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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만화편)
고이케 히로시 저/아베 나오미 그림/이정환 역
240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8개 카테고리, 61개의 논리적 오류 사례가 들어있을 정도로(세어봤다.) 각 오류에 대해 컴팩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었다. 추천사를 예일토론학회장이 쓴걸보면 대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즉 성인을 주 독자로 쓴듯 한데 정말 이런것 까지 오류케이스로 정리해두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황당한 사례도 있어 좀 거슬리긴 했지만 영화나 애니메이션, 뉴스 등의 사례를 넣어 친절하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보이기도 해서 너무 반복되는 패턴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앞부분은 라틴어로 된 용어들이 등장해 다소 생소했으나 뒤로갈 수록 몇번쯤 접해보았던 오류들이 등장해 익숙한 부분도 있었고 체리 피킹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부분은 이거 확증편향인데 하고 읽어나갔더나 뒤에 이러한 현상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라는 문장이 이어져 납득하기도 했으며, 복합질문 부분은 이거 이중구속이랑 같은 개념이 아닌가 싶었는데 관련 부연은 없어서 추가해주고 싶기도 했다. 아무래도 미국인 저자가 쓴 책이라 미국 방송 사례들이 몇몇 언급되는데 해당 부분을 찾아보고 싶어지기도 했고. QR코드나 유투브링크를 넣어주었으면 좋았으련만.
목차를 다시보니 앞서 말한 황당한 사례라는게 주로 6장이었는데 거기서 다루는 오류들이 감정에 호소하기(Appeal to Emotion)을 시작으로 분노(Anger)에 호소하기, 동정심(Pity)에 호소하기, 공포(Fear)에 호소하기, 절박함(Desperation)에 호소하기로 쭉 이어진 부분이 이런식이면 논리적 오류가 아닌게 없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걸 감정에 호소하기로 다 합칠 수도 있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8장에는 믿음(Faith)에 호소하기 오류도 있다. 이건 신의 명령이다라고 주장하는게 오류라는 이야기. 앞서 말한 이런것도 책에 실릴만한 오류인가 싶었던 부분.
물론 기본적인 논리적 사고 및 칼 포퍼의 반증 가능성이나 분해/결합의 오류, 기저율 관련한 부분처럼 다시 보아둘 필요가 있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몇가지는 예전에 보았던 강준만 저자의 세상을 꿰뚫는 법칙 시리즈 책에서 접한바 있어 그 시리즈가 아직도 나오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거기서도 50개씩인가 다룬듯한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으니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을듯.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받아들여도 되는지 누가 무엇을 속이는지 스스로의 판단력에 회의를 느껴서 세상의 교묘한 말들로부터 나를 지킨다는 표지글이 무척 끌렸다.
뻔뻔한 정치선동가들의 주장이나 상품을 팔기 위해 매력적인 연예인들을 내세워 유혹하는 광고들로부터 논증법은 나를 무장시켜줄 수 있을 거 같아 보였다.
이 책은 약 60개의 논리적 오류 사례들을 논점 이탈형 오류, 거짓 근거 오류, 무논리, 감정에 호소, 믿음 등의 8가지 대주제로 분류하여 예시를 들고 허점을 짚어 응수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민자는 우리 일자리를 모두 빼앗을 것입니다."
이것은 분노에 호소하기로 대중인기에 영합하는 표퓰리스트의 정치적 수사로 '분노에 호소하기'로 정의할 수 있다. 작가는 이런 형태의 주장은 논증에 오류를 설득력있게 지적해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논리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감정은 추론보다 더 힘이 셈을 인정하고 있다.
"기도의 힘으로 암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구할 때 그 사건이 일어날 기저율을 무시하고 그 상황의 특정 사실을 이용하는 기저율의 함정이다. 간단히 암이 호전되는 비율이 5%이고 환자 400명을 의해 기도했다면 20명은 어쨌든 나아졌다는 통계상의 가능성을 간과해버리는 것이다. 풍문으로 들려오는 무엇을 하고 나아진 방법에 이런 함정이 있다는 것에 한꺼풀 흐린 눈이 벗겨진 느낌이었다.
이렇듯 현실에서 마주칠 만한 다양한 논증의 오류 사례들을 모아 가깝게 와닿았던 점은 좋았지만 가끔 번역의 한계인지 좀 모호한 부분도 있었다. 무엇을 "안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이 다르다고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표시를 안 해두고 잃어 그 부분이 어디였는지는 다시 찾진 못했다.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마다 전부 다른 오류의 이름을 붙여 비슷비슷해 차이를 잘 모르겠는 예시들도 있다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
똑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렇기에 논리는 중요하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세상의 무논리에 웃으며 응수하는 기술을 익히기 위한 책이다.
교묘한 말장난으로 사람들을 우롱하는 사람들에게 휘말리지 않기 위해 꼭 읽어둬야 할 책이다.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이 논증의 규칙과 작전을 숙지하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라는 책 소개 처럼 논리적인 삶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