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외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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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외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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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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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외계인들
이상권 저
서울 사는 외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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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지금 당신 곁에 누가 있나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m | 2018.04.08 리뷰제목
지금 당신 곁에 누가 있나요?  사우는 혼자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고모 집에서 살았지요. 사촌 동생들이 날마다 방에 혼자 있는 오빠가 무섭다고 할 때마다 고모에게 혼자 살게 해달라고 했어요. 무화과 나무가 마당에 있는 그 집에 들어가자 고요가 밀려왔습니다. 이층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창 안으로 가득 들이치는 햇살이 눈부셔 책을 찢어 붙였습니다. 혼자인 채로 어둡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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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 곁에 누가 있나요?

  사우는 혼자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고모 집에서 살았지요. 사촌 동생들이 날마다 방에 혼자 있는 오빠가 무섭다고 할 때마다 고모에게 혼자 살게 해달라고 했어요. 무화과 나무가 마당에 있는 그 집에 들어가자 고요가 밀려왔습니다. 이층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창 안으로 가득 들이치는 햇살이 눈부셔 책을 찢어 붙였습니다. 혼자인 채로 어둡게 지내고 싶었거든요. 고모는 커튼을 해주면 밤낮 구별 없이 살 것이라며 해주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종이 상자에 담긴 책을 찢어 붙일 수 밖에요.

  잠이 오지 않아 마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집 앞은 대형 교회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바람에 무화과나무가 흔들렸습니다. 조용한 틈새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사우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였습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것도 사우에 대해 아는 것도 놀랍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는 자신과 말이 통한다는 건 특별한 인간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사우를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말하는 고양이가 나를 이해해준다니 사우는 이사 온 첫날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조금 특별한 사람입니다. 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도 동안을 자랑합니다. 외고에 다니는 딸과 함께 있으면 나이가 몇 살 많은 언니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창문에 종이로 도배를 해 놓은 사우를 또라이라고 여기는 딸 미미와는 달리 사우에게 관심을 가져줍니다. 음식이 있으면 들고 올라오기도 하지요. 어느 날 사우에게 아주머니가 찾아옵니다. 

  아주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써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사우는 어리둥절합니다. 직접 쓰면 될 것을 잘 알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부탁을 하다니요.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비밀을 이야기합니다. 글을 모른다고요. 글을 몰라 자신만의 언어로 일상을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오세지라는 아주머니의 이름은 찔레꽃으로 표현하고 별은 미미의 생일, 은행알은 적금 들어가는 날, 토끼는 남편의 생일로 자신만의 글자를 만들어 썼다고 했습니다. 사우는 그 말을 듣고 아주머니라는 호칭 대신 찔레꽃 씨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찔레꽃 씨를 도우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고생을 하면서 무화과나무가 있는 이 집을 겨우 장만했습니다. 교회가 건물을 올린다고 할 때 사람들이 와서 집을 팔라고 했지만 무화과나무가 있는 집을 팔 수 없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고 집이 갈라졌습니다.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찔레꽃 씨를 폭행 혐의로 교회 사람들이 고소를 했습니다. 글씨도 모르는 찔레꽃 씨는 지지 않기 위해 재판을 했습니다. 사우는 찔레꽃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겪었던 과거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고통스러워 외면했던 기억들을요. 몸이 좋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누구보다도 이해해 주었던 엄마가 죽은 일, 초등학교 때 당했던 나쁜 일을 떠올리면서 더 이상 어두운 방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고양이와 글을 모르는 찔레꽃 씨를 친구로 사귀면서 사우의 과거가 하나씩 빛 속으로 던져집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지요. 과거는 빛 속에서 사우를 세상 밖으로 돌려세웁니다.

  사우는 자신을 지구로 잘못 날아온 외계인이라고 말합니다. 관계를 맺는 것에 서툴고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고통을 당했던 일들 때문이지요. 엄마는 돌아가셨습니다. 아빠는 지방에서 일을 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화과나무가 있는 그 집으로 이사를 오지 않았더라면 사우는 정말로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버려진 외계인이라고 믿으며 혼자 겨우 살아갔을 것입니다. 세상은 사우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술만 마시면 욕을 해대는 찔레꽃 씨의 남편이 사우를 도와주기도 하고 미미는 사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줍니다. 

  우리는 어쩌면 지구별에 잠시 머물다 돌아가야 할 외계인일지도 모릅니다. 지구인인 척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우주선이 돌아와 데리고 갈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 존재입니다. 오해하고 싸우고 상처를 주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건 지구별에서 힘겹게 적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살고 있는 집에서 나가라고 서류를 들이밀며 협박을 회유를 하는 그들은 완벽하게 지구에 적응한 외계인입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그들을 데리고 갈 우주선이 도착해 있으니까요. 

  사우와 찔레꽃 씨, 미미 그리고 돈키호테 아저씨가 함께 살아갈 무화과나무가 있는 집으로 한 걸음 들어가 봐요. 속일 수 없어요. 우리는 모두 외계인입니다. 잘못 날아와 지구라는 별에 도착했어요. 어색하고 서툴고 당황하는 건 모두 그 이유 때문이랍니다. 뿌연 하늘을 보면서 우리를 찾으러 오지 않을까 우주선을 기다려 보지만 오늘도 아무런 소식도 없어요. 무거워졌기 때문일까요. 잊히고 있기 때문일까요. 그 별에서는 우리를 찾으러 오지 않아 오늘도 지구별에서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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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좋아요 평점10점 | j******k | 2020.04.19 리뷰제목
배송은 하루 지나고 바로 책이 도착 해서 빠르고 너무 좋았어요!! yes24는 항상 빠른 배송에 포장까지 깔끔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도착한 책이 포장도 깔끔하고 구겨진곳 하나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이러니 매번 모든 책 구입은 yes24에서 하는 것 같아요.이번에도 역시 빠른 배송과 깔끔한 포장 해주셔서 감사해요~~책 잘 사용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이용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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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하루 지나고 바로 책이 도착 해서 빠르고 너무 좋았어요!!
yes24는 항상 빠른 배송에 포장까지 깔끔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도착한 책이 포장도 깔끔하고 구겨진곳 하나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이러니 매번 모든 책 구입은 yes24에서 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역시 빠른 배송과 깔끔한 포장 해주셔서 감사해요~~
책 잘 사용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이용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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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도서] 서울 사는 외계인들 평점10점 | k*****3 | 2018.08.09 리뷰제목
'서울 사는 외계인들',책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서울에 사는 외계인들이라...?누가 외계인 인 거지? 주인공 사우를 둘러싼 주변인물들.그리고 집안의 고양이.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아픔을 간직한 채스스로가 만든 벽으로 세상과 단절한채 살아가는 사우 책을 읽고 있노라면 측은하기 그지 없다.하지만 서울에 사는 외계인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어떤 다른 외계
리뷰제목

'서울 사는 외계인들',

책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서울에 사는 외계인들이라...?

누가 외계인 인 거지?

 

주인공 사우를 둘러싼 주변인물들.

그리고 집안의 고양이.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아픔을 간직한 채

스스로가 만든 벽으로 세상과 단절한채 살아가는 사우

 

책을 읽고 있노라면 측은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서울에 사는 외계인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어떤 다른 외계인들은 모르는 사이 조금씩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남들보다 더 길고 아픈 성장통을 겪는 사우를

저절로 응원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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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상권 장편소설 [서울 사는 외계인들] 평점10점 | a*******7 | 2018.04.21 리뷰제목
서울 사는 외계인들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있는 집.그곳 2층에서 홀로 생활하게 된 사우. 무화과나무집 주인 찔레꽃 씨, 딸 미미, 남편 돈키호테 씨.그리고 그 집에서 오래 살았다는 말하는 고양이.말하는 고양이? 뭐지? 했었다.사우 눈에만 보이는 고양이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사우는 엄마가 일찍이 병으로 돌아가시고 재혼을 앞둔 아빠와 떨어져 고모와 살다가 독립했다.한창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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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외계인들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있는 집.
그곳 2층에서 홀로 생활하게 된 사우. 무화과나무집 주인 찔레꽃 씨, 딸 미미, 남편 돈키호테 씨.
그리고 그 집에서 오래 살았다는 말하는 고양이.

말하는 고양이? 뭐지? 했었다.
사우 눈에만 보이는 고양이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사우는 엄마가 일찍이 병으로 돌아가시고 재혼을 앞둔 아빠와 떨어져 고모와 살다가 독립했다.
한창 하고 싶은 일들로 꽃피울 청소년 시기를 선생님의 성추행으로 중학교 때 학교 다니길 포기했다.
그렇게 자신을 꽁꽁 숨기며 생활하던 사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래층 주인아주머니 찔레꽃 씨.
어린 시절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글을 모른다.
동네에 무지 큰 교회가 들어서면서 집을 팔길 권했지만 무화과나무에 반한 찔레꽃 씨는 끝내 거절했다.
공사 임부들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 있는 현실.
그렇게 약에 의지해 생활해야 했던 찔레꽃 씨 역시 무화과나무가 있는 집에서 생활하고, 사우를 만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교회 공사로 인해 집이 많이 망가졌지만 보상받을 길이 없다.
본인이 겪은 억울한 내용을 책으로 펴내고 싶어 사우에게 글을 써줄 것을 부탁하고, 나중엔 한글도 배운다.
은둔생활을 하던 사우 역시 찔레꽃 씨에게 마음을 열고 본인이 겪은 일을 친구의 일인 양 이야기하지만 뭔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고
고양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된 중학교 친구 진구.
굉장히 친한 척 다가왔지만 결국 사우에게 긍정적이지 못한 친구였던 진구.

억울하게 모든 걸 뒤집어쓰고 손해배상에, 집 보상금도 받지 못하는 찔레꽃 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선하고 밝아 보이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은 점점 작아지고 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였지만 가해자는 버젓이 학교를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잘 다니고 있었고,
전학 간 피해자들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봐야 했던 씁쓸한 상황들.. 정말 너무 짜증이 났다.
친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를 너무 사랑하고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지해주는 멋진 딸 미미.
망가진 집에 대한 보상금은커녕 2층에 세 들어 살던 이들의 배신에 치를 떨며 술 취하면 욕을 해대던 돈키호테 씨.
마음만은 여리고 순수한 눈빛을 가진, 깡마른 체구지만 든든한~
한 건물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그렇게 가족이 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너무너무 보기 좋았다.

꼭 피를 나눠야만 가족인가..
서로 마음 써주고 마음 가는... 아무 말없이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고 힘이 되면 그게 가족인 거지.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 담겨있는 책이라 화가 났었는데 그들 나름대로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이 너무 예뻐 보여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던 [서울 사는 외계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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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리뷰]서울 사는 외계인들-나와 고양이와 찔레꽃, 그리고 무화과나무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o****c | 2018.04.18 리뷰제목
[리뷰]서울 사는 외계인들-나와 고양이와 찔레꽃, 그리고 무화과나무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대량으로 쏟아지는 인터넷 정보들, 남들에게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감,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이 많은 물질적인 것들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도시에 살면서 하루종일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다 보면 내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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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울 사는 외계인들-나와 고양이와 찔레꽃, 그리고 무화과나무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대량으로 쏟아지는 인터넷 정보들, 남들에게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감,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이 많은 물질적인 것들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도시에 살면서 하루종일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다 보면 내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아닌가, 오히려 이런 세상에서 자기 중심을 지키고 사는 것이 신기한 일일까?


여기 서울 하늘 아래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집 마당을 한가득 덮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사는 외계인들>에서 주인공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하는 곳. '나'는 이 무화과나무를 보자 순간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진다. 고모가 '나'를 데리고 살다가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새로 마련해준 '나'의 살 곳. 하지만 정남향의 눈부신 햇살에 커튼을 해 달라는 요구마저 묵살당한다. 고모는 여기서 살 사람이 커튼을 치길 원하는데 그것마저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몇 장을 읽자마자 이 소년이 퍽이나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의 재혼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고 하면서 고모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소년, 그러나 조카가 '남들처럼'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 고모에게 영원한 민폐가 될수밖에 없는 소년 시우. 마치 인간 속에 섞인 외계인처럼 홀로 이질적으로 떠돈다. 소년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넌 진짜 어느 별에서 왔냐?"


새로 세를 들어 이사온 이 곳은 정말 이상한 곳이다. 앞에는 거대하고 뾰쪽뾰쪽하게 솟구친 교회가 있고, 집 안으로 들어오면 엄마 품과 같은 아늑한 무화과나무가 집을 보듬어주고 있다. (이 무화과나무 집을 낮의 풍경으로, 밤의 풍경으로 묘사를 하는데 매일 딱딱하거나 단순한 글만 보다 보니 무화과나무의 묘사 문구를 보면서 알 수 없는 감동까지 느꼈다. 간만에 감성이 가득 찬 느낌!)


옥상 난간에 앞쪽으로 펼쳐진 무화과나무 이파리가 물처럼 흔들렸다. 낮에 보았을 때보다 더 바다처럼 보였고, 그 출렁거림도 더 장엄했다. 검은빛과 푸른빛이 이파리라는 경계에서 만나 서로 섞이고 섞여 토해 내는 그 미묘한 빛을 나는 얼른 표현할 수 없었다.


소년은 친절한 주인집에서 팥 칼국수를 주었으나 질색하고 만다. 하지만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그릇, 누가 먹었나 했더니 말하는 고양이가 아주 맛있게 먹었단다. 황색 점이 네 개나 박혀 있는 꼬리를 가진 녀석은 앞머리를 치렁치렁 내리고, 밝은 햇살이 싫어 창문에 덕지덕지 책장을 붙여놓은 소년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주인 집의 구성원은 젊어보이기도 늙어보이기도 하는 아주머니, 술만 마시면 "이 하와이 새끼들"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 그리고 까칠한 딸 미미로 되어 있다. 주인 아저씨가 "하와이 새끼들"이라고 욕하는 것을 듣고 소년은 지식인에 이 욕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데 어찌나 답변이 현실적인지 ㅎㅎ 나도 모르게 답변들을 읽으면서 킥킥거리고 말았다.


이 책은 <서울 사는 외계인들> 이라는 제목처럼 퍽퍽한 서울살이에 어울리지 않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가지를 길게 쭉쭉 뻗은 무화과나무처럼 서로 보듬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앞머리를 모두 가린 시우는 남과 눈을 마주치지 못할 남모를 사연을 품고 있고, 포근한 아주머니도 이 집을 지키기 위해 겪어야 했던 억울한 사연이 있다. 이들이 서로 캐묻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의 상처를 저도 모르게 치유해주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포근한 분홍빛으로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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