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찬란 실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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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찬란 실패담

만사에 고장이 잦은 뚝딱이의 정신 수양록

리뷰 총점 9.6 (27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73.6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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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늘도 뚝딱거렸습니다 평점10점 | s*****m | 2023.02.24 리뷰제목
『언러키 스타트업』을 읽고 재미와 감동, 위로, 공감 등 온갖 무해한 감정들을 선사받았기에 정지음의 책들을 무한 신뢰하기로 했으니 『오색 찬란 실패담』이라는 극강의 위로템 같은 제목을 달고 나온 신작 에세이를 사는 건 인지상정. 마침 평일 금요일 하루를 공휴일로 돌렸겠다.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했으니 읽기 시작. 책을 읽을 시간이란 확보하는 게 아닌 그냥 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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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러키 스타트업』을 읽고 재미와 감동, 위로, 공감 등 온갖 무해한 감정들을 선사받았기에 정지음의 책들을 무한 신뢰하기로 했으니 『오색 찬란 실패담』이라는 극강의 위로템 같은 제목을 달고 나온 신작 에세이를 사는 건 인지상정. 마침 평일 금요일 하루를 공휴일로 돌렸겠다.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했으니 읽기 시작. 책을 읽을 시간이란 확보하는 게 아닌 그냥 있는 시간을 사용하면 되는데. 바쁘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바쁜 일들이 천지이기 때문에 어떡하든 시간을 쥐어 짜내야 한다. 

 

꼭 봐야 할 유튜브 영상을 밀어 놓은 채 『오색 찬란 실패담』을 읽었다. 실패담에 관한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오색 찬란하기 때문에 요란하고 명랑하기까지 한 이야기가 한 다발이다. 요즘 꽃값이 비싸다는데 비싼 꽃다발 대신 오색 찬란한 꽃 같은 이야기가 담긴 책을 선물하면 가성비 짱. 성공과 실패는 한 끗 차이라는데 한 끗이 뭐야 열 끗 아닌가 할 정도로 성공은 먼 무용담 같기만 하다. 요즘같이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시대에는. 그래서 절약한다고 그게 돈이 됩니까.

 

『오색 찬란 실패담』에 나온 대로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어디 나와 같은 사람이 없나 탐색하기 위해서다. 행동반경이 1Km도 되지 않은지라 주변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라면 더더욱 책에 의존할 수밖에. 유튜브도 요즘엔 괜찮다. 신이 아닐까 사료되는 알고리즘이 나의 취향에 딱 맞은 영상을 추천해 주니까. 옆으로 누워서 나의 고민을 대신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소심한 목소리로 응원을 보낸다. 다들 파이팅. 

 

책의 시작부터 실패에 관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요가 첫날 뚝딱이의 모습을 노출하고 익숙해지자 누군가의 뚝딱거리는 모습을 발견해 같이 넘어진다. 실패 선배님 다운 멋진 행동이다. 나의 실패로 너의 실패를 응원하는 가슴 뜨끈한 연대의 현장이다. 회사에서 정신이 고장 나지 않게 버티는 조언도 해준다. 남이 하는 말을 걸러듣고 일의 망침이 나의 망침이 아니라는 것. 회사에서 책임지고 벌받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고. 

 

월세를 살며 반려동물 맷돌이와 지내다가 주인이 전세로 돌리겠다고 하니 공인중개사에게 자신이 잘하는 싹싹 빌기를 시전한다. 제발 맷돌이와 살게 해주세요.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답니다. 우울한 사람에게는 위로와 공감보다는 육아 서적을 선물하라고도 한다. 가장 쉬운 언어로 우울한 당신을 다독여준다고. 꼭 해봐야겠다. 마음이 어두울 땐 빛이 있다는 사실도 잊는다. 어두운 마음을 내려놓고 집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친절한 친구처럼 집까지 데리고 온다. 

 

하루에 꼬박꼬박 하는 규칙적인 게 있다면 그건 실패에 대한 무용담 혼자 곱씹기이다. 무례를 밥 말아 먹은 그 사람에게는 한 마디 쏘아줬어야 하는데 가스라이팅 당한 것처럼 왜 죄송하다고 했지? 나의 미안함은 잘못을 해놓고도 사과하지 않은 당신이 미안해해줬으면 하는 건데 왜 그걸 모르지? 누워 있다가 얼굴이 뜨거워진다. 나의 실패는 오색 찬란하진 않고 그레이 색이다. 칙칙한 그레이 색. 그래 이 새끼야. 

 

『오색 찬란 실패담』의 실패담을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지나가는 오토바이가 아닌 서 있는 오토바이에 부딪혀 스스로 정형외과를 찾아가고 유튜브를 보다가 유튜브를 찍고 사이비에 당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실패일까. 실패를 가장한 어제와 오늘의 성공 스토리. 오색 찬란 성공담이라는 속편을 기다린다. 재수 없는 제목이라고 생각해서 안 팔릴 것 같지만 『오색 찬란 실패담』처럼 반어적인 컨셉으로 밀면 된다. 실패담은 성공담이고 성공담은 실패담. 각자의 자유대로 생각하게 놔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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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실패담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n***1 | 2023.04.29 리뷰제목
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구 실패담을 읽을 여유가 있겠나 싶었는데 다른 사람의 실패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것도 이렇게 책 한 권으로 낼 만큼의 실패라니. 정지음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글쎄 너무 글을 재미있게 쓰셔서 작가님의 전작들도 찾아 읽어봐야 하게 생겼다. 웃기면서도 나름 진지할때는 진지하셔서 낄낄 웃다가도 '아, 이런 생각도 하시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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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구 실패담을 읽을 여유가 있겠나 싶었는데 다른 사람의 실패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것도 이렇게 책 한 권으로 낼 만큼의 실패라니.

정지음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글쎄 너무 글을 재미있게 쓰셔서 작가님의 전작들도 찾아 읽어봐야 하게 생겼다.

웃기면서도 나름 진지할때는 진지하셔서 낄낄 웃다가도 '아, 이런 생각도 하시는구나' 하며 읽었다.

배우자도, 자가도, 자차도 없는데다 아이라곤 상처받은 내면아이 뿐인 작가님의 인생 실패담이 궁금한 사람들, 웃기면서도 진지하게 할말은 다 하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과 함께 읽고싶다.

p.47 대부분 참아주는 배려보다는 클랙슨을 갈겨버릴 자유를 선택한다. 남 때문에 남보다 느려지느니 남을 치워버리는 것이 합리적인 처사라는 마음에. 하지만 세상에는 드물게 일면식도 없는 행인을 위해 인내와 시간을 내어주는 호인들이 있고, 나는 그런 종류의 부유함을 본받고 싶었다.

p.53 역설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바보같은 나만이 최고의 나를 생산할 수 있다. 돌려 말하면, 너무 싫은 과거의 나 역시 당시의 내가 노력해서 일군 최선의 결과란 뜻이었다.

p.91 하루에 열여섯 시간 일하는 날이 많고 배우자도, 자가도, 자차도 없는데다 아이라곤 내 안의 상처받은 내면 아이뿐이다.

p.93 인스타그램을 켜면 내 또래의 누군가는, 또래인 게 놀랍도록 부자다. 우리는 젊은 셀럽들의 삶을 언제 어디서나 엿보며, 진짜 부자들에겐 돈에 더해 시간이란 재화까지 넘친다는 걸 알아간다. 사회에 나온 밀레니얼들은 학교에서 배운 평등이 거짓임을 깨닫는다. 세상에는 교재에 명시되지 않은 계급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지 않았다면, 오로지 경쟁으로 얻어내야만 하는 서글픈 왕관이 있다. #요즘애들

p.128 그제야 통제 없는 자유는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짜 감옥에는 석방이라는 개념이나마 있을 테지만, 울타리가 없는 시간의 감옥에선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했다. 자유를 쟁취했다 생각했지만 실은 무방비한 자유가 나를 잡아먹고 있었다.

p.189 인간은 자기 자신인 동시에 평생 스스로를 키워내는 부모이기도 하다.

p.209 그러나 상상력이란 양날의 검과 같았다. 내 편일 땐 지루할 때마다 언제고 머릿속에 서커스를 열어주었지만, 주파수가 조금이라도 어긋난 순간엔 머릿속 영상들을 온갖 스릴러로 바꿔버렸다. 겁쟁이란 결국 자기 머릿속에 틀어져 있는 TV의 리모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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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색 찬란 실패담 평점10점 | y****0 | 2023.03.19 리뷰제목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첫째가 매일 눈물바람이다. 이유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는 건데 나는 아이가 등교하기 싫은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어떻게 해줄 수 있는 재간이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매일같이 교실에 거의 밀어 넣다시피하고 나올 때면 울고 있을 아이 걱정에 덩달아 내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갔다. 결국 보다 못한 아이의 아빠가 자신의 생일날 아이에게 이런 제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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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첫째가 매일 눈물바람이다.

이유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는 건데 나는 아이가 등교하기 싫은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어떻게 해줄 수 있는 재간이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매일같이 교실에 거의 밀어 넣다시피하고 나올 때면 울고 있을 아이 걱정에 덩달아 내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갔다.

결국 보다 못한 아이의 아빠가 자신의 생일날 아이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이번 아빠 생일 선물은 진이가 웃으면서 학교에 가는 걸로 해줘. 그럼 아빠는 너무 행복할 것 같아."

나는 당연히 효과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어르고 달래도 되지 않던 것이 아빠의 말 한마디에 바뀔까 싶었다.

 

 

그런데 웬걸.

아이는 주말이 지나고 제 발로 학교에 들어갔다.

성큼성큼 씩씩하게 들어갔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손인사를 하며 교문에서 헤어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감격에 찬 나는 그날 이런 생각을 했다.

'아이가 매일 울며 혼자 등교하는 것에 실패한 하루하루가 모여 결국 스스로 교문을 넘는 결실을 맺게 되었구나.'

진정한 실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라는 누군가의 말이 사실임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아이를 통해 경험한 실패는 어둡고, 칙칙한 것만은 아니었다.

 

 

제목마저 찬란한 <오색 찬란 실패담>의 정지음 작가 역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실패의 색깔을 다르게 표현했다. 실패에 용기를 주입하고, 굳이 성공으로 바꾸려는 억지를 버리면 잿빛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경험으로 보이기 시작한다고 표현했는데 나는 이 말에 백 번이고 공감했다.

이렇듯, 책의 초입부터 내 마음을 동요하게 만든 이 책은 또 다른 매력으로 나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저자의 솔직 발랄함이다.

요가원에서 자신보다 늦게 들어온 회원이 전갈 자세를 취하다 쓰러지자 며칠 전 자신을 보는 듯하여 함께 쓰러지는가 하면 미워하는 팀장에서 복수하기 위해 잘 마시지도 못 하는 술로 복수를 한다거나, 퇴사 후 전업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등 저자의 솔직함과 발랄함이 공존하는 글은 내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왜 그동안 저자의 책을 찾아 읽지 않았는지 아쉬운 마음마저 들었다.

 

 

사실 저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베스트셀러인 <젊은 ADHD의 슬픔>을 통해 이미 저자의 이름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책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젊은 ADHD의 슬픔>이라는 제목이 내게는 다소 무겁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책을 읽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 읽고 싶을 만큼 좋았다.

 

 

이 책은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실패할까 걱정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것에 위안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실패해 나가도 괜찮다는 것에 용기를 얻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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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직도 실패투성이인 내 삶 평점10점 | k*****i | 2023.03.08 리뷰제목
책을 받아들고 겉표지가 신기해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무지갯빛 오색 찬란 홀로그램스러운 머릿결 겉표지가 참으로 예쁘다.   젊은 MZ 세대 작가들의 에세이는 가장 최신작을 봐야만 하는 여행 에세이 정도만 만나 보았다. 이 어린 정지음 자가는 그의 일상을 나에게 어떻게 들려줄지 내용이 궁금했다. 또한 '그래 얼마나 필력이 좋길래 글을 쓰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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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들고 겉표지가 신기해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무지갯빛 오색 찬란 홀로그램스러운 머릿결 겉표지가 참으로 예쁘다.


 

젊은 MZ 세대 작가들의 에세이는 가장 최신작을 봐야만 하는 여행 에세이 정도만 만나 보았다.

이 어린 정지음 자가는 그의 일상을 나에게 어떻게 들려줄지 내용이 궁금했다. 또한 '그래 얼마나 필력이 좋길래 글을 쓰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두었는지 한번 읽고 판단해 주겠어!!!' 라는 꼰대 마인드를 장착하고 책장을 넘겼다.

목차만 봐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건 내 삶도 실패투성이여서일까?

시간 부자, 금전 거지 / 실수잖아, 실패도 아니고 / 회피마저 실패하는 인간 / 방치로 부과된 비만세 / 음식 채무자의 지옥 / 팀장님 죽이기 / 법 없이도 살 사람 / 용감한 형사들과 용감하지 않은 시청자 등이 우선 내 눈을 내 머리를 간지럽혔다.

 


 

이제 막 30대가 된 젊은 작가로가 아닌 어린 작가로만 생각하고 책을 펼쳤는데 한 장 한 장을 넘길수록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미안했다.

단지 오래전 실수투성이의 내 2,30대 이야기가 아닌 지금 50대의 내 이야기도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디서인지는 기억에는 없는데 성인들도 ADHD가 많다는 걸 접하고는 어쩌면 나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성인ADHD일지도 모른다는 또 남들은 모르고 나만이 아는 가면우울증 환자일거라는 내 스스로의 자가진단이 작가의 ADHD와 우울증이라는 것과도 막연한 동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기에 더 빠져들어 읽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여러가지 상황에서 여러 모양대로 형형색색의 실수와 실패를 한다.

작가는 그런 이들에게 인생은 선택, 긍정은 필수! 라고 말한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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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평범하지 않은 실패 이야기 평점10점 | s******0 | 2023.03.05 리뷰제목
일주일에 한 권 책 읽기와 한 달에 한 권 서평 쓰기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책에 관한 관심이 전부터 많긴 했지만, 요즘 더 많아진 관계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책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고 올리다 보니 똑똑한 스마트폰이 나에게 새 책 소식들을 광고로 잘 안내해주고 있었다.   그러다 출판사에서 새 책이 나오면 서평단을 모집해서 서평 이벤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설마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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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권 책 읽기와 한 달에 한 권 서평 쓰기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책에 관한 관심이 전부터 많긴 했지만, 요즘 더 많아진 관계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책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고 올리다 보니 똑똑한 스마트폰이 나에게 새 책 소식들을 광고로 잘 안내해주고 있었다.

 

그러다 출판사에서 새 책이 나오면 서평단을 모집해서 서평 이벤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설마 나한테까지 오겠어 하는 마음에 그냥 신청이나 해보자 했는데 덜컥 선정되어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제목은 오색찬란 실패담. 실패라고 하면 우울하고 슬프고, 위로해줘야 할 것 같은데 오색찬란이라니, 오색찬란은 여러 가지 빛깔이 한데 어울려 아름답게 빛남을 뜻하는 단어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실패를 한 사람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란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실패면 오색찬란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한 실패 중에 그런 실패가 있었나? 난 항상 우중충했던 거 같은데.

 

  표지에 있는 사람이 책을 쓴 정지음 작가와 닮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며, 뒤표지에 쓰여 있는 인생은 선택, 긍정은 필수!’라는 말이 아모르 파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흥얼거리게 되었다. 천부적 낙관의 일인자, 정지음의 칠전팔기 장전법이라고 소개가 된 걸 보니 아마 보통의 생각과 사고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실패를 했고, 어떤 생각을 가지면 실패를 오색찬란하다 할 수 있는지 얼른 읽어보자.

 

  어차피 우수한 인재들만 모아놔도 누군가는 낙오자가 되고 만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본인의 자리를 찾는 것이 난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실수하더라도 괜찮다는, 관용의 분위기를 만드는 게 먼저 아닐까 싶다.”

 - 알면서 하니까 실수지, 한 번 더 그러면 실력이고라는 미생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는 그런 실수를 괜찮다고 다독여줄 수 있는 상사인가? 아니면 그렇게 봐주다가 또 실수하면 어떡하냐고 따지는 꼰대인가 

 

망망대해에서 혼자 되는 것이 외로움이라면, 고독은 반대로 군중 속에서 홀로 남은 일인 것 같다.”

- 고독을 참 잘 묘사한 표현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난 외로움보다는 고독 가운데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겠지? 외로움이라면 그걸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기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고독은 내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통제 없는 자유는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유를 쟁취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무방비한 자유가 나를 잡아먹고 있었다.”

- 이유로 오히려 자유가 두렵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누군가의 통제와 지시를 통해 생활해 왔던 경험 때문에 혼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움직이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게 쉽지 않다. 가끔 직원들도 나에게 얘기한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할게요. 근데..나도 그러고 싶단다.

 

우울증이란 어쩌면, 어른의 중압감을 짊어진 채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현상일지 모른다. 우울증자에게 필요한 언어도 어린 시절에 들었거나 듣지 못했던 말이 아닐까.”

- 고독에 이어 우울증까지 이렇게 정확하기 주관적 정의를 내리다니. 이 작가는 정말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부럽다. 하긴 그러니 작가란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거겠지.

 

글씨기 규칙을 설정하지 말자. 글씨기의 묘미는 어떻게 하면 잘 쓰는지 모르면서 구석구석 헤매는 과정이 아닌가?”

 -쓰고 싶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래서 나도 그래 글쓰기 규칙 따위는 무시하고 그냥 막 써보자했는데 아니 아직 난 그 정도 수준이 아니란 걸 금방 깨닫고는 그래 난 아직 규칙을 가지고 써보고 그 규칙을 매번 확인하지 않고 쓸 정도 수준이 되면 그때 가서 규칙을 무시하고 써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기가 있어야 응용을 하지.

 

  직장을 다니다 프리랜서 작가로, 그리고 다시 직장과 작가를 겸하는 능력자로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직장인으로서의 어려움을 모두 겪고 나서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정작 직장인을 부러워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그렸고,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매력의 소유자이다.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혼자 충분히 즐기며 살아갈 것 같으면서도, 주위에 친구가 없으면 외로워 힘들어 할 것 가기도 한, 내 모습과 참 비슷한 것 같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했던 실패들을 돌아보았다. 그러고 내린 결론은 내가 했던 실패들도 우중충한 게 아니었다. 오색찬란까지는 아니라도 이색찬란 정도는 되지 않을까? 잦은 이직, 학위논문 포기, 작심삼일 등등. 그래도 지금은 그 모든 것들 다 내려놓고 난 원래 그런 사람이라 인정을 하니 실패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에세이 책들의 특징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 서적처럼 지식을 받아들일 필요도 없고, 자기계개발 서적처럼 내 삶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에세이를 빙자해 교훈을 주거나, 훈계하는 내용이 닮긴 책들을 읽다 보면 불편하다. 그런데 이 책은 전혀 그런 것도 없고 그냥 난 이렇게 살고 있고, 남들이 보기엔 실패한 삶일지 모르나 그 실패도 책 제목처럼 우리의 인생에서는 모든 것이 그저 오색찬란한 경험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읽다 보면 나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남들 눈에 어떻든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랴.

실패,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내 삶의 일부일 뿐이다.

 

  이 책은 꼭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너무 단순한 결론이다. 그렇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한번 읽는다고 해서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런 책은 그냥 나처럼 실패에 큰 두려움 없는 사람들이 읽으며 그래 그렇지 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맛이 있는 책이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지 못한 실패를 감탄하며 응원하고 비슷한 실패를 한 나를 위로하면서 읽으면 된다.

 

 실패하지 않기는 실패지만

실패에 흔들리지 않기는 성공입니다.

 

책 맨 뒤표지에 적힌 이 문구가 참 좋다. 이런 마음이면 어디서 뭘 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모두 그랬으면 좋겠다. 실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실패를 했어도 그깟 실패쯤이야 라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 자기 모습대로 잘 살아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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