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아니 읽고 싶었던 책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거리를 좁히려는 사람은 '격이 없어야 관계다'를 주장하고,
거리를 유지하려는 사람은 가까울 수록 '선을 지켜야 한다'를 주장한다.
사람들은 이 관계의 아이러니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럼에도 주고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잘 표현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해서 말하지 않고, 너무 사소한 것이어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관계에서 생기는 일 중 사소한 것은 없다.
그 사소함(이라고 여겨지는 것)이야말로 관계를 이어주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8p, 적당한 거리 두기의 기술 '프롤로그' 중-
일단 쉽게 읽혀서 좋았다.
나는 어렵게 쓰여진 책이 싫은 이유다.
그렇고 그런 사례가 아닌,
작가의 살아온 일상에서의 경험들을 사례로 들어 좋았다.
일상에서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도 들었지만,
이 책을 통해
좋은 관계를 위해 내가 내려 놓아야 할 것들,
잡아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적당한 거리두기의 기술'은 사람과의 거리를 벌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거리 당기기의 기술이라는 생각이다.
너무 가까워도 탈이 나도 너무 멀어도 문제인 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다.
게다가 그 아리송한 경계조차 우리가 맺는 수많은 관계마다 제각각이니, 인간관계의 거리에 정담은 없다.
거리를 좁히려는 사람은 격이 없어야 관계다 를 주장하고, 거리를 유지하려는 사람은 가까울수록 선을 지켜야 한다 를 주장한다.
과연 서로 상처 받지 않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을구매할 마음이 생긴다는 책의 소개글에든 목차에든 부분 발췌본에든 뭔가에 끌려 읽어 볼 마음이 생겼기 때문에 구입을 하겠지만 가끔은 흔하고 뻔한 내용일 껄 알면서도 약간은 습관적으로 구매 버튼을 누를 때가 있다.
이 책은 양쪽 다 해당되는 경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읽은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몇 자 끄적여 보고 있는--;;;) 후자 쪽에 좀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받고 바로 안 읽고 좀 뒀다 읽었었는데 내 생각, 내 기대치보다 훨씬 좋았고 높았다.
편하고 잔잔하게 읽히면서도 스며들고 새겨지는 부분은 상당히 많았다.
누구든 그렇게 생각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을 내용이지만 글쎄..이런 걸 보고 글을 참 잘 쓴다고 하는 건지 똑같은 얘기를 해도 더 귀가 기울여진다고 해야 하는 건지, 어쨌든 편하게 집중해서 제대로 읽은 책이다.
한 번 읽고 말지 싶었는데 왠걸? 책장에 꽂아두고 생각나면 한번 씩 꺼내봐야 겠다 싶다.
참 좋은 책 한 권 추천^^
참 좋은 책을 만났다. 심리학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일반인이 쓴 심리학 서적이다.
<적당한 거리 두기의 기술> (명대성 저, 팬덤북스)
적당한 거리두기… 사실 얼마나 어려운 말인가. ‘적당하다’는 말의 의미가 뭔가.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가 적당한 거리 아닌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을 진대 이 책은 감히(?) 그걸 주제로 삼았다.
저자는 심리학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의 관심사와 동떨어진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그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례들을 들고 있는데 그게 딱 내 얘기다. 누가 읽어도 무릎을 탁 하고 칠 것이다. 그래서 반갑고, 그래서 재미있고, 그래서 술술 읽힌다. 부부 사이, 친구 사이, 직장 동료/상하관계를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고 상대방이 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관계의 핵심은 상대가 아니라 결국은 내 문제임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관계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더 이상 상대방에게 휘둘리지도 않고, 상대방을 괴롭히지도 않는다. 밀당의 주도권을 내가 쥐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미세먼지로 희뿌옇던 시야에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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