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잘 뛰지 않는 몸을 갖게 된다. 급할 때만 뛴다. 자연스럽게 뛰는 게 힘들다. 조금만 뛰어도 가슴에 충격이 온 것처럼 아프다. 달리는 건 내 몸을 힘들게 하는 일이라 더 뛰지 않게 된다. 뛰지 않는다는 건,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말. 가만히 앉아 있는 몸으로 산다. 뛸 일이 있을 때 이런 결심을 가끔 한다. 몸이 힘들구나, 운동 좀 해야겠다고, 예전엔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뿐이고 운동을 하지 않으니 답답함이 점점 쌓여간다. 몸이 힘들어서, 그리고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어서.
한 번 성공한 사람은 항상 성공하는 사람이 되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된다. 성공의 법칙을 알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것부터 성공해서 그 성취감을 느껴봐야 한다._(P.064)
어느 날 갑자기 뛰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이른 아침 밖으로 나갔다. 달릴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안 뛰던 몸이 달리다보니, 심장이 요란을 떨고,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그래도 억지로 뛰고, 또 뛰고 했던 건, 뛰지 않은 동안 쌓였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날을 기점으로 달리기를 일상으로 들였다. 뛰는 인간 프로젝트란 이름까지 붙여가며 독한 결심을 하고 달렸다. 덕분에 매주 주말마다 달리기를 해냈다. 그리고 달리면 몸이 변하면서 얻는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달리기는 '전두엽'도 단련시킨다. 전두엽은 집중력, 창의력, 판단력, 사고력, 그리고 감정을 도맡는다. 사실상 해마가 주관하는 기억력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역할을 담당한다._(P.100)
'단 한 번의 달려보기' 결심이 내몸을 달려도 덜 힘든 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달릴 때마다 내 두뇌를 스친 생각들이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생각을 그때마다 떠올린 것이다. 덕분에 탄생한 책이 바로 <일상에서 생각깨우기 연습>이다. 달릴 때마다 메모하고, 달리고 나서 정리한 글들을 함께 모은 책이다. 달리면 생각하게 된다는 것, 몸이 자극을 받으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달리기가 주는 마법과 같은 효과다. 달려보지 않았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경험이다.
누군가 말했다. "해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달려보기 전엔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알 수 없다._(P.032)
그 이후로 운동이나 달리기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 이야기를 찾아 읽는다. 기껏 주말에나 달리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달리고 몸을 자극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달리기 효과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한다. 그리고 더 달리도록 자극한다.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를 찾게 된 이유다. 저자가 달리기를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떤 효과를 경험했는지, 내게는 흥미 진진한 주제다. 기대했던 대로 달리기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이야기. 달리기에 더 많이 집착하게 만드는 책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달리고 있을 러너들은 몸이 아니라 마음을 단련하기 위해 계속 달린다. 어느 정도 달리면 그들의 몸은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에 충분히 건강해진다. 그들이 계속 길 위를 달리는 것은 인생을 좀 더 잘 살기 위해서다._(P.065)
달리기를 이야기 하는 책. 달리게 만드는 책이다. 인생이 바뀌는 극적인 경험을 해본 저자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만드는 방법은 오늘, 지금 달려보는 것이다. 단 한 번의 결심, 달리기의 시작이 내가 가진 잠재력 중 하나를 흔들어 깨운다. 그 사실은 직접 달려보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말한다. 일단 해보라고. 이 책도 마찬가지다. 대회를 준비하는 거창한 계획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그냥 간편한 차림에 운동화만 신으면 된다. 그리고 뛰는 순간, 마법은 시작된다.
달리기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순 없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는 변화시킬 수 있다. 그 변화된 하루들이 모여 만들어진 인생은 분명 불구덩이 속에서 단련된 다이아몬드가 될 것이다._(P.167)
몸이 바뀌면 인생이 확실히 바뀐다. 건강한 몸은 삶의 활력 그 자체다. 달릴 수 있는 몸으로 달리기를 하지 않는 것은 인생의 또 다른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서 해보는 것이 일상의 반복되는 틀을 깨고, 변화를 경험하는 길이다. 누군가 해보고 좋다고 했던 것, 그냥 하기만 해도 좋아지는 것을 챙겨보면 좋겠다. 때를 놓치면 다시는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건강을 잃고나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들이 생긴다. 이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왜 '그렇게' 뛰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뛰어본 적 있냐고 묻고 싶다._(P.228)
내용 자체는 정형적인 부분이 많은데, 막상 읽으면 마음 깊이 감동을 주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책이다. 특히 단순히 모리셔스라는 장소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 그 어디에서건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써내려나는 부분이 정말로 좋았다.
말을 빙빙 돌리지 않는다는 점 역시 좋았다. 감동적으로 읽은 책으로, 읽는 내내 힐링받는 듯했다.
언뜻 보기에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듯해서 좀 뻔한 책인 것 같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치밀하면서도 상세한 구성과 밀도에 감탄하게 되는 책이다. 특히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상세한 실현 방법과 효과에 대해서 입체적이면서도 방대하게 이야기하는 대목이 정말 좋았다.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고 묵직한 메시지와 내용을 전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