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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저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서평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던 적이 많다.
내가 쓰는 것이 과연 서평인가? 리뷰인가
책 내용을 소개하고 간단한 내 생각을 적는 것은 리뷰이지 서평은 아니어서 진정한 서평단이 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글을 써야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첫째로 객관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주어부터 달라져야 한다.
나는/필자는 이라는 주어에서 책은/작가는/독자는/주인공은이라는 주어로 바뀌는 것에서부터 객관적인 글쓰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 글(서평)을 읽게 되는 독자가 누구인지를 인식하고 쓸 때 달라진 글을 만날 수 있다.
<서평독자 구분표>
책을 읽은 독자 VS 읽지 않은 독자
이런 종류의 책에 익숙한 독자 VS 처음인 독자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 VS 아닌 독자
작가의 애호가 VS 처음 읽는 독자
리뷰는 해당 제품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비평은 여러 지점 또는 중요한 한 부분을 깊고 다양하게 분석한다.
비평가에게 ‘타협’은 없습니다. 비평가는 어떤 책의 중량을 마음껏 달아보기 위해 비평을 씁니다. 별점을 매섭게 매기기도 하고, 숨은 작품을 발굴해 높은 별점을 주기도 합니다. 이 때는 물론 정확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p.116)
<서평 쓰기를 위한 별점표>
별점 | 주요 반응 | 좋은점VS아쉬운점 |
★ ★★ 3점 이하 | 어렵다 잘 안 읽힌다 지루하다 재미없다 몰입이 안 된다 불편하다 불쾌하다 실망이다 기타 | 좋은 점보다 아쉬운 점이 더 많다 |
★★★ 3점 | 괜찮았다 기타 |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비등하다 |
★★★★
★★★★★ 3점 이상 | 재미있다 잘 읽힌다 감동받았다 몰입했다 유익했다 나를 돌아봤다 반성했다 결심했다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 기타 | 아쉬운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 |
<서평 쓸 때 주의할 점>
1. 책 내용을 ‘전부’ 요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이런 서평은 지루하다.
2.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정하라.
할 이야기가 명쾌하지 않은 서평은 단숨에 읽히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장황한 서평’은 고역이다.
3. 서평 쓰기 전에 밑그림 그리는 작업 즉, 구조 짜는 과정을 거쳐라.
4. 구조를 짜면서 ‘주제’가 살아 있는지 점검하라. 여기서 말하는 주제는 책의 주제가 아니라 서평의 ‘주제’다. 왜 이 서평을 쓰는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독자를 설득하지 못한다.
5. 서평의 ‘제목’에는 하고 싶은 말, 즉 주제가 드러나면 좋다.
6. 좋은 글은 고속도로처럼 빠르다. 중간에 ‘턱턱’ 걸리거나, 장황하면 좋은 글이 아니다.
책에 대한 평가나 책에 별점을 주는 것, 추천 또는 추천 안 하는 이유 등이 서평 쓰기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무엇보다 내가 왜 서평을 쓰는지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으려면 다음 저자의 말을 참고하면 좋겠다.
서평을 쓰는 이유는 자기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서평과 관점의 관계는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첫째, 뚜렷한 관점으로 서평을 쓰는 경우, 둘째, 서평을 쓰면서 관점이 정리되는 경우, 셋째, 모호한 관점으로 마무리하는 경우 등입니다. 셋 다 나름의 소득이 있습니다. (p.99)
요즘은 책을 읽고 글로 정리하는 리뷰어들이 참 많아졌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정리하기가 너무나 편리해진 덕분이란 생각이다. 다양한 소통 경로를 만드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활용한다. 덕분에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차츰 높아지는 것 같다. 기왕 쓰는 글이라면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추세를 반영해서 그런지 글쓰기에 대한 책들이 꾸준히 발간되고 있다. 글쓰기에 대해 책으로 먼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독서와 글쓰기에 모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보통 서평 쓰기를 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난 단상을 주로 정리하는 나 역시 서평인 듯 글을 정리하고 있다. 지금 내 독후 글쓰기는 오랜 시간 책 읽고 글을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틀을 잡아 온 것이다. 내 맘대로 써온 글쓰기 스타일이라 사실 일정한 틀이 없다. 형식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탓에 내맘 대로 식 서평을 쓸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서평 글에 대해 슬그머니 엿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 <서평 글쓰기 특강>을 보게 됐다.
언젠가 필력이 남다른 기자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의 답은 명쾌했습니다. "매일 쓰면 됩니다." 그의 단단한 필력은 매일 쓰기의 산물이었습니다._(P.31)
독서를 했지만 책 내용이 남는 게 별로 없던 독자들, 나처럼 대중없는 서평을 쓰거나 글쓰기가 잘 안 되는 독자들에게 체계적으로 서평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들이 서문에 얘기한 것처럼 책을 가장 잘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서평'이라고 할 수 있다. 책 내용을 정리할 때 꼭 일정한 틀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쪽이지만 서평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서평 쓰기의 틀에 대해 배우기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청자 없는 말은 수다로 흐르고 독자 없는 글은 고백에 그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라면 반드시 출력을 경험해야 합니다. 본인의 말과 글, 생각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목격할 필요가 있습니다._(P.43)
서평을 쓸거라 예정하고 책을 읽으면 책을 읽는 방법이 달라진다. 좀 더 꼼꼼하게 책 내용을 살피고 책이 얘기하는 바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정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즉 서평쓰기를 하면 책을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읽게 되는 셈이다.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게 되면 독서의 유익함과 더불어 글쓰기 실력도 향상 되니 이처럼 좋은 생각 정리 기술이 어디에 있을까? 서평 글쓰기를 처음 해보려는 독자와 서평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겹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글쓰기가 습관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글쓰기의 두려움 때문이고, 그 두려움이란 처음부터 잘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면의 검열관을 무시하고 소재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매일 의식이 흐르는 대로 글쓰기를 하게 되면, 어느 순간 글쓰기가 편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가 습관이 되면서 다양한 글쓰기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_(P.182)
‘서평을 쓰는 것이 책을 가장 잘 기억하는 방법이다’라고 저자는 주장하면서 독서에서부터 평의 개요 짜는 법과 쉽게 쓴 다음 퇴고하는 법까지 모두 6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1장. 독서 습관을 바꾸는 서평쓰기, 2장. 독후감에서 서평으로, 3장. 비평부터 시작해볼까, 4장. 서평, 쉽고 빠르게 쓰는 법, 5장. 글쓰기 달인의 비법, 퇴고 습관, 6장. 서평을 바라보는 여섯 가지 시선으로 되었다.
서평을 쓰는 각 단계마다 쉽게 설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의할 점과, 서평을 잘 쓰기 위해서 해야 할 일 등이 잘 나와 있어 글쓰기 초보자들이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서평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읽은 책을 기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책을 좀 더 깊이 읽게 되고, 나의 생각과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개인적인 독후감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를 생각하는 서평으로 나아갈 때, 또 하나의 이유가 덧붙여집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블로그에 책 리뷰를 올린 지 10년째다. 홈베이킹에 빠져서 순전히 레시피 기록, 공정 기록을 남기려던 목적으로 시작한 블로그에 책 이야기를 쓰게 된 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블로그는 아주 사적인 공간이다. 이 ‘사적’이라는 단어의 뜻은 ‘비밀스럽다’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뜻이다. 온라인에 내가 쓴 포스팅을 오픈한다는 건 불특정 다수에게 ‘나 자신’을 공개한다는 거다. 블로그를 한다는 건 나를 보여주는 일이다. 그러니 블로그에는 자연스럽게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만 모인다. 내 블로그의 경우, 베이킹과 책 그리고 공연이나 전시나 뭐 그런 문화예술 활동들이 그런 것들이다. 나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다른 말로 내가 무척이나 즐기고 좋아하는 것들. 블로그 =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의 집합. 이런 공식이 성립한다.
그렇게 10년 정도 책 리뷰를 써오면서 내가 올린 리뷰의 형태는 여러 번 바뀌었다. 내 의식의 흐름이 그렇게 바뀌어온 것이리라. 처음에는 단순히 ‘이 책 읽고 이런 걸 느꼈다.’ 정도였던 소소한 리뷰가 소위 ‘짬’이 늘면서 점점 허세가 짙어지고 덩치를 부풀리기도 했다. 어떤 시기에는 정말 대충 읽고 썼구나 싶은 리뷰들이 떡하니 포스팅되어 있기도 하고 읽은 책에 대한 애정이 1도 없어 보이는 리뷰들도 여럿 있다. 물론, 모든 책 리뷰가 잘 쓴 리뷰이기는 어렵고 모든 책을 애정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사족이지만, ‘요즘은 진짜 왜 만들었지?’ 싶은 책들이 적지 않다.) 아무리 사정이 그렇다해도 책 리뷰를 10년 정도 쓴 블로거 스스로 창피하다고 느끼는 책 리뷰가 블로그에 있다는 건 참 불편한 일이다. 흑역사를 지우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내 독서기록을 훼손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옘병... 일단은 그냥 둔다. 대신 돌파구를 찾아본다. 그래서 작년부터 대체 서평이란 걸 어떻게 써야 좋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거다.
[서평 글쓰기 특강]은 숭례문학당의 김민영, 한겨례교육문화센터에서 서평 입문을 가르치는 황선애 강사 둘이 서평쓰기의 기초에 대하여 쓴 책이다. 서평쓰기는 읽기와 쓰기가 병행되는 활동이다. 서평쓰기를 위한 읽기부터 서평의 얼개와 완성까지 단계별 특징들을 간추렸다. 해당 문학당과 인연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서평이란 무엇이냐에 대하여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인터뷰 내용까지 책 뒤에 실려 있다.
두 명의 저자가 각각 쓰고 싶은 목차 부분을 맡아서 집필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중복되는 부분도 보이고, ‘이런 내용이 왜 이 꼭지에 들어가 있지?’ 싶은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을 좀더 정리하고 책을 냈으면 요점이 확실하고 책도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책은 유익하고 재미있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읽기부터 달라야한다는 지적과 서평이라는 글의 구조를 짜는 방법, 얼개에 살을 붙이기 위하여 던져볼만한 질문 등 독후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언들이 쏠쏠하다.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든가, 책을 읽고 감상을 쓰기는 하는데 좀 더 수준 높은 서평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모두 좋을 책이다. 즉, 기초가 필요한 사람 그리고 기초는 있지만 다음 단계로 가는 사다리를 타고 싶은 사람 모두가 읽어도 좋다.
‘서평은 결국 자신을 위하여 쓰는 것’이라는 제목에 공감한다. 읽기와 쓰기는 무척이나 사적인 활동이다. 블로그가 개인의 취향을 집합한 사적인 공간이듯, 읽기와 쓰기 역시 서평이 어떤 영향을 불러오든 간에 애초부터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읽기와 쓰기가 나 자신에게 무엇을 주느냐고? 이 책의 부제는 그런 면에서 참 잘 지었다. '생각 정리의 기술' 서평 글쓰기 특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