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수학은 배워서 어디에 쓰는지에 대한 질문을 수도 없이 들어온 지라 반니 출판사의 신간 [나는 수학으로 세상을 읽는다]는 책 제목부터 매력적이었다. 서평단에 신청한 책이 도착한 날부터 설레며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롭 이스터웨이는 영국에서 수학 대중화를 주도하는 작가이자 강연자이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다고 한다. 저자에 대해 아는 바는 책에 소개된 글에 의존할 뿐이지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 신문, 일상에서 주어지는 수에 대해 어림하고, 크기를 가늠하며 숫자를 다루는 이야기는 일상에서 수를 즐기는 듯하다.
저자의 책을 추천한 글은 내 생각과 같아서 놀라웠지만 너무 당연한 것 같다.
"숫자를 가지고 노는 방법에 대한 유쾌한 안내서 " -해나 프라이 Hannah Fry, 수학자 <안녕, 인간>의 저자-
"이스터웨이가 쓴 또 한 번의 놀라운 책" - 사이먼 싱, 입자 물리학자.<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저자-
[나는 수학으로 세상을 읽는다]는 숫자와 수를 읽고 활용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책에 실린 내용 중에서 개인에 따라 흥미와 관심사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1장에서 다루는 전염병에 감염된 환자에 의해 감염되는 수치 등을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예측과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제3장에 나오는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줄에 서 있어야 할까?는 저자가 놀이동산 기구 타는 곳 앞에서 대기하면서 대기시간을 예측해본 것이다. 이는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생활에서 차가 밀리거나 대기할 때 생각하는 것이다. 요즈음 코로나19로 인해 약국 앞에 줄을 서는 기사를 접하면서 내가 만약 마스크를 사려고 줄에 서 있다면 약국이 보유한 마스크를 2장씩 나눠주는 상황이니 몇 명까지 받을 수 있는지, 5분 안에 몇 명에게 마스크를 전해주는지 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순서대로 네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1장에서는 정확한 값이 얼마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 왜 계산기에 무조건 의지하면 안 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는 모든 통계 자료에는 반드시 오차 범위를 알려주는 지표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특히 예측이나 예상의 경우 오차 범위를 이해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뉴스에 인용되는 많은 숫자는 예측이다. 내년 집값, 내일 강수량, 대통령의 경제 성장률 예측, 기차 탑승객 수 등은 모두 누군가 스프레드시트(아니면 더욱 획기적인 통계 프로그램)에 숫자를 넣어서 나온 값이다.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를 보통 '수학 모델'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학 모델에는 '입력값(가격이나 관객 수)'과 예측하고 싶은 출력값(이익 등)'이 있기 마련이다. 때로는 하나의 입력 변수에 작은 변화가 생기면 맨 끝에 나오는 숫자에 놀랄 만큼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의 좋은 예가 물건 가격과 그 가격이 창출하는 이익 간의 관계다. (p32)
기하급수적인 전염을 수식을 보여주고 입력값의 작은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사례와 광우병과 예측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뉴스나 일상에서 어림 계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보여준다.
다음
2장 어림 계산에 유용한 기초 능력
에서는 1장에서 그 필요성을 보여준 어림 계산에 필요한 기본적인 연산 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한다. 몸풀기 연산을 풀어보고 연산 팁은 생활에 필요한 연산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알고 있으면 유용한 사실을 알려준다. 이를 이용하여 다른 값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여행할 때 그 도시의 크기 등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숫자를 반올림하여 유효 숫자를 한 개로 나타내고 나머지 자리는 모두 0으로 만든 제로 등식(zequals)을 만들었다. 제로 등식의 목적은 쉽고 빠른 것에 있다. 책에는 영국의 유명 퀴즈쇼에 나온 부부가 문제의 답에 접근했다가 상금을 놓쳐버리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제로 등식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혜와 숫자에 대한 합리적인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공감이 되는 대목이다. 사실 이 일화에서 부부는 마지막 객관식 한 문제를 풀다가 오답을 선택해서 상금을 다 잃었기 때문에 더 안타깝다는 표현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가장 흥미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3장 일상의 문제를 푸는 수학에서는어림 계산으로 세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어떻게 푸는지 살펴본다. 여행하면 먼저 생각하게 되는 환전의 고민거리를 풀어준다. 공항에서 바로 써먹는 환전 계산법은 익혀두면 유용한 팁이다. 어림수로 고친 후 빠른 계산법으로 환전을 한다면 여행지에서의 불편함 중 하나는 해결한 셈이다. 파운드를 다른 통화로 바꾸려면 거의 1~2 사이의 수를 곱하면 된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표가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여행지에서 파운드를 다른 통화로 바꾸는 경험이 있다. 영국을 거쳐서 다른 유럽으로 가는 경우에 필요한 것이고 연산의 편리함을 주는 표라서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정사각형 종이를 반으로 접어서 직각이등변 삼각형을 만든 후 나무의 길이를 잴 수 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어림 계산으로 단위 바꾸기도 잘 정리되어 있다. 요즈음은 여행을 많이 하므로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단위를 익혀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옷감을 구입한 적이 있는데 그곳은 야드를 사용한다. 책에 있는 표를 보니 1 마는 90cm인데 거의 1야드도 90cm라고 생각하고 원단을 구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마지막
4장 페르미 문제 해결하기에서
저자는 어림 계산의 권위자 엔리코 페르미 (Enrico Fermi)에서 이름을 붙인 페르미 추정 법을 설명한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도 신입사원 채용할 때 지원자들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발상을 평가하기 위하여 페르미 문제를 내곤 한다. 저자가 책에 수록한 페르미 문제를 독자만의 방식으로 풀어보라고 이야기한다. 페르미 추정을 통하여 환경보호 같은 매우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것은 결국은 삶을 이롭게 하는 역할을 페르미 문제 해결을 통해서 할 수 있음을 말한다. 어떤 장소를 빌려서 행사를 할 때 그 장소에 수용 가능한 인원과 최대 모인 인원을 파악해야 할 때가 있다. 또한 뉴스에서 접하는 기사의 정확도를 추측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모인 사람의 수를 추측하는 내용은 흥미롭다. 저자가 제시한 몇 가지 계산을 연습할 수 있는 <몸풀기 연산>과 함께 몸풀기 연산의 답이 부록으로 책에 수록되어 있다.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시한 내용을 참고하여 일상에서 접하는 숫자와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학적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통계, 확률 등 다양한 내용을 책으로 만나면서 일상의 곳곳에서 접하는 숫자와 수를 흘려버리지 않고 가늠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