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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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리뷰 총점 9.1 (6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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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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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청춘의 쓰라림을 그럼에도 견뎌내는 평점8점 | h*********6 | 2023.08.09 리뷰제목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 책장에 방치해둔 지 근 3년이 지났다. 다시 읽어보자고 마음먹은 건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잠시 버거운 현실을 잊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을 찾아보던 중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책장에 꽂혀있던 그 시간 동안, 울고 웃느라 바빴던 나는 책의 내용도, 결말도,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머릿속에 흐릿하게 남아있었다. ‘그냥 좀 슬픈 로맨
리뷰제목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 책장에 방치해둔 지 근 3년이 지났다. 다시 읽어보자고 마음먹은 건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잠시 버거운 현실을 잊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을 찾아보던 중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책장에 꽂혀있던 그 시간 동안, 울고 웃느라 바빴던 나는 책의 내용도, 결말도,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머릿속에 흐릿하게 남아있었다. ‘그냥 좀 슬픈 로맨스 소설이었던 것 같은데’라는 가벼운 마음과 별거없는 기대로 책의 첫 페이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장의 마지막 줄까지 꾹꾹 눌러읽으며 왜 이 소설을 그저 ‘로맨스’라는 장르에 국한되어있다고 생각했을까, 반성하며 내 마음속에 선명히 각인시켜놓았다. 책의 내용은 다소 뻔한 클리셰처럼 느껴질 수 있는, 10대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거치며 독자들마저 서서히 그 인물들과 교감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에 나는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생인 사쿠라는 밝고 명랑한 성격이며, 학급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우러지는, 소위 ‘인싸’라고 소개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녀와는 정반대로 같은 학급의 소년 하루키는 소설 속 세계에 매료되어있고, 타인과의 교류를 일체 하지 않으며, 외부세계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 ’아싸‘ 범주에 속한다. 이렇게나 다른 두 인물은 당연하게도 접점이 없고, 그저 클래스메이트로서 서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루키가 사쿠라의 <공병문고>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사쿠라의 가족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던 그녀의 투병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하루키.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오히려 하루키와 친해질 기회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그에게 다가가는 사쿠라. 그렇게 둘의 찬란한 청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두 등장인물 중에 하루키와 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의 교류 없이도 책만 있으면 책의 세계관 속에서 몇날며칠이고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최소한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만은 소중하게 여기는 나와 달리, 하루키는 친구도, 연인도 곁에 없었다. 아무리 혼자서도 잘 지낸다지만, 결국 살다 보면 나의 성격, 가치관,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사람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자기 자신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염려는 전혀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듯 마치 빛나는 별처럼 그녀, 사쿠라가 등장했다.
사실 사쿠라와 하루키가 함께 쌓는 추억들, 그리고 그 사이 점점 서로를 닮아가는 두 주인공을 보며 내심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10대, 그 시기를 가장 아름답게 묘사하는 단어인 ‘낭만’과 ‘청춘’, 어쩌면 난 두 사람의 낭만 가득한 청춘이 나의 그것과는 달리 빛나는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했으나, 그들의 세계에 대해 더 알게 될수록 부러움보단 흐뭇한 웃음을 짓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들의 청춘이 나의 마음속에도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인공의 죽음을 전제로 하는만큼, 인물들의 대사와 독백에서는 삶과 죽음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에게 오늘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만큼의 가치를 지닐 수도, 전혀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가치는 상대적이다. 그러나 개개인이 생각하는 하루의 가치는 정답이 아니다. 진실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의 가치는 누구나 똑같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정답만을 알 수 없는 우리는, 나중에서야 그 진실을 깨닫거나 혹은 영영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이 책은 조금 더, 선명하게 그 진실을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니… 다소 자극적이게 다가오는 이 책의 제목은, 책을 다 읽고 덮고 나면 한 마디로 그 안에 내재된 의미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인 감정을 담고 있다. 누군가를 향한 동경,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는 바람,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둘만이 할 수 있는 유머. 이뿐만 아니라 숨겨진 의미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 더 많은 의미를 책의 제목을 통해 알게 되는 그 날, 나 또한 한 층 더 성장해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겉보기에 그저 ‘로맨스’, ‘연애’ 소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두 주인공은 서로를 ‘연인’이라고도, ‘친구’라고도 정의내리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특별하고 복잡한, 애틋하고 동경을 담은 사이로서, 서로의 췌장을 먹고 싶다는 말로써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이. 그 한 줄로 표현하기 위해 그 둘이 쌓아온 수많은 추억과, 주고받은 대사와, 서로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고 독자인 나는 그들의 청춘 속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운명은 없는 것일까, 사쿠라는 결국 세상을 떠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운명으로. 세상에 그녀 없이 남겨진 하루키는,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 자신의 삶의 한 켠에 그녀와의 찬란했던 청춘을, 사랑을 간직하고 살아가야 한다. 결국 그는 사쿠라처럼, 그가 그토록 동경했던 그녀처럼, 조금 더 자신이 살아가는 그 세상에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또다른 타인에게 관심을 주고 또 받고, 그러한 삶을 살아가기를 선택한다. 사쿠라가 세상을 떠나 무너진 하루키의 마음속 세상은 많이 상처받고, 또 쓰라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내기를, 그의 마음속에 그녀를 품고 또 살아가기를 선택한다.
누구나 다양한 방식으로 10대의 청춘을 기록해나간다. 조금 어둡던, 밝게 빛나건 결국 각자가 선택해온 장면들이 쌓여 기억의 한 조각으로 남는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의 청춘은 강렬했고, 짧았으며, 빛났고, 쓰라렸다. 자신의 청춘이 어땠던 간에 결국은 살아가는 사람들, 제2의 삶을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사쿠라와 함께 살아가게 될 하루키, 그리고 생의 끝에서 여태껏 걸어온 길이 모두 청춘이었음을 깨닫게 될 나에게 하루하루를 잘은 아니더라도 꽤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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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by 스미노 요루 평점8점 | d******7 | 2017.04.16 리뷰제목
2016년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오른 소설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제목이 주는 엽기성 때문에 막연히 공포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오는 위압감과 달리 내용은 시종일관 고교생 남녀의 풋풋한 우정과 사랑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일본에서는 상당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어 각종 도서 관련 집계에서도 1, 2위를 기록했으며 영화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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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오른 소설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제목이 주는 엽기성 때문에 막연히 공포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오는 위압감과 달리 내용은 시종일관 고교생 남녀의 풋풋한 우정과 사랑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일본에서는 상당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어 각종 도서 관련 집계에서도 1, 2위를 기록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올해 개봉도 확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상당히 통속적이고 신파적이며 고전적이고 그래서 식상하다. 뻔한 스토리, 뻔한 설정, 뻔한 엔딩까지를 표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치에 도달했을 때, 막판 가도에서 꾹꾹 눌러왔던 슬픔을 뜨겁게 오열하게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은 췌장에 병이 들어 '일 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학생과의 추억을 담은 한 남학생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이 있다면, 하루의 가치는 모두에게 똑같다는 것이며, 사랑이란 누가 등 떠밀어서 되는 게 아닌 마음이 시키는대로 행동하는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p222

 

 

소설은 남자 주인공 '시가 하루키(나)'가 '그녀'와의 추억을 간직한 지난 4개월 동안을 회상하는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첫 장, 첫 줄부터 이 소설을 이끌어 갈 여자 주인공 '야마우치 사쿠라(그녀)'는 죽었다는 결론부터 내린다. '나'는 '그녀'가 죽기 전에 보낸 송신 메시지를 확인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그리고 추억 건너편의 그녀를 기억하는 첫 장 역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시작한다. 옛 사람들은 어딘가 안 좋은 곳이 있으면 다른 동물의 그 부분을 먹었다면서, 췌장에 병이 난 그녀는 그의 췌장을 먹고 싶다고 당돌하게 고백한다. 또한, 누군가 나를 먹어주면 영혼이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산다는 외국 신앙이 있다면서 도리어 '나'에게 자신의 췌장을 먹어 달라고 권하기도 한다.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녀의 비밀일기 <공병(共病)문고>를 발견한 직후 '나'는 그녀의 가족을 제외하곤 유일하게 그녀의 병을 알고 있는 비밀 친구가 되어버렸다. 학급 최고의 인기스타인 그녀에게선 병이 들었음에도 마냥 해맑고 매사 긍정적이며 항상 에너지가 넘실 거렸다. 이에 반해 '나'는 낯가림도 심하고 타인과는 거리를 둬서 자의적인 외톨이로 지내왔다. 그 시간은 오롯이 책만이 벗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제안으로 시시때때로 연인처럼 데이트를 즐기고, 심지어 1박2일 여행까지 다녀오면서 알 수 없는 오묘한 기류까지 퍼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죽음이 '나'와 그녀를 이어주는 끈이 되었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어느 날, 예기치 않게 한 남학생의 질투는 그들을 '화해'로 이끄는 초석이 된다.

 

항상 혼자였던 '나'는 그녀를 만나면서 전에 없던 웃음과 행복감에 젖는다. 혼자였던 그는 종국엔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 타인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그것을 깨달은 순간, 어느 누구에게나 내일이라는 선물이 보장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아직 시간이 있는 나의 내일은 알 수 없지만 이미 시간이 없는 그녀의 내일은 약속되어 있다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평등하게 공격의 고삐를 풀지 않는 것이 불확실한 내일이었음을 고통스럽게 자각한다. 빈소에도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나'는 그녀가 일기처럼 써왔던 <공병문고>를 읽기 위해 영정 속의 그녀를 방문한다. 연인을 흔해빠진 이름으로 생각했던 '그녀', 한 번도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던 '나', 둘은 표면적으로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지만 사랑하는 관계임을 풍부하게 드러난다. 통속적인 로맨스를 지향하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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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그러니까, 너를 좋아해~!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7.04.10 리뷰제목
로맨스 소설의 허울을 뒤집어 쓴 추리소설인가 싶었다. 책을 열어 보니 아주 풋풋한 사랑이야기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비약인가. 시한부 인생을 산 소녀와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운 한 소년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내용이다. 사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는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니. 살인마가 장기를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언뜻 본 스토리에서 로맨틱함을 엿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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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의 허울을 뒤집어 쓴 추리소설인가 싶었다. 책을 열어 보니 아주 풋풋한 사랑이야기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비약인가. 시한부 인생을 산 소녀와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운 한 소년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내용이다. 사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는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니. 살인마가 장기를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언뜻 본 스토리에서 로맨틱함을 엿보고는 구입했던 책이다.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야 이름이 나오는 '나'란 소년이 있다. 도서실에서 책을 정리하거나 문학 책을 즐겨읽으며 자신의 생각에 빠져사는 소년. 어느 날 병원에서 어떤 이의 노트를 발견했다. 공병(共病)문고라고 쓰여있는 일기장이었다. 노트 속에는 췌장의 기능이 좋지 않아 일 년 안에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의 내밀한 일기였다. 얼른 덮었지만 노트를 찾으러 온 소녀는 같은 반의 활달했던 아이 야마우치 사쿠라는 여자애였다. 그 때부터 사쿠라는 그에게 함께 어딘가를 가자고 하거나 함께하는 시간을 갖자고 한다.

 

부모님 빼고 가까운 친구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이 곧 죽는다고 말하지 못했던 사쿠라는 우연히 노트의 내용을 본 그에게는 부담없이 자신의 병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자신의 병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학교에서 '나'는 누구와 제대로 말을 나눠본 적도 없었다. 그의 17년 삶에서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학교와 집 밖에 몰랐던 그가 사쿠라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시험이 끝났을 때 사쿠라와 함께 무제한으로 주는 고깃집에서 함께 고기를 먹는가 하면, 여자애들만 우글거리는 디저트 카페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 소문은 아이들한테 금방 퍼졌으며, 반 아이들은 둘이 사귀냐고 물었고, 사쿠라와 '나'는 그저 클래스메이트 일 뿐이라고만 말했다. 어느 누가 보아도 사귀는 걸로 보이는데 말이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 사쿠라가 싫지 않았고, 사쿠라의 병을 알기에 그 아이가 부를 때마다 약속 장소로 나갔다. 집안에서 책만 읽던 그에게 사쿠라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를 세상밖으로 부른 것이다. 이름이 없던 소년이 내일이 없을 소녀와 함께 한 시간이었다. 알고 있던 사람이 죽을 거라고 하면 믿지 못할 것 같다. 곧 죽을 거라고 아무리 말해도 거짓말처럼 여겨질 터. 소년이 진짜 죽는거냐고 물을때 이해할만 했다.

 

 

 

 

죽음을 마주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면 매일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면서 살게 된거야. (68페이지)

 

누군가를 인정한다, 누군가를 좋아한다, 누군가를 싫어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즐겁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짜증난다,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 누군가를 껴안는다, 누군가와 스쳐 지나간다....., 그게 산다는 거야, 나 혼자서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없어,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누군가를 싫어하는 나, 누군가와 함께하면 즐거운데 누군가와 함께하면 짜증난다고 생각하는 나, 그런 사람들과 나의 관계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 마음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있기 때문이고, 내 몸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잡아주기 때문이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는 지금 살아있어. 아직 이곳에 살아있어. (222페이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처럼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족에게,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도.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죽기전에 하고 싶은 것 또한 결국 아주 소박한 것들이다. 클래스메이트라고 우겨보지만 그들은 누가 봐도 소울메이트였던 것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말은 '너를 좋아한다' 라는 말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말은 결국 '살고 싶다'라는 말이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말이다. 오늘을 산다는 것,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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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7.04.19 리뷰제목
평소 추리소설을 좋아하기에 자주 신간을 검색하곤 한다. 이번에는 어떤 사회파 추리 소설이 나의 뇌를 회전시켜줄 것인지 기대를 하면서. 아마 그랬기 때문에 이 제목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다룬 사회파 추리 소설은 아닐까 기대하며 책을 검색했는데 제목과는 다른 예쁘면서도 슬픈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스토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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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추리소설을 좋아하기에 자주 신간을 검색하곤 한다. 이번에는 어떤 사회파 추리 소설이 나의 뇌를 회전시켜줄 것인지 기대를 하면서. 아마 그랬기 때문에 이 제목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다룬 사회파 추리 소설은 아닐까 기대하며 책을 검색했는데 제목과는 다른 예쁘면서도 슬픈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스토리와 제목이 어떻게 어울려? 이게 가당키나 한 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고 그랬기에 읽기를 주저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려고. 그러다 만난 리뷰들이 좋아서 책을 곁에 두었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에게 첫사랑은 어떤 시점에서 이뤄졌고, 앞으로 내 아이들은 어떤 첫사랑에 가슴 아파할지. 첫눈에 반해 불꽃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 채 티격태격하지는 않을까?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스미는 사랑. 어떤 사랑이 더 애절하고 아름다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랑을 하는 당사자만이 그 사실을 알 수 있으니까. 사랑은 행복과 함께 아픔도 따르지만 그 아픔이 있기에 우리는 성숙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그런 아픈 사랑의 추억하나쯤은 간직하며 사는 것. 그게 삶의 원동력은 아닐까 

 

주인공인 는 맹장수술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대기실 의자에서 동급생 사쿠라의 일기 공병문고를 발견한다. 이 일기 글에는 사쿠라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병으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깨지는 걸 원치 않았던 사쿠라는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학교에서 누구보다 밝고 적극적이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사쿠라에게 이런 비밀이 있다니. 주인공인 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구를 만들기 보다는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 빠져 사는 자발적 왕따처럼 고립된 채 살아가는 남학생이다. 이런 내가 사쿠라와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면서 친구가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금씩 사쿠라에 대해 묘한 감정이 쌓여 가는데....

 

이름을 부른다는 건 그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름이라는 게 나보다는 타인의 입에서 더 많이 불러지기에 내 것 같지만 내 것 같지 않은 대표적인 것 아닐까? 내 이름이 싫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내 이름을 사랑한다. 예전보다 누구의 엄마로 불러지는 경우가 많기에 내 정체성의 또 하나인 이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던 ’. 어쩜 는 사쿠라의 말처럼 이름에 의미를 붙이는 게 두려웠던 것은 아닐까? 사쿠라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혼자서 아파할 아픔의 무게가 너무 클까봐? 내 안의 누군가로 만드는 것. 사실 굉장히 판타스틱한 일이지만 관계가 두려운 사람에게는 내 안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게 무섭기도 할 것이다. 특히나 사쿠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친구니까.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도 있고, 너를 기다리는 동안 행복할 것 같다는 어린왕자도 있다. 점점 관계를 맺는 게 어렵고 두렵고 귀찮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이익에 따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이기심이 눈에 보일 때는 무시하고 싶다가도 그러려니 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혹 그런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니까

 

사춘기 소년 소녀에게 의미는 지금의 우리와는 좀 다를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인 아이들. 그 아이들도 첫사랑에 실패를 하고 아파하고 그 아픔 안에 새로운 살들이 생겨날 것임을 안다. 그러는 과정에서 극단적이거나 한길로 향한 집착 어린 사랑은 함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이란 그런 것 같다. 내려놓아야 할 때는 용기 있게 내려놓을 줄도 아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 인생이란 그렇다. 어떤 것도 타이밍에 맞지 않으면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엔 눈이 아프도록 눈물이 난다. 혼자인 세상에서 주인공인 내가밖으로 나오는 용기를 발휘하니까. 때론 슬픔 앞에 당당히 눈물을 보이면 좋겠다. 소리 내어 울어도 좋다. 그래야 추억을 추억으로 간직한 채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사춘기 아이들과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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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문장 필사 리뷰 이벤트 평점10점 | o*****1 | 2019.02.24 리뷰제목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뷰 및 필사 이벤트 참여합니다. 독특한 제목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내용은 애틋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받게 되네요.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와 한 소년의 사랑과 우정을 잔잔하면서 섬세한 문체로 순수하고 아름답게 표현해서 감동적이었고 여운이 남았습니다.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
리뷰제목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뷰 및 필사 이벤트 참여합니다.

 

독특한 제목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내용은 애틋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받게 되네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와 한 소년의 사랑과 우정을 잔잔하면서 섬세한 문체로 순수하고 아름답게 표현해서 감동적이었고 여운이 남았습니다.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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