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요즘 집사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현직 수의자가 김야옹이라는 필명으로 책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사연 많은 동물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쓴 이야기들을 엮었다.
저자는 자기 소개를 사연 많은 고양이와 강아지 환자들을 보며 자주 울고, 자주 웃는 서울에서 자그마한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수의사가 되고자 오늘도 고군분투 중이라고 말한다. 투철한 직업 정신과 따뜻한 측은지심으로 생명들을 돌보는 게 그의 특기이자 직업. 도로에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점프해 구조하고, 수영장 물속에서 벌레를 구조해주는 섬세한 측은지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의 동물병원 앞엔 늘 길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사료가 준비되어 있다.
책의 형식은 정말 담백하고 소소한 수의사의 일상과 에피소드를 담은 길지 않은 여러 글들을 엮었다. 동물을 키우거나 나같이 동물을 사랑하지만 랜선으로 만족하는 사람, 그리고 이 가을에 소소하고 따뜻한 에세이를 읽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제격이다. 또한 수의사 꿈을 키우고 있는 젊은이들도 이 책에 푹 빠져들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연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대충 나열해보면 변을 보지 못해 죽을 위기에 처한 고양이 미루, 새 주인에게 입양되자마자 거리에 버려져 보호소로 가게 된 쫑이, 심각한 안검결손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봄이, 사고를 당해 지나가는 사람에게 살고 싶다는 눈빛을 보낸 튼튼이, 허연 뼈가 드러난 채 상자 속에 버려진 밤톨이, 무관심 속에 다리가 썩어간 채 방치되었던 고양이 에리얼 등 눈물, 감동, 웃음, 따뜻함이 이어지는 단짠단짝의 연속이다.
다리 절단 수술을 한 에리얼의 이야기가 담긴 대목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의 동물 환자들은 자신이 받는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크나큰 고통과 함께 마취에서 깨어나야 하는 것이다. 이 고양이도 마취에서 깨어날 때 뒷다리 두 개가 한꺼번에 없어져서 ‘몸통만 남은 상황’을 어떻게 감당할지 무척 걱정이 되었다. 호흡이 빨라지면서 고양이는 점점 깊은 마취 상태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김 부장님은 깊은 근심과 측은한 마음을, 나는 언제든지 처치할 수 있도록 추가 진통제를 가지고 고양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몸을 조금 꿈틀거리더니 고양이가 눈을 떴다. 조용히 눈을 뜬 고양이는 고통의 울음과 몸부림 대신 가벼운 눈인사와 함께 작게 야옹 소리를 내주었다. 김 부장님과 나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평온하게 깨다니… 분명히 많이 아플 텐데…….
귀여운 표지와 제목이었다
예상대로 동물병원의 이야기였다
삼십대 중반에 수의대에 들어가서
병돌이(근로 학생)을 거쳐
국가고시를 붙고 동물병원을 차렸다
저자는 자신이 만났던 동물들,
그 이야기를 잊고 싶지 않아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가지 각색의 사연을 가진 동물은 많고
그 중 만나게 된 일부를 치료하려고 노력한다
주인과 반려동물의 사연은 다양했다
슬픔ㆍ분노ㆍ안쓰러움ㆍ사랑ㆍ행복
책임지지 못하면 키우면 안된다
아내를 설득해 치료 후 입양을 주선하고
(치료적 처치는 저자가, 돌보는 것은 아내가)
부부가 좋은 일을 하더라 (아내분 대단하다)
위험에 빠진 아기 고양이를 구출 작전
두 마리 고양이에게 영향을 끼친 수술까지
수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연령은 천차만별)
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강의를 했다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
수의대를 다니던 시절 이야기는 흔치 않았다
동물병원 이야기는 본 적이 있는데
수의대를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이겨내고 해내셨으니 다행이다
저자는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와 같은 수의사가 있는 한은
동물 환자들은 알맞은 치료를 받고 삶은 이어나갈 것이다
저 동물병원 고객들은 좋겠다
동물 사랑하는 마음, 참으로 따스하다
제목부터가 심쿵하지 않나요?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할 수 없는 작은 동물들을 정말 사랑으로 돌보는 수의사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제 마음도 힐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시의 동물병원들이 각지에 생겨나지만 병원이라기보다는 펫샵같은 느낌에 거북할 때가 많았는데 수의사님의 이야기를 보며 동물들과 사람들의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3304. 김야옹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 뜻밖
오늘은 반려동물에 관한 매우 특별한 에세이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출판 브랜드 뜻밖에서 펴낸 신간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는 수의사 김야옹이 반려동물들을 돌보며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뒤늦게 수의대에 입학하여 수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그리고 있다.
오랜 시간 독서를 취미로 하며 반려동물에 관한한 전문서적은 꽤나 많이 접한 편이다. 물론 이것은 취미나 취향의 문제로 접한 것은 아니고 다분히 상업 행위를 위해 공부의 목적으로 접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반려동물에 관한 책은 전문서적 외엔 단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이전에 반려동물과 관련한 사업을 8년가량 해왔고 생업이란 이유를 떠나서라도 결코 나는 반려동물과 친해지기 어려운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내가면서까지 반려동물과 관련한 서적을 읽을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모순적이게도 나는 반려동물과 그리 친한 편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살아있는, 작은(특히 어린) 생명체는 나와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반려동물과 관련한 사업을 8년이나 했다는 사실이 가끔 놀랍기도 하다. 물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려동물을 마주치는 일이 없지는 않았으나 첫 번째 매장이 자리 잡은 이후로는 사무실을 따로 구해 가맹 사업에만 열중했다. 그만큼 나는 작고 어린 것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이런 사연 덕분에 내게 이 책은 가장 읽기 싫은 책이면서 동시에 가장 공감 가는 책이기도 했다. 업계를 떠난 지가 이미 3년째지만 이 책에 소개된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이미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해왔던 일들이기에 한 편으론 반갑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나와는 정반대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명체와 함께 하는 모든 직업은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들이 많다. 특히 힘든 부분은 작고 귀여운 생명체의 탄생만큼이나, - 혹은 그 이상 ? 많은 생명체의 죽음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비윤리적인 행태와 마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일부일 뿐이지만, 그 일부를 자주 마주하게 된다면 그것은 때로 전체가 되기도 한다. 지난 사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매진하고 괜찮은 40대를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입지를 다졌다. 그만큼 사업의 성과가 좋았음에도 생명에게 따라붙는 책임감과 멀리서 바라보는 것조차 불쾌한 비윤리적 행위, 수많은 죽음들은 나를 새로운 사업으로 인도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에 반해 저자는 마땅하지 않은 많은 일들조차 품에 안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은 단순히 마음이 따뜻하다거나 그렇지 않다거나 한 문제가 아니다. 글 곳곳에 묻어나는 동물에 대한 저자의 마음은 독자로서나 동종 업계의 이전 종사자로서나 존경심을 넘어선 경외심이 들기도 한다.
의사나 수의사 같은 생명을 대하는 직업은 돈을 좇기 보다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직업윤리, 직업 정신 같은 것이 없이 이런 일들을 하다 보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신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늦은 나이에 새로 공부를 시작하여 삼십 대 중반에 수의대에 입학한 저자를 보고 있으면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수의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천직이다. 동물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도 그렇지만 슬픔을 수렴하는 모습에서도 그의 직업윤리를 엿볼 수 있다.
분명히 책 소개라고 했는데, 이 책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어두운 이야기를 많이 꺼낸 것 같다. 김야옹의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는 앞서 내가 말한 것처럼 어둡고 잔인한 내용이 아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일들을 추려 출간한 것이다. 프롤로그엔 이런 말이 있다. “1% 정도 허구적 요소를 가미하였고, 2% 정도 기억의 왜곡이 있을 수 있지만, 97% 정도는 실제 있었던, 사실에 기반한 글임을 밝힌다.” 동종 업계에 종사 경험이 있는 나의 기준에서 보자면 이 글은 적어도 97% 정도 실제 있었던, 사실에 기반한 글이 분명하다. 그리고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책임에도 분명하다.
■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를 읽고나서.
반려 동물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요즘, 그만큼 버려지고 학대받는 동물들의 숫자 또한 늘고 있다. 매일 뉴스에서는 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이상 새로울 것 없이 한줄 짜리 단신마냥 계속해서 지나가고 SNS에서는 입양할 사람들을 찾는 글이 늘어나기만 한다. 한 쪽에선 가족처럼 길러지고, 또 한쪽에선 버려지고.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나도 오래 전 독립을 하면 반려 동물을 기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실상 나와 살면서 다른 생명 하나를 책임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영 부영 시간이 흘렀고 하나의 생명을 책임질 수 있겠다 싶을 때까지 입양을 미룬 상태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 삶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측은지심에 입양했다가 파양하는 경우도 많고, 가족처럼 생각했다면서 힘들 때 제일 먼저 버리는 대상으로 반려동물을 고른다. 인간의 욕심은 끊임없는 지 다른 생명체에 상처를 주고 괴롭히는 일이 아주 당연하게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래도 아직 살만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떻게든 버려진 아이들을 안락사 시키지 않고 입양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혹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아이들을 책임지는 캣맘들도 있고. 가끔 SNS을 보다보면 정말 인간에 대한 분노와 함께 그래도 따스한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라는 양가적 감정을 느끼곤 한다.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은 수의사이면서 따뜻한 측은지심으로 조금은 무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명을 돌보는 저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동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술술 읽히기도 하지만 여기저기 버려진 동물들과 그래도 따스한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삶을 그릴 수 있게된 동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수의사가 되기 위해 편입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꿈에 대한 열정까지 뭐 하나 허투루 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물론 읽으면서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사연도 많았다. 가까스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그러지 못한 동물들도 있겠지, 싶어 마냥 즐겁게만 책을 읽기는 너무 힘들었다. 또한 수의대를 다닐 시절의 경험담에서는 그래도 나름 수의사들이 교육을 받는 수의대와 연관되어 있는 동물 병원에서, 그리고 수의대에서 동물을 다루는 방법이 그다지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놀랐다. 물론 저자의 과거 이야기이므로 지금은 조금이라도 개선되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읽는 내내 즐거움과 답답함이 함께 몰려서 가슴을 콕콕 찔렀다. 정말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나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도 함께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너무도 따스하고 행복했다.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이 책을 통해서 길에 버려진 반려 동물과 그들을 돕고자 하는 작지만 따스한 손길들에 대해서 느끼고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