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건축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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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건축가다

자연에서 발견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건축 이야기

리뷰 총점 9.5 (55건)
분야
자연과학 > 생명과학
파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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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새는 건축가다 평점10점 | t*******1 | 2020.04.02 리뷰제목
*   『새는 건축가다』제목을 보고 받은 느낌은 제목이 제법 거창하다는 것이었다. ‘가(家)’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대가, 예술가처럼 어떤 분야에서 웬만큼의 경지에 오른 대상에게 붙이는 말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가 건축가라니? 새에게 ‘가(家)’를 붙인 게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나는 일종의 편견과 오만에 빠져 있었다. 그동안 내가 본 새 둥우리들은 모두 보잘것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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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건축가다

제목을 보고 받은 느낌은 제목이 제법 거창하다는 것이었다. ‘()’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대가, 예술가처럼 어떤 분야에서 웬만큼의 경지에 오른 대상에게 붙이는 말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가 건축가라니? 새에게 ()’를 붙인 게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나는 일종의 편견과 오만에 빠져 있었다. 그동안 내가 본 새 둥우리들은 모두 보잘것없었다고. 새와 같은 동물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솜씨를 따라올 수 없다고.

물론, 인간의 눈으로 보면 어떠한 새 둥우리도 조잡하고 보잘것없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들이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환경친화적으로 그들의 집을 짓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들의 둥우리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새는 건축가다. 이 책을 읽은 후의 나는 새와 새가 만든 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됐다.

새들의 집은 인간의 집과 비교하면 매우 작고 조잡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새 둥우리는 자신들이 구할 수 있는 제한된 재료만으로 자신들의 필요에 꼭 맞게 만든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들의 집은 잘 만들어진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새에게 를 붙이는 게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

 

이 책은 새 둥우리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지만, 새와 자연을 사랑한 나머지 대학 졸업 후 삼림연구소에 들어갔고 연구소까지 마친 후에는 조류 그림을 그리고 관련 글을 쓰는 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새는 건축가다2년에 걸쳐 전 세계에 있는 훌륭한 새 둥우리를 그린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돼있다.

1: 집짓기 선조와 무주택자

2: 특이한 스타일의 건축가

3: 재미있는 둥우리

4: 새 둥우리 발견하기

 

책 내용은 이미 알고 있던 것도 조금 있었지만, 대부분은 몰랐던 사실이었다.

1장의 둥우리 없는 새와 탁란하는 새에서 다룬 새 중 뻐꾸기에 관한 것은 예전에 김국진과 손연재가 출연했던 이것이 야생이다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탁란하는 새가 뻐꾸기뿐인 줄 알았는데 전 세계 조류의 약 1%가 탁란한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

 

1장도 흥미 있었지만, 더 흥미로웠던 것은 2장과 3장이었다.

2장과 3장은 다양한 새들의 다양한 둥우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새 둥우리가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다(사실 새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도 몰랐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의 하나는,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많은 새가 있고 그 다양함만큼이나 새집도 다양하구나, 하는 것이었다.

 

2장에서는,

바느질에 능한 재봉사로 비유된 재봉새의 정교한 둥우리, ‘뜨개질 장인으로 비유된 베짜는새, 오로펜돌라, 스윈호오목눈이 등의 정교한 둥우리, ‘침을 뱉는 고급 건축사로 비유된 금사연(금빛제비), 아프리카종려칼새의 침으로 만든 둥우리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3장에서는,

아파트 단지로 비유된 떼베짜는새와 퀘이커앵무의 둥우리, ‘다기능 모델하우스로 비유된 굴뚝새의 둥우리, 저자가 가장 불가사의한 건축가라고 명명한 바우어새의 둥우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새들의 둥우리도 다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의 하나는, 책 설명 중간중간에 새 둥우리 그림을 곁들임으로써 책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읽는 도중에도 느낌) 느낀 점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새와 인간(혹은 인간 사회)이 몇 가지 점에서 어느 정도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첫째, 암컷 새가 짝짓기의 대상을 고를 때 수컷의 둥우리 크기나 수량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상대방의 물질적 조건을 따지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예다.

 

암컷은 수컷이 지은 둥우리 크기나 수량 등으로 수컷이 충분히 건강한지 여부나 수컷의 영향력 등을 판단한다. 이런 현상은 온대 지방에 사는 조류에게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굴뚝새가 좋은 예다.

번식철이 되면 수컷은 자기 영역에서 둥우리를 6~12개 짓는다. 자신의 건축 부지에 멋진 모델하우스를 짓는 것인데, 둥우리가 많을수록 암컷의 환심을 사기 쉽다. 암컷은 수컷들의 영역에서 각자가 선보이는 모델하우스를 전부 살펴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둥우리가 있으면 그 둥우리를 지은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그때부터 가구(둥우리 안감)를 사들이기 시작한다. 암컷이 마음에 든 모델하우스만이 실제 둥우리가 되는 셈이다. (119~121)

 

바우어새는 종에 따라 다른 형태의 바우어를 짓는다. 색이 선명하고 아름다운 종류는 비교적 단순한 둥우리를 짓는 반면, 색이 수수한 바우어새들은 대개 복잡한 둥우리를 짓는다.

바우어새의 건축 본능은 사실 수컷 공작의 화려한 깃털과 같다. 암컷 바우어새는 수컷이 만든 바우어의 외관을 보고 짝짓기를 할지 말지 결정한다. 바우어가 화려할수록 수컷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와 짝짓기를 하도록 암컷을 자극할 수 있다. (126~127)

 

둘째, 사람이나 새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예다.

 

눈에 띄고 화려한 바우어는 호시탐탐 노리는 포식자들도 끌어들이기 쉽지만 수컷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127)

 

셋째, 사람이나 새나 외형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예다.

 

굴뚝새는 벌판의 가왕이라고 불린다. 체형은 작고 아담하지만 힘이 넘친다. 번식철이면 예쁜 목소리로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빠른 속도로 둥우리를 여러 개 지어내는데, 지치는 기색이 전혀 없다. 둥우리를 다 지어도 힘이 남아돌아서, 남의 알의 부리로 쪼거나 새끼를 죽이는 등 다른 조류와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동족끼리도 서로 죽이는데, 외형만 보거나 아름다운 노랫소리만 들어서는 굴뚝새의 이런 잔인함과 난폭성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121)

 

넷째, 사람이나 새나 젊은이와 나이 든 존재의 안목(혹은 관점)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예다.

 

젊은 암컷은 경험 부족 때문인지 수컷의 화려한 건축물에 쉽게 넘어가고 바우어의 장식에 더 주목하는 한편, 나이가 좀 있는 암컷은 경험이 많은 덕분인지 수컷의 구애 춤에 더 신경을 썼다. (127)

 

다섯째, 사람이나 새나 계책을 쓴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예다.

 

남의 알을 쪼는 걸 좋아하는 굴뚝새라도 자기 알이 쪼이는 건 원치 않는다. 똑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방어해야 한다. 사용할 수 없는 텅 빈 모델하우스가 아직 쓸모가 남았다. 적을 빈 성으로 유인해 혼란에 빠뜨리는 공성계는 늘 포식자나 살기등등한 다른 굴뚝새를 허탕 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121)

 

*****

 

이 책의 끝부분에 부록이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가 유념해야 할 내용이 있다.

그것은 새 둥우리가 대자연의 일기장이라는 저자의 말이다. 저자는, ‘새 둥우리를 이해하는 것은 인류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책을 끝맺고 있다. 오늘날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대자연의 일기장을 통해 우리는 성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아쉬운 것은, 이 책에서 언급된 새와 새 둥우리가 대부분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새와 새 둥우리라는 점이었다. 그것은 저자가 대만인이기 때문일 터인데, 우리나라 조류학자가 쓴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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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새 둥우리 속에 숨겨둔 그림일기장-[새는 건축가다]를 읽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k*****o | 2020.03.20 리뷰제목
새 둥우리 속에 숨겨둔 그림일기장<새는 건축가다>를 읽고      나는 숨을 죽이고 한쪽에 숨었다. 얼마 안 있어 푸른등박새가 나방을 물고 주위를 살피더니 벽 틈으로 쏙 하고 들어갔다. 그곳에 둥우리를 틀었던 것이다. 나무판 벽 너머로 병아리가 먹이를 찾을 때 내는 소리 같은 푸른등박새 새끼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몸의 피로가 한 순간에 싹 가시는 것 같았다.(139쪽,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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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우리 속에 숨겨둔 그림일기장

<새는 건축가다>를 읽고

 

 

    나는 숨을 죽이고 한쪽에 숨었다. 얼마 안 있어 푸른등박새가 나방을 물고 주위를 살피더니 벽 틈으로 쏙 하고 들어갔다. 그곳에 둥우리를 틀었던 것이다. 나무판 벽 너머로 병아리가 먹이를 찾을 때 내는 소리 같은 푸른등박새 새끼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몸의 피로가 한 순간에 싹 가시는 것 같았다.(139쪽, 발견의 기쁨 中)

 

[그림일기장을 펼치며] 여기 숨죽인 채 누군가를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린 새의 울음소리를 듣고 온 몸으로 기쁨을 느끼고 있는, 그는 바로 <새는 건축가이다>를 짓고 그린 차이진원(蔡錦文)입니다. 그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식생과 동물이 서식하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타이완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또 삼림연구소에서 야생동물 생태학을 연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새와 그의 보금자리를 직접 그리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새는 건축가다>는 그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그림일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또한 새와 새 둥우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만큼이나 다양한 옷을 입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조류도감, 자연관찰책, 자연에세이, 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듯하면서도 주제에 대한 균형감과 내용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춘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책 속에 실린 새와 둥우리 그림은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하여 "벽에 걸어놓고 감상할 수 있는 책"이라는 추천사가 지나친 수사가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대개 나무에 놓인 둥우리가 마치 벽에 걸린 액자나 시계와 같이 보여서 이렇게 평을 한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보고 읽어가면서 어느새 저자가 직접 그린 새와 둥우리 그림을 유심히 감상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생태화가답게 새와 둥우리의 디테일은 물론, 그들이 위치한 주위 환경에 대한 묘사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1장 집짓기 선조와 무주택자, 2장 특이한 스타일의 건축가, 3장 재미있는 둥우리, 4장 새 둥우리 발견하기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새의 습성과 어떻게 저마다의 보금자리를 짓는지에 대해 전문가적 관찰력과 함께 자연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우리에게 이야기해줍니다. 저자는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축가(새)와 그의 작품(둥우리)을 소개한 뒤, 독자로 하여금 직접 그들을 찾고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해줍니다.

 

[책속으로-무주택자] 저자는 서문에서 명심보감에 나오는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달려있다(一生之計在於幼)'를 변주하여 '일생의 계획은 둥우리에 있다(一生之計在於巢)'라고 말합니다. 새 둥우리는 새들의 보금자리로서 부부관계를 유지시켜주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알을 한데 모아주고 따뜻하게 만들어서 부화시킬 수 있게 해주며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가 포식자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도 하는 다용도 공간이라고 설명합니다. 한 가족이 같은 공간에 모여 하루의 소사를 이야기하며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내일을 꿈꾸는 우리네 일상과 자연스레 겹쳐보입니다.

 

 

    저마다의 스타일로 무장한 새 건축가들을 만나기 전에 먼저 둥우리 없거나 탁란(托卵)하는 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이들을 '무주택자'라고 표현한 저자의 위트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그럼에도 진화의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들도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유전적 본능에 따르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알을 발 위에 놓고 담요 같은 복부로 덮어 부화될 때까지 주야장천 알을 품는 남극의 황제펭귄, 다른 새의 둥우리에 알을 낳아 양육을 전적으로 맡기는 뻐꾸기가 있다고 합니다. 철두철미하게 계획을 세워 탁란을 실행에 옮기는 뻐꾸기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마음 한 편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숙주(양부모)로 불리는 새들도 뻐꾸기를 쫓아내기도 하고 탁란을 당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둥우리를 버리고 새 둥우리를 짓기도 한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뻐꾸기가 탁란을 하는 것이 아니며 직접 둥우리를 짓는 뻐꾸기도 있다고 합니다.

 

[책속으로-특이한 스타일의 건축가]

  


재봉새와 둥우리

    재봉새가 지은 둥우리를 보지 않는다면, 둥우리 건축에 있어서 조류가 다른 동물들보다 특히 더 우수하다고는 절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작고 깜찍한 재봉사들은 거미줄이나 나방의 실을 이용하여, 자신의 날카로운 부리를 바늘 삼아 잎을 한 땀 한 땀 꿰매어 가장 편안한 아기 방을 만든다.(35쪽)

    경이롭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그림입니다. 자연의 일부인 재봉새와 둥우리의 모습도 그렇거니와 이를 세밀하게 그려낸 저자의 그림 솜씨에도 감탄하게 됩니다. 부리를 바늘 삼아 어느 인기드라마 속 대사이기도 한 '한 땀 한 땀 꿰메어' 나가는 재봉새의 솜씨에서 그야말로 장인의 숨결을 느끼게 됩니다.

 

 

스윈호오목눈이와 둥우리

스윈호오목눈이와 많은 박새과 조류는 둥우리 건축에 있어서 한가지 공통된 취미가 있다. 동물의 털을 모아 둥우리 재료로 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근런데 박새과 조류는 동물 털을 둥우리 안감으로 사용하지만, 스윈호오목눈이는 동물 털로 둥우리 겉면을 엮어서 둥우리 전체가 나무에 걸린 털양말처럼 보이게 만든다. 후자의 경우, 바람이 얼마나 불든 간에 전혀 춥지 않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 책표지를 장식한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입니다. 그것은 바로 스윈호오목눈이와 둥우리입니다. 작은 몸집에 눈 주위를 검은색 띠로 두른듯한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꼼꼼한 성격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둥우리 역시 털뭉치를 대롱대롱 매달아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바람이 불면 춥지는 않겠지만 위태로워 보여 살짝 걱정이 되지만 앙증맞은 발로 받침대를 꽉 쥐고 있는 모습에 결연한 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닭과 오리가 인류의 먹고사는 생활과 가장 밀접한 조류라고 한다면, 제비와 참새는 인류와 가장 친밀한 반려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48쪽)

    인류가 먹고살기 위해 기르는 닭과 오리는 정작 자신이 지은 집이 아니라 인간이 지어준 집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집 밖으로 나오면 쉽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었던 제비와 참새의 지저귐도 요즘은 무관심해서인지, 아니면 환경오염 때문인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금사연(금빛제비)의 침으로 만든 둥우리

    금사연은 주변 환경이 제공하는 재료로 둥우리를 짓는 일이 거의 없다. 수컷이 분비하는 침이 최적의 건축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류가 먹는 제비집이다. 애초에 제비집이 어떻게 인류의 식탁에 오르게 되었는지 고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확실한 건, 가장 먼저 제비집을 식용한 주인공은 남양 연해 지역에 사는 사람일 것이라는 점이다.(57쪽)

    저자에 따르면 연와燕窩로 불리는 제비집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새 둥우리라고 합니다. 제비집이 폐를 윤택하게 하고 정력을 왕성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채집하여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흰목이버섯과 연밥에 빙당(氷糖)을 더하면 동일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중의사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할 것 같습니다.

 

   

    초급동소조는 숲의 생태에 매우 중요한 존재다. 이들이 만드는 구멍 둥우리는 차급동소조를 행복하게 해주고, 다람쥐나 날다람쥐같이 구멍을 둥우리로 삼는 다른 동물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밖에도 딱따구리는 '나무 의사'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충을 막아내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66쪽)

    이 책에는 동소조(洞巢鳥)라는 용어가 종종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중화권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교적 은폐된 장소를 제공하는 나무 구멍, 땅굴, 바위틈 등에 둥우리를 짓는 조류를 통칭한 것으로 이 동소조는 딱따구리처럼 스스로 구멍을 파서 둥우리를 짓는 새를 '초급동소조(初級洞巢鳥)', 구멍을 팔 줄 모르고 남이 파놓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멍에 둥우리를 짓는 새를 '차급 동소조(次級洞巢鳥)'로 부른다고 합니다.

 

[책속으로-재미있는 둥우리]

 

 

물꿩과 둥우리

    몸놀림이 무척 우아한, 수선화 같은 물꿩들이라도 침입자를 만나면 호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영역성이 무척 강하기 때문이다.(중략) 물꿩 가족은 아비 새 한 마리와 새끼 몇 마리로 구성된다. 따라서 알을 부화하거나 새끼를 데리고 있는 물꿩을 보게 된다면 수컷일 확률이 100퍼센트다!(83쪽)

    대개의 조류는 암컷이 새끼를 돌보는 경우가 많은데 물꿩은 정반대의 삶을 산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딸바보로 불리는 이 시대의 아빠라고나 할까요? 연잎 위에 놓인 알이 물 속으로 빠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물꿩 아빠에게 당부하는 바입니다.

 

 

떼베짜는새와 둥우리

    떼베짜는새의 둥우리에는 여러 대가 같이 살면서 함께 먹고, 경비를 서고, 먹이를 찾고, 공유한다. 뗴 둥우리를 수리할 때도 모든 새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는데, 정말이지 대단한 단결력이다! 이들 둥우리가 자연의 냉혹한 시험을 견디며 갈수록 장대해지는 이유를 알 만한다.이처럼 큰 규모의 황량한 여관은 다른 새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는데, 용맹한 피그미새매도 그중 하나다. 피그미새매는 가끔 임시 보초를 서주기도 하는 참 좋은 세입자다.(88쪽)

    이 책을 읽다보면 의외로 많은 새들이 군집을 이뤄 생활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여러 세대가 함께 연대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는 떼베짜는새의 습성이 퍽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둥우리의 모습도 무척 이채롭게 느껴집니다. 다세대 주택 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책 속 표현처럼 황량한 여관이지만 나그네 새들의 휴식처가 되어준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온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신천옹의 군집형 둥우리

    신천옹(앨버트로스)은 몸집이 가장 큰 해양성 조류로, 수명이 무려 40~60세에 달한다. 일부일처제를 따르며, 암컷과 수컷 사이의 정이 각별해서 어느 한쪽이 죽지 않는 한 쉽게 헤어지지 않는다. 신천옹은 극강의 비행 능력을 자랑하지만, 육지에서는 굉장히 둔하다. 그렇기에 육지에서는 1년 중 번식하고 둥우리를 짓는 시기에만 조금 길게 머무를 뿐이다.(104쪽)

    골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 스포츠 용어로 친숙한 앨버트로스를 조류명으로는 신천옹(信天翁)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중국어사전을 검색해보니 '되는 대로 맡기고 유유자적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신천옹은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고 종일 물가에 머무르면서, 물고기가 근처를 지나가면 그것을 잡아먹는 습성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또한 신천옹이 하늘에서의 비행능력은 극강이지만 육지에서는 정반대의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바우어새는 가장 불가사의한 건축가다. 수컷이 만든 걸작품, 바우어(bower, 정자 혹은 그늘진 쉼터라는 뜻)는 단지 그의 재능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둥우리는 암컷을 유인해 짝짓기를 할 목적으로 지어진 것이며 자식을 기르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124쪽)

    저자에 따르면 <총,균,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이 새를 '깃털 달린 피카소'라고 묘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찍이 서양인들은 바우어를 보고 현지 원주민의 주거 장식이라고 오해하기도 했을 정도로 장식의 대가라고 소개합니다. 저는 작년에 읽었던 <블루엣>에서 처음 알게 된 새틴바우어새가 떠오릅니다. 수컷 새틴바우어새는 파란색이면 뭐든 물어와서 자신만의 화려한 정원에 장식하여 암컷을 유혹한다는 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팔색조의 새끼 기르기

    어미 팔색조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먹이를 다 주고 난 뒤에는 똥주머니를 깨끗이 정리해서 멀리 갖다 버리는데, 이는 땅바닥에 둥우리를 틀고 번식하는 조류에게 매우 중요한 행위다. 깨끗하게 치우지 않으면 그 냄새가 포식자들을 쉽게 끌어들이기 때문이다.(159쪽)

    흔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을 가진 이를 팔방미인, 팔색조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통념을 깨기라도 하듯이 저자는 팔색조의 똥주머니를 '기저귀 가방'이라고 표현합니다. 역시 팔색조답게 새로운 반전 매력을 하나 더 갖게 된 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그림일기장을 덮으며] 앞서 살펴본 새와 둥우리 외에도 더 많은 건축가와 작품을 <새는 건축가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둥우리를 짓고 있는 새들이 인기척을 느끼고 날아가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외칩니다. '새 둥우리 관찰기록표(187쪽, 부록)'를 들고 야외로 나가 저자 자신처럼 직접 둥우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고 둥우리에 숨겨진 자연의 신비를 관찰해보라고 말입니다. 단, 절대로 어떠한 경우라도 새들이 방해받는다는 느낌을 줘서는 안된다는 걸 명심해야겠습니다.

 

    도시에서 둥우리를 짓는 제비는 일반인이 조류의 둥우리 건축 및 번식을 관찰하는 일에 입문하기 가장 좋은 조류다. 현관에 느긋하게 앉아 제비가 둥우리를 짓고 새끼를 기르는 모든 과정을 관찰할 수 있기도 하고, 털털한 제비는 당신을 괴물로 여기지도 않으니까 말이다.(160쪽)

 

 

 

퇴근길에 우연히 발견한 둥우리를 저자의 조언대로 멀리서 조심스럽게 찍어보았다.(2020.4.10.)

 

    마지막으로 저자는 새와 둥우리를 포함한 자연을 아끼고 보호해야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관련 사례로 든 과거 무분별한 새 둥우리 표본 채집과 새알 껍질을 얇게 만드는 DDT 살충제의 위험성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의 책표지에 나왔던 죽어가는 새의 모습과 더불어 동물은 물론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살충제의 민낯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다행히도 이후 과학자들은 새 둥우리 표본 속 둥우리 재료의 이산화탄소 함량을 비교해 지구 온난화의 변천사를 탐구하고, 다른 시기의 같은 둥우리 재료를 비교해 대기오염 상황을 검사하고 증명할 수도 있게 되어 다소나마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상으로 새의 보금자리인 '둥우리'를 조명하며 새들의 다양한 삶을 소개하고 이야기 곳곳에 숨겨진 새들의 지저귐, 즉 트위터 메시지 하나하나를 확인하다보면 대자연과 인류가 공존해야만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 <새는 건축가이다>의 리뷰를 마치며 여러분께 일독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제 리뷰를 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류는 새 둥우리로 그들이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기록하는 동시에, 인류가 환경을 변화시켜온 과정을 기록한다. 새 둥우리는 대자연의 일기장이다. 따라서 새 둥우리를 이해하면서 인류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셈이다.(177쪽)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어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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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둥지는 대자연의 일기장이다 평점7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0.03.19 리뷰제목
70년대 이후, 100년 전 새알과 지금의 새알을 비교해본 미국 과학자들은 DDT 살충제가 새알 껍질을 얇게 만들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근거로 과학자들은 DDT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도록 국회를 설득했고, 그제야 사람들은 새 둥우리와 새알 표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책, 176쪽)   이 책은 '새'를 관찰기록하기보다는 유독 '새둥지'에 대한
리뷰제목

  70년대 이후, 100년 전 새알과 지금의 새알을 비교해본 미국 과학자들은 DDT 살충제가 새알 껍질을 얇게 만들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근거로 과학자들은 DDT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도록 국회를 설득했고, 그제야 사람들은 새 둥우리와 새알 표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책, 176쪽)

 

  이 책은 '새'를 관찰기록하기보다는 유독 '새둥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의아하기까지 했다. 첫 머리말부터 가타부타 '둥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도 밝히지 않고, 이 새는 이런 둥지를, 저 새는 저런 둥지를, 또 어떤 새는 둥지를 짓지 않기도 하고, 다른 어떤 새는 정말로 과학적이라며 주절주절 늘어놓기만 해서 살짝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리뷰에는 기어코 '혹평'을 쏟아내주리라 단단히 마음을 먹었는데, 책 말미에 있는 '부록'에 그 까닭을 밝혀놓았다.

 

  1870년대부터 1920년까지 북아메리카에서는 '새둥지'와 '새알'을 수집하는 열풍이 불었단다.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를 비롯해서 어린 아이들까지 수집가의 대열에 합류해 엄청나 양을 모았다고 한단다. 현재는 '박물관'에 보관 및 전시되고 있는데, 당시에는 환경보호는커녕 생태계 보존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던 시절이었기에 '새알'을 구하려고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낼 정도록 무식(?)하기까지 하였더랬다.

 

  암튼, 그렇게나 무식한 방법으로 수집한 '새둥지'와 '새알'을 연구한 끝에 'DDT 살충제'가 새알 껍질의 두께를 얇게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DT 살충제'가 모기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꿀벌까지 죽여서 <침묵의 봄>이 머지 않아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나온 보고여서 더 큰 충격을 준 결과이기도 하다. 그뒤부터는 과학자들은 '새둥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치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판별하기 위해 남극의 빙하를 '채취'해 연구하는 것처럼 '새둥지' 또한 마찬가지 연구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었기 때문이다.

 

<새둥지는 촬영하기 힘들다. 발견하기 힘들고 훼손해서도 안 되니까>(출처: 나무위키)

 

  '지구온난화'는 인류만이 직면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인류가 원인이 되어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피해는 인류뿐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이 고스란히 받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만 할 것이며, 그렇지 못할 때에는 '멸종'이라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심각한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구의 환경생태변화의 일부분일 뿐이며, 그 원인 또한 인류가 제공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 가져온 '자연스런 변화'일 뿐이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그 한 예로 '쥐라기 시대'를 들며, 당시에 평균 기온은 50도에 육박했지만 멸종은커녕 오히려 '공룡의 전성시대'를 맞이한 풍요로운 시대였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허나 인류는 몇 차례의 '빙하기'는 견뎌낸 역사가 있지만 50도가 넘는 기온에서 번성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신생대 이후'에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온난한 기후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추워지는 '빙하기'를 맞이하게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혹한의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를 태우며 버틴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식량난'을 겪을 것이 분명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계속 태우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행여 '온실효과'가 지나쳐서 빙하기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하면 더 큰 문제다. 바로 '금성'처럼 뜨거운 지옥과 같은 행성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를 막지 못하면 지구가 금성처럼 될지도 모른다>(출처: 나무위키)

 

  그래서 새 연구가들은 '새둥지'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지구온난화'의 경과를 지켜보고 있으며, 같은 종의 '둥지'를 '시기'를 달리하여 비교관찰하는 연구를 통해서 '대기오염'과 같은 조사연구도 함께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표본 연구'를 통해 영미권 조류학자들이 내놓은 결과는 '특정 조류의 알 낳는 기간이 평균 9일 앞당겨졌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 평균 기온'이 예전보다 올라갔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혀냈다. 이처럼 '새둥지'를 연구한다는 것의 의미가 단순한 '수집'과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환경'과 '환경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 뜻 깊은 기회였다.

 

<둥지밖으로 일부러 꺼내 연출된 사진(2014년)>(출처: 허핑턴코리아)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진작가'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새둥지'를 파괴하고 새끼들을 나뭇가지에 일부러(접착제로 붙여놓았다는 의혹도 일었다) 꺼내놓는 등 위험천만한 행동을 해서 논란이 일었다. 동물보호단체와 수많은 환경단체가 그 사진작가를 고발을 하니 작가는 "작품으로 보아 달라"며 성명을 발표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진을 자세히보면 '둥지'는 찾아볼 수 없으며 천적에게 새끼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매우 위태로운 상태다. 더구나 어미새가 먹이를 잡으러 나간 사이에 만행을 저질렀고 그 사이에 어미새가 돌아와 먹이를 주는 모습을 일부러 연출한 것으로 짐작된다. 오직 '작품'을 찍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행태는 '새의 생태'를 연구하는데 아무 도움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는 물론 '동물학대'일 뿐이다. 이 책에서도 '새둥지'를 발견하면 함부로 만지지 말 것을 당부하며 '새둥지의 주인'은 누구인지? '어떤 장소', '어느 서식지'에서 수집한 것인지 등등 차근차근 밝혀야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저 함부로 사진 찍기 좋게, 아무렇게나 수집을 하게 되면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므로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꽃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꺾지 않는 법이다. 자연에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제 이 책을 읽은 당신은 '새둥지'를 보면서 '지구온난화'를 함께 걱정하게 될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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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새 둥지속의 비밀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p*******t | 2020.06.17 리뷰제목
새는 건축가다 나무 가지로 아무렇게 지은 것처럼 보이는 둥지, 그 속에 건축이 숨어 있다. 자연에서 인간이란 동물은 혼자서 집을 짖기를 힘들어하는 희귀한 생명체 일 것이다. 대부분 동물들은 스스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유지, 보수하면서 가족과 함께 한다. 자연 곳곳에 살아가는 새들이지만, 우리에게는 새를 잘 모른다. 새에 대한 지식이 적은 것 같다. 흔히 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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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건축가다


나무 가지로 아무렇게 지은 것처럼 보이는 둥지, 그 속에 건축이 숨어 있다. 자연에서 인간이란 동물은 혼자서 집을 짖기를 힘들어하는 희귀한 생명체 일 것이다. 대부분 동물들은 스스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유지, 보수하면서 가족과 함께 한다. 자연 곳곳에 살아가는 새들이지만, 우리에게는 새를 잘 모른다. 새에 대한 지식이 적은 것 같다. 흔히 볼 수 있는 까치집 말고는 별로 본적이 없다. 물론 새소리에 귀를 기울려 보지만 새 찾기도 힘든데, 그 새가 그 새인 것 같이 보인다. 거기다 그 새가 사는 보금자리 찾기는 더 힘든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자연의 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좁은 새장속의 이쁘거나 아름답거나 노래소리가 예쁜 새들 말고는 별로 본적이 없을 것이다. 가끔 울어 대는 새를 봐도 저 새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모르니 그냥 스쳐 지나가 버린다. 새들은 동물원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생물이 되었는지도.

 

새 둥우리를 짖는 것은 과학이다. 생태적이라고 할까? 일단 주위에 풍부한 재료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무게를 지탱하고 숨기 좋은 곳이며, 암수가 만나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기 좋은 곳이겠지만, 새에 따라 그런 곳은 다양하다. 땅바닥과 절벽, 나무위나 물위 등 곳곳에 자신에게 적합한 둥우리를 만든다. 물론 새들도 둥우리를 짖는 노력을 많이 들어는 새와 기능적으로 단순하게 짖거나 심지어 아름답게 짖는 새들도 있다.


200페이지가 안되는 책이지만, 많은 그림들이 새들의 특징과 둥지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둥우리의 관찰과 분류가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림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정말 다양한 방식의 둥우리 건축의 재료와 공법을 보여주고 있다. 새에 대해 알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새들도 기후환경에 적응하느라 여념 없는 것 같다. 어렸을 적에는 쉽게 제비 둥지를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본적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발견한 적이 없다. 우리들의 생활방식의 변화에 따라 제비가 집을 지을 곳이 부족해지고, 기후가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다. 물론 새에 대한 인간의 관심이 많이 줄어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새집 달아주기 운동도 있었던 것 같다. 삶의 여유가 줄어서 편안하게 즐기기에 급급하기에 숲 속과 산에 가사 새의 울음소리와 멋진 비행과 다양한 모습을 볼 기회가 줄어 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를 관찰한다는 것은 어쩌면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힘든 일인지도.


이 책을 보고 집은 무엇일가 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보면 그냥 부부가 자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인데. 기회만 된다면 내손으로 지어보고 싶다. 물론 엄청난 노력이 들겠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곳이기에. 아름다운 곳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짖고 바라볼 수 있는 곳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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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새는 건축가다」놀랍다, 새들의 둥우리들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l*****5 | 2020.05.16 리뷰제목
어렸을 적에 다세대 주택에 살았다. 시멘트로 만든 튼튼한 2층 주택의 1층이었다.도심인데 도심에서 벗어난 밭과 논이 펼쳐진 촌에 가까운 동네였다.그래서인지 당당하게 자랑할만한 것이 맑은 공기였다.내가 좋아하는 흑암처럼 어두운 밤하늘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이었다.아침의 새 소리도 아주 잘 들려서 늦잠을 잘 수 없다.아주 가까이서 들리는 새 소리에 정말 피곤한 날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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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다세대 주택에 살았다. 시멘트로 만든 튼튼한 2층 주택의 1층이었다.

도심인데 도심에서 벗어난 밭과 논이 펼쳐진 촌에 가까운 동네였다.

그래서인지 당당하게 자랑할만한 것이 맑은 공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흑암처럼 어두운 밤하늘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이었다.

아침의 새 소리도 아주 잘 들려서 늦잠을 잘 수 없다.

아주 가까이서 들리는 새 소리에 정말 피곤한 날은 힘겹다.

어디서 들려오는걸까? 반쯤 뜬 눈으로 나가서 살펴보았다.

헉... 제비 소리다. 더 놀라운 것은 제비가 집 입구 위에 야물딱지게 집을 지어놨다.

볕짚을 물어와서 시멘트 지붕 아래 동그랗게 집 지었다.

어린 마음에 신기하면서 좋기도 했다.

어느 누군가의 지붕 아래가 아닌 우리 집이었다니......

그 이후로 아무리 제비가 시끄럽게해도 거슬리지 않았다.

제비의 둥우리는 많이 봤지만 다른 새들은 어떻게 집을 지을까 궁금하다.

텔레비젼 자연다큐멘머리를 보면 다양한 새와 둥우리들이 나오는데, 진귀한 장면이 많았다.

직접 봤으면 좋겠지만 새도, 둥우리 전문가도 아니기에 책으로 만나보았다.

 

≪새는 건축가다≫

이유가 있는 제목이다. 새는 허술하게 집을 짓지 않는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어쩌면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에.

새 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자기들의 생존에 유리하게 집을 짓는다. 생명을 낳고 키우기 위해서도 그렇고.

저마다의 처해진 환경에 적응해나가기 위해서도 집을 짓는것은 가장 본질적이면서 중요한 삶의 과정이다.

생존 환경에 맞게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개성을 담아 가장 최적화된 집을 짓는다.

둥우리 재료를 통해 자연(생태) 환경에 따라 새들의 서식지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도 알 수 있다.

아울러 우리가 지금 심각하게 직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변화를 통해 환경오염 상태 검사하고 증명할 수 있다.

인류가 환경을 변화시켜온 과정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새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니깐.

 

 

바느질에 능한 새들의 둥우리는 보는 내내 경이로웠다.

딱 이름만큼 값어치를 하는 '재봉새'들은 거미줄이나 나방의 실을 이용하고, 자신의 날카로운 부리를

바늘 삼아 잎을 한 땀 한 땀 꿰매어 가장 편안한 아기 방을 만든다. 정교하면서 멋지다.

재봉새가 둥우리를 만드는 목적은 육아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둥우리는 용도에 맞게 쓰임새를 달리한다.

아기새를 숨기기 위한 위장 효과도 있는 둥우리다.

 

제비의 조상은 원래 나무 구멍이나 바위굴에 둥우리를 틀고 번식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인류의 농경 생활로 인해 자연 환경이 바뀌면서 자신들의 먹이인 곤충의 수에도

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농지가 있는 곳에는 곤충도 많았다.

제비는 더 많은 먹이를 잡아 다음 세대를 기르기 위해 점차 인류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오래지 않아 제비, 퍼시픽스왈로우, 귀제비는 자연을 등지고 인류의 건축물에서만 둥우리를 틀게 되었다.
닭과 오리가 인류의 먹고사는 생활과 가장 밀접한 조류라고 한다면,

제비와 참새는 인류와 가장 친밀한 반려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8쪽)

제비가 콘크리트를 활용해 집을 짓고 인류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환경에 맞는 적응이었다. 비단 제비만 그런게 아닐거다. 다시 생기고 퇴화되는 반복으로 자연에 동화되어간다.

 

'소형 조류가 세심하게 공들여 지은 둥우리에 비해 중대형 조류의 둥우리는 상대적으로 거칠고 소탈하다.

주로 쌓아올리기와 다지기의 반복이다.

비교적 체형이 큰 조류는 낡은 둥우리를 반복해서 재사용하는데 익숙하다.'

둥우리 짓는데 있어서도 꼼꼼함과 허술함으로 차이가 나는게 우습다. 새들도 성향따라 다르지 않구나 싶다.

둥우리를 빌려주고 기생충의 침입을 막아주는 희안한 공생 관계도 있다.

함께 둥우리를 짓고 공동으로 알을 낳는 아주 이례적인 방식도 있다고 한다. 새들도 다 생각이 있구나.....

흥미로웠다. 역시나 새들에게서도 번식과 생존의 중요성이 둥우리의 활용성에 정점을 찍는다.

일부 조류가 유달스레 강렬한 향기는 내뿜는 향기 식물만 찾아 둥우리를 짓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류는 왜 향기 식물을 좋아할까? 궁금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과학자들이 제시한 3가지 관점이다.

  • 향기 식물은 둥우리 내부 기생충을 죽이거나 막을 수 있다.
  • 향기 식물의 휘발성 물질은 새끼의 면역 기능 증진에 도움을 준다.
  • 수컷이 향기 식물을 많이 수집할수록 암컷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짝짓기 기회가 늘어난다.

단순하게 3번째 관점이 그럴듯하게 생각된다.

비단 조류만이 아니라 인간이나 모든 동물들도 본능적이지 않을까?

둥우리 짓기는 당연히 구애, 짝짓기와 관련이 있고, 둥우리 건축 능력은 짝을 고르는 조건 중 하나라고 말한다.

좋은 집은 많을수록 좋다?! 다르지 않구나.... 씁쓸한데^^;;;

 

책을 읽고 나니 제비 둥우리 외 다른 둥우리를 발견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기사 제비 둥우리도 요즘엔 쉽게 보이지 않는 듯 하다. 환경이 너무 많이 변했다.

숲이나 늪, 습지, 강가, 도시... 어느 곳에서든 환경에 맞는 새가 서식을 한다. 일부러 찾지는 않겠지만

혹여나 내 눈에 띈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그냥 둥우리 모양만 봐도 신기할 것 같다.

바느질 잘 하는 새의 둥우리를 만났다면 행운일 것 같고^^

새들의 둥우리를 살펴보면서 그들의 사생활까지 엿보게 된 귀한 책을 만난 듯 하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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