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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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기원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리뷰 총점 9.1 (18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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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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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든 것의 기원 평점10점 | e******i | 2017.10.27 리뷰제목
모든 것에는 당연히 기원이 있다. 다만 공부할 엄두가 안 날 뿐이다. 예일대학교 지구물리학과 교수 데이비드 버코비치의『모든 것의 기원』은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라 할 수 있다. 300쪽도 안 되는 분량(원서 기준으로는 100쪽 남짓이다)으로 모든 것의 기원을 설명한다.  이 책은 예일대학교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모든 것의 기원Origins of Everything’이라는 썰렁한
리뷰제목

 

모든 것에는 당연히 기원이 있다. 다만 공부할 엄두가 안 날 뿐이다. 예일대학교 지구물리학과 교수 데이비드 버코비치의『모든 것의 기원』은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라 할 수 있다. 300쪽도 안 되는 분량(원서 기준으로는 100쪽 남짓이다)으로 모든 것의 기원을 설명한다.

 

이 책은 예일대학교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모든 것의 기원Origins of Everything’이라는 썰렁한 간판을 걸고 한 학기 동안 진행되었던 세미나를 엮은 것이다. 세미나의 목적은 검증 가능한 ‘커다란’ 가설을 통해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 후 세미나의 내용을 출판하기로 결정했을 때, 편집자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교양과학서’를 요구했으나, 솔직히 말해서 나는 말랑말랑한 과학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겁먹을 필요 없다. 뭔가 있어 보이는 듯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면서 독자들을 낚는 치사한 짓은 최대한 자제하고,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할 것이다.     (p. 9  서문)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는 단락은 저자도 인정하는 것처럼 별로 재미있지 않다.(아주 잠깐 여기서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왜 자세히 설명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까지 설명하니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목적은 “얇고 피상적이면서 영양가 있는 책”을 집필하는 것이었다고 한다.(p. 11  서문) 얇고 피상적이면서 영양가 있기가 쉽지 않은데, 저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단, 영양가가 저자의 전문 분야인 지구물리학에 치우친 면이 있기는 하다) 우주의 역사를 138억 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훑어본다. 우주의 기원은 곧 우리 자신의 기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별의 먼지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도민준만 ‘별에서 온 그대’가 아니었다) 인간의 7,000년 역사는 140억 년에 걸친 우주 역사의 2백만 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이 쓰고 인간이 읽어야 해서 그런지 이 책의 8분의 1을 ‘인류와 문명’에 할애하고 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인류, 아무래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눈길이 간다. 저자가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에만 국한하지 않고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내다보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리가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호모 사피엔스가 빙하기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대기가 뜨겁고 습했던 5천만 년~3천만 년 전에 태어났다면 다른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했을 것이다. 사람의 땀은 춥고 건조한 날씨에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만일 인간의 사회활동이 온난화를 초래한다면 땀의 기능은 그만큼 저하될 것이다. 다른 질병에 비하면 별로 대수롭지 않은 문제 같지만, 가장 위협적인 기상 현상은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폭염”이다.     (p. 248~ 249)

 

장기간에 걸친 폭염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다. 결국 이 책은 모든 것의 기원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어떻게 우리가 존재하게 되었는지 알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인간 중심적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우리는 거시적 규모에서 볼 때 벌레와 비슷한 존재라고 표현하니, 절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p.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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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든 것의 기원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4.02.20 리뷰제목
모든 것의 기원 데이비드 버코비치/박병철 책세상/2017.10.25. sanbaram   이 세상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사람은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나? 앞으로의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 다른 천체에도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은 있을까? 이런 물음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들이다. <모든 것의 기원>은 이렇게 시작되는 물음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답
리뷰제목

모든 것의 기원

데이비드 버코비치/박병철

책세상/2017.10.25.

sanbaram

 

이 세상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사람은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나? 앞으로의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 다른 천체에도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은 있을까? 이런 물음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들이다. 모든 것의 기원은 이렇게 시작되는 물음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예일대학교 학부생들의 요청에 의해 한 학기 동안 진행되었던 세미나 내용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예일대학교 프레더릭 윌리엄 바이네케 석좌교수이자 동대학 기후, 에너지 연구소 소장이다. 그의 연구 분야는 행성물리학으로, 판구조론과 지구의 내부 및 화산의 원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지구물리학회 및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탁월한 연구와 저서로 제임스 매클웨인 명예훈장과 국립과학재단의 젊은 과학자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모든 것의 기원8개의 장으로 나누어 궁금증에 대해 설명한다. 1장 우주와 은하, 2장 별과 원소, 3장 태양계와 행성, 4장 지구의 대륙과 내부, 5장 바다와 대기, 6장 기후와 서식 가능성, 7장 생명, 8장 인류와 문명, 등이다. 우주는 138억 년쯤 전에 빅뱅이 일어나면서 탄생 했다. 빅뱅 후 최초의 은하가 형성될 때까지는 약 10억 년이 걸렸고, 은하단과 초은하단이 형성될 때까지는 10-20억년이 더 소요되었다. 1기 초거성이 폭발하여 흩어지면서 우리의 태양계는 46억 년쯤 전에 은하의 가장자리에 형성되었다.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한 것은 36억 년쯤 전이며, 동물이 탄생한 것은 30억년, 인간의 조상은 700만 년 전에 탄생했다. 20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했고, 호모 에렉투스는 5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은 3만 년 전에 호모사피엔스에 유전자 일부를 남기고 사라졌다. 인류가 정착한 것은 12,000년 전쯤이고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 7,000년 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것들의 원인을 하나씩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과 에너지의 70%는 암흑에너지이고, 25%는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다. 별과 행성, 인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물질은 나머지 5%에 불과하다. 게다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은하와 같이 큰 규모의 우주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인간의 한정된 감각으로는 그들의 존재를 느낄 수 없다.(p.40)” 은하와 은하단의 형태를 유지시켜주는 암흑물질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마이크로파에서 자외선에 이르는 모든 파장대의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의 대부분이 암흑물질이며, 최초의 은하에도 수소나 헬륨보다 암흑물질이 훨씬 많았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아직은 간접 증거밖에 없기 때문에 암흑물질의 구성성분은 완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덩치가 작은 별은 수소를 원료삼아 기껏해야 헬륨밖에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물질의 창조에 관한 한, 태양과 크기가 비슷하거나 더 작은 별들은 배경에서 노는 엑스트라에 불과하다. 질량이 태양의 15배 이상인 별들은 중심 온도가 1,500만도에 도달해도 머물지 않고 계속 수축되면서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온도가 1억도에 도달하면 헬륨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탄소와 산소가 생성되고, 이보다 큰 초거성들은 핵융합을 여러 번 반복하여 철까지 만들 수 있다.(p.51)” 리튬, 베릴륨, 탄소, 산소, 질소, , 철 등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별의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원자들은 과거 어느 날 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별의 후손이라고 하면 무슨 외계인이나 신성한 존재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우리가 별의 직계 후손인 셈이다.

 

태양이 죽으면 백색왜성이 된다. 초신성의 폭발로 중심부 질량이 태양의 2-3배 정도라면 중성자별이 된다. 별이 폭발하고 남은 잔해의 질량이 태양의 3배가 넘으면 쿼크별이 되고, 잔해의 질량이 태양의 5배가 넘으면 블랙홀이 된다. 천문학자들은 모든 은하의 중심에 초대형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p.59)” 평생 동안 무거운 원소를 열심히 만들었던 큰 별들이 폭발하여 온갖 무거운 원소를 은하수 전역에 퍼뜨렸고, 그중 일부가 성간구름에 유입되어 행성을 거느린 별이 탄생했다. 우리의 태양계도 50억 년 전에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데, 지금 정도의 규모가 되려면 꽤 많은 거성이 폭발해야 한다. 하나의 거성에서 날아온 잔재 중 특정 태양계의 형성에 투입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희귀 지구 가설에 의하면 지구는 은하수의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은 덕분에 생명체 탄생에 적절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일 우리의 태양계가 은하수의 중심에 가까웠다면 초대형 블랙홀이 내뿜는 가공할 복사에너지에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또한 지구는 탄생 시기도 적절했고(생명에 필요한 원소들이 모두 만들어진 후에 탄생했다), 물이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모두 존재할 수 있을 정도로 태양과의 거리도 적당했다. 천문학적 조건 외에도 지구는 지질구조판을 갖고 있어서 안정된 기후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달의 조력에 의한 조수현상 덕분에 수상생물이 육지생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조간대에 사는 생물들은 물이 찼을 때 물속에서 살다가 물이 빠지면 육지 생활을 하면서 육상생물의 첨병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는 자전축이 공전 면에 대하여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이 주기적으로 변했고, 그 덕분에 다양한 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었다.(p.178)”

 

지자기장의 원천이 액체 상태의 핵이라고 한다. 자기장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 이 변화는 맨틀의 지질학적 변화(손톱이 자라는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것, 지각 판이 움직이는 것도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매틀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바닷물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가설이 두 가지다. 혜성에서 왔다는 설과 지구가 처음 생성될 때의 구성성분에 물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설이다. 해왕성과 명왕성 너머에는 오르트구름이라는 거대한 구형 구름이 태양계를 에워싸고 있는데, 이 구름과 태양 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5만 배, 태양과 해왕성 사이 거리의 2,000배에 달한다. 이 정도면 거의 1광년에 가까운 거리다. 오르트구름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이곳에서 날아온 혜성은 엄청나게 큰 타원궤도를 그리면서 약 200년에 한 번 꼴로 태양계 안쪽을 지나간다.

 

카이퍼벨트는 헬리혜성과 같은 단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오르트구름과 카이퍼 벨트는 행성이나 위성에 편입되지 못한 잔해들의 집합일 것으로 추정되며, 카이퍼 벨트는 구형의 오르트 구름과 달리 납작한 도넛 모양을 띠고 있다. (목성과 토성은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에 존재했던 성운의 구성성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사실 이 성분들은 빅뱅이 일어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소행성 벨트에서 날아온 운석의 화학성분(콘드라이트 등)과 동위원소 함유량은 지구와 대충 비슷하지만, 지구에 물과 이산화탄소를 실어 나른 배달부는 소행성이 아니라 주로 혜성이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대기와 바다의 대부분은 지구가 처음 생성될 무렵부터 구성 성분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지구의 대기압이 60기압이었던 시절, 물은 200-300C에서도 액체상태로 존재했고(정확한 비등점은 270C 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물과 바위에 스며들면서 기온이 서서히 내려갔다. 물이 많아지면서 이산호탄소가 더 많이 녹아서 기온은 더 내려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각판의 운동이 활발해졌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함유량은 꾸준히 감소하여 아주 소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바위 속으로 흡수되었다. 반면에 금성은 태양빛이 너무 뜨거워서 지표면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할 수 없었고, 화성에는 자기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태양풍이 불 때마다 대기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생겨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을 사용한 최초의 인간은 약 200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였다.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에서 발견된 화장의 흔적은 인류가 100만년쯤 전부터 불을 다스려왔음을 보여준다. (p.250)” 12,000년 전부터 기후가 온화해지기 시작하여 5,000년 전에 정점을 찍었고, 바로 이 무렵에 다양한 형태의 농업이 시작되었다. 이 무렵에 인간은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함으로써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금속제 도구는 청동기시대가 시작되는 약 5,000년 전부터 등장한다. 농사를 시작한 후로는 여러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살았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빅뱅이론이나 우주를 이루는 성분들이 초거성에서 만들어진 원소로 이루어진 것,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될 조건, 인간의 조상이 어떻게 현재의 인류와 연계되어 발전했는지 등과 기후의 변화 원인과 특성 등 다양한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자세한 것을 설명하기 보다는 기초적인 것들만 말하고 있는데도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 더 많은 궁금증이 유발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이 책의 목적은 달성되리라 생각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다양한 궁금증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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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든 것의 기원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17.11.20 리뷰제목
모든 것의 기원데이비드 버코비치/박병철책세상/2017.10.25.sanbaram   이 세상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사람은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나? 앞으로의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 다른 천체에도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은 있을까? 이런 물음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들이다. <모든 것의 기원>은 이렇게 시작되는 물음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리뷰제목

모든 것의 기원

데이비드 버코비치/박병철

책세상/2017.10.25.

sanbaram

 

이 세상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사람은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나? 앞으로의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 다른 천체에도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은 있을까? 이런 물음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들이다. 모든 것의 기원은 이렇게 시작되는 물음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예일대학교 학부생들의 요청에 의해 한 학기 동안 진행되었던 세미나 내용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예일대학교 프레더릭 윌리엄 바이네케 석좌교수이자 동대학 기후, 에너지 연구소 소장이다. 그의 연구 분야는 행성물리학으로, 판구조론과 지구의 내부 및 화산의 원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지구물리학회 및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탁월한 연구와 저서로 제임스 매클웨인 명예훈장과 국립과학재단의 젊은 과학자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모든 것의 기원8개의 장으로 나누어 궁금증에 대해 설명한다. 1장 우주와 은하, 2장 별과 원소, 3장 태양계와 행성, 4장 지구의 대륙과 내부, 5장 바다와 대기, 6장 기후와 서식 가능성, 7장 생명, 8장 인류와 문명, 등이다. 우주는 138억 년쯤 전에 빅뱅이 일어나면서 탄생 했다. 빅뱅 후 최초의 은하가 형성될 때까지는 약 10억 년이 걸렸고, 은하단과 초은하단이 형성될 때까지는 10-20억년이 더 소요되었다. 1기 초거성이 폭발하여 흩어지면서 우리의 태양계는 46억 년쯤 전에 은하의 가장자리에 형성되었다.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한 것은 36억 년쯤 전이며, 동물이 탄생한 것은 30억년, 인간의 조상은 700만 년 전에 탄생했다. 20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했고, 호모 에렉투스는 5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은 3만 년 전에 호모사피엔스에 유전자 일부를 남기고 사라졌다. 인류가 정착한 것은 12,000년 전쯤이고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 7,000년 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것들의 원인을 하나씩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과 에너지의 70%는 암흑에너지이고, 25%는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다. 별과 행성, 인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물질은 나머지 5%에 불과하다. 게다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은하와 같이 큰 규모의 우주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인간의 한정된 감각으로는 그들의 존재를 느낄 수 없다.(p.40)” 은하와 은하단의 형태를 유지시켜주는 암흑물질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마이크로파에서 자외선에 이르는 모든 파장대의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의 대부분이 암흑물질이며, 최초의 은하에도 수소나 헬륨보다 암흑물질이 훨씬 많았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아직은 간접 증거밖에 없기 때문에 암흑물질의 구성성분은 완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덩치가 작은 별은 수소를 원료삼아 기껏해야 헬륨밖에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물질의 창조에 관한 한, 태양과 크기가 비슷하거나 더 작은 별들은 배경에서 노는 엑스트라에 불과하다. 질량이 태양의 15배 이상인 별들은 중심 온도가 1,500만도에 도달해도 머물지 않고 계속 수축되면서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온도가 1억도에 도달하면 헬륨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탄소와 산소가 생성되고, 이보다 큰 초거성들은 핵융합을 여러 번 반복하여 철까지 만들 수 있다.(p.51)” 리튬, 베릴륨, 탄소, 산소, 질소, , 철 등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별의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원자들은 과거 어느 날 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별의 후손이라고 하면 무슨 외계인이나 신성한 존재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우리가 별의 직계 후손인 셈이다.

 

태양이 죽으면 백색왜성이 된다. 초신성의 폭발로 중심부 질량이 태양의 2-3배 정도라면 중성자별이 된다. 별이 폭발하고 남은 잔해의 질량이 태양의 3배가 넘으면 쿼크별이 되고, 잔해의 질량이 태양의 5배가 넘으면 블랙홀이 된다. 천문학자들은 모든 은하의 중심에 초대형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p.59)” 평생 동안 무거운 원소를 열심히 만들었던 큰 별들이 폭발하여 온갖 무거운 원소를 은하수 전역에 퍼뜨렸고, 그중 일부가 성간구름에 유입되어 행성을 거느린 별이 탄생했다. 우리의 태양계도 50억 년 전에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데, 지금 정도의 규모가 되려면 꽤 많은 거성이 폭발해야 한다. 하나의 거성에서 날아온 잔재 중 특정 태양계의 형성에 투입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희귀 지구 가설에 의하면 지구는 은하수의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은 덕분에 생명체 탄생에 적절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일 우리의 태양계가 은하수의 중심에 가까웠다면 초대형 블랙홀이 내뿜는 가공할 복사에너지에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또한 지구는 탄생 시기도 적절했고(생명에 필요한 원소들이 모두 만들어진 후에 탄생했다), 물이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모두 존재할 수 있을 정도로 태양과의 거리도 적당했다. 천문학적 조건 외에도 지구는 지질구조판을 갖고 있어서 안정된 기후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달의 조력에 의한 조수현상 덕분에 수상생물이 육지생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조간대에 사는 생물들은 물이 찼을 때 물속에서 살다가 물이 빠지면 육지 생활을 하면서 육상생물의 첨병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는 자전축이 공전 면에 대하여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이 주기적으로 변했고, 그 덕분에 다양한 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었다.(p.178)”

 

지자기장의 원천이 액체 상태의 핵이라고 한다. 자기장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 이 변화는 맨틀의 지질학적 변화(손톱이 자라는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것, 지각 판이 움직이는 것도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매틀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바닷물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가설이 두 가지다. 혜성에서 왔다는 설과 지구가 처음 생성될 때의 구성성분에 물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설이다. 해왕성과 명왕성 너머에는 오르트구름이라는 거대한 구형 구름이 태양계를 에워싸고 있는데, 이 구름과 태양 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5만 배, 태양과 해왕성 사이 거리의 2,000배에 달한다. 이 정도면 거의 1광년에 가까운 거리다. 오르트구름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이곳에서 날아온 혜성은 엄청나게 큰 타원궤도를 그리면서 약 200년에 한 번 꼴로 태양계 안쪽을 지나간다.

 

카이퍼벨트는 헬리혜성과 같은 단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오르트구름과 카이퍼 벨트는 행성이나 위성에 편입되지 못한 잔해들의 집합일 것으로 추정되며, 카이퍼 벨트는 구형의 오르트 구름과 달리 납작한 도넛 모양을 띠고 있다. (목성과 토성은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에 존재했던 성운의 구성성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사실 이 성분들은 빅뱅이 일어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소행성 벨트에서 날아온 운석의 화학성분(콘드라이트 등)과 동위원소 함유량은 지구와 대충 비슷하지만, 지구에 물과 이산화탄소를 실어 나른 배달부는 소행성이 아니라 주로 혜성이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대기와 바다의 대부분은 지구가 처음 생성될 무렵부터 구성 성분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지구의 대기압이 60기압이었던 시절, 물은 200-300C에서도 액체상태로 존재했고(정확한 비등점은 270C 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물과 바위에 스며들면서 기온이 서서히 내려갔다. 물이 많아지면서 이산호탄소가 더 많이 녹아서 기온은 더 내려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각판의 운동이 활발해졌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함유량은 꾸준히 감소하여 아주 소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바위 속으로 흡수되었다. 반면에 금성은 태양빛이 너무 뜨거워서 지표면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할 수 없었고, 화성에는 자기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태양풍이 불 때마다 대기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생겨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을 사용한 최초의 인간은 약 200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였다.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에서 발견된 화장의 흔적은 인류가 100만년쯤 전부터 불을 다스려왔음을 보여준다. (p.250)” 12,000년 전부터 기후가 온화해지기 시작하여 5,000년 전에 정점을 찍었고, 바로 이 무렵에 다양한 형태의 농업이 시작되었다. 이 무렵에 인간은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함으로써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금속제 도구는 청동기시대가 시작되는 약 5,000년 전부터 등장한다. 농사를 시작한 후로는 여러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살았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빅뱅이론이나 우주를 이루는 성분들이 초거성에서 만들어진 원소로 이루어진 것,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될 조건, 인간의 조상이 어떻게 현재의 인류와 연계되어 발전했는지 등과 기후의 변화 원인과 특성 등 다양한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자세한 것을 설명하기 보다는 기초적인 것들만 말하고 있는데도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 더 많은 궁금증이 유발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이 책의 목적은 달성되리라 생각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다양한 궁금증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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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한권으로 보는 세상 모든 것의 역사 평점10점 | y*****2 | 2017.10.22 리뷰제목
인간이 ‘나는 누구인가?’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궁금해집니다. 40년전 미국 작가 알렉스 헤일리가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뿌리>를 발표하여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뿌리찾기에 눈을 뜨게 해준 바 있습니다. 헤일리는 일곱 세대를 거슬러 올라갔을 뿐인데도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렇다면 ‘나’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시원에 이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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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나는 누구인가?’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궁금해집니다. 40년전 미국 작가 알렉스 헤일리가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뿌리>를 발표하여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뿌리찾기에 눈을 뜨게 해준 바 있습니다. 헤일리는 일곱 세대를 거슬러 올라갔을 뿐인데도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렇다면 ‘나’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시원에 이르게 된다면 도대체 몇 권의 책을 써내야 할까하는 궁금증이 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도서관을 하나 차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두꺼운 책을 누가 읽을까요? 우수한 젊은이들이 모인다는 예일대학의 학생들 역시 자세하고 두꺼운 나의 역사를 읽을 생각은 없었던가 봅니다. 다만 검증가능한 ‘커다란’ 가설을 통하여 과학을 배운다는 핑계로 나의 뿌리를 우주의 탄생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예일대학교 학부생의 뿌리찾기를 도와준 사람은 지구물리학을 전공하는 데이비드 버코비치교수였습니다. 한 학기에 걸쳐 진행된 세미나를 통하여 학부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고, 그 세미나의 내용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 <모든 것의 기원>입니다.


우주의 기원으로부터 나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하루에 해당하는 24시간으로 압축한 영화로 만든다면 엔딩크레딧이 지나고 4/100초 만에 최초의 인간이 등장하고 (나의 역사는 눈깜박할 사이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1시간을 더 기다리면 최초의 동물이 등장하며, 지구와 태양계의 탄생은 다시 7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16시간을 더 기다려야 우주가 탄생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장구한 역사를 저자는 100쪽 남짓한 분량으로 요약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말이 훨씬 서술적이었는지 우리말로 옮긴 이 책은 그 세배나 되는 296쪽이나 됩니다. 어쩌면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고 하면 될 구절을 “독자들은 치 책에 수록된 내용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지 말로,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대충 훑어본 경치’쯤으로 생각해주기 바란다”라고 장황하게 옮겨야 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한글세대를 위한 옮긴이의 심모원려 (深謀遠慮)일 것으로 생각한다.


우주의 탄생부터 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면 천체물리학으로부터 지구물리학, 생명공학, 생물학,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문적 분야에 대한 심오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학문적 서술을 아주 쉽게 정말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저자의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의문이 생기는 부분도 있습니다. 빅뱅이론에 따라 계산된 우주의 나이가 약 140억년이고 태양계의 나이는 50억년이라고 했습니다. 태양의 수명은 100억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핵융합의 원료가 되는 수소가 소진되고 나면 대책 없이 부풀어가는 적색왜성이 되면서 수성, 금성, 지구까지 집어삼켰다가 다시 수축되어 원래 크기의 100분의 1로 줄어드는 백색왜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떻든 왜성으로 쪼그라들지 않는 거성의 경우에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초신성이 되는데 이때는 살아생전에 만들어낸 무거운 원소들을 은하 전체에 뿌림으로써 차세대 별과 행성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140년 밖에 되지 않는 우주의 역사 가운데 초신성의 폭발이 언제 일어났고 그 잔해들을 모아 지금의 태양과 지구와 같은 별과 행성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지구물리학을 전공한 저자이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한 설명에 조금 더 신경을 쓴 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 의학을 전공한 저의 눈에 띄는 대목은 인류의 오늘이 있게 된 결정적인 선택은 직립보행이었고, 인류로 진화한 다음에는 불을 사용한 것과 의학을 발전시킨 것이 결정적 선택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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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주와 지구에 관한 얇고 피상적이지만 영양가 있는 책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17.10.21 리뷰제목
예일대 지구물리학 전공의 데이비드 버코비치 교수의 인기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140억 년 전 우주의 탄생에서 약 700만 년 전 인간의 진화에 이르기까지 장엄하고도 신비한 역사에 관한 강의다(약 6000년 전에 지구, 혹은 우주-그들에겐 지구가 우주나 다름 없으니까-가 탄생했다는 주장도 잠깐 다룬다. 물론 거의 콧방귀 수준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많은데 이 책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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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지구물리학 전공의 데이비드 버코비치 교수의 인기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140억 년 전 우주의 탄생에서 약 700만 년 전 인간의 진화에 이르기까지 장엄하고도 신비한 역사에 관한 강의다(6000년 전에 지구, 혹은 우주-그들에겐 지구가 우주나 다름 없으니까-가 탄생했다는 주장도 잠깐 다룬다. 물론 거의 콧방귀 수준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많은데 이 책이 좀 남다른 점은 저자 스스로 말랑말랑한과학책은 쓰지 않겠다고 한 점이다. 그래서 내용은 중학생, 고등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교양서의 수준을 넘어선다. 그런데 책의 부피는 상대적으로 얇다. 그러니까 고급 내용을 중요 내용만 간추렸다고 볼 수 있다(원제 자체가 100 페이지 안팎으로 썼다는 것이니까-번역본은 약 300쪽 가까이 됐지만).

 

저자는 우주의 탄생에서 별과 태양계, 지구의 탄생을 거쳐 지구의 바다와 대기가 어떻게 지금과 같이 되었는지, 기후는 왜 이렇게 되었는지, 왜 지구에만 생명이 탄생되었는지(적어도 태양계 내에서)를 비록 간략하지만 대단히 풍부하게 다양한 학설을 소개하면서 쭉 훑고 간다(이걸 강의로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도 생각해보고, 이걸로 시험을 치른다면 또 어떤 괴로움일까도 생각해본다). 저자가 스스로도 얘기했지만 자신의 전공분야(지구물리학)에 치우친 감은 없지 않지만, 지구의 탄생 이후 지구에 물이 유지되고, 대기가 여전히 존재하면서 생명이 탄생되는 배후에 다행히 지구에 지질구조판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주 강조한다(가장 인상 깊은 내용이기도 하다). 이 지질구조판이 현재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들을 유지시켜주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 말하자면 지구만이 가지고 있는 지질구조판의 지구의 생명을 구원했다는 내용은 솔직히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게 얼마나 받아들여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저자의 전공에 대한 강조일 수도 있지만, 지구의 독특함에 대한 신선한 설명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어지는 생명과 인류의 탄생에 대한 내용은 약간 실망스럽다. 너무 간소하고 상식적인 내용만 담겨 있는 느낌인데, 아마도 저자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불균형이 만난 결과일 거다. 지구물리학의 내용이 그쪽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상식적인 것이고, 생명과 인류에 관한 내용은 오히려 더 전문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솔직하게 말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주의 탄생에서 인류에 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상당히 빨리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부분은 매우 깊이 있는 해석도 가능하다. 저자는 얇고 피상적이면서 영양가 있는 책을 집필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는데,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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