의미에선 더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고 에너지를 소모할 게 아니라 이왕 하는 거 집중도를 발휘해 빨리 벗어나는 게 더 지혜로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기억에 남는 걸 하나 꼽으라면 '아직 잘 간직하고 있는 중이다'가 아닐까. 게다가 대부분 사람들은 SNS의 발달로 자신의 DNA에 약간의 관종끼를 새기면서 다채로운 색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그런데 작가는 그저 무채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거나 어릴 때부터 간직한 문구류나 일기장, 생활기록이 된 통신표, 알바하면서 썼던 노트 등 시간이 지나면 잊혀도 괜찮을 것들조차도 간직을 선택하는 작가의 취향은 유독 진한 향기로 남는다.
각자의 취향은 오랜 시간 켜켜이 쌓아지며 만들어진 역사이며 향기라는 이야기가 좀 오래 남을지도 모르겠다.
책속에 저자의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참으로 가슴속 깊이 와 닿는다. "있잖아. 나는 참 재미있게 살았다?" 기나긴 세월을 보내고 노년이 되어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봤을 때 "참 재미있었다." 라고 표현할 수 있는 삶. 그런 삶은 대체 어떤 삶일까? 저자의 그 질문이 중년의 나이가 되어가는 내게 의미있는 물음을 던져주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어릴적 "엄마 우리는 왜 부자가 아니야?"
책속에 저자의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참으로 가슴속 깊이 와 닿는다. "있잖아. 나는 참 재미있게 살았다?" 기나긴 세월을 보내고 노년이 되어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봤을 때 "참 재미있었다." 라고 표현할 수 있는 삶. 그런 삶은 대체 어떤 삶일까? 저자의 그 질문이 중년의 나이가 되어가는 내게 의미있는 물음을 던져주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어릴적 "엄마 우리는 왜 부자가 아니야?"라고 물었을 때 "응, 우리는 마음이 부자야" 라고 답변을 들었다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 어느덧 어른이 된 저자가 그 시절의 엄마를 떠올리며 엄마의 마음을 읽어내는 장면과 늘 낙천적인 삶을 살아가며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하신 아빠 덕분에 자신은 마음이 부자인 사람으로 자랐다고 하는 대목은 많은 감동을 주는 내용이었다. 가족 간에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저자의 글이 따듯함을 더해주는 책이었다. 지하철 기관사의 방송 한마디에도 깊은 감명과 고마움을 느낄 줄 아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곱게 느껴졌다. 또한 버스 안에서 만난 아주머니와 할머니의 이야기는 이웃에게 전해지는 따스함이 느껴져 책을 보는내내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글과 그림에서 따스함이 느껴져 내 마음도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이 말에 크게 공감하며 가족애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사람을 보고 지지리 궁상맞다고들 표현한다. 꾀죄죄하고 초라하다는 뜻인데 물건 자체가 꾀죄죄할 순 있어도 초라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초라할 리 없고 그 마음이 물건에도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우리 가족이 가진 물건에 대한 취향이 애틋하다."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 입니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면
그 사람의 성격이 보인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취향을 가지고 계신가요?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줄 오늘의 책
774. " 취향의 기쁨 " 입니다.
"취향"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으로
어느 날
시작일: 2021/01/05
완독일: 2021/01/25
· 책 속의 울림 문장
맥시멀리즘에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습성을 가졌다고 해서 아무 물건이나 사들이고 쌓아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한번 내 손에 들어온 물건들은 쉽게 버려지지 않기 때문에 살 때도 나름 꽤 신중한 편이다. 나를 오래도록 설레게 하는 물건들로 맥시멀리즘을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망쳐도 망
맥시멀리즘에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습성을 가졌다고 해서 아무 물건이나 사들이고 쌓아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한번 내 손에 들어온 물건들은 쉽게 버려지지 않기 때문에 살 때도 나름 꽤 신중한 편이다. 나를 오래도록 설레게 하는 물건들로 맥시멀리즘을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망쳐도 망친 그림을 그린 내가 남겠지.
· 생각 기록장
예전에 읽었던 이치다 노리코의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과 비슷한 느낌의 책이었다. 그리고 제목이 취향의 기쁨인 것 치곤 생각보다 취향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주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그보다는 작가의 삶을 대하는 태도,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맞다고 본다.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나는 그리 감수성이 뛰어난 인물은 아닌지라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다. 자기 전이나 이동하는 길에 잠깐씩 짧게 끊어 읽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 던져볼 만한 질문
Q. 당신이 스스로를 아끼는 방법은? ( from. 라떼 )
A. 혼밥할 때 플레이팅에 신경쓴다. 그렇게 차려먹은 한끼는 굉장히 스스로를 잘 대접해준 기분이 들게 한다.
Q. 어릴 때 하다가 지금은 그만둔 일? ( from. 찹쌀 )
A. 인도의 사이드인 회색 대리석 부분만 밟고 외줄타기를 하듯이 걷곤했는데 그걸 안하게 되었다.
Q. 지친 나를 달래주는 치유의 장소가 있다면? ( from. 캔디 )
A. 식료품점에서 마음의 안정감을 느낀다. 특히 같은 식료품이어도 시장보다는 대형마트같은 공산품 식재료들이 좋다. 가격표 고지가 정확하고 위생적이며 마감이나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구경하다가 건지는 물건들이 나를 들뜨게 한다.
취향의 기쁨 - 권예슬 글, 그림 제목부터 표지 그림까지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점차 나 자신의 취향을 알고, 단단해져 가는 모습을 그린 에세이.다정한 문체와 가끔 등장하는 만화로, 편안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특히, 취향을 찾는 것을 목욕물의 온도를 이리저리 돌리며 나에게 맞는 편안한 온도를 찾는다는 것에 비유하여, 딱 맞는 온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제목부터 표지 그림까지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점차 나 자신의 취향을 알고, 단단해져 가는 모습을 그린 에세이. 다정한 문체와 가끔 등장하는 만화로, 편안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취향을 찾는 것을 목욕물의 온도를 이리저리 돌리며 나에게 맞는 편안한 온도를 찾는다는 것에 비유하여, 딱 맞는 온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내 취향, 진정한 나를 알아주고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