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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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리뷰 총점 8.8 (7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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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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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좋은 글(문장)을 쓰는 길.『고종석의 문장』 평점8점 | w*****8 | 2014.07.11 리뷰제목
후유... 글을 쓰려니 한숨부터 나온다. 꽤 오랫동안 그랬다. 『고종석의 문장』을 읽은 지금도 비슷하다. 열심히 쓰겠다는 결의는 온데간데없고 자신감마저 바닥을 친다. 잘 쓰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손에 들었는데 정작 맛본 건 좌절감이다. 책에서는 내가 지향해야 할 글쓰기를 강조하는 반면 내 글의 모든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나에서 열까지 내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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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

글을 쓰려니 한숨부터 나온다. 꽤 오랫동안 그랬다. 『고종석의 문장』을 읽은 지금도 비슷하다. 열심히 쓰겠다는 결의는 온데간데없고 자신감마저 바닥을 친다. 잘 쓰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손에 들었는데 정작 맛본 건 좌절감이다. 책에서는 내가 지향해야 할 글쓰기를 강조하는 반면 내 글의 모든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나에서 열까지 내 글을 훈계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내 글에 문제가 많다는 거다. 어떻게 하면 더 깔끔한 글을 쓸 수 있을까. 『고종석의 문장』은 순전히 이에 부합하는 책이다. 2013년 숭실대학교에서 이루어진 강연을 정리한 책으로 작법과 테크닉보다 간결함과 깔끔함을 우선한다. 2002년 출간된 『자유의 무늬』를 교재 삼아 냉철한 첨삭을 하며 강의 내용에 힘을 싣는다. 논리와 간결함을 바탕으로 한국어의 아름다움이 배어나는 글이 그가 추구하는 글이라면 지양해야 할 것은 과한 접속사와 보조사, 번역 투 문체다. 알고 있었으나 개선하려는 열의가 턱없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머릿속을 어지럽게 부유하는 생각 정리를 하고 싶었던 게 글을 쓰는 이유였다. 그렇다 보니 자기 만족은 있었을지 모르나 좋은 글을 쓰지 못했다. 잘 쓰고 싶은 마음만 앞섰지 한글 고유의 아름다움은 차치하고 오문과 비문투성이로 전락한 글을 보게됐다. 앞서 터져 나온 한숨은 그런 연유다. 부끄러움, 질책, 자괴감 등이 중첩되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상태다.

 

 

고종석 씨의 글을 처음 접한 건 『해피 패밀리』라는 책을 통해서다. 절필 선언을 한 그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소설. 궁금했다. 절필 선언한 연유가 궁금했고 글을 향한 호기심도 일었다. 반전과 나름대로 가족의 화합도 내포한 썩 마음에 들어온 소설이다. 절필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고 그 뒤로 고종석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면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도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좌절을 맛보게 한 그가 얄밉기도 했지만 논리적인 부연 앞에서 꼬리 내리는 건 선택한 내 몫일 수밖에 없다. 글쓰기 책 대부분이 원칙으로 삼는 주의점을 기본으로 해서 인문학적 성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글쓰기 관련 책에 관심이 많다. 전업 작가가 아니라도 온라인, 블로그 등 열린 곳에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정작 제대로 읽은 책은 두 세 권에 불과하다는 게 아이러니한 점이지만 말이다. 저자는 글쓰기 방법과 언어의 궁극적 고찰을 함께 하고있다. 여타 글쓰기 책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좋은 글쓰기 방법에 국한하지 않고 언어가 글이 되는 과정, 언어의 원천까지 조목조목 짚어준다. 강연을 엮은 책이라 딱딱한 느낌보다 조근조근, 때로는 강하게, 강약 조절을 해서 청강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가 강조하는 건 논리와 간결함,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내재한 글이다. 나는 셋 다 해당하지 않는다. 평소 내 문장이 번역 투에 가까운 건 알고 있었다. 오랜 습관화가 되어서인지 참 고치기 어렵다. 『고종석의 문장』을 읽으면서 기초부터 문법까지 새로 공부해야겠다 싶었다. 글 쓸 때 다양한 사전을 참고하라는데 사전 들춰본 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체화되지 않은 채로 포장에만 신경 쓰는 글은 싫은데 가만 돌아보니 내 글이 점점 그렇게 변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진솔한 글, 잘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감동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 책은 두고 들춰봐야 할 책이다. 습관으로 굳어버린 오류를 바로잡으려면 끊임없이 상기하는 방법뿐이니까. 글을 잘 쓰면 좋겠다. 단순하지만 맹목적 일념으로 글쓰기 관련 책을 찾는다. 한 권이라도 더 읽어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물론 읽는 행위로 그치면 거기서 끝이다. 저자의 말처럼 끊임없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확실히, 쓰지 않으니 퇴보한다. 글쓰기란 그렇다. 발전은 더딘데 퇴보는 한순간이라는 것을 공감하는 이들이라면 글쓰기가 재능보다 압도적 훈련에 좌우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쓰는 행위는 사유와 훈련이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글은 쓰지 않으면 퇴보한다. 꾸준히 쓴다고 해서 빠르게 발전하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고독한 수행과도 같다. 그가 예로 든 산문가의 글처럼 인내와 성실함, 노력이 고루 갖춰져야 점진적이나마 한결 나아진 글을 보게된다. 이는 꾸준한 쓰기는 물론 그 세월만큼 접한 다양한 책과 문장, 사물과 자연의 흐름을 체득한 결과이기도 하다. 잘 쓰고 싶으면 많이 읽고 쉼 없이 쓰며 다양한 지식과 교양을 쌓는 방법밖에 없다. 글쓰기 책에서 흔히 기본자세로 내세우는 방침이기도 하다. 알고 있으면서 왜 잘 되지 않을까. 반복 훈련의 부족과 안일함 때문이다. 쉽게 읽고 잊는 것도 문제라 하겠다. 한 권의 책을 재독 할 생각 없이 다양한 책을 읽겠다는 욕심이 앞서는 것도 그렇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책을 거듭 읽는 게 낫다는 그의 말을 새기면서, 자기 위안하는 밤이다.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달리 숙제만 가득 넘겨받은 기분이다. 좋은 글(문장)을 쓰는 길이 여기(『고종석의 문장』) 있지만, 아직 그 길의 끝은 멀기만 하다.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0
종이책 고종석의 문장 평점8점 | k*****7 | 2020.03.04 리뷰제목
내가 글을(글이라고 하다니 가당치도 않지만) 쓸 때 간혹 맞춤법을 찾아 보긴 하지만 문법을 찾아보지는 않는다. 느낌이 이상하지 않는 지 몇번 읽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냥 놔둔다.(감에 의존)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 같은데 형용사, 부사, 용언, 체언 등에 대한 기억은 까마득하다. 이 책은 글을 쓰고 싶은(쓰려고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종석의 강의를 모아놓았다. 그래서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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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글이라고 하다니 가당치도 않지만) 쓸 때 간혹 맞춤법을 찾아 보긴 하지만 문법을 찾아보지는 않는다. 느낌이 이상하지 않는 지 몇번 읽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냥 놔둔다.(감에 의존)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 같은데 형용사, 부사, 용언, 체언 등에 대한 기억은 까마득하다.

 

이 책은 글을 쓰고 싶은(쓰려고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종석의 강의를 모아놓았다. 그래서 직접 강의를 듣는 것처럼 술술 익힌다. 또한 잘못된 문장을 예로 들면서 무엇이 잘못인 지를 찾고 수정해놓아 실제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실용서이다.

 

간혹 우리나라 최고 위인인 세종대왕을 무시(사실 적시) 하는 내용도 있어 애국심에 불타는 사람들을 차갑게 만들기도 하지만 당대의 문장가로 꼽히는 고종석의 글쓰기 능력을 (혹시나) 나도 배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줘서 좋다.

 

조지 오웰을 예로 들면서 이 책은 시작하는데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에서는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를 네가지 동기로 분류했다고 한다.

 

첫번째 동기는 순전한 이기심, 순전한 이기심이라는 건 말 그대로 돋보이고 싶은 욕망때문이라는

두번째 동기는 미학적 열정, 아름다움에 취하게 되면 거기에 대해 뭔가를 쓰고 싶어지는 마음때문

세번째 동기는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하려는 욕망이다라는 

네번째 동기는 정치적 목적,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 그런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망 - 다시 말해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더 살만한 것으로 바꾸고 싶은 욕망이라는

 

나는 왜 쓰는가? 생각해 보니 첫번째와 세번째에 가까운 것 같다. 돋보이고 싶고 어떤 것에 대한 느낌을 나누고 싶은 마음, 어쨌든 책을 읽었으면 실천을 해야 한다. 핵심 메시지를 내 것으로 만들어 보자

고종석은 "글쓰기는 압도적 부분이 재능보다 훈련에 달렸다" 고 했으니 말이다.

 

논리 - 명료한 글쓰기가 내뿜는 치명적 아름다움

글에는 일단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가 그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논리학이란 말할 것도 없이 명확함에 기여합니다.

논리와 수사 둘 중에서 만약 한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논리를 골라야 합니다.

심지어 문학작품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 - 영혼을 선동하는 아름다운 글쓰기

글이 잘 읽히기 위해서는 화장을 좀 해야 합니다.

그걸 수사학이라고 합니다.

즉 수사학은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적절하게 쓰이기만 하면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아주 강렬한 명확함을 줍니다

남용되지 않을 때, 수사는 글을 윤기 있게 만듭니다.

 

언어학 - 한국어 지식은 글쓰기의 온도를 높인다

'꿈틀꿈틀' 이나 '너울너울'을 외국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누르퉁퉁하다'나 '푸르죽죽하다'를 외국어로 어떻게 옮길 수 있겠습니까?

한국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모양이나 빛깔이 많습니다.

그 말들을 글의 적절한 자리에 사용해보십시오.

생동감 넘치는 한국어 문장을 짤 수 있을 것입니다.

 

장문을 쓰지 말고 단문을 쓸 것,

퇴고를 할 것

쓸 데 없는 문장을 끼워넣지 말 것

~의해서, ~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등 쓰지 말라는 말, 표현을 명심할 것

 

한번 글을 쓰면 다시 읽으려 하지 않고 글을 못 쓴다는 한탄만 하는 나, 

나의 가능성을 믿고 글쓰기를 연습하자.

1년 후, 혹은 5년 후 돋보이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글을 쓸 수도 있을 지 모른다. 하하하

이렇게나 긍정적인 마인드라니!!!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14
종이책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여기 다 있구나 평점10점 | g******1 | 2014.06.25 리뷰제목
시작은 단순히 저주받은 기억력을 보완하는 차원의 기록에서부터였지만,  글을 쓰는 일은 가끔 공적인 영역과 만난다. 꼼꼼히 읽어주는 이웃도 있고, 우연히 책에 대한 정보를 찾아다니다가 읽게 되는 익명의 네티즌도 있다. 이런 책을 집어 들었다고 하면, 오탈자와 비문이나 한 번 더 손보지라고 비웃을 사람도 있다. 어쨌든 막연히 이제는 좀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생기자,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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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단순히 저주받은 기억력을 보완하는 차원의 기록에서부터였지만,  글을 쓰는 일은 가끔 공적인 영역과 만난다. 꼼꼼히 읽어주는 이웃도 있고, 우연히 책에 대한 정보를 찾아다니다가 읽게 되는 익명의 네티즌도 있다. 이런 책을 집어 들었다고 하면, 오탈자와 비문이나 한 번 더 손보지라고 비웃을 사람도 있다. 어쨌든 막연히 이제는 좀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생기자,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졌다. 잘쓰려니 잘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쓰면 잘된다는 것도 아니다. 뭘하든 시간을 투자하면 투자한 것 만큼은 성과를 보아야 하지 않을까. 공들인 시간만큼 늘지 않는게 글쓰기다. 인터넷 글쓰기는 글이라기 보다는 말에 가깝다는 저자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책에 대한 기록이니만큼 책의 상징성을 훼손하지는 않는 차원의 글쓰기를 위해 답보상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발상에서 글쓰기 관련 책들을 침대 옆에 쌓아두었다. <고종석의 문장>도 그 중 하나다. 강연 예약을 개시하자마자 순식간에 마감된 숭실대 강연을 그대로 녹취해서 인쇄한 책이다. 붓끝이 아닌 혀끝에서 나온 문장인데도 탈고를 거듭해서 잘 편집된 책처럼 문장이 유려하다. 문어체가 친근하게 느꺼진다. 글쓰기 강연인데 재미있는 읽을 거리와 인문학적 성찰이 넘쳐난다.

 

 

1. 글을 왜 쓸까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은 글쓰는 동기를 네 가지로 정의했다. 작가는 첫 장에서 오웰의 글쓰기를 이렇게 소개한다.  첫번째 동기는 이기심. 돋보이고 싶은 욕망이다. 두번째는 미학적 열정이다. 어떤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그것에 대해 글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다. 여기에는 언어 자체에 대한 아름다움도 포함된다. 황현상의 산문이나 에밀 시오랑의 에세이는 형태적으로나 혹은 견고함에 있어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글들을 쓰는  사람들은 언어를 조탁하면서 미적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역사저 충동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 두려는 욕망을 뜻한다.  마지막은  정치적 목적의 글쓰기이다. 이것은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오웰이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걸 감수하면서도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 미학적 열정을 버린 사례를 당시 스페인 내전과 관련된 역사적 배경과 함께 감명깊게 강의한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 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 되어 있었던 때였다. 조지오웰 <나는 왜 쓰는가> 더블 인용 25

오웰 자신은 천성적으로 정치적 목적의 글쓰기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오웰이 살았던 시대가 양심적 예술가에게 정치적 목적을 지닌 글을 강제했기 때문이라고 고정속은 결론내린다.  비슷한 예로 지금은 이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시인 김지하의 예를 들었다. 김지하 역시 등단 당시 전형적인 서정 시인이었는데 박정희 정권을 겪으면서 시대에 흡수되어 정치시인이 될 수밗에 없었다는 것이다. 저자 자신의 저서이자 강의의 교정 교제로 사용한  <자유의  무늬> 역시 세상사람들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꾸려는 욕망 때문에 쓴 글임을 고백한다.

 

나의 글쓰기는 오웰의 정의에 해당되는 게 없는 것 같지만, 굳이 따진다면 세번째 목적, 기록에 가까운 것 같다. 사실을 기록하기 보다는 책에 대한 감상과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처음 시작할 때의 목적에 가까왔다. 최소한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정도는 기록할 목적이었는데, 좋은 책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읽은 내용과 책을 통해 얻게 된 성찰과 사유가 휘발되어 버리기 전에 내 글 속에 내 언어로 가두어 놓을 작정이었다. 왜 쓰는지, 어떻게 쓸 것인지, 계속 쓸 것인지는 더 생각해보아야 할 듯하다. 어떤 이유가 되든, 또 어떤 국면으로 글쓰기 작업이 전환되든 이쯤 해서, 글쓰는 것에 대한 제대로된 기반 지식을 확보해 두어야 하겠다.  

 

2.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계속 써야 한다. 필사는 도움이 안된다. 좋은 글을 많이 읽는다.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인상적으로 쓴다(세계를 매혹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서문 첫 문장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처럼 인상적인 첫 문장이 중요하다). 한국어답게 쓴다. 외국어 번역체를 흉내내지 않는다. 문장을 간결하고 기품있게 유지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자신의 글 <자유의 무늬>를 교재로 나쁜 문장을 좋은 문장으로 고쳐가면서 이론과 실제를 병행한 수업이 이어진다. 글(강의)의 내용은 글쓰기 자체의 실용적 목적에서 조금 벗어난 얘기도 있다. 그런 부분은 글쓰는 것의 근본 재료인 말, 한국어, 그리고 언어와 문자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한국어답게 써라

한국어는 다른 자연언어에 비해 음성상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의성어 의태어가 특히 발달한 언어다 외국어에 의성어는 제법 있어도 의태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허우적허우적, 너울너울, 둥실둥실 같이 모양이 연상되는 의태어를 외국어로 어떻게 옮길까. 한국어는 자연언어 가운데 색채 언어가 가장 발달한 언어다. 저자가 사전에서 찾아본 바에 의하면 붉은색에 해당하는 단어만 해도 60개나 가까이 된다. 영어나 불어에서는 고작 두 개다. 따라서 음성 상징과 더불어 색채 어휘를 풍부하게 사용하는 것은 문장을 한국어답게 만든다. 한국어에 의태어 의성어 색채 언어에 관심이 있고 글의 적절한 자리에 사용하면 생동감 넘치는 한국어 문장을 짤 수 있으리라는 것이 고수의 충고다.

 

번역체 느낌이 되는 말을 쓰지 않는다..  '~적''~적인', '~의'는 일본어에서 왔다. 빼도 말이 되면 뺀다. ~에의~로의 같은 겹조하는 절대 쓰지 않는다. '~하고 있는'과 같은 현재 진행형은 번역체 느낌이 나므로 쓰지 않는다. 대과거, 과거완료 ~있었다라는 표현도 쓰지 않는다. 있다로도 충분하다. 수동형태 표현은 되도록 피한다. ~화시키다~하다로 무조건 고친다.

 

단위를 나타내는 불완전 명사는 한국어답지 않은 표현을 쓰지 않는다. '두 개의 구슬''구슬 두 개'가 자연스럽다. 또한 한국어에서 수는 하찮은 문법적 범주다. 복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면 ~들을 뺀다. 특히 한국어서 들은 주어가 복수이면 문장의 아무데나 갖다 붙여도 된다.  

 

한국어는 격조사가 있기 때문에 성분의 위치를 비교적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이 가'와 '을,를' 붙이면 아무데나 끼워도 주어 목적어가 된다. 주어와 서술어의 사이, 또는 목적어와 서술어의 사이가 가까운 것이 좋다. 문장 성분들이 어디에 걸리는지 명료하지 않으면 뜻을 이해하기 힘들므로 목적어와 동사를 너무 떨어뜨리지 않는다. 그 사이 부사어가 너무 길게 끼면 그 부사어를 앞으로 뺀다.

 

■간결하게 써라

저자는 어떤 조사든, 주격 조사든 목적격 조사든 보조사든 빼도 의미를 흩뜨리지 않는다면 빼라주의이다. 간략함, 간결함이 좋은 문장의 미덕이다 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니까', '그러나'와 같은 접속 부사를 많이 쓰는 이유는 이걸 넣어야 논리적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 쓰지 않는게 간결하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어떤 긴장감이 생긴다. 관형사 '그' 역시 없으면 말이 통할 때에는 뺀다.

 

자기 생각을 말하는 글에서 '개인적으로'는 쓸 데 없는 말이다. '거기에', '여기에'는 부사이므로 거기, 여기로 고친다. '역시도', '아마도'도 '역시', '아마'로 고친다.  '~한 것이다', '~한 일이다', 라는 말은 되도록 안쓴다.  명사 뒤에 붙는 '동안'은 어색하다. '~에 대한'도 구질구질하다고 말한다.

 

'~로서'는 자격을 뜻하고 '~로써'는 수단이나 방법을 뜻한다. 그런데 '~로써'는 무거운 느낌을 준다. '~함으로써'와 같은 말은  제1부사형 '~하여' 로 고친다.

 

■기품을 유지해라

글을 잘 쓰려면 글의 재료가 되는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가용 어휘가 모자라면 표현이 풍부해질 수가 없다. 어휘를 늘리는 방법 하나는 사전을 자주 들춰보는 일이다. 유의어 사전, 반의어 사전, 연관어 사전을 이용한다.

 

죽은 사람에게는 '씨'를 붙이지 않는다.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 뒤에도 '씨'를 안붙인다. 이것은 기자들의 관습이다. 예술비평이나 문학비평일 경우에도 씨를 붙이지 않는다.

 

대립되는 두 소재에 대해 글을 쓸 때는 비슷한 분량으로 균형을 맞춰 글의 짜임새를 준다.

 

문장의 기본 법칙이다.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쓰지 않는다. 비슷한 조언들이 더 있다. '진부함과 상투성에도'처럼 비슷한 말을 거푸 쓰지 않는다. '그렇게 철없게'처럼 끝이 비슷비슷하게 끝나는 말을 반복하지 않는다. 글이 추례해 보인다.

 

긴장감을 유지하여,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쓰지 않는다. '~하는 이유는 ~ 때문이다.'는 오문이다. '때문이다'와 호응할 수 있는 것은 '왜냐하면'이다. '이유는'을 쓰려면 '이유는 ~에 있다.',' 이유는 ~한다는 사실이다'로 써야 한다.

 

그 밖에도 기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지 않는다. 그 예로 <자유의 무늬> 중 "그래도 지금 이 글을 쓰는 기분도 더럽기 짝이 없다"를 들었다. 이런 글을 쓰셨다니 고종석님 웃기기도 하고 귀여우시다. 영화나 드라마에 관한 글을 쓸 때에는 주인공과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를 잘 구별해야 한다. 사람 이름을 언급할 때, 익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소개를 해줘야 한다. 글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유지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이주노동자로 하는 것처럼 부정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말을 버리고 중립적 또는 공정적 뉘앙스를 담은 말을 쓰는 것이 글쓰기의 정치적 올바름이다.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을 실천하기 위해 글의 결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융통성이다.

 

3. 많은 사람이 걸으면 길이 되고,

많은 사람이 말하면 표준어가 된다. 저자는 말의 자기 변화에 대해 시종일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SNS 언어는 사용자들끼리 유대감을 드러내기 위해 그 바깥 세상의 규율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위해 생겨났고 일종의 파롤 역할을 하면서 한국의 진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한자어와 외래어의 사용에도 저자는 융통성있는 사용을 권하는 주의다. 말은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지 문법학자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여러 분야의 다양한 말들의 유입이 언어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는 저자의 입장에 동의한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20
종이책 위는 쳐다보지 마세요 평점7점 | s*****l | 2014.07.26 리뷰제목
가수에게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모르긴 몰라도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연주가에게는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운동선수에게는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 배우에게는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단연 매력적으로 보이겠지요.  김연아도 그렇잖아요.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미스코리아가 잘 생긴 사람보다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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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게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모르긴 몰라도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연주가에게는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운동선수에게는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 배우에게는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단연 매력적으로 보이겠지요.  김연아도 그렇잖아요.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미스코리아가 잘 생긴 사람보다는 오히려 돈이 많은 사람을 배우자로 고르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자신이 속한 분야에 익숙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분야에 대해 아는 게 많아져 사람을 판단하는 데 실수가 적은 까닭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닿을 수 없는 그리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웬 뜬금없는 그리움 타령이냐구요?  일종의 동경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군요.  지금까지 살면서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단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한계는 존재합니다.  선천적 재능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연습을 통하여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분야에서도 그렇습니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했던 나폴레옹의 말은 순전히 뻥일 뿐입니다.  '천재는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던 에디슨의 말도 뻥입니다.  인간의 욕심은 항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이지요.  세상을 살다 보면 각고의 노력으로 이룬 얼마간의 성취가 한낱 쓰레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게 마련입니다.  나보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나보다 운동을 잘 하는 사람, 나보다 잘 생긴 사람, 나보다 부자인 사람은 언제 어느 때나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 앞에만 서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게 마련이지요.  머리가 다 아득해집니다.  노랫말도 있었던가요?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하는.

 

저는 그런 일을 시도 때도 없이 겪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게 없기 때문입니다.  '제대로'라는 말도 참 어정쩡하지만.  암튼 저는 부단한 노력이나 뛰어난 재능 중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제가 만났던 사람 대부분은 저보다 잘났고 부럽기 그지없는 대상이었습니다.  내가 닿을 수 없는 곳, 내가 다다를 수 없는 저쪽 세계를 그리워하고 동경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성직자가 아닌 이상 아마 없지 싶습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사람이 영원히 사는 것도 아닌데 몇 년을 노력해야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까요?  십 년?  이십 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지도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요.  이 시대의 대표적인 문장가로 알려진 고종석의 글쓰기 직강 <고종석의 문장>을 읽고 들었던 생각입니다.

 

"음악이나 수학은 재능을 타고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다다를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글쓰기는 다릅니다.  물론 글쓰기 능력이라는 것도 저는 어느 정도 타고난다고 생각합니다.  말에 대한 감각, 말을 다룰 줄 아는 능력 같은 게 어느 정도는 타고난다고 생각하는데, 음악이나 수학과 달리 이건 충분한 훈련이나 연습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p.40 ~ p.41)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위와 같이 썼고 자기 경험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저자를 탓할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자와 논쟁하자는 얘기도 아닙니다.  어차피 논쟁을 해봐야 피차 확실한 근거도 없는데 쉽게 끝날 것 같지도 않구요.  1장 '글은 왜 쓰는가?'로 시작하여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예문을 들고 이렇게 고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쓰인 이 책은 다른 글쓰기 책에 비하여 친절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따금 일반인에게는 조금 버겁겠다 싶은 전문적인 내용도 없진 않지만 그럭저럭 참으며 읽을 만합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책을 검색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글쓰기 관련 서적이 좀 많아야지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주 쉬운 책부터 전문가용 서적에 이르기까지 서가가 모자를 정도로 차고 넘쳐나는 것을 많이들 보셨을 줄 압니다.  그 많은 책을 다 읽는다 해도(다 읽기도 어렵겠지만) 글쓰기 솜씨가 눈에 띄게 좋아질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제가 드릴 수 있는 팁 하나는 '위는 쳐다보지 마세요'입니다.  실수 좀 하면 뭐 어떻습니까.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닌데.  맘에 드는 글쓰기 책 한두 권 읽고 무작정 쓰다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결코 성에 차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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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글쓰기에 왕도란 없다. 《고종석의 문장》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4.06.24 리뷰제목
글쓰기는 매력적이다. 분명 그런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초미의 관심사는 글 잘 쓰는 비결이다. 한 번도 글을 써 본적이 없다가 그야말로 어리바리한 상태에서 글을 쓰려고 하니 처음에는 얼떨결에 막 썼었다. 뭐 지금 생각해도 비문과 오타 천지라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글을 쓰는 동안은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여전히 컴퓨터 자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양 똑같은 비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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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매력적이다. 분명 그런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초미의 관심사는 글 잘 쓰는 비결이다. 한 번도 글을 써 본적이 없다가 그야말로 어리바리한 상태에서 글을 쓰려고 하니 처음에는 얼떨결에 막 썼었다. 뭐 지금 생각해도 비문과 오타 천지라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글을 쓰는 동안은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여전히 컴퓨터 자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양 똑같은 비문과 오타를 날리고 있지만, 글쓰기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어쨌든 내 글은 오글거린다. 맞지 않는 문법과 어휘가 천지삐가리인 글들이 다수이지만 그래도 글쓰기는 매력적이다. 그래서인지 글 잘 쓰고 싶다는 소망이 하늘을 찌르고 분기탱천하여 글쓰기 책들을 열독하곤 하지만 이해가 더디고 까막눈이라 그런지 늘 답보상태에 머물러만 있다.그런 나에게 당대 문장가로 칭송받는 고종석의 문장은 희소식이나 다름없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글밥만 삼십년 자신 선생께서야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이미 풍월을 읊고도 남을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는데 풍월은커녕 글쓰기 앞에서 가끔씩 멍해지는 나를 발견하고 있으니 대체 풍월은 언제 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숭실대학교에서 진행 된 글쓰기 강의를 녹취 정리한 것으로 글쓰기에 대한 이론과 실전편이 실려 있다. 그렇다면 글은 왜 쓰는가? 갑자기 글을 왜 쓰냐고 묻는다면 머릿속에 몇 가지 이유가 떠올려질 것이다. 첫 번째 강의의 질문이자 주제는 바로 글을 쓰는 주체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 이다. 조지 오웰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 가지 동기로 글을 쓴다고 정리하였다.

 

 

첫 번째 동기는 순전한 이기심이다, 순전한 이기심이라는 건 말그대로 돋보이고 싶은 욕망에 의한 것이다, 두 번째 동기는 미학적 열정이다.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은 미학적 열정이다. 세 번째 동기는 역사적 충동에 의해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 두려는 욕망에 의한 글쓰기다. 네 번째 동기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글쓰기이다,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타인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욕망으로 쓰는 글을 말한다. 조지 오웰은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쓴 작가이다. 조지 오웰에 이어 사르트르와 롤랑 바르트를 통해 글쓰기의 목적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글을 쓰는 목적이 글을 쓰는 주체를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을 잘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하며,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글쓰기 책에서 강조하는 공통적인 이야기이다.)

다음은 글쓰기를 하면서 참고하기 위해 적어두었다.

 

글쓰기 이론에서는 접속부사를 빼면 문장에 힘이 생긴다. (그리고, 그러나, 그래서)

-일본식 접미사 은 뺄 수 있다면 빼는 것이 좋다.

-부사가 -적인을 수식할 때 을 빼면 된다.

-부사는 관형사를 수식할 수 없다.

-일본식 조사 -의 는 되도록 빼는 것이 자연스럽다.

-구어와 문어는 정확히 다르다.

-~에 있어서 ~에 있어서와 같은 일본어투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복수 표현 ~들을 남용하지 마라.

-주어가 복수일 때 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이 리뷰를 쓰면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내가 매일 하는 실수와 같이 ~것을 남발하지는 않는지, 중복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접속부사를 또 연거푸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별의별 생각을 하면서 쓰자니 머리에 쥐가 날 것 같다. 거기에 내가 얼마나 글쓰기를 우습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새삼 깨닫고 있었다. 자신의 글인 자유의 무늬의 문장들의 오류를 짚어 주는 고종석의 글을 읽으면서도 글쓰기가 상당히 심원한 언어의 표현이라는 점을 되새겨 보기도 하였다. 일반적인 글쓰기 책과 달리 언어학적 이해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 된 글쓰기 강의이다. 한편으로는 글쓰기에 대하여 원론적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남지만, 글쓰기가 원래 왕도란 없는 것이 아닌가. 30년 배테랑 역시도 노력이 반이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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