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의 태그
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지리 인문학 여행 : 영화 속 생생한 장면으로 살펴보는 지리와 세상, 삶의 이야기
성정원,이지은,정지민,한병관 저
미술 수업에 오시는 어르신 중에 오일 파스텔로 감각적인 그림을 완성하시는 분이 있다. 색연필과 오일 파스텔로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분은 표현력이 참 좋다.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지 않았는데 멋지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미술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된다. 나도 한때(?)는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더랬다. 선생님의 설명만으로 꽤 괜찮은(?)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소질이 있는 게 아니었다. 다만 조금 성실하고, 조금 꼼꼼했을 뿐. 하지만 내가 그나마 한가지 잘하는 게 있다면, 건축을 전공해서 원근법적인 이해가 빠르다는 정도? 그래서 미술에 대한 감각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이 부럽다. 같은 붓 터치라도 미묘하게 감각적인 사람이 있고, 색감에 감각적인 사람도 있으니까. 둘 중 어느 하나도 나는 없다. 성실하게 그리는 것 외에는.
그나마 내가 잘(?)하는 건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건 문학이지만, 미술과 관련된 책은 그냥 좋다. 내가 머리가 좋고, 읽은 것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미술에 대해 꽤 잘난 척(?)을 했을 텐데, 이 죽일 놈의 기억력은 나를 늘 겸손하게 만든다. 이름이 긴 화가는 읽을때에는 기억하는데 지나고 나면 그놈이 그놈인지 잊고 만다. 만약 학창시절에 달달 외우라고 시켰다면 지금까지 기억했을까? 그림을 보고 화가를 바로 기억하지 못하고, 저거 읽었는데, 내가 아는 그림인데.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으니. 만약 나의 학창 시절에 이런 미술 수업이 있었다면, 나는 완전 그 시간을 사랑했을 것이다. ^^
미술실에서 만나는 과학, 수학, 문학, 역사, 경제, 사회라니. 그림이 그림에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 요소를 만들 수 있고, 그걸 설명하는 이런 시간이 참 좋다. 내가 매력적으로 느낀 시간은 과학 시간.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단순히 밝음과 어두움으로 사물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 방향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서로 다른 질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그린 화가는 페르메이르인데 그는 카메라 오브스쿠라를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화가가 살고 있던 당시 카메라 오브스쿠라는 두 가지 형태가 있었는데 하나는 크기가 방만해서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는 작아서 옮겨가며 쓸 수 있는 것이다. 페르메이르는 후자를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고 추측한다. 실제로 페르메이르 작품을 엑스선 촬영해 보니 밑그림의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5교시 경제 시간에서 소개한 ‘살바토르 문디’라는 그림.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인데 살바토르 문디라는 뜻은 라틴어로 세상의 구원자 즉 구세주를 의미한다. 이 그림은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00억 원에 팔렸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왜 비싼 것일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명성에 비해 작품 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그가 그렸다고 인정된 회화는 18점에 불과하고 그중 2개는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의 모든 작품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 개인이 소장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나타난 ‘살바토르 문디’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그림. 이 그림은 스푸마토 기법(윤곽선 색이 번진 듯 부드럽게 그리는 것)을 사용했고, 그래서 남자 모나리자라는 별명이 붙은 그림이다. 처음에 이 그림은 다빈치의 제자가 그렸다고 알려졌었다. 1958년 소더비 경매에서는 불과 45파운드, 당시 시세로 6만 원이었으니 매우 저렴하게 판매되었다. 그런데 2005년 뉴욕 미술상이 한 경매 회사의 도록을 넘겨 보다, 이 그림을 구입 후 저명한 복원사에게 복원을 의뢰했다. 이때 덧칠을 닦아 내니 다빈치 특유의 스푸마토 기법과 붓질을 확인하면서 다빈치의 작품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소장할 수 있는 다빈치의 그림. 이 그림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림. 그래서 이 그림의 가격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아직도 이 그림이 다빈치가 그린 진품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가 많다고 한다. 이 그림을 낙찰받았다고 알려진 사람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하지만 당사자는 아니라고 부인했고 이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림 한 점이 5천억원을 넘는다니.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 않은가
이 외에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이나 인상주의 화가 그림, 밀레나 마네의 그림을 만나는 것도 좋은 시간이었다. 내 학창 시절 이런 책을 만났다면 지금보다 풍부한 상식을 갖게 되었을까?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재미있는 미술 교양 수업'
제목을 보고 미술 관련한 책이군 생각하며 책을 넘겼지만, 생각보다 정말 미술 수업책이었다!
이런 미술 교양서적을 읽어 본 것이 언제인지.. 내용이 너무 이론에 치우쳐 있거나 어렵지 않고, 서술이 딱딱하지 않아 후르릅! 읽었다. 특히 책에 나오는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들 중 경제시간에 나오는 그림은 나도 직접 본적이 있어 책에 더 몰입을 할 수 있었는데, 예전에 예술에 전당 오르세 미술관전에 본 ‘이삭줍는 여인’ 이었다. 그때는 그냥 그림이라는 것에 대해서- 선, 붓, 색감, 구도, 터치 등 만 봤던 것 같다. 물론 작품은 이런 저런 이론이나 공부가 없어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책에서 시대상을 알게 되니 그림이 더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또 다른 미술교양 서적을 찾아보고 싶어 지는게 훌륭한 미술 수업책이었다.
미술에 대해 워낙 배움이 짧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항상 미술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은 욕망이 충만했다.
그렇게 몇 권의 책을 뒤적거려보면 책을 읽을 때 잠시뿐이고 금세 기억에서 잊혀지기 일쑤였다.
그래도 또 나는 미술 책을 찾아 헤맨다..ㅎㅎ
이 책은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미술 한 분야만의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분야과 미술을 섞어서 설명해서 오히려 흥미로웠다.
워낙 감수성이 메마르고 예술적이지 못한 사람이다보니 오히려 이렇게 과학이라든가 다른 분야와 함께 설명해주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다양한 지식을 알게 되어 읽는 내내 오...하는 감탄사를 내뱉기도 하고 새로운 지식을 쌓는 재미가 있었다.
가볍게 읽기 좋지만 내용이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는 전자책으로 읽었기에 그림을 따로 찾아보는 수고로움은 감수해야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검색해 옆에 띄워놓고 감상하면서 읽는 것이 약간 번거로워도 책이 재미있고 그림을 보면서 읽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므로, 전자책으로 읽으시는 분들께는 이 방법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