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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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9.7 (8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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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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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드디어 미야베 월드에 좀비가 나타나다!] 미미여사만이 쓸 수 있는 에도시대의 괴담 여행. 주머니 가게에서 손님들이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리고” 규칙에 따라 누나를 위해 대신 저주받은 소년, 죽여도 죽지 않는 인간이 아닌 자 등 여러 괴담을 풀어놓는다. 시대를 막론하고 지켜야 할 것에 관한 작가의 통찰이 빛나는 역작.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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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미야베 미유키의 삼가 이와같이 아뢰옵니다 (미시마야 변조괴담 #8)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k*****k | 2024.03.11 리뷰제목
벌써 8편까지 왔고 10편에 해당된 분량이 연재되고 있다니, 정말 백가지 이야기를 다 채울 모양이다. 이번 8편에는, 세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중 마지막 작품이자 표제작은 중편급으로 정말 압권이였다.미시마야의 도련님은 본가가 아닌, 주머니가게 상인집의 아들이다. 원래는 사촌인 오치카가 괴담을 들었는데 시집을 가고서는 괴담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게 되었다. 괴담은 그 장소
리뷰제목
벌써 8편까지 왔고 10편에 해당된 분량이 연재되고 있다니, 정말 백가지 이야기를 다 채울 모양이다. 이번 8편에는, 세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중 마지막 작품이자 표제작은 중편급으로 정말 압권이였다.

미시마야의 도련님은 본가가 아닌, 주머니가게 상인집의 아들이다. 원래는 사촌인 오치카가 괴담을 들었는데 시집을 가고서는 괴담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게 되었다. 괴담은 그 장소에서 말해지고 잊혀지는 것으로, 이를 테면 일종의 대나무숲과 같은 것 같다. 누구에게 말해도 믿어주지않을 이야기를, 아무런 편견없이 들어주고 털어놓는다는 것은 대단한 힐링이었을듯.

첫번째 이야기, 주사위와 등에

... 용기라는 것은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겁니다. 때로는 나눔으로써 더욱 늘어나 보다 큰 용기가 될 떄가 있어요. 하지만 의협심이란 건 한 사람에게 일인분씩밖에 없어요. 게다가 이것을 만들어내는 기개를 가진 사람이 세상에는 극히 적지요....P.162

모치타로라는 사람이 귀담을 들려주려고 온다. 그는 가난하지만 가족들 열심히 생계를 꾸리고 있었는데, 누이가 마침 상인집 아들의 눈에 들어 시집을 가게 된다. 바로 시집을 가는게 아니라 같은 급인 촌장의 집에 양녀로 간뒤에 신부수업을 받고 시집가기로 되어있었다. 그런 어느날 청천별력같이 그 누이가 등에의 저주 (책표지에 등에의 그림이 있다)에 걸려 돌아오게 된다. 모치타로는 어디서든 등에를 발견하고 두려워한채 아무것도 먹지 목하는 누이를 대신하여 저주를 받아내고, 신들의 놀이판에 도달하게 된다. 신의 눈에 띄지않게 있으면서 다시 누이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작품 내에도 있던가. 저주를 내린 사람에게는 표식이 있다고. 자신보다 큰 존재이지만 곤란해할때 문제를 해결하려고 드는 모치타로의 인품에 감사하게 된다. 또한 주사위에게도. 단, 그가 웃는 얼굴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안타깝고.

..모치타로의 이야기는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이야기였어요. 분만 아니라 사람은 신마저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지요. 사람의 목숨은 소중한데 생물로서는 왜 이리 횡포하고 오만할까요.. P.217


두번째, 질냄비 각시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다만, 이질적인 존재가 발각되었을때 그냥 사라지는 우리나라 이야기속 존재와 달리 일본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데려간다. 

...힘들다고 여긴 일도 막상 실행해보면 걱정했던 것보다 쉬울떄가 많다...P.239

맨발에다 맞지않는 좋은 비녀를 꽂은 이야기꾼이 찾아온다. 오토비라고 (여기서는 모두다 진짜 이름을 쓰지않고 가명을 쓰고, 자신을 특정하지 못하게 말을 한다), 그녀는 강의 나루터에서 일하는 오빠와 같이 살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에게 훌륭한 혼처가 들어왔지만, 그는 계속 거절하고 누이는 그 이유를 알아낸다.

그런 과정에서의 혼인을 성사시키기 위해 등장한 아름다운 여인의 더러운 말과 속내가, 물의 신의 묘사보다 더 더러웠다. 

..애초에 어떤 신의 모습이나 힘부터가 사람이 생각하고 그려야 비로소 생기는 게 아닐까....P.260 

위 인용문은 마치 첫번째 작품에 대한 말이기도 하다.  에도시대는 무사가 칼로 베기만 하면 목숨을 앗아가는 시대였고, 모두 다 목숨의 소중함을 간직하면서 열심히 살고 서로를 돕기도 한다. 아마도 같은 인간이 자신위에 군림한다는 것이 아닌 신이 존재해 그는 군림하는 영주 이상의 힘을 갖고있으며, 신을 향한 예식이나 규칙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상식적인 선이 아니였을까...싶었다. 

세번쨰, 삼가 위와 같이 아뢰롭니다.



동일한 한자의 다른 이름을 가진 연못을 사이로 두개의 마을이 존재한다. 하나는 쇼군으로 받는 녹봉이 더 적지만, 사람들이 단합하여 여러가지 생산물을 만들고 팔면서 더 부유해지고, 다른 마을은 이 이야기의 괴물이 나타날지라도 관리부터 방심하고 주민들의 보호에 힘쓰지않아 괴물들의 천지가 되고 만다. 

갑자기 더욱더 추운 날씨가 되면 땅의 문이 열리고 괴물들이 등장한다. 연못에서 건진 시체가 움직이고 공격하고 전염시키면서 사태의 중요함을 깨달은 이들은 나도 저도 할 것 없이 괴물들의 처치에 도전한다. 하지만, 막상 일이 일어난 마을에선 사람들이 뭉쳐서 경계 보호도 못하는 처지이다. 


..죽은 사람일세... 목숨을 잃고 온기도 사라지고 핏기가 없어지고 피부는 늘어졌네. 하지만 일어서고 돌아다니고 아픔을 모르고 몹시 목말라있어 살아있는 것의 피와 살을 찾아 먹어 치우지...P.415

...그 이빨이 있는 괴물의 별명입니다....부귀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 살고있는 추하고 냄새나는 괴물이다. 몸이 야위고 뼈가 불거져있으며, 재빠르게 움직이며... 원숭이와 비슷하다. 힘은 세지않고 무기를 사용하면 쉽게 처치할 수 있고 무엇보다 햇빛 아래에서는 며칠밖에 살지못한다..p.489

맨처음에 나타난 부귀는 햇빛에 약하지만 그에 물린 부귀들은 햇빛아래서도 강하고 기교를 쓸 수 있으며 더 빠르다. 미미여사는 언제나 자신의 메세지를 직접 들어내듯이 (흠) 여기에서의 괴물도 무너지고 있는 사회의 규율아래 이를 악용하여 더욱 이득을 챙기는 정치가에게 비유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치가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에너지 뱀파이어 같은 존재는 있다. 

오노 휴유미의 시귀.를 좀비물이 아니라 흡혈귀물로 인식했는데.. 미미여사도 스티븐 킹의 세일럼즈 롯.에 비교했듯이. 뭐, 흡혈귀나 좀비나 인생의 마지막인 죽음을 깨끗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살아있는 사람의 피과 살을 흡수하는 존재라 그게 그것이듯. 하지만, 생각할 여유없이 펼쳐지는 활과 한없는 신체능력의 좀비와의 싸움은 액션물로도 압권적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듯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죽이고 또 도망하고 맞서고 활을 날리고 도끼를 휘두르는. 

이야기를 가져온 남자와 여자의 인연이 상소롭지않듯이 인연은 어쨋든 만나기 마련이라는 형에 대한 충고를 통해, 이 약한 도렴님이 괴담들을 통해 성장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어 흐뭇하다 . 곁으로 일본문화와 일본인에 대해 더욱 더 잘알게 하는 부분이 있어 읽으며 검색할때마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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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흑백의 방, 특이한 괴담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09.03 리뷰제목
에도 간다 미시마초의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에는 흑백의 방이 있다. 객실에 손님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하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듣는 이는 흑백의 방에서만 듣고 잊는다. 별난 괴담 자리는 조카딸 오치카가 시집을 간 후, 차남 도미지로가 이어받았다. 그림에 재주가 있는 도미지로는 이야기꾼의 이야기가 끝나면 이야기를 바탕으로 묵화를 그린다.
리뷰제목

에도 간다 미시마초의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에는 흑백의 방이 있다. 객실에 손님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하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듣는 이는 흑백의 방에서만 듣고 잊는다. 별난 괴담 자리는 조카딸 오치카가 시집을 간 후, 차남 도미지로가 이어받았다. 그림에 재주가 있는 도미지로는 이야기꾼의 이야기가 끝나면 이야기를 바탕으로 묵화를 그린다.

 

기이한 이야기 세 편이 있다. 일본의 괴담은 우리 옛이야기처럼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가 많다. 먼저 열한 살 때 웃는 법을 잃어버린 한 소년의 이야기 주사위와 등에, 수신과 사랑에 빠진 오라버니의 이야기 주사위와 등에, 죽여도 죽지 않은 인간이 아닌 자들의 이야기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좀비물이다. 좀비물은 다양한 주제로 우리의 두려움을 자극한다. 입동 즈음, 연못에 얼음이 얼었는지 궁금해 막대기로 연못을 휘젓던 소년은 익사체 한 구를 발견한다. 시체를 건져 처리 방법을 논의하던 중 시체가 일어나 사람을 덮쳤다. ‘인간이 아닌 자에게 물린 사람은 눈빛이 흐려지고 몸에서는 시체 썩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익사체와 똑같은 괴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익사체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가, 그 궁금증을 해결할 괴담이 한 부부에 의해 펼쳐진다.

 

 


 

 

우렁이 각시라는 전래 동화가 있다. 질냄비 각시라는 이야기도 이와 비슷하다. 구메가와 강에서 나루터지기로 일하는 오토비의 오라버니는 혼담이 들어와도 늘 거절해왔다. 밤에 자고 있는데 오라버니가 누군가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방을 내다보니 아무도 없었다. 오라버니는 누구와 이야기했던 것일까. 주사위와 등에는 미신의 결정체인 것 같다. 주사위 신이라고 들어봤는가. 신들이 모여 주사위로 노름을 한다. 주사위 신인 육면 님이 등에 신과의 노름에서 졌다. 사람들은 저주하기 위해 등에 신에게 빈다. 혼인을 위해 떠났던 누이를 누군가 저주했던 모양이다. 등에가 씌어 돌아온 누이를 대신한 소년이 등에를 타고 신들의 도박장으로 날아가 더부살이한다. 신들의 도박장에 화재가 발생해 다시 고향 마을로 돌아온 소년은 뜻밖의 사건을 목격한다. 도미지로를 지키는 오카쓰의 말이 인상적이다.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거다. 신과 사람의 역할에 대하여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기이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우리는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 모양이다.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에 책장을 들춘다. 흑백의 방에 들어온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을 풀어놓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이끌기 위해 도미지로는 추임새를 넣듯 질문을 하고 귀를 기울인다.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에서 에도 시대의 삶과 정치를 알 수 있게 한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작가의 바람이 그대로 드러난다. 작품에서 도미지로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며 가문의 대를 이룰 일이 없는 차남이다. 남의 가게에 고용살이를 떠났던 형이 돌아오며 소설은 끝나는데, 미시마야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듯하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항설백물어시리즈처럼 계속될 백 가지 이야기가 궁금한 이유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미야베 미유키는 시대물에 특화된 작가다. 에도 시대의 사람 냄새나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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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1
종이책 구매 읽고 버리기 [외국소설-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6 | 2023.10.11 리뷰제목
이 작가의 이 시리즈 소설은 추리 쪽보다는 괴담 쪽으로 보는 게 적절하지 않나 혼자 생각해 본다. 읽는 동안 무슨 머리를 굴릴 것도 없고(굴리지도 못하지만)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나오는 대로 귀신이든 요괴든 유령이든 좀비든 등장하는 이야기 모음집들. 누가 지혜롭게 풀어 낸다는 사건 이야기도 아니고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그런 해괴하고 이상하며 무서운 일들이 있었단다 하고 마
리뷰제목

이 작가의 이 시리즈 소설은 추리 쪽보다는 괴담 쪽으로 보는 게 적절하지 않나 혼자 생각해 본다. 읽는 동안 무슨 머리를 굴릴 것도 없고(굴리지도 못하지만)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나오는 대로 귀신이든 요괴든 유령이든 좀비든 등장하는 이야기 모음집들. 누가 지혜롭게 풀어 낸다는 사건 이야기도 아니고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그런 해괴하고 이상하며 무서운 일들이 있었단다 하고 마는. 

 

이번 책에는 세 편이 실려 있다. 어쩐지 점점 더 무서운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읽을 때는 귀여운 맛을 주는 이야기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밤이나 잠들기 전에는 안 읽는 게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말았으니. 각 이야기의 분량도 많은 편이라 중간에 끊어 읽는 게 마땅치 않아 죽 읽어 버리는데 그게 또 그것대로 무섭고. 무섭다면서 계속 읽고 있는 나도 자꾸 무섭고(ㅎㅎ).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데 이 이야기의 핵심에 담긴 메시지는 아프고 신랄하다. 시대를 넘어서 공간과 지역을 넘어서 사람 사는 세상에 공통으로 퍼져 있는 삶의 방편들. 나쁜 정치가와 희생되는 백성들의 관계. 하필 이 책을 읽는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불편한 마음이 더 살아났다. 전쟁은 누가 일으키고 누가 주도하는데? 죽고 다치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누구에게 이로운 전쟁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정녕 없는 것일까? 

 

이룰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 애달프다. 작가든 독자든 이만큼의 위로로 스스로의 삶을 견뎌야 하는 것인지.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종이책 [서평]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 미야베 미유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3.09.08 리뷰제목
총 세 개의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는 색실 짚신을 그린 그림 한 장으로 모든 게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주사위와 등에>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혼인을 위해서 집을 떠났던 누나가 등에에 씌여서 돌아왔고 안타까워 하던 동생이 등에가 든 물을 마셔버림으로 누이를 구해낸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좋았다라고 하면 좋겠으나 동생은 등에에게 잡혀서 신들이 노름을 하는 공간으로 이동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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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세 개의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는 색실 짚신을 그린 그림 한 장으로 모든 게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주사위와 등에>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혼인을 위해서 집을 떠났던 누나가 등에에 씌여서 돌아왔고 안타까워 하던 동생이 등에가 든 물을 마셔버림으로 누이를 구해낸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좋았다라고 하면 좋겠으나 동생은 등에에게 잡혀서 신들이 노름을 하는 공간으로 이동되어 버렸다. 즉 현세에서 지워진 존재가 된 것이다. 여기서 그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누나를 극진히 사랑하는 동생의 마음이 잘 녹아 있으면서 주사위가 말을 하고 종이인형이 일을 하는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지는 기묘한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는 질냄비 그림 한장으로 모든게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루터지기인 오빠와 그를 돕는 동생. 어느 밤인가 동생은 오빠가 누구와 이야기를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집에는 오빠와 동생 둘 뿐인데 오빠는 누구와 이야기를 한 것일까. 우렁 각시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질냄비 각시>라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표제작인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는 도미지로도 고민했듯이 한 장의 그림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워낙 스펙터클한 이야기가 막막 펼쳐지는지라 어느 한 장면을 딱 지정해서 그리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그도 그림첩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겠지. 넘겨 가며 상상하는 재미는 그 그림들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이미 밝히고 있듯이 에도 시대 좀비 이야기다. 이제와서 좀비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유행이 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야기 상으로는 충분한 재미를 준다. 얼음 속에서 발견된 한 남자의 시체. 누구인지를 밝히려고 건졌을 뿐인데 시체가 살아났다. 발악을 하다 사람을 물었다. 대체 죽었으나 죽지 않은,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자' 이 자는 누구일까. 한 마을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용기와 좀비 아니 '인간이 아닌 자'들의 대활약과 사람 사이의 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작품. 흑백의 방에서 이야기를 듣고 버리는 역할을 하는 도미지로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자신의 사촌동생이기도 하면서 전에 이 방을 지켰던 오치카가 아이를 낳게 되면서 흑백의 방은 당분간 문을 닫는다. 편집자 후기에 따르면 이 부분을 오해한 독자들이 이 미시야마 시리즈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고 문의가 빗발쳤다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나도 이 99개의 이야기를 다 읽기 전에는 못 죽을 것 같고 작가님도 다 쓰기 전에는 못 죽을 것 같고 출판사도 다 번역해서 출간하기 전까지는 못 망할 것 같다.

 

늦더위도 오래 앉아 있는 손님처럼 질질 끄는데 사라질 때는 인사도 없다. 그리고 가을은 닌자처럼 정신을 차려 보면 거기에 있다.

225p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딱 지금의 계절을 아주 적절하게 담아냈다 생각했다. 여름도 아닌 그렇다고 가을도 아닌. 그러다 겨울이 오겠지.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6
종이책 구매 삼가 아래와 같이 아뢰옵니다~ 평점10점 | v******i | 2023.08.13 리뷰제목
무언가에 빠져서, 무언가와 연관된 물품을계속해서 이고, 지며, 모으고, 갈무리하며행복감을 마주할 때가 있다.내겐 미미여사님 작품들이 그러하다~북스피어의 인고와 정성이 한가득 들어찬미미여사님 작품들을 마주할 때마다소중하기 그지없고, 가지고픔에안달이 나서 갈팡질팡거리곤한다.이번에도 역시나 취향저격의 작품 및선물들을 한가득 마주하게 되었고,전자책들이 난무하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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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빠져서, 무언가와 연관된 물품을
계속해서 이고, 지며, 모으고, 갈무리하며
행복감을 마주할 때가 있다.

내겐 미미여사님 작품들이 그러하다~
북스피어의 인고와 정성이 한가득 들어찬
미미여사님 작품들을 마주할 때마다
소중하기 그지없고, 가지고픔에
안달이 나서 갈팡질팡거리곤한다.

이번에도 역시나 취향저격의 작품 및
선물들을 한가득 마주하게 되었고,
전자책들이 난무하는 시기에 종이책을
기꺼이 품에 안았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를 야무지게 챙기며
흐뭇함을 한껏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미미여사님 책을
소장해왔기에 이번 종합선물세트는
더더욱 선물 같은 느낌이다.
(물론 돈이 좋다~ 돈이 있어 다행~!!)

책 표지부터 에도시리즈 우표에 지도와
패브릭 포스터까지~ 한껏 풍미를 맛보는
기분에 미미독본이 주황색 양념을 더해
맛깔스러움까지 더해서 좋다.

앞으로도 북스피어가 더욱 열정이 불타
올라 미미여사님 책을 계속 어여삐 출판
해주길 삼가 아뢰옵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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