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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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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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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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평점10점 | j*****4 | 2023.05.30 리뷰제목
지난 4월, 4주차 강연을 진행한 적이 있다. 어쩌다보니 연배가 지긋한 어른들도 내 강의를 들으셔서 첫 수업부터 유독 긴장했는데 글쓰기 수업이라 결과물을 받아보면서 여러 감정이 스치는 것을 느꼈다. 절대 기술로는 따라할 수 없는 깊이가 뚝뚝 묻어나는 글들이었다. 수강생 분들은 손사래치며 그리 잘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손 가는 대로 썼다고 했지만 그 분들은 그만큼 지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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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주차 강연을 진행한 적이 있다.

어쩌다보니 연배가 지긋한 어른들도 내 강의를 들으셔서 첫 수업부터 유독 긴장했는데 글쓰기 수업이라 결과물을 받아보면서 여러 감정이 스치는 것을 느꼈다. 절대 기술로는 따라할 수 없는 깊이가 뚝뚝 묻어나는 글들이었다. 수강생 분들은 손사래치며 그리 잘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손 가는 대로 썼다고 했지만 그 분들은 그만큼 지난한 생을 거쳐 오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절로 겸허해지며, 앞으로 내 글을 쓰는 것에 있어서도 큰 자양분이 되는 경험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을 고루 느꼈다. 시간의 효율성을 위해서 출퇴근 길 버스 안에서 전자책을 읽곤 하는데 이 책은 체신머리없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읽기 힘들었다. 마냥 슬픈 건 아니었고, 굳이 분석해보자면 존경심과 경외와 안쓰러움과 죄송함 등의 감정이 한꺼번에 몰아쳤던 것 같다. 특히 인터뷰이의 "힘들지 않으셨냐"는 질문에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있었겠냐며, 그냥 살았다고 대답하시는 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 말에 감명을 받았다고해서 내 힘듦이 가장 우선인 내가 우직하게 버티는 인간으로 변할 수는 없겠지만(왜냐하면 그러한 인간상에서 현재로 가까스로 변했으므로) 생을 관통하는 자세를 배웠다고나 할까. 아직 매일 매순간 휘몰아치는 감정에 금세 귀를 기울이고 휘둘리는 나로서는 '그냥' 산다는 게 어려운 해결책이다. 힘든 일은 당연히 있게 마련이니 묵묵히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이 책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이다.

 

특히, 인터뷰어들을 향한 인터뷰이들의 질문에 애정이 느껴져서 잃어버린 인류애가 다시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들을 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 시어머니로 보지 않고 그저 한 노동자로 바라보는 따뜻하고 산뜻한 시선. 무엇보다도 명함이 힙하고 센스가 있어서 더 좋았다.

 

텀블벅에서 펀딩할 때 바로 샀지만 오래토록 묵혀두었던 책인데, 왜 이제 읽었나 싶다.

물론 우리 집에 있는 거의 모든 책들이 그런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생을 더 끈질기도록 버티게 만들어주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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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YES24 북클럽 2월 책 리뷰: 경항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t*******9 | 2023.02.28 리뷰제목
Yes24 북클럽 2월 책 리뷰 경항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월간 에필로그 이수빈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는 너무 당연하고 흔해서,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 일하는 여성들을 조명한다. 공장에서, 시장에서, 병원에서, 그리고 논과 밭에서, 노동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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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북클럽 2월 책 리뷰

경항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월간 에필로그 이수빈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는 너무 당연하고 흔해서,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 일하는 여성들을 조명한다. 공장에서, 시장에서, 병원에서, 그리고 논과 밭에서, 노동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일 해온 여성들은 대체로 명함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내밀 수 있는 직사각형의 종이 명함만이 명함일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모양대로 일하는 여성들의 삶에 대해 읽어 내려가다 보면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여성들에게는 명함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그들의 삶 자체가, 그들 삶의 궤적이 명함이다. 한국전쟁부터 산업화, 민주화, IMF, 코로나19까지 그 모든 순간을 각자의 모양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온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역사이며 끝없는 투쟁이었다. 어렵고 고되지만, 가족을 위해(대부분의 여성 노동자들이 가족을 위해 고강도의 노동을 수행해왔다.) 모진 시간을 견뎌 온 이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힘찬 박수를 보내는 것뿐이었다. 내가 이분들과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과연 이들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결코 아니었을 것이다. 존경스러운 삶을 살아온 이 여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비롯하여, 나보다 앞선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이 있었기에, 그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내 주었기에 오늘날의 사회가 마련된 것이리라. 물론 오늘날에도 여전히 여성은 남성이 받는 월급의 60%를 받고,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여성들의 투쟁이 있어 지금의 (상대적으로 덜 차별적인) 사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앞서간 여성들에게, 각자의 방식대로 삶의 자리에서 투쟁을 이어온 모든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집안일, 가사노동은 엄연한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상당히 고강도의 노동이다.) 오랜 시간 동안 노동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2021년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노동임이 인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여성들은 그저 집사람,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여겨지곤 한다. 가사노동, 집안일이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만 하는 일임은, 집안일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나 또한 가사노동이 타 노동과 동등한 노동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노동들 사이에 위계를 세우게 된다. 여성이 주로 수행하는 가사노동 보다는,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 형태의 노동이 더욱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가사노동이 다소 하위에 있는 노동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노동들(주로 돌봄노동, 노동자 대다수가 여성이다.)은 너무나 쉽게 그 가치가 폄하된다. 간병인, 보육교사 등의 돌봄노동이 하루라도 멈춘다면 우리 사회 전체가 멈추게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재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어떤 대상들을 서로 비교하고, 그 대상들 사이에 우위를 정하고 순위를 매긴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모든 노동은 숭고하다. 이 책을 읽으며, 여성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된다면 노동에 귀천이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한, 또는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모든 노동은 의미있다. 그리고 특별히, 사회에서 소외당하던, 변두리에 있던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하는 여성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삶을 기록하여 독자들에게 들려준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랜만에 사람 냄새가 나는 소중한 책을 발견했다.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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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존재 자체가 명함이었지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23.04.28 리뷰제목
시험을 볼 게 있어서 공부하는데, 직업으로 보지 않는 활동을 쓰라는 문제가 있었다. 문제 자체가 낯설었는데, 어쨌든 외워야 하니까 살펴보다가 발견한 답 중의 하나는, ‘자기 집의 가사 활동에 전념하는 경우’였다. 우리가 흔하게 ‘주부’라고 표현했던 내용을 풀어쓰면 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직업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개인정보 입력 중에 뜨는 신분 항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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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볼 게 있어서 공부하는데, 직업으로 보지 않는 활동을 쓰라는 문제가 있었다. 문제 자체가 낯설었는데, 어쨌든 외워야 하니까 살펴보다가 발견한 답 중의 하나는, ‘자기 집의 가사 활동에 전념하는 경우였다. 우리가 흔하게 주부라고 표현했던 내용을 풀어쓰면 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직업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개인정보 입력 중에 뜨는 신분 항목에서 여전히 보이는 주부는 무엇일까. 궁둥이 한번 붙일 사이도 없이 집안에서 종종거리며 왔다 갔다 하는 그 존재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집안에서 엄마의 모습은 여전히 비중이 큰데, 보이는 것과 다르게 작게 설명되는 사람은 어디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때는 그랬다, 고 한마디로 표현하기에 우리 엄마들 인생은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산 같았다. 이 책에 담긴 여성의 인생은 평생 쉬지 않고 일해왔던 시간 그 자체였다. 형편이 어려우니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게 당연시됐고, 등 떠밀리듯 결혼하기도 했다. 아이 낳고 산후조리할 시간도 없이 논으로 밭으로 나갔다. 안에서는 가족들 식사 준비부터 아이들 돌보며 키우는 일까지, 누군가는 병에 걸린 시부모를 돌보는 것도 해내야 했다. 똑같이 밖에서 일하는데도 아내의 일, 직업을 인정하지 않는 남편도 많았다. 그래, 여기서 또 한 번 저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맞다고 믿었던(?) 시대였다고 말이다. 그래도 이 여성들의 노동은 어디로 가지 않았다.

 

탄광에서 일하던 남편이 죽자 남편이 일하던 곳으로 들어가 탄을 골라내는 선탄공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 남대문시장에서 밥을 파는 여성, 농사를 지으며 뒤늦게 한글을 배우며 자기 이름을 쓰는 여성.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이들의 삶이 아니었나? 남편이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가정 안에서, 같은 일을 해도 남성보다 적은 급여를 받았던 사회에서 그 삶을 버티고 견뎌온 여성의 이야기에 울다가도, 그 시간을 도망가지(?) 않았던 언니들의 전투력에 많이 놀랐다. ‘집사람이라 불리며 그 집안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평생 일하고도 모자라 이제는 손자 돌봄까지 하는 노동의 세월을 읽는다. 도시의 삶이 여성의 존재를 높여주지 못했을 텐데, 농촌의 삶을 오죽했을까. 장소는 달라도 인생은 다르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끊임없이 일하는 인생이었는데, 그 시간을 증명하고 나를 소개할 명함이 없다는 게, 뭔가 좀, 아니 많이 서운할 것 같다. 열심히 싸워온 언니들의 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렇다고 모를 우리가 아니지 않은가. 이미 옆에서 많이 지켜봐 왔고, 어쩌면 이 시각에도 이 언니들과 같은 시간을 쌓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언니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

 

어렸을 적에는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어느 위인전에 나올만한 인물을 적어내곤 했다. 훌륭하다고 하도 들어와서, 그들의 업적을 배우면서 자라왔기에 당연히 존경해야 하는 인물이라고 들었기에, 그 이름을 적었다. 어른이 된 후에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주저 없이 엄마라고 적었다. 오랜 세월 옆에서 지켜본 엄마의 인생은 존경하지 않고서는 기억할 수 없을 시간이었다. 이 책 속의 언니들처럼, 우리 엄마의 시간도 다르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닭을 튀겼고, 쫄면을 삶았고, 반찬을 만들어 팔았다. 늦은 밤에 자다가 일어나 콩나물에 물을 주었고, 냄새나는 똥을 치우며 닭을 키웠다. 또 뭐가 더 있을까. 내 기억 속 엄마는 집에서 밖에서 일하고, 늦은 저녁 지친 몸을 뉘며 일일 드라마를 보는 낙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래, 여기서 또 한 번, 그때는 그랬다. 그런 일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다면, 1초의 고민도 없이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얼마를 벌든지, 그게 누구라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 속에, 우리 엄마가 있었다. 그리고 당신의 엄마가,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이 있다.

 

이 언니들의 삶은 귀하고 아름답고,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시절이 여성의 존재나 노동이 인정받지 못했던 때라고 해도, 이들의 삶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가 없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때로는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삶이라고 해서 허투루 살아오지도 않았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 흔한 명함 한 장이 없어도, 얼마나 큰일을 해내는 존재로 살아왔는지, 언니들이 알고, 이제는 우리가 안다. 지금도 옆집 아줌마는 우리 엄마의 이름을 큰언니 이름으로 대신 부르지만, 이제는 병원이나 가야 엄마의 이름이 정확히 불리고 있지만, 누구도 이름을 잃고 살아왔던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일하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그 삶에 책임을 지고 있었다. 다 때려치우고 내려놓고 싶지만 포기하거나 도망가지도 않았다. 자기 일에서, 삶에서 가치를 느끼며 자기 존재감 뿜뿜하는 힘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살아보니 인생 그렇게 길지 않다고, 재밌게 살고 힘들게 살지 말라는 조언(!), 혹시 지금 어디선가 갈팡질팡 흔들리고 있거나, 찾지 못한 답으로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이 언니들의 화끈한 인생 이야기에 기운 받고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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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a*****8 | 2023.09.19 리뷰제목
자식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아이 키우고 집돌보고 일을 나가며 가정을 지탱하셨던 그시대의 어머니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수있어 너무 좋았어요. 저 자신의 엄마가 이렇게 사신분인데, 본인의 꿈을 다 봉인해두고 묵묵히 가족과 가정을 위해 한몸 헌신하신 엄마 그리고 책속의 모든어머니를 보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것 같아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도 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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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아이 키우고 집돌보고 일을 나가며 가정을 지탱하셨던 그시대의 어머니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수있어 너무 좋았어요. 저 자신의 엄마가 이렇게 사신분인데, 본인의 꿈을 다 봉인해두고 묵묵히 가족과 가정을 위해 한몸 헌신하신 엄마 그리고 책속의 모든어머니를 보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것 같아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도 힘차고 당당하게 살아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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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엄마에게도 명함 만들어주고 싶어지는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j****4 | 2023.08.16 리뷰제목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도망가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킨 큰언니들. 지키기만 했나. 발 벗고 나서 스스로의 삶을 가꾼 큰언니들. 근데 그 가꿈이 '노동'이라는 게 이 책의 키포인트. 책 읽고 나면 키포인트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큰언니들의 진짜 이름은 '엄마'라는 이해, 공감, 미안심에서 기인한 부끄러움, 뭐 그런 울 것 같은 감정으로.     인터뷰집인데, 인터뷰를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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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도망가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킨 큰언니들.

지키기만 했나. 발 벗고 나서 스스로의 삶을 가꾼 큰언니들.

근데 그 가꿈이 '노동'이라는 게 이 책의 키포인트.

책 읽고 나면 키포인트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큰언니들의 진짜 이름은 '엄마'라는 이해, 공감, 미안심에서 기인한 부끄러움, 뭐 그런 울 것 같은 감정으로.

 

 

인터뷰집인데, 인터뷰를 마친 후 '인사이트'라는 정리 페이지를 마련해둔 게 좋았다.

구술로 짐작해 본 한 사람의 인생이 통계를 통해 당대 사회적 배경을 다시 읽을 사료가 되어주거든.

법률을 되짚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려도 주거든.

함부로 하찮게 다루는 노동.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그 노동의 수행자를 '특정 연령층' 혹은 '계급'으로 타자화하는 사회적 합의. 여기에 조곤조곤 설명해주거든. 이 노동의 중요함 특별함 소중함을.

그러니까 인마들아, 연탄재 막 발로 차고 그르지 말라고. 어? 청소해 주시고 경비 서 주시고 말야. 을매나 힘드셔. 잊고 있었겠지만, 그분들 다 집에 돌아가면 소중한 엄빠야 인마들아. 인제부텀 잊지 말자.

 

 

이 책 도비라 디자인이 되게 멋지다.

"난 걍 집에서 살림하고, 애 보고, 남편 내조하고, 잠깐 알바하고, 뭐 한때는 직장도 나갔고, 과수원도 개척하고, 식당을 운영한 적도 있지만서도 딱히 한 건 없어."라고 말하는 한 마디로 '집사람'이라 생각하는 엄마들에게 직업을 붙여 명함을 만들어줬다.

이를테면 평생 아픈 시부모 봉양하신 분에게는 'a.k.a 요양보호사' 이런 너낌으로.

 

 

아, 진짜 멋진 인터뷰이가 있었는데 이 분 얘기는 꼭 남겨두고 싶다.

"(명함이) 필요하면서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던 게 저는 제가 명함이에요. 제 자신이."

 

 

크.

이 문장에 도착했을 때 미간 붙잡고 '크'만 백 번 연발했다.

진짜 멋지지 않나요. 내 자신이 명함이라니.

 

 

다 읽고 나서는 '나도 울엄마 명함 한 번 파 줘볼까?' 가벼운 마음을 가졌더랬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 동공지진 대차게 일어났다.

왜냐하면 딱히 생각나는 직업이 없기 때문에.

아니 왜? 울엄마 아직까지 직장도 다니시는데 왜지?

엄마의 노동을 폄하하거나, 엄마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엄마가 잘 하는 것. 엄마가 일생을 바친 것 등을 도저히 판단 못하겠다.

엄마에게 중요한 우선순위 같은 거 아무리 떠올려도 매겨지지가 않는다.

엄마의 삶이 객관적으로 봐지지가 않아서 그런 걸까.

이거 나한테 좀 충격이고, 두고두고 엄마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언젠가 이 이야기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의 은혜로운 작업은 영상으로도 기록됐다. 에피소드 별로 영상 다 있다.

유튜브에서 꼭 확인하시기 바란다.

 

빠질 수 없는 리뷰 속 코너!

밑줄 그은 문장들도 옮겨둡니다. 츄라이츄라이.

 

 


 

 

36페이지 / 손정애 님

일을 계속하는 사람은 그게 재능이 되고 다른 걸 불러오니까 일은 손에 놓지 말고 가능하면 하는 게 좋다고 봐요.

 

 

109페이지

코로나19 이후 필수노동자들의 처우는 조금 나아졌을까. 법은 만들어졌지만 달라진 건 없다. 2021년 11월부터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아직(2022년 3월 기준) 필수업무 범위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만 무성했던 '필수노동 보호방안'은 누구를, 무엇을, 어떻게 같은 기초적인 질문에서부터 막힌 상태다.

 

 

143페이지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데이터센터장은 "노동시장에 이제 막 진입한 청년들만 놓고 보면 임금이나 비정규직 비율 등에서 눈에 보이는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청년 노동 시장 자체가 워낙 불안정해졌고 일에 대한 관점도 이전 세대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세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차별을 파악하려면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었던 남성과 여성의 경력 개발 경로가 달라지는 '과정'을 봐야 하는데, 현재로썬 이를 통계적으로 추적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182페이지/ 김춘자 님

그는 답답할 때면 들로 산으로 다닌다. "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이상해져부러.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들로 나가. 나가면 마음이 편항께. 정 답답하면 저그 나가서 소나무하고 이야기를 혀. 소나무야 소나무야 너는 어찌 이리 건강하냐. 나는 마음이 이래이래. 소나무하고 말하고 갈대하고 말하고... 나는 진짜 듣도 안 하고 보도 안 하고 그라고 살았네. 그래야 쓰겠다 싶어서."

 

 


 

 

더 옮기고 싶은 인터뷰가 많은데 여기까지만 정리한다.

나머지는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중요한 마침표.

이 책이 나에게 오래 생각해 보라 던져준 인사이트는 146페이지의 이 한 문장이다.

 

 

차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워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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