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화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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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화학자

화학과 요리가 만나는 기발하고 맛있는 과학책

리뷰 총점 9.2 (45건)
분야
자연과학 >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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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분자요리를 이해하자. 평점8점 | g******1 | 2016.02.12 리뷰제목
분자요리라는 말은 동어반복적인 표현이다. 요리라는 것이 분자들의 결합과 해체에 의해 맛과 향이 바뀌는 것이다. 만일 분자요리라는 성립하려면,  원자요리, 전자요리, 중성자 요리, 쿼크요리, 이온요리와 같은 명칭으로 분류가 이루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비록 이런 요리 이름들이 미각을 떨어뜨릴 거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분자요리처럼 그런 종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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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요리라는 말은 동어반복적인 표현이다. 요리라는 것이 분자들의 결합과 해체에 의해 맛과 향이 바뀌는 것이다. 만일 분자요리라는 성립하려면,  원자요리, 전자요리, 중성자 요리, 쿼크요리, 이온요리와 같은 명칭으로 분류가 이루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비록 이런 요리 이름들이 미각을 떨어뜨릴 거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분자요리처럼 그런 종류의 요리 이름들도 잠시 한 때일지라도 요리라는 세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달걀을 삶는 일은 단걀 흰자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과정이고, 파스타를 삶을 때 소금을 넣으면 '염화나트륨의 이온 결합이 나트륨이온 Na+과 염소이온 Cl-의 용매화 구역을 만들고 물 분자에 분극을 일으키고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전자구름을 변화시(p22)'킨다. 그렇다고 해서 파스타가 이온요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상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분자요리는 무엇일까.

 

저자의  연구 파트너 티에리 막스는 프랑스의 분자요리의 대가이고, 저자 라파엘 오몽은 프랑스에서 티에라 막스와 함께 2005년부터 분자요리 연구를 시작해 연구하며 대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분자요리를 '기술로 감동을 주는 요리'라고 정의한다. 분자요리의 대가라고 하는 페란 아드리아의 정의는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요리'이다. 식자재의 과학적 성질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모양과 식감과 맛과 상태를 변화시켜 마법과도 같은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것, 그것이 분자요리라고 할 수 있다.


분자라는 말의 특성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할 때 화학적이고도 인공적인 합성 첨가물을 이용하는 요리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데, 그보다는 재료의 성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숙련된 기술과 연구를 통해 멋진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에 의하면 오히려 천연의 재료를 이용하고 그 식자재의 본연의 맛과 특성을 충실히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분자요리는 친환경적이고 인체에도 더욱 유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어떤 온도에서 재료가 지닌 향과 맛과 영양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지를 알면 풍부한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는 맛과 향 뿐만 아니라, 요리의 모양과 색이라는 시각적 요소와 질감이라는 촉각적 요소 역시 감각에 관여한다. 질감은 식재료의 구조적 특성에 좌우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물질의 세가지 상태 액체, 기체, 고체의 특성에 대해서만 주로 대해왔지만, 이 세가지 상태의 물질들이 어떤 형태로 서로 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질감을 제공한다. 즉, 요리에 있어서 물질의 상태는 맛과 함께 음식을 먹음으로서 지각되는 감각의 한 형태로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콜릿은 '결정화된 지방성 물질 속에 수분이 분산된 상태로 섞여 있는 유중수형(water-in-oil) 에멀젼'에 해당된다. 이러한 질감은 바삭한 질감과 녹는 질감을 모두 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요리의 기본적 구조를 무스, 에멀젼 젤의 세가지 형태로 나눈다. 1. 무스는 기포가 액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 2. 에멀션은 지발질의 작은 액체방울이 다른 액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 3. 젤은 액체가 고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분자요리를 이해하기 위해 달걀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가장 흔한 식품이면서 다양한 형태의 변신이 가능하고, 또한 단백질의 응고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완벽한 식품이어서다. 먼저 달걀의 구성을 보면 석회질로 된 껍질은 다공질 구조로 되어 있어 대부분의 방향족 분자를 통과시킨다. 따라서 향이 좋은 식품과 함께 보관하면 달걀의 향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달걀 흰자는 90%가 수분이고 나머지 10%는 오브알부민을 비롯한 단백질인데, 노른자 부위의 점성이 높은 부분과 그 주위에 퍼져있는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각 응고 온도가 다르다. 전자는 62도, 후자는 65도이다. 달걀 노른자는 미세한 고체입자 50%와 액체성분 50%로 이루어졌는데 액체성분은 수분 50%와 단백질 및 지질(레시틴과 콜레스테롤)로 이루어져있고, 68도에서 응고하지만 물이나 우유에 풀어진 상태에서는 80~85도에서 응고한다. 그러므로 커스터드 소스를 만들때 고체 알갱이가 생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 82도 이상 가열하지 않는다. 달걀 흰자의 10%에 해당하는 단백질은 접힌 형태의 병풍 구조를 이루는 크기가 큰 분자들이어서, 서로 구속된 상태에 있는데, 여기에 열을 가하면 털실 뭉치가 풀어지기 시작하는 변성이 일어나고, 충분히 열을 가하면 풀어진 털실들이 서로 얽히면서 결합하는 응고가 일어나는데, 이 때 풀어진 실을 뭉치게 해주는 것이 황의 역할이다. 응고가 일어나면 수분은 고체 그늘 안에 갇혀 젤 상태가 된다. 그러나 달걀의 젤화는 온도 뿐만 아니라 에탄올과 결합해도 마찬가지 응고 작용이 일어난다. 달걀의 밀도를 물과 비교해보면 물이 1일때 흰자는 1.1 노른자는 1.05이다. 따라서 노른자는 흰자에는 뜨지만 물에는 가라앉는다. 알끈이 효소에 의해 끊어지면 달걀 내부에서 위로 떠오른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달걀에 공기주머니가 커져 밀도가 낮아져 물에 뜬다. 달걀의 신선도를 물에 뜨는지로 알아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고기굽는 과정의 화학작용을 이해하는 것도 맛있는 분자요리를 직접 요리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고기의 결합조직은 알부민, 수분, 콜라겐으로 되어 있는데, 근육을 지탱하고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콜라겐은 질감을 결정한다. 저급육은 콜라겐과 긴섬유질이 풍부하고, 고급육은 짧은 섬유질이 풍부하다.  가수분해는 오래끓여 고기의 콜라겐 3중구조가 끊어지는 현상이다. 콜라겐이 풀어지면 젤라틴이 된다. 고기를 익히는 과정은 응고와 해체라는 상반되는 두 가지 작용을 거친다. 응고는 알부민을 응고시켜 단백질 그물을 만드는 것이고 해체는 콜라겐 그물을 해체하여 고기가 부드럽게 변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 알아둘 온도는 달걀을 삶을 때 알았던 온도 두 가지다. 62도는 알부민이 그물 구조를 이루며 수분을 가둔다. 68도 에서는 근원섬유의 단백질이 응고하면서 수분을 잡아두는 힘을 잃는다. 이 때 살이 수축하며 육즙이 빠진다. 이러한 구조와 요리 과정 상 내부의 화학 작용을 알아두면 스테이크 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즉 센불로 앞뒤를 익힌 후, 70도의 낮은 온도로 더 익히는 것이 여기서 제안하는 방법이다.

 

셀룰로오스는 수만개의 당 분자로 이루어진 다당류 계열의 천연 중합체다. 헤미헬룰로오스는 섬유질과 섬유질을 결합하고 리그닌은 세포벽을 기계적으로 견고하게 결합한다. 셀룰로오스는 반데르빌스의 힘에 의한 수소 결합으로 서로 결합해 미세섬유를 형성하고 미세섬유끼리 결합해 거대섬유, 섬유질, 세포벽 순으로 구조를 이룬다. 염기성 용액은 음전하(수산화이온 OH-)가 헤미셀룰로오스 일부를 녹여 셀룰로오스 사슬의 수소 결합을 끊어지게 하는 원리를 이용하면 채소를 효율적으로 익힌다. 이것이 야채를 삶을 때 베이킹 파우도 한꼬집의 비밀이다. 

 

일반인도 충분히 알아먹을 수 있도록 재료의 화학적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조금 더 어렵고 환상적인 분자요리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달걀요리, 고기굽기, 빵 굽기 등과 같은 기초요리의 특성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달걀을 삶고 고기를 굽고 하는 늘상 하는 요리에서 내부의 화학작용들을 이해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이런 저런 요리를 응용해갈 수 있다는 면에서는 유익한 책이나  TV에서 보이는 마법같은 요리쇼를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완두콩 캡슐이나 큐라소 캐비어니 하는 어려운 요리의 예도 나와 있기는 한데 상세한 설명도 없고 기구를 이용하는 실제적인 방법도 없기 때문에 따라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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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서] 부엌의 화학자 평점10점 | s******t | 2016.02.21 리뷰제목
연구실에 있으면서 가끔씩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좋은 화학자는 좋은 요리사다’라는 것이다. 와인을 따르는 디캔팅, 커피를 거르는 필터링, 정확한 반응물 및 온도와 시간으로 중탕하기 등등 요리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불순물을 제거하려면 지긋지긋한 설거지도 필수적이다. 그런데 정확히 그 워딩과 일치하는 책이 나왔다. 돌이켜보면 근래에 흥미로웠으나 다소
리뷰제목

연구실에 있으면서 가끔씩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좋은 화학자는 좋은 요리사다’라는 것이다. 와인을 따르는 디캔팅, 커피를 거르는 필터링, 정확한 반응물 및 온도와 시간으로 중탕하기 등등 요리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불순물을 제거하려면 지긋지긋한 설거지도 필수적이다. 그런데 정확히 그 워딩과 일치하는 책이 나왔다. 돌이켜보면 근래에 흥미로웠으나 다소 딱딱한 책들을 많이 읽었는데, 이번에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실험을 잘하려면 무작정 프로시져를 따를 것이 아니라 각 단계의 반응 원리도 잘 알아야하는데, 물리화학자가 책을 써냈다고 하니 설명을 잘 해줄 것 같은 기대도 들었다.

책은 200페이지 가량의,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책이다. 요리 서적이라고 하면 컬러가 많을 것 같지만, 책의 중간에 몇 장 정도만 컬러이고(실제 소개된 요리들의 사진과 조리과정을 담고 있다.) 나머지는 해당 요리들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삽입되어있는 그림들이 마치 저자가 싸인펜으로 직접 그린 듯한 느낌이어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직접 옆에서 설명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전반부에는 삶은 달걀과 고기굽기로 대변되는 열과 요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후반부에는 젤과 무스, 에멀젼로 대변되는 상태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것을 통틀어서 요리 역학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런식으로 요리의 실체에 접근하려고 하는가? 대부분의 과학이 그렇듯이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세상에는 알고보면 전혀 연관이 없는 것들이 강한 인과관계를 가진 것 처럼 설명되고 있는 것도 있고, 수 십년 전통을 가진 맛집의 비법처럼 결과의 일관성은 있으나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저자들은 그러한 비법들의 원인을 화학적인 인과관계로써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신선했던 내용은 젤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면 생물 실험을 하는 연구실에서 매번 다루고 있던 것이 젤이다. 우리 실험실에도 전기영동이나 합성한 입자들의 구속을 위해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물론 연구실에서는 보통 아크릴 아미드(acrylamide)를 기본 물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먹을 수는 없다. 책을 읽으면서 감탄했던 것은 저자가 젤의 구조를 이용해서 식감을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물 구조의 소밀한 정도, 물의 삼투현상을 이용해서 질감을 조절하였다. 최근 이러한 그물의 구조를 제어하는 방법을 통해 바닥에 붙어 자라는 세포를 3차원적으로 구속하여 키우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해당 연구를 생각하며 읽으니 더 재미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증명을 위해 고순도의 시약을 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생활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가령 채소를 삶을 때는 탄산염이 풍부한 염기성 단물을 사용하라는 것이나, 마요네즈를 만들 때 오일을 한번에 넣어버리면 망해버린다는 것 등이다. 개인적으로 테킬라 선셋과 흰자 마요네즈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메뉴였다. 씹어먹는 칵테일은 섭취량 조절 실패로 고주망태가 되기 쉬울 것 같아서 자제하고자 한다...

저자의 말처럼 하나의 요리에도 파고들기 시작하면 프랙탈(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조)처럼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저자들이 하나의 요리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정제한 결과를 실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령 176페이지의 ‘에멀션에 거품을 내면 어떤 요리가 될까’ 라는 부분을 읽어보면, 헷갈릴 수도 있는 용어들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덕분에 책을 읽고 나니 냄비 속의 요리들이 다당류의 골격과 미셸(micelle)로 보이는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 저녁에는 6개의 기준에 따라서 계란을 삶아보아야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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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요리의 탈을 쓴 과학 평점8점 | y***d | 2016.02.15 리뷰제목
요즘 방송 채널마다 맛집탐방, 요리경연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이제 요리는 소화를 용이하게,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실용적 목적을 넘어 맛과 멋을 추구하는 예술의 경지에 도달하려 하고 있다. 경쟁사회에 지친 사람들이 먹을 것으로나마 위로를 받으려 발버둥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지만 요리가 주부들 만의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 남자들과 젊은이들의 취미의 영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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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방송 채널마다 맛집탐방, 요리경연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이제 요리는 소화를 용이하게,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실용적 목적을 넘어 맛과 멋을 추구하는 예술의 경지에 도달하려 하고 있다. 경쟁사회에 지친 사람들이 먹을 것으로나마 위로를 받으려 발버둥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지만 요리가 주부들 만의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 남자들과 젊은이들의 취미의 영역이 된 것이 반갑기도 하다. 이러한 요리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과학자의 눈으로 요리의 과정을 서술한 책의 출판과 번역으로 까지 이어진 것 아닌가 싶다.

 

   '분자요리'라는 말이 널리 알려진 용어인지는 모르겠으나, "과학이 얻은 결과물을 사용하고 새로운 재료와 방법, 도구를 도입하는 요리 트렌드다. 여기서 '새로운'이라는 용어는 물론 막연하지만, 프랑스를 포함한 서구 국가들의 요리분야에서 1980년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가리킨다"(24쪽)라고 한 것으로 보아 비교적 트렌디한 요리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미 성업중인 분자요리 레스토랑이 있다고 한다. 분자요리의 맛은 의심스럽지만 물방울이나 풍선처럼 신기한 모양과 색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해보인다. 

 

   분자요리만큼 급진적이지 않더라도 제과제빵을 해본 사람이라면 과학실험처럼 재료를 정확히 계량해서 일정한 온도로 정해진 시간 조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처럼 갖은 양념을 적당량 넣어 무치고, 한소끔 끓여내는 식으로 했다가는 기대했던 모양과 맛을 얻을 수 없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운 식빵이 만들어지기 위한 조리법이 정해져 있고, 일류 요리사는 또 자신들만의 비법이 있다. 그러나 과학자는 왜 그것이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 과정과 이유를 알고싶어 하고, 요리사와 과학자의 협업은 그 비밀을 과학적으로 풀 수 있게 해준다.

 

   저자도 말했듯이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온도계가 없었기 때문에 65도만 넘어도 삶을 수 있는 달걀을 끓는 물에 삶아야 했다. 또한 식자재의 위생상태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과도하게 익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식재료마다 익는 온도와 시간을 알기때문에 에너지의 낭비와 과다한 익힘으로 인한 음식재료의 변형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간단한 논리이다.  게다가 산도와 압력까지 조절하면 다양한 조리법이 가능해서 마치 마술쇼처럼 과학으로 만드는 요리쇼도 가능해보인다. 상온에서 만드는 오믈렛, 캡슐에 들어간 과일, 큐브모양의 칵테일을 관객앞에서 시연하며 시식하는 쇼가 공연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하듯이 온도, 압력, 시간을 조절하여 적정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조리도구도 곧 출시될 지 모르겠다. 아니면 분자요리를 자판기에서 뽑아먹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온다면 오히려 그때그때 달랐던 엄마의 엉성한 집밥이 간절히 그리울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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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요리가 과학을 만났을 때 평점10점 | s******5 | 2016.07.08 리뷰제목
【 부엌의 화학자 】        라파엘 오몽 / 더숲      분자요리(molecular cuisine)가 뜨고 있다. 그냥 요리도 힘든데 분자요리라? 분자요리란 무엇일까? 과학자가 만든 요리? 요리사가 연금술을 써서 만든 요리? 이 책의 저자는 둘 다 아니라고 한다. 분자요리학은 요리를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활동을 뜻한다. 이에 따른 일련의
리뷰제목

 

 

부엌의 화학자 】        라파엘 오몽 / 더숲

 

 

  분자요리(molecular cuisine)가 뜨고 있다. 그냥 요리도 힘든데 분자요리라? 분자요리란 무엇일까? 과학자가 만든 요리? 요리사가 연금술을 써서 만든 요리? 이 책의 저자는 둘 다 아니라고 한다. 분자요리학은 요리를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활동을 뜻한다. 이에 따른 일련의 새로운 자료와 지식은 혁신적인 방식에 관심이 많은 요리사들에게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저자는 분자요리가 사람들의 선입관과 달리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가 될 수 있다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원재료의 성질을 최대한 살려서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자요리는 불필요한 것을 뺀 요리라는 점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안겨준다.

 

가령 분자요리의 관점에서 밀가루는 더 이상 비스킷에 꼭 필요한 재료가 아니며, 달걀이 없어도 수플레를 만들 수 있고, 베이킹파우더 없이 케이크를 부풀릴 수 있으며, 설탕 시럽 없이 셔벗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분자요리를 만들 때 마술이라도 부려야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요리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기존의 방법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기술적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마인드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경험에 의존하는 요리 대신 정확한 지식에 따른 요리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 책은 요리하는 화학자, 라파엘 오몽과 과학하는 요리사, 티에리 막스의 합작품이다. 두 사람의 만남도 우연이 아닌 필연인 듯하다. 이 책이 출간되기 10년 전, 화학자 라파엘 오몽은 물질의 구조에 관한 박사 논문을 마무리 하고 있었다. 그런데 티에르 막스가 요리사의 입장에서 구조와 구조의 파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된다.

 

삶은 달걀은 분자요리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운 요리다. 달걀을 생각 없이 삶으나, 생각하고 삶으나 삶아지는 것은 똑같다. 그렇지만 달걀을 제대로 삶는 법을 알면 알부민과 단백질에 대해 알게 된다. 따라서 달걀처럼 주로 단백질과 수분으로 이뤄진 생선과 육류를 제대로 익히는 법도 알게 되는 것이다. 달걀을 제대로 삶는 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계란을 익히는 방법도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달걀은 상온에서도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약국에서 파는 알코올(에탄올)을 날달걀의 흰자나 노른자에 붓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해봤다. 흰자와 노른자가 익게된다. 물론 흰자나 노른자가 담긴 용기는 차가운 상태다. 따라서 열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용기 안의 달걀이 익는다. 상온에서 그것도 몇 초 만에! 분자요리란 이런 것이다.

 

과학과 요리의 접목은 당연히 많은 테스트와 질문과 실험을 통해 이뤄진다. 화학자와 요리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물질(음식재료)에 접근했지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서로 같았다. 한 사람은 감동을 주는 요리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다른 한 사람은 과학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탐구한다. 물질의 아름다움을 탐구한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연구 활동의 본질은 바로 그 같은 탐구에 있다.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것에 대한 동경이 예술가도 과학자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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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요리와 과학 사이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16.02.15 리뷰제목
저자 라파엘 오몽은 물리화학자이다. 그의 과학에서의 연구 분야가 어떤 쪽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물질을 분석하고, 물질의 거시적 속성과 미시적, 원시적 내부 구조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고 했는데, 이걸로 그의 연구 분야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괴짜과학자이거나 또는 본래 연구는 완전히 접어버린 그런 상황은 아닌 듯 하다.이 물리화학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 이외에,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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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라파엘 오몽은 물리화학자이다그의 과학에서의 연구 분야가 어떤 쪽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물질을 분석하고물질의 거시적 속성과 미시적원시적 내부 구조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 했는데이걸로 그의 연구 분야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괴짜과학자이거나 또는 본래 연구는 완전히 접어버린 그런 상황은 아닌  하다.

 물리화학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 이외에아니  다른 연구 분야로 삼은 것이 바로 요리다이른바 분자 요리(molecular gastronomy)’. 티에리 막스라는 요리사와 함께 프랑스 요리혁신센터를 설립하고그곳을 바탕으로 분자 요리라는 개념을 발전시키면서 실제 요리에 어떻게 적용시킬지를 연구하고 있다.

 

분자 요리란, “요리를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많은 과학 분야에 분자(molecular)’라는 접두사를 붙이듯이 요리에도 그런 접두사를 붙임으로써 그게 현대적인 과학 활동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요리라는  천연의 것이건 인공적인 것이건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고물질이라는 것은 또한 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니 마치 동어 반복처럼 들리기도 하는 말이다또한 저자 스스로도 1자의 제목으로 삼고 있듯이 요리란 화학적인 활동이며  자체로 분자적이기 때문에 요리와 과학을 접목시켰다는 것이 원리적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긴 하다다만 많은 요리 활동이 다가가지 못한 분자의 수준까지 감안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의미가 있으며그게 과학적인 시각이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고 새로운 시도라는 것도 역시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튼 라파엘 오몽은 그렇게 과학적 시각에서분자의 수준에서 요리를 접근하고 있다 책에서 그런 분자 수준의 요리로 소개하고 있는 것은  가지에 불과하다달걀 익히기스테이크 굽기젤화을 이용한 요리마요네즈 만들기 등등이다 책이 많은실용적인 레시피를 제공하는 책은 아니라는 얘기다저자가 요리의 기본 구조라고 하는 무스에멀션 원리를 소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요리라는 것을 물리적화학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요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함께새로운 레시피 창조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대학원 시절아내에게 요리랑 실험이랑 별반 다를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그게 뻥이 아닌 이유는 실험이나 요리나 각각 프로토콜과 레시피라고 하는 것을 바탕으로 순서대로 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며온도나 시간양을 조절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도 그리 다를  없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게 뻥인 이유는 실험에서는 별로 뒤처지지 않는 내가 요리에는  젬병이기 때문이다실험을  한다고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요리엔 과학에 무엇을 더한 것이다그것을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예술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책에서도 그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모든 것을 정량화하는 것이 요리가 아니라는 얘기다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정량화된 과학의 힘으로원리를 따지는 과학의 힘으로 요리도 바뀔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2015 방송계는 이른바 쿡방 대세였다. ( 정체 불명의 말을나는 혐오한다)

요리사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에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경이롭다또한 어떤 재료를 쓰고 재료를  그렇게 다루는지에 대해 순식간에 판단하는 모습은 어쩌면 과학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다만 그게 경험적이라는 측면에서 그들은 분자요리사 아닐 뿐이다분자요리는 요리를 설명하는  아니라 과학으로 요리를 접근하는 것이다어쩌면 요리의 신비로움 같은 없어질  모른다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과학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없앤  아니라  신비로움의 근원을 찾아내어 더욱 신비롭고 그것을 이용해나갈  있는 방법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분자요리도 그런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덧붙이자면, 보충 설명에 해당하는 box가 글 중간에 들어가 있어 읽는 데 흐름을 자꾸 끊는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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