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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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더트

리뷰 총점 9.6 (86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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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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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아메리칸 더트 평점10점 | b*******a | 2021.02.06 리뷰제목
오랜만에 책을 봤다. 요새 책이 땡기지 않아 근 한 달 만에 책을 손에 쥐었다. 제목은 "아메리칸 더트" 난민의 삶을 그린 책이라고 했다. 몇 년 전 예맨 난민으로 우리나라가 시끌했었기에, 나는 그 정도 생각을 하고 책을 폈다.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육백페이지가 넘는 책을 다 봤다. 생각보다 몰입감 있고, 생각보다 현실은 잔인했다. 이 책의 처음은 총기난사로
리뷰제목

 


 

오랜만에 책을 봤다. 요새 책이 땡기지 않아 근 한 달 만에 책을 손에 쥐었다. 제목은 "아메리칸 더트" 난민의 삶을 그린 책이라고 했다. 몇 년 전 예맨 난민으로 우리나라가 시끌했었기에, 나는 그 정도 생각을 하고 책을 폈다.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육백페이지가 넘는 책을 다 봤다. 생각보다 몰입감 있고, 생각보다 현실은 잔인했다.

이 책의 처음은 총기난사로 시작된다. '멕시코의 어느 마을에서 총기난사로 일가족 사망'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사 한 줄로 이해되거나 또는 기사 한 줄 나지 않는.. 그 나라에서는 흔한 일이라는 것이 놀랍니다.

아이들은 부유하건 가난하건 중산층이건 모두 길에서 시체를 본 적이 있다. 살인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험에도 계급이 있고 어떤 가족은 다른 가족보다 위험에 훨씬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따라서 루카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나 알고 있다고 해서 이 일을 받아들이기 쉬워지는 건 아니다.-15

 

이 소설은 멕시코와 카르텔과 난민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나는 솔직히 난민하면 전쟁난민을 생각했지 카르텔로 인한 난민이라니.... 우리나라로 치면 조폭에게 쫓겨 일본이나 중국으로 넘어가는 그런 일 아닌가 싶었는데... 소설 속 카르텔의 행태는 솔직히 생각보다 너무 잔혹했다.

 

리디아의 몰살된 가족들 시신 위로 성호를 긋는 스물내 명이 넘는 경찰과 의료진 중 일곱 명이 이 지역 카르텔로부터 정기적인 뇌물을 받고 있다. 이 불법 수당은 정부가 주는 월급보다 세 배나 많다. 사실 이미 한 명이 헤페(보스)에게 리디아와 루카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했다. 나머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바로 그러라고 카르텔이 돈을 주기 때문이다.-24

 

이 길은 오로지 다른 선택이 없는 사람, 고향에 폭력과 고난만이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매사에 틀어져서 좌절하게 될 겁니다. 기차에서 떨어지기도 할 겁니다. 불구가 되거나 다치는 사람이 다반사일 겁니다. 죽는 사람도 속출할 겁니다. 납치와 고문, 인신매매, 몸값 요구에 시달리는 사람은 아주 아주 많을 겁니다. 운이 좋아서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미국까지 간다고 해도 기껏 타락한 코요테에게 버림받아 사막의 뙤약볕 아래서 홀로 죽을 겁니다. 아니면 당신의 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르텔 조직원에게 총을 맞아 죽을 겁니다. 그리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돈을 털릴 겁니다. 한 사람도 빠짐 없이요. 엘 노르테까지 가는 데 성공한다면 땡전 한 푼 없이 가게 될 겁니다. 내가 장담하죠. 주위를 둘러보세요. 어서요. 서로를 바라보세요. 셋 중 한 명 꼴로 살아남아서 목적지에 도달하게 될 겁니다. 그게 당신일까요?-280

 

살기 위해서 떠나는 여정은 잔혹했고, 온 가족이 다 죽고 아들하고 둘이서 떠나는 여정은 잔인했다. 작가가 난민 중이 여자와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말했던 걸 소개글에서 읽었는데.... 보면 볼수록 숙연해지는 것이 있었다.

사랑에 빠질 뻔했던 남자가 자신의 가족을 다 죽이고, 경찰이고 같은 처지의 사람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어딜가나 돈을 뜯어내거나 사람을 팔아먹거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그래도 제정신인 몇몇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멕시코장벽을 세운다는 트럼프의 말이 나에겐 그저 뉴스 한 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생존을 막는 장벽이고, 가족을 막는 장벽이라는 것을 소설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다. 내가 읽은 이 조금은 두꺼운 책으로 '엘 노르테' 로 가는 여정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같은 여자로서 분노되는 부분이 있었고,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생존욕구를 동감했고, 또 한 인간으로서 인간이 얼마나 양면적인 존재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세상에는 무조건 나쁜 인간이나 착한 인간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조금은 착하거나 조금은 나쁜 사람들이 주이다.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사람이 마약왕일수도 있고, 좋다고 느꼈던 기사가 한 사람을 자살로 몰고 갈 수도 있고, 위험하다고 느꼈지만 실은 선량한 사람일수도 있고 말이다. 물론 나쁘다고 생각했던 놈이 끝까지 나쁜 놈일 때도 있고 말이다.

보면서 인간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총과 범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총기 금지국가라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어느날 우리동네에서 총기난사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고, 짭새라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공권력이 살아있으며, 공공연연하게 도시에서 폭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소설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물론 멕시코의 모든 도시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삶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보면서 또 흥미로웠던 것은 하단에 챕터 명이 나와있었는데, 이 챕터가 소설이 진행될수록 점점 위치가 변경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 나는 멕시코 지리를 1도 모르지만, 지리천재 루카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도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4,257킬로미터를 살기위해 이동한 사람들..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때로는 자신의 몸마저 비용으로 바쳐야 하고, 돈을 뜯기는 게 차라리 베스트인.... 그런 삶을 보면서 나는 일제시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났다. 집을 잃고 땅을 잃고 나라를 잃고 삶을 찾아서, 살 곳을 찾아서 뒤돌아 보지 못하고 달려갔을 사람들... 이 이야기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카르텔 난민들의 이야기이지만, 나에게 적용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몰입감으로 볼 때는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하다가 덮고 나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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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윈프리추천

#장벽이쪽에도꿈이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1
종이책 오직 생존을 위해! 평점10점 | l****1 | 2021.02.20 리뷰제목
매일 밟고 다니기에 우리에겐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흙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어떻게 해서라도 간절히 밟아보고 싶은 흙일 수 있다. 오래도록 먼 타향에 있어 단 한 번도 다시 가보지 못했던 고향 땅이 그러할 것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오로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죽음과 절망만이 가득한 나라를 떠나고 싶었던 이에게도 그 흙은 그런 대상일 수 있다. 이주자의 딸이자 아내인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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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밟고 다니기에 우리에겐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흙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어떻게 해서라도 간절히 밟아보고 싶은 흙일 수 있다. 오래도록 먼 타향에 있어 단 한 번도 다시 가보지 못했던 고향 땅이 그러할 것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오로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죽음과 절망만이 가득한 나라를 떠나고 싶었던 이에게도 그 흙은 그런 대상일 수 있다. 이주자의 딸이자 아내인 미국 작가 제닌 커민스의 소설 '아메리칸 더트'의 표지엔 철조망이 그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표지는 그 철조망 뒤의 흙을 보여주는 듯하여 내게 이런 생각들을 품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소설의 주인공 여성 리디아가 그랬던 것이다. 그녀는 멕시코에 산다. 그것도 아침 해변 산책길에서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 흔한 일상이 되어버린 마약 카르텔이 지배하는 도시로 악명 높은 아카풀코에서. 그녀는 기자의 아내로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았지만 그건 하루 아침에 산산이 부서진다. 남편이 카르텔에 대하여 안 좋은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그들이 보낸 시카리오(암살자)에 의해 무려 남편을 포함하여 열 여섯 명의 가족들이 무참히 도륙당한 것이다. 오직 단 하나의 아들과 함께 간신히 목숨을 건진 리디아는 여전히 자신과 아이의 목숨을 빼앗으려 달려드는 카르텔을 피해 오직 살기 위해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이 합법적으로 이주할 수 없는 멕시코 인들에게 어떤 땅인지는 잘 알지 않는가? 굳이 트럼프가 추진했던 장벽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그 전부터 미국은 철조망 건너편의 흙이었다. 그래도 가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은 물론 아들의 목숨까지 걸려 있으니까. 설령 철조망에 살점이 남김없이 뜯겨나간다 하여도 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 간절한 염원으로 이뤄지는 처절한 여정이 소설 '아메리칸 더트'에선 놀랍도록 생생한 묘사와 함께 가득 펼쳐진다. 아무런 곁다리 없이 오직 살아남는 것에 할애된 소설만큼 높은 몰입감을 주는 건 또 없기에 나 또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푹 빠져 읽었다. 관조의 순간을 용납하지 않고 매 순간 긴장 속에 읽게 만드는 작품은 참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잘 받지 못했던 거의 밑바닥으로 내몰린 멕시코 이주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마음으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면서까지 이주를 감행하는지에 대해서 잘 재현하고 있어서 영화나 미국 드라마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멕시코 인들의 미국 이주 사안에 대해 제대로 헤아려 볼 수 있는 기회도 된 것 같았다. 책 띠지에 수많은 매체들의 원픽 소설이라고 나와 있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간다. 뭔가 묵직한 소설을 만나보고 싶었다면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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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아메리칸 더트 - 제닌 커민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1.02.04 리뷰제목
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 (160p)   그녀를 따라서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단순하게 그녀를 따라간다. 그들이 몸을 날려서 뛰어 내릴때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주먹이 쥐어진다. 손톱이 손바닥에 와 박히는 것이 느껴진다. 힘이 들어갔다는 증거다. 그들이 무사히 안착할 때면 저도 모르게 숨이 쉬어진다. 숨을 쉬지 못하고 참고 있었ek는 증거다. 생각을 해서는 절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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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 (160p)

 

그녀를 따라서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단순하게 그녀를 따라간다. 그들이 몸을 날려서 뛰어 내릴때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주먹이 쥐어진다. 손톱이 손바닥에 와 박히는 것이 느껴진다. 힘이 들어갔다는 증거다. 그들이 무사히 안착할 때면 저도 모르게 숨이 쉬어진다. 숨을 쉬지 못하고 참고 있었ek는 증거다. 생각을 해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들이 이어진다. 단순히 살기 위해서다. 어린 아들과 살기 위해서 자신들이 살던 동네를 떠났고 나라를 떠나려고 이동 중이다. 이것이 그렇게도 힘든 일이었던가.

 

그들이 나도 죽일 거예요. (24p)

 

평화로운 하루였을 것이다. 대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바베큐를 굽고 친척아이들끼리 장난을 치고 소리를 지르고 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그런 행복한 자리였을 것이다. 그들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들은 난사했다. 누구를 겨냥하고 말고도 없었다. 그냥 일망타진이었고 싹쓸이었다. 딱 그 시간에 화장실에 있어서 루카는 살았다. 그 루카를 구하러 온 엄마여서 그렇게 그들은 살았다.

 

살면 무얼 하는가. 그들을 죽이러 온 것은 카르텔이었다. 그 지역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는 카르텔. 경찰에 신고를 하면 뭘 하나. 그들 자체가 다 돈을 받고 그들의 편인 것을 말이다. 오히려 그들에게 의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하지 않으면 그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니 리디아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 도망치는 것. 그들이 살았던 곳에서 달아나는 것. 그것이 최선이고 차선은 없었다. 죽지 않으려면.

 

그냥 쉽게 생각했다. 여권과 비행기표를 챙겨서 카르텔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곳곳에 그들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카르텔들이 있었다.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누군가에게 알려지는 곳은 갈 수가 없었다. 비행기로 이동을 하는 것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죽을 것이라는 것을 예약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그녀의 선택은 단 하나였다. 밀입국을 하는 것이다.

 

분명히 그 나라의 시민이건만 그녀와 어린 아들을 보호해주지는 않았다. 나라가 나서서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린 아이을 잃었던 한 엄마의 선택도 그와 마찬가지였다. 나라가 국민을 보호해주지 않으니 그녀는 이 나라를 떠나서 다른 나라로 이민갔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와 똑같은 실정이다. 다만 다른 것이라면 리디아에게는 어린 루카가 있다는 점이다. 그 아이를 살려야 한다. 열명이 넘는 가족이 다 죽었고 이제 남은 것은 엄마와 아들 단 둘뿐이다.

 

비록 떠나온 나라와 환경은 다 달라서 누구는 도시에서 살았고, 누구는 시골에서 살았고, 누구는 중산층이고, 누구는 가난하고, 누구는 고학력이고, 누구는 문맹이고, 누구는 살바도르인이고, 온두라스인이고, 과테말라인이고, 멕시코인이고, 마야인일지라도 다들 힘든 사연을 기차 위에 실은 채 엘 노트테로 향한다. (275 p)

 

기차를 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누군가는 기차가 천천히 들어올 때를 맞춰서 함께 달리다가 손잡이를 잡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여자이고 더구나 어린 아들이 있는 그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가 달리는 것은 고사하고 아들이 어떻게 거기에 올라타겠는가 말이다. 그들은 뛰어 내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도 길에서 만난 자매가 알려준 방법이었다. 달리는 기차의 위에 뛰어내리는 것. 그것도 말은 쉽지만 실제로 해본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그녀는 생각하지 마를 되뇌고 되뇌고 또 되뇌어야 했을 것이다. 생각한다면 절대 실행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말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좋지 않은 상황들이 그들을 감싸고 있다. 그래도 그들은 목적지에 도달했고 무사히 안착했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토록 좋은 것이었던가. 책장을 덮으며 되뇐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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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영미장편소설 # 아메리칸더트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아메리칸더트 서평 평점10점 | h*******5 | 2021.03.17 리뷰제목
나는 영미장편소설을 좋아한다. 영미권에서 쓴 소설들을 읽으면 확실히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래서 아무리 요즘이 영상 시대라고 해도 나는 영화보다 영미장편소설 한 편을 읽는 게 더 재미있다.     이번에도 우연한 계기로 제닌 커민스가 쓴 장편소설인 <아메리칸 더트>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역시 내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
리뷰제목

나는 영미장편소설을 좋아한다. 영미권에서 쓴 소설들을 읽으면 확실히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래서 아무리 요즘이 영상 시대라고 해도 나는 영화보다 영미장편소설 한 편을 읽는 게 더 재미있다.

 


 

이번에도 우연한 계기로 제닌 커민스가 쓴 장편소설인 <아메리칸 더트>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역시 내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아메리칸 더트>를 읽고 받은 충격과 스릴이 책장을 덮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소설 속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내용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서평을 쓰기 전 한 번 더 이 책에 대해서 떠올려봤는데, 역시 이 책이 보여주었던 위력들인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 셀러 1위',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과 같은 것들이 너무나 잘 이해 되었다.

게다가 <아메리칸 더트>는 이미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아주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가진 영미장편소설이라는 점은 입증이 되었다.

 

'내가 이 소설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박진감 넘치는 전개 때문이다.

이 소설은 '맨 처음에 발사된 총알 중 하나가 8살 소년인 루카가 소변을 보려는 변기 위의 열린 창문으로 날아든다.'라고 시작을 한다. 처음부터 누군가가 루카가 사는 집에 총기 난사를 한 것이다. 루카는 운이 좋아서 어머니인 리디아와 함께 총에 맞지 않았지만 무려 일가친척 16명이 살해당하고 마는 끔찍한 일을 겪는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대형 살인사건이 벌어졌지만 루카와 리디아는 절대 보호받을 수 없다. 이들이 살고 있는 멕시코는 경찰, 공무원 등이 카르텔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더욱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된 원인은 리디아의 남편이 바로 이 지역 카르텔을 파헤친 신문기자였기 때문이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보호받을 수 없는 리디아와 루카가 선택한 것은 결국 미국행이다. 그러나 이들이 미국으로 가는 길이 결코 순탄할 수는 없다. 그 사이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총 414쪽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장편소설임에도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과연 이들이 살아남을지, 잡힐지 너무나 긴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멕시코의 조폭 집단이 얼마나 무서운 집단인지 이 소설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나름대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의 집단이 멕시코에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역시 이 소설을 선택하고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의 강력한 이야기를 가진 소설이 과연 또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소설가 지망생으로서 이 소설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욕심도 든다. 아무튼 <아메리칸 더트>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보아야 하는 역대급 명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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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장벽 이쪽에도 꿈이 있다. 평점10점 | b******a | 2021.02.08 리뷰제목
표지가 마음을 사로 잡았고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이란 말에 매료되었다. <아메리칸 더트>는 난민의 애환을 담은 픽션이다.  하지만 난민의 존재와 그들의 삶은 모두 사실이다.  조카의 성인식 파티가 열리던 날, 18명의 대가족이 집 마당에 모여 파티를 열고 있었다. 그 때 총소리가 빗발치고 엄마 리디아와 8살 아들 루카는 화장실에 숨어 운좋게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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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마음을 사로 잡았고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이란 말에 매료되었다.
<아메리칸 더트>는 난민의 애환을 담은 픽션이다. 
하지만 난민의 존재와 그들의 삶은 모두 사실이다. 

조카의 성인식 파티가 열리던 날, 18명의 대가족이 집 마당에 모여 파티를 열고 있었다.
그 때 총소리가 빗발치고 엄마 리디아와 8살 아들 루카는 화장실에 숨어 운좋게 목숨을 건진다.
아빠이자 남편 세바스티안을 포함한 일가족 16명이 그 자리에서 총에 맞아 숨진다. 
총소리가 사라지고 사내들이 떠나간 후 리디아는 경찰을 부르지만, 현장을 조사하는 경찰들 내부에도 카르텔의 돈을 받아 일하는 부패 경찰이 있다는 사실을 리디아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집에 남아 있을 경우 리디아와 루카 또한 목숨을 부지할 수 없기에 곧장 짐을 싸서 떠난다.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사건 현장을 떠나는 리디아를 보면서도 경찰 또한 그녀가 그렇게 서둘러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멕시코 카르텔 조직에 대한 기사를 썼던 기자 남편은 그 전부터 카르텔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고 목숨의 위협을 받았던 적이 있다. 
리디아는 갱단이 들이닥쳐 일가족을 살해했을 때 바로 알았다. 그것은 보복이라는 것을. 

리디아는 어린 아들과 함께 북쪽으로 향한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많은 난민들이 생존과 안전을 위해 향하는 엘 노르테로.
중산층의 삶을 살던 리디아는 한 순간에 꾀죄죄한 난민들과 섞여 기나긴 여정에 오르지만, 
카르텔 조직원은 전국 곳곳에 숨어있었기에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카르텔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미국 땅을 밟는 것은 이들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수많은 난민들이 엘 노르테로 가기 위해 화물열차에 무단 탑승하고 열차 지붕에 앉아 수천 킬로를 이동한다. 
달리는 열차에 탑승하려다 열차 바퀴에 짓이겨지고 목숨을 잃는 일이 다반사다.

엘 노르테로 향하던 중 모자는 솔레다드와 레베카라는 자매를 만나게 된다.
특히 언니 솔레다드는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다. 
아름다운 그녀와 마주치는 난민들은 하나같이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는 말을 던진다.  
자매 또한 카르텔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엘 노르테로 향하고 있었고 이미 수차례 난민 길에 오르고 화물열차에 탑승해본 적이 있었기에 모자는 자매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열차를 이용하는 데에는 두가지 위험성이 있는데 열차에 탑승하는 일 그 자체와 불법이민자 단속반이다. 
이 단속반이 진짜 정부에서 나온 것 일수도 있고 불법이민자를 단속하는 불법 단속반 일수도 있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진짜 정부에서 나온 단속반 마저도 카르텔 조직원이라면 같은 결과를 맞기 때문이다. 

노련한 자매를 만나 달리는 열차에 탑승하기 좋은 방법을 배우고 그렇게 무사히 북으로, 북으로 향하던 어느 날 열차를 덮친 단속반에 잡혀가게 된다. 
리디아는 멕시코 사람이었기에 사실 불법이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두 단속반에 건네어 위기를 벗어나지만,
솔레다드, 레베카 자매는 굶주린 남자들에게 팔려갈 운명에 처하게 된다.
리디아에게 남은 현금은 국경을 넘는 것을 도와줄 코요테에게 줄 몸 값밖에 없었지만, 자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 돈을 모두 지불한다.

마침내 미국과 닿은 국경 마을에 도달했을 때, 장벽과 철책 너머에서 휘날리고 있는 미국 깃발은 마치 오늘 아침에 새 것으로 교체한 듯 반짝인다. 반면 그들 쪽에서 휘날리는 멕시코 깃발은 빨간색이 바래다 못해 핑크색에 가깝다. 

보안이 그나마 허술한 국경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막을 건너야 한다. 그 길은 위험천만하지만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모자, 자매를 포함한 수십 명의 난민들은 코요테를 따라 목숨을 건 마지막 길을 나선다.
북쪽으로 향하기 시작하면 절대, 어떤 일이 있어도 뒤를 돌아봐선 안된다는 철칙을 가슴에 품고 머리에 새긴 난민들. 

멕시코는 범죄 사건 미해결율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마약왕이라 불리는 카르텔이 도시와 국가를 장악하고 살인을 일삼지만 돈으로 매수된 경찰, 정부는 카르텔의 행패를 눈감아준다.
16명 대가족이 한낮에 살해되었으나 생존자는 경찰을 믿지 못하고 자립적으로 도망쳐야 한다니 안전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미국 국경을 넘고자 하는 난민이 넘쳐 난다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한번씩 접했었다.
나는 부끄럽게도 난민들이 미국 땅을 밟으려는 이유가 그들이 그저 미국의 부와 안전을 “탐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메리칸 더트>를 통해 난민이 무엇으로부터 조국을 떠나려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이유가 우리에겐 얼마나 낯설고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었다.

작가 제닌 커민스는 난민이 아니다. 
그런 자신이 난민에 대한 책을 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되려 이런 이야기는 어떻게 해서든지 더 많이,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아침 출근 길에 공중전화 부스에서 잘려나간 머리를 발견하고,
저녁 퇴근 길에 총성을 듣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너무도 억울하게 사랑하는 이를 잃었지만 경찰은 범인을 찾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삶.
불법 이민에 성공한 후에도 정식 이민 신청을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저 남들처럼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일을 하는 삶을 위해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자들에게 범 지구적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전쟁과 같은 참사가 일어났을 때 여자는 언제나 희생양이 된다.
이런 난민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솔레다드는 눈부신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녀가 살아온 세상에서 그것은 장점이 아니다. 목숨을 앗아가게 만드는 결함이다.

"남자들에게는 자신과 두 자매가 무언가를 상징한다는 걸 알고 있다. 가정처럼 보이기도 하고, 구원처럼 보이기도 하고, 먹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메리칸 더트>는 내 최애 작가인 프레드릭 베크만을 떠올리게 했다.
3인칭으로 서술하지만 각각 인물의 감정을 상세히 서술하는 것도 그렇고 짧은 문장 호흡으로 엄청난 몰입감을 주는 것도 그렇다. 
단 한 글자도 놓치고 싶지 않아 천천히 읽었는데도 숨쉴 틈 없는 긴장감을 가지고 따라가다 보니 어느 새 마지막 장…

국가를 선택하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하지만 태어난 후 국가가 국가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는 국가의 기능을 하지 못하기에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주지 못한다.
이러한 비극은 아직까지도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고, 그들은 비극을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건 길을 나선다.

다 읽어버렸다는 것이 너무 아쉬워졌던 책이다. 
아마도 올해, 아니 평생 최고의 책 중 한 권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Tambien de este lado hay suenos.”
장벽 이쪽에도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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