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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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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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멀고도 가까운 그대와 나 평점8점 | g********1 | 2020.06.27 리뷰제목
# 평온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그녀의 균형있는 커리어우먼 일상은 남편을 만나고 회의감에 빠져든다.늘 긍정모드를 장착한 남편의 태도가 답답하기만하기도 하고 안정을 느끼기도 한다.신혼 초 남편은 퇴사를 선택하고 일본 유학행을 결정한다.부부의 좌충우돌 결혼이야기를 담백하고 진솔하게 담아냈다.< 가장의 밥벌이는 언제나 위태롭다.>* 몇번 이직을 한 그녀였지만 편집자로서
리뷰제목


# 평온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그녀의 균형있는 커리어우먼 일상은 남편을 만나고 회의감에 빠져든다.늘 긍정모드를 장착한 남편의 태도가 답답하기만하기도 하고 안정을 느끼기도 한다.신혼 초 남편은 퇴사를 선택하고 일본 유학행을 결정한다.부부의 좌충우돌 결혼이야기를 담백하고 진솔하게 담아냈다.

< 가장의 밥벌이는 언제나 위태롭다.>

* 몇번 이직을 한 그녀였지만 편집자로서 꾸준하게 일해왔다.맞벌이을 유지만 할 수 있어도 다행이다.남편의 조기퇴사는 삶을 불안정과 불편으로 이끈다.점점 이른 나이에 회사를 나와야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있다.나는 아니겠지? 막상 내 일이 되어도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기조차 힘든 남편의 퇴사이야기를 감정을 다듬어 참 담담하게 풀어냈다.

"돌아온 진짜 이유가 뭐야? 남편 취업도 했고,너도 일본에서 대학원 잘 다니고 있었잖아." 17p

'내려놓음'이라는 말 앞에서 한참을 무너졌지만,결국 정신을 차렸다.그렇게 우리는 한국행을 결정했다. 22p

* 유학중 임신 출산을 하고 남편은 자리를 잡아 남부럽지않게 산다고굳게 믿는 친구에게 모든 걸 털어놓기란? 속사정을 잘 모르면 힘들어서 포기했다는 말은 어떤 말보다 가슴 한켠을 뻐근하고 아프게 만들뿐이다.있는 그대로 내 상황을 드러내기는 두렵기만하다.

"자아는 결혼 전에 찾으라고.부모님께 결혼식 날짜를 미루겠다고해,그럼.1년이든 2년이든 기다릴테니까.하고 싶은 일 찾고 결혼하자고." 26p

* 상견례가 끝나고 바로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남편.안 그래도 아빠처럼 엄마를 고생시키는 남자랑 결혼 안한다고 다짐을 했었다.그런데 아빠 데칼코마니인 듯한 남자를 만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좌절이 녹아있다.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 인생은 왜 갑자기 꼬여만가는 걸까? 자꾸만 질문하게 된다.

주변에 결혼을 고민하는 친구나 후배가 있다면,진지하게 둘의 경제관념이 얼마나 다른지부터 따져보라 말하겠다. 44p

* 초중고 시절부터 가끔 받는 간식비 자투리 돈을 저축하며 어른이 되어서도 신용카드 한장조차 허락하지않고 살아왔다.그녀와 달리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거금을 단번에 쓰는 습관이 있다.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어디까지 수용해야할까?고급스러운 물건들을잘 들이고 중고로 판매하는 것도 능숙하기만하다.

남편은 남자치고는 드물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예능 프로그램에서 조금만 감동스러운 장면이 연출되어 눈가가 촉촉해지고...무엇보다 가장 곤혹스러을 때는 싸우다가 모로 던진 내 말에 상처를 받아 눈물을 흘릴 때다. 66p

지금의 눈물을 잊어버리지난 않으면 돼. 67p

* 하긴 남자고 인격과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울고 싶으면 마음껏 우는 것에 공감한다.우리들 대부분 어릴적부터 사회생활,가정에서 생채기가 없는 일상을 살아낸 사람은 없다.억압된 분노들이 한꺼번에 시한폭탄처험 언제 터질 지 모르게 조마조마한 가슴을 끌어안고 사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한다.

< 아무리 뜯어봐도 우린 참 달라 >

고심끝에 우리는 되는 사람이 무조건 먼저 출근,남는 사람은 아이가내년에 어린이집에 입소해 적응할 때까미 주양육자가 되기로 했다.110p

* 4년 유학생활에서 마땅히 자기소개서를 멋지게 포장할 이력이 없다.대학원도 중도하차,어학 시험 결과표도 기간이 아슬아슬한 커트라인이다.남편도 일본 어학원 졸업 후 비자를 위해 취업한 세탁기 연구소이다보니 접점을 만들기가 쉽지않다.아직 젊음으로 파릇파릇한 신혼 부부조차도 살아내기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가깝게 느껴졌다.당황한 하루하루의 틈을 메워가기위한 치열한 노력으로 안간힘쓰기 모드 돌입이다.어른이 되고 생활을 책임진다는 무게감은 내 모든 권리들에 선행된다.아파도 아프지 말기,고통스러워도 아닌 척 외면하기,허들 높이가 저마다 다른 장애물 이 악물고 뛰어넘기,마지막으로 어느 때고 의연하기 !! 어른이 힘들다.외롭다.걷고 또 걷는다.뚜벅뚜벅.

남편은 패션에 관심이 많다.일본에서 사는 동안에도 유기농 원단으로 만든 옷,혹은 업사이클링 디자인 브랜드를 기가 막히게 찾아냈고,패션 트렌드를 읽는 속도도 매우 빨랐다. 145p

* 무인양품처럼 기성복을 비슷비슷하게 고르지않는다.리사이클,업사이클링,스트리트패션 편집숍을 넘나들면서 트렌디함을 선도하는 남편 덕분에 나름 느낌있게 입는다는 칭찬까지 듣는다.멋쟁이 남편을 두면 패션쇼 행사장의 설레임 가득한 기분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일상을 이벤트로 이끄는 기분이겠지 싶었다.

<우리에게 잘 맞는 방식,그게 정답이야>

남편은 회사에서 아이가 울면 업고 달래며 일 혹은 회의를 하고,점심시간이 되면 아침에 싸간 도시락 뚜껑을 열어 아이 입에 밥도 퍼 넣는다...안쓰러운 마음,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나는 나대로 '퇴근하면 빨리 돌아가서 남편 쉬게 해줘야지' 마음도 먹는다. 176p

* 다소 소심하고 답답한 면모에 염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참 달콤하고 다정한 사람이다.회사에서 아이를 돌보며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가족을 위한 따뜻함의 끈을 연결해내는 뭉클할 만큼 훌륭한 아빠이자 남편의 사랑이 듬뿍 묻어난다.남편에 대해 툴툴거리기도 하지만 일상속 소소한 행복을 깨알같이 써 내려간 모습에서 남편을 은은하게 빛내주고 응원해주는 힘을 가진 아내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하며,계속 행복하자." 177p

*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려는 강한 책임감과 그러면서도 행복을 위해 애쓰는 예쁜 마음을 이토록 간결하게 심장에 콕!박히는 한 문장으로 담아내는지 놀랍기만하다.

사실은 누군가에게 '죽을힘으로 버티고 있다'고 고백하며 위로받고싶어한다는 사실. 199p

* 아픈 곳을 톡톡 건드려서 일으키는 힘을 느낀다.죽을 힘으로 버틴다는 호소를 통해 치유하고자하는 몸부림이 전해진다. 상처가 진동하며,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아요.하는 것처럼 들린다.

견딜 수 없는 일은,살면서 겪는 재난이나 불행의 고통에 인간이 끊임없이 지배당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것도 훈련하면 할수록,그래서 그 고통을 유발하는 감각에 익숙해지면 질수록 초조감에 휩싸인 감수성으로부터 치유될 수 있다.  -장 자크 루소,<<에밀>> 중에서 213p

어떤 일이 벌어져도 쉽게 절망하지 않을 거야.
나는 계속해서 삶을 기대할 거야. 217p

"괜찮아,별 거 아니야,넌 잘하고 있어!" 222p

* 나를 죽일 수 없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니체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문장이다.사업실패,직장을 잃는 일,가까운 이들의 죽음,명예추락 등등 우리의 삶은 언제나 불안정한 고통을 수용하는 필연적 상황속에 살아가는 것이 기본이 되어버렸다.그럼에도 책임감과 진한 목표의식들이 우리들을 느리지만 나아가도록 이끈다. 때때로 괜찮다는 작은 토닥임에 일어서는 기적들을 마주한다.

# "에세이 부" 편집자로 오래 근무한 흔적들이 글을 탄탄하게 이어가도록 힘을 실어준다.느슨하게 긴박하게 어느 때는 담대하고 간결하게 감동을 일으킨다.남편이 미워서 글을 썼다는 반어법으로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이 문장마다 깊게 스며있다.동병상련이란 생각이 드는 제목에 이끌려 신청한 책이었다.읽으면서 남편을 향한 마음을 풀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반전이었다.팍팍하고 하소연이 잔뜩 번져나올만함에도 질투가 날 정도로 담담하고 예쁜 결을 가진 그녀의 마음 씀씀이를 오히려 응원하게 된다.가끔 좋아하는 차와 케이크를 먹으며 친구들과 만남을 놓치지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더 많이 사랑하는 워킹맘으로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앤의 서재'로 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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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평점10점 | l*****3 | 2020.06.23 리뷰제목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결혼 3년차인 나는 이 책 제목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악다구니만 남은 아내의 산문집인가 싶었는데 웬걸, 추천사를 쓴 엄지혜 작가의 말대로 ‘너무 화가 치밀어 글을 쓰기로 했다지만 그녀의 글은 더없이 따뜻하고 경쾌’ 했다. 서평을 쓰면서 이 책처럼 많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에 표시를 해둔 경우는 없었다. 목차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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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결혼 3년차인 나는 이 책 제목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악다구니만 남은 아내의 산문집인가 싶었는데 웬걸, 추천사를 쓴 엄지혜 작가의 말대로 너무 화가 치밀어 글을 쓰기로 했다지만 그녀의 글은 더없이 따뜻하고 경쾌했다. 서평을 쓰면서 이 책처럼 많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에 표시를 해둔 경우는 없었다. 목차를 보면서 마음이 가는 소제목부터 찾아 읽었는데, 이를테면 우리 집에선 나도 자랑하고픈 딸이란 말이다랄지, <틀린 게 아니라 달라서 하는 부부싸움같은 것이 그랬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들어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부부싸움의 골이 깊어질 때면 나도 친정생각이 난다. 그 공간과 아직도 유지중인 내 방의 냄새, 아늑함이 막무가내로 그립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나를 로 봐주는 사람은 하나 둘씩 줄어들었다. 나조차도 역할에 얽매여 나 자체를 바라볼 여유가 적어졌으니까. 이럴 때 내가 더 잘 되었으면,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하는 오빠의 바람이 저자에겐 꽤 신선한 느낌이었나보다. 나도 무뚝뚝한 남동생이 있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툭 내뱉는 말들에 감동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친정식구들만 줄 수 있는 오롯한 느낌.

 

  오사카에 있을 때 저자의 절친 s와 만났던 에피소드도 기억난다. 서로의 흑역사를 꿸 만큼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한 번도 허물을 약점 잡아 말한 적 없는 그녀. 밑천이 없는 초라한 시절에도 아껴주고 존중해준 따뜻함이 좋았단다. 이 에피소드의 제목은 사랑이 진한 우정 같기만 해도 좋겠다였는데, 진심을 다해 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그 자세대로 부부의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나도 생각해보았다. 나에게도 s같은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동창인데 우린 어른이 되어 마주한 다양한 감정소모 상황에도 서로 균형을 잡아주며 위로하는 사이였다. 친구에겐 이렇게 관대한데 왜 남편은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부부싸움을 할 때도 대다수의 갈등이 그렇듯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고 판단해버리기 때문인 것 같다. 사소한 의견차이로 크게 싸우면서 서로를 길들이려는 행동을 할 때 난 마치 잔 다르크와 같은 저항감으로 남편에게 저항했음을 고백한다. 누가 이 결혼 생활에 더 애쓰고 있는지를 피력하며 유치한 대화를 이어나갈 때면 어느 순간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곤 한다. 도대체 왜 싸우고 있는 거지? 라고 반문하며.

 

  저자도 연애 시절 남편에게 꽤 꿀 떨어지는 연애 편지를 받은 모양이다. 나도 종종 편지를 받았었는데 그 편지안의 자상함과 위트, 로맨틱함은 어디 가고 이 책의 표현대로 스타카토와 악센트가 버무려진 남편의 화법에 말문이 막히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건 나를 비롯해 시부모님께도 마찬가지여서 며느리로서 내가 난감할 때가 많다.) 서로 다른 남녀가 다름에 반해 결혼했다가 결혼하고 나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게 되는, 아이러니한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은 하지만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이라고 하면 정확할까? 저자는 남편에 대해 쓰기 시작하자 삶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이참에 남편이 미우니 글을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시시콜콜하게 그리고 소심하게 혼자만 보는 일기장에 신나게 남편을 까긴 하지만. 울적할 때마다 혼자였던 자신을 떠올리다 어차피 이혼할 게 아니라면 상대를 보며 낙담하는 대신 탐구해보자고, 자세히 보면 수긍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속에 담아둔 말이 적어도 내 마음을 잠식하진 않을 거란 위안이 된다.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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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앤의서재 평점10점 | i******n | 2020.06.20 리뷰제목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저자 : 박햇님삶의 안온함 속에서 뭉그적거리기를 좋아하던 여자, 남편을 만나 자신의 인생이 파란 많은 삶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혼 2년 차, 사표를 던지고 남편과 느지막이 유학길에 올랐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남편은 언제나 괜찮다고 말한다. 때론 긍정적이라 의지가 되고, 어떨 때는 그 모습이 답답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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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박햇님
삶의 안온함 속에서 뭉그적거리기를 좋아하던 여자, 남편을 만나 자신의 인생이 파란 많은 삶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혼 2년 차, 사표를 던지고 남편과 느지막이 유학길에 올랐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남편은 언제나 괜찮다고 말한다. 때론 긍정적이라 의지가 되고, 어떨 때는 그 모습이 답답해 한숨이 나오고……. 감정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뀌던 어느 날, 남편이 먼저 제안했다. 자신을 소재로 글을 써보라고. 그래서 쓴 글이 책이 되었다.

현재 남편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식물을 기르고, 여자는 회사로 복귀했다. 회사를 쉬는 동안 비정기간행물 〈작은 가게 VOL.1〉의 원고를 집필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365일 생각하는 빵》, 《꼬마 빵 레시피》, 《고잉 그레이》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 인생에도 돌파구가 필요했다.


엄마라는 역할에 지쳐 몸도 마음도 상처 투성이일때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건

혼자만의 시간 안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여유였다.


퇴근 후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어야 하는 남편과

여전히 육퇴가 없는 고된 노동의 시간 속에서

남편을 원망하고 분노를 표출했다.


쌓였던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할떈

서로간의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냉랭해진다.


서로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모가 난 마음으로 입술은 맹독을 품고 있는 성난 뱀처럼

상대를 아프게 공격하는 시간들도 있었다.


매일 하는 집안 일은 끝도 없고,

돌아서면 끼니를 챙기고,

아이 둘을 돌보느라 지쳐가는 체력으로

저녁이면 바닥을 치는 몸으로 나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뭔가 다른듯 비슷한 듯한 모습 속에

글 안에서 느껴지는 솔직함이 좋았던 책이다. 


주양육자와 부양육자는 서로 미묘한 온도 차를 느낀다.

주양육자 눈에 부양자는 어딘가 어설프고,

맘에 꽉 들어차지 않는다.

부양육자는 주양육자를 바라보며 '조금 힘을 빼도 좋을 텐데'라고 생각한다./p219


아이와 온종이 붙어지내는 시간이 너무 힘겨웠다.


아이가 어릴 땐 거의 독박육아를 했던터라

주양육자인 난 집안 일도 육아도

균형이 흐트러지는 걸 눈뜨고 볼 수 없어서 괴로웠다.


완벽하려고 애를 썼기에 더 힘이 들고

늘 승모근이 잔뜩 뭉쳐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남편은 가끔 아이들을 보니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지친 기색의 아내를 보면 좀 쉬면서 하라고 하지만

맘처럼 쉬는 게 안된다.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긴다는 것도 불안해서 부탁하지 않는다.


그런 고집스러움이 몸도 마음도 탈이 나게 만드는 것이었다.


"결혼은 적당히 포기하고 참으면서 사는 거"라는 말을 어른들은 많이 한다.

나도 벌써 삼십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어른이면서 여전히 그런 말에는 수긍하기가 어렵다.

대신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글에 더 귀 기울이고 싶다./p261


결혼을 하고도 모든 걸 내 맘대로 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엄마가 되고서는 더 힘들거라 생각이 든다.


고민이 많아지고 삶에 짊어질 짐들은 늘어나지만

그걸 떠안고 살아가는 것인 인생이다.


남들과 다르다고 유난 떨 필요도 없고,

너무 비관할 필요도 없이

맘대로 다 되진 않아 보여 속상할 일도 많지만

오늘도 하루 잘 버티며 살아가고 있고

내일도 주어진 시간 안에서 유유히 살아낼 나를 믿는다.


이젠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기에

여럿이 어울려 살다보니

전보다 더해지는 피로감이 크지만,

이전엔 느끼지 못할 희노애락이 분명 있다.


그 안에서 좀 더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매일 짧은 시간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함께 또는 따로 노는 시간들이 나를 만든다.


행복해지는 법을 그 균형 안에서 찾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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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편이 좋아서 글을 쓰게 되기를... 평점8점 | s******a | 2020.06.22 리뷰제목
"부부의 세계"는 부부만 안다. 그 깊고 오묘한 세계를 제3자가 어찌 알겠으며, 그 세계에대한 정답이 있겠는가? 이 책을 읽고나니, 15년전쯤인가? 문득, "부부로 산다는 것"이란 에세이집을 읽은 기억이 난다. MBC의 모 라디오 프로에 소개된 사연중 부부에 관한 사연만 엮어 낸 책이었다. 그 때 왜 그 책을 읽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책을 읽으면서, 부부의 삶이란 참 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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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는 부부만 안다. 그 깊고 오묘한 세계를 제3자가 어찌 알겠으며, 그 세계에대한 정답이 있겠는가?

 

이 책을 읽고나니, 15년전쯤인가? 문득, "부부로 산다는 것"이란 에세이집을 읽은 기억이 난다. MBC의 모 라디오 프로에 소개된 사연중 부부에 관한 사연만 엮어 낸 책이었다. 그 때 왜 그 책을 읽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책을 읽으면서, 부부의 삶이란 참 살벌 하구나... 하고 느꼈던 기억은 난다.  그 때만 해도 아직 산전수전 공중전을 덜 겪었던 순진한 시절이라, 그 사연들을 읽고서는 결혼 선배들은 이렇게 하루 하루를 치열하고, 살벌하게 사는 구나... 했던 것 같다.

그 후 세월이 많이 흘러, 내가 그 사연들의 주인공들만한 나이대가 되고, 결혼 생활에 구력도 만만치 않게 붙은 이 즈음,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어느 젊은 주부의 일상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이 책에선 저자도 치열한 하루 하루를 살고 있지만, 내가 15년전에 읽었던 부부의 일상에 대한 느낌보다는 훨씬 따뜻했다. 그것은 아마 세월이 많이 흘러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을 것이고, 또 세상 자체도 그만큼 달라졌을 것이며, 요즘 부부의 세계도 달라져서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해도,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은 여전히 힘들고 어럽다.

사랑하지 않고 결혼이라는 일생 일대 중차대한 결정을 하는 커플은 아마 지구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당장에 부딪히는 사소한 일상 습관의 차이로 두 사람은 또 그렇게 싸운다. 부부가 되면 왜 그리 서로 맞는 게 없고, 왜 그리 서로가 피곤해 지는 건지? 아무리 사랑의 호르몬이 분비되는기간은 3년이라지만, 연애기간의 3년과 결혼 생활의 3년은 참 억겁의 시간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제목이 어찌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을까?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해도 되나? 싶어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는 이 책의 저자보다 결혼생활을 두배쯤 더 했지만, 이 책의 저자만큼 현명하지 못해, 아직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우를 범하며 지내고 있는데, 이 젊은 부부는 어쩌면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고, 가정을 지키려 최선을 다 하는가? 싶어서, 부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이 두사람의 앞날이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다.

이런류의 에세이는 결국은 본인 자랑 내지는 본인들의 업적(?)을 내세우는 걸로 결론이 나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그러지 않아서 또 위안이 된다.

그냥 모자르면 모자른대로, 또 나름 잘 한 점이 있음 있는대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가서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글이 되었다.

 

"사랑과 전쟁"이란 TV드라마 시리즈처럼 오죽하면 결혼생활을 전쟁에 비교할까? 서로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던 남녀가 만나 서로를 맞춰가며 살아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기에 아이가 태어나면서는  완전 다른 차원의 세상이 펼쳐진다. 

 

 

남녀는 불평등하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자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존중받기란 또 그렇게 어려운 일이다. 글에 나와 있듯이, 원래 불평등한 사회이니, 그냥 너도 그렇게 살아라...제발, 그러지는 말기를....

남성들이여... 특히, 남편들이여.... 여성을, 아내를 가여워하기라도 해라.

나도 모르게 울컥한 대목이었다.

 

 

 

겉으로 보는 삶은 다 비슷해 보여도, 저자가 말하듯,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각자의 삶은 다 다른 것이다. 어찌 '표준의 삶'이란 것이 있겠는가? 남에게 보이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다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존재하지도 않는 '표준의 삶'을 살라고, 나의 자녀에게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뼈저리게 반성하게 된 대목이다.

 

 

결국, 함께 행복하게 사는 삶의 키워드는 "존중과 배려"이다.

다 알면서도 실천이 안 되는 것은 나의 인격이 모자라서도 그렇고, 상황이 안 받쳐줘서도 그렇고, 주위에서 도와주는 게 없어서도 그렇다. 그럴지라도 내가 존중받고 배려 받고 싶다면, 나부터 먼저 실천해야 하는 것이 답이리라.

결혼생활이란 것이 수학 공식처럼만 풀린다면, 그 수 많은 남녀의 이야기는 저기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날실과 씨실을 한줄 한줄 정성들여 짜야 구멍없이 옷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 결혼생활인것을.... 왜 그 젊은 시절엔 몰랐을까??

 

이만큼이라도 살아보니, 무엇을 하면서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냐가 중요한 것이다. 남편이 무엇을 하고,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직책에 있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 남편이든, 그와 어떻게 나의 삶을 잘 꾸려 나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동네 마트 장보러 가는 길에 손을 맞잡고 걷는 노부부를 바라보니, 그렇게 오래도록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살아내기까지, 노부부의 노고와 애정이 느껴져서 문득 울컥해진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해 봤다.

부디, 이 부부가 앞으로도 잘 살아서 "남편이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오늘도, 전장같은 세상에서 전우로 함께 살아가는 모든 부부에게 행운이 있기를 빈다.

 

Yes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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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박햇님 지음. 평점8점 | s****2 | 2020.06.19 리뷰제목
①  감상평과 느낀점  제목에 낚였다. 제목만 봐서는 ‘얼마나 남편이 싫었으면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하며 궁금증을 가졌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남편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나온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미소가 지어졌다. 남편은 이제 시골생활을 꿈꾼다. 후속 작으로 시골생활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다.   평범하고 조용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자 하는 여자와 하고 싶은
리뷰제목

①  감상평과 느낀점

  제목에 낚였다. 제목만 봐서는 ‘얼마나 남편이 싫었으면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하며 궁금증을 가졌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남편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나온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미소가 지어졌다. 남편은 이제 시골생활을 꿈꾼다. 후속 작으로 시골생활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다.

 

 평범하고 조용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자 하는 여자와 하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곳이 많은 남자가 만나 부부가 되었다. 그 남자를 따라 도쿄를 가게 된다. 거기서 여자는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한다. 말이 쉽지, 타국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원을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힘들게 작가는 학업과 육아를 이어가는 도중에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말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엄마’, ‘아내’이기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만 순간순간 감정이 올라온다. 귀국 전 남편은 면접을 봤고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취업하지 못한다. 먼저 취업하는 사람이 회사에 다니고 취업하지 못하는 사람이 육아를 전념하기로 한 부부... 결국 아내가 취업하고 남편이 육아한다. 이 부분에서 두 부부의 부부간의 역할을 유연한 사고가 대단해 보였다. 남자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추세지만 아직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사고방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부는 시아버님께서 남편이 일하는 것에 불만을 표현해도 휘둘리지 않고 살아간다.

 

 

 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부부의 이야기가 현실에 존재하는 부부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들의 부부가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유지해나갈 수 있었다. 육아든, 사회생활을 서로가 한 번씩 바꿔가며 해 봤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육아와 사회생활을 누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자신들이 가정을 얼마나 책임지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부부는 그것들을 멋지게 해내고 있다. 책에 나오는 부부처럼 현실에서도 이런 부부가 많았으면 좋겠다.

 

 마음에 남는 글귀

P. 72

결혼을 하면 모두를 위한 타이밍을 잡아야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없는 노릇이다. 저쪽이 안정이 되어야 나도 마음 편히 뭔가를 시도할 수 있고, 서로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각자 피부 밑으로 고름을 쌓게 된다.

 

P. 160

부부싸움을 하는 이유, 아니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대다수의 갈등이 사실은 상대가 나와 달라서가 아니라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P. 194

이제 곧 나보다도 더 가사 노동을 깊이 이해하고 아빠 육아책도 입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랑스러운 남편이다. 페미니즘은 결국 대상을 향한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게 아니겠나 생각하며 그날 밤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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