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통해 진실이 지켜지는 세상을 보았습니다. 그래야 하구요. 진실을 지키는 것이 결국 우리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지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재갈윤,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서 죽음을 선택했겠지요.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좀더 견뎌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거 같아요.
마지막 창작노트에서 읽었는데, 작가님이 실제로 겪은 일에서 이 소설이 시작되었다니, 창작의 세계와 작가님의 역량이 놀랍습니다. 모처럼 궁금증으로 긴장하면서 재미있게 단숨에 읽은 책입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다 읽히고 함께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너라면? 어떻게 했겠니?
감빵에만 죄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는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이미 살인했느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정확하지는 않음.) 아무도 결정적인 살인은 하지 않았어도 제갈윤은 사람 때문에 죽었다. 결국 법적 책임에는 모두 자유롭겠지만, 윤이 죽고 나서라도 일말의 참회가 있었음 좋겠다. 그렇게 성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좀 씁쓸했다.
<너만 모르는 진실>에서 여고생이 자살을 한다. 엄마의 허망한 죽음만으로도 충분히 힘들 수 있는 소녀에게 현실은 냉혹했다. 매력적이고 예뻐서 동경의 대상이긴 했지만, 아무도 마음 깊이 응원하고 돌봐주지 않아 방치된 소녀. 아슬아슬하게 외로운 일상을 이어가던 소녀가 결국 엄마를 따라 하늘로 간 것이다. 제갈윤은 엄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충분히 슬퍼힐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상을 살아야 했으니까. 등교를 해야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동아리 활동도 해야 하니까...
윤의 죽음을 두고 가해자로 지목받은 친구들이 있다. 바로 윤에게서 편지를 받은 최측근 아이들이다. 수면에는 아무것도 없는 일상이었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저마다의 다른 이유와 방법으로 윤을 괴롭혔던 것이 드러난다. 정말 인간이란 동물은 너무 일차원적이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런 모든 일련의 사건 과정이 예측불허라 읽는 재미가 있었고, 각 캐릭터의 감정선도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여러 각도에서 인물들에 충분이 몰입할 수 있었다. 나도 오늘 제2의 윤을 죽이지는 않았는지,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