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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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발밑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한 곤충학자의 이야기

정부희 | 동녘 | 2022년 9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7 (1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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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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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로파의책빵 " 벌레를 사랑하는 마음 " 평점7점 | a*******k | 2022.07.13 리뷰제목
'벌레'와 '곤충' 비슷한 듯 하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확 다르다.   왠지 모르게 벌레는 기피하고 싶은 개체이고, 그래도 곤충은 한 번씩은 자세히 보고 싶은 개체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른바 '곤충학자'이다. 책의 내용도 벌레가 아닌 '곤충들'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제목에 '곤충'이 아닌 '벌레'라는 단어를 과감히(?) 넣은 것은 일반인인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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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곤충'

비슷한 듯 하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확 다르다.

 

왠지 모르게 벌레는 기피하고 싶은 개체이고,

그래도 곤충은 한 번씩은 자세히 보고 싶은 개체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른바 '곤충학자'이다.

책의 내용도 벌레가 아닌 '곤충들'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제목에 '곤충'이 아닌 '벌레'라는 단어를 과감히(?) 넣은 것은 일반인인 우리들이 '곤충'들을 모두 '벌레'라는 단오로 혐오하고 있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벌레'와 '곤충'의 의미는 차이가 있다.

'벌레'는 다리가 많거나 다리가 없는 몸으로 꿈틀꿈틀 기어가는 동물을 말하고,

'곤충'은 벌레 중에서도 다리가 여섯, 더듬이 두 개, 날개 네 장이 달려있는 동물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곤충'은 '벌레'의 한 부분인 것이다.

 

거미, 노래기, 지네 같은 종류는 이른바 곤충이 아닌 '벌레'이고,

무당벌레, 잠자리, 메뚜기, 귀뚜라미, 바퀴벌레(이 친구는 곤충이 아니었음 하지만, 곤충이네요..쩝!!), 흰개미, 노린재, 매미, 나비, 벌 등이 바로 '곤충'에 포함된다.

 

곤충은 이 책에 따르면 약 100만 종이나 있고, 이는 지구상에 있는 150만 종의 동물 중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지구에서 가장 다수의 동물군이 바로 '곤충'인 것이다.

 

곤충들은 대부분 몸집이 작고,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배추흰나비는 무나 배추 같은 십자화과 식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내뿜는 겨자유배당체같은 독 물질에 적응해 이런 식물들을 먹이로 해서 그 독성 냄새로 찾아오기도 하고,

노랑나비는 토끼풀 같은 콩과식물의 독 물질을 이용해서 이를 먹이로 활용한다고 한다.

 

식물들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내뿜는 독 물질이 자신을 먹는 곤충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한 것이 자연이다.

 

또한, 대부분의 곤충들은 위험에 맞닥뜨리면 혼수상태에 빠져서 움직이지 않고 죽은 듯 가만히 있는데 이는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의식을 잃는 현상이라고 한다.

딱정벌레 같은 것들을 건드리면 죽은 듯 있는 이유가 의도적인 것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잃어나는 현상이라는 것도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가 기피하고 싶을 수도 있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우리와 매일 만나기도 하는 곤충을 다루는 곤충학자의 에세이다.

자신이 왜 뒤늦게 곤충학자가 되었는지 또, 이 책을 통해서 하나씩 던져주고 싶은 곤충이야기는 무엇인지 일상을 다루는 일반적 에세이처럼 잔잔하게 곤충 이야기를 펼쳐주고 있다.

 

이 책에서도 많은 곤충이야기를 알 수 있지만, 곤충은 사람과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개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같이 생활하는 식물들에 대한 관심처럼 곤충에게도 관심과 애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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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세상을 바라보는 기분_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평점10점 | k*****h | 2023.06.01 리뷰제목
사실 제목에 들어가는 벌레와 그 벌레들의 사진이 간간히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렇다면 이 책은 못읽겠군' 생각했다. 세상에 절대는 없지만 아마도 절대 사랑까지는 못할 존재들의 이야기라니... 거기에 사진이 있다니. 안 읽으려고 했다. 도서관 가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 운동을 조금 천천히 나가서 도서관 여는 시간에 도착해서 책을 3권쯤 빌려오고 읽는 대로 걷기 운동날
리뷰제목

사실 제목에 들어가는 벌레와 그 벌레들의 사진이 간간히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렇다면 이 책은 못읽겠군' 생각했다. 세상에 절대는 없지만 아마도 절대 사랑까지는 못할 존재들의 이야기라니... 거기에 사진이 있다니. 안 읽으려고 했다.

도서관 가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 운동을 조금 천천히 나가서 도서관 여는 시간에 도착해서 책을 3권쯤 빌려오고 읽는 대로 걷기 운동날 조금씩 반납하는 패턴이다. 갑자기 든 생각이라 대출도서 목록 안들고 그냥 가서 신착도서를 둘러보다가 보게되었다. H마트가 계속 대출중인 것도 그렇고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 들어온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도서관 이용자 중에 톡토로가 있는 모양이다.

암튼 아침에 갑자기 여둘애드를 만나서 빌렸다. 보고 싶지 않은 사진은 가리고 보면 되니까. 실제로 몇 사진은 가리고 읽었다. 그래도 책을 읽고 달라진 생각이 있다. 얼마 전 집 근처 산에 멍석을 새로 깔았다. 새로운 멍석이 깔리면서 그 밑에 살던 벌레들이 터전을 잃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원래는 그러든가 말든가 상관 없었는데 걔네도 자연의, 생태계의 일부라면 필요하다. 벌이 죽으면 인간이 죽듯이 다른 벌레가 죽으면 다른 식물이 죽고 그러면 벌도 죽고 그러다가 인간도 살 수 없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벌레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징그러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보게 되는 책은 맞다. ... 물론 여전히 나를 무는 벌레는 싫고 다리가 많은 벌레도 싫다. 벌레는 사랑하게 되는게 아니고 그냥 사랑하는 기분을 알게되기는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만학도로 벌레공부를 시작한 엄마라서 간간히 학계의 시선을 견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계'나 비슷하지 않을까. 그 나이에 할 수 있겠냐, 애들은 어쩌고 공부를 하려하냐, 그냥 취미로 할 생각인거냐.

그만한 각오도 없이, 그정도의 타협도 없이 '대학원' 씩이나 갈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기는 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건가.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느끼지만 틈틈이 인류애를 살짝 잃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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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6 | 2022.09.05 리뷰제목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저자 : 정부희 ‘한국의 파브르’로 불리는 곤충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엄마’와 ‘아내’로 살다가, 곤충에 빠져 뒤늦게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곤충분류학을 공부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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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저자 : 정부희

‘한국의 파브르’로 불리는 곤충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엄마’와 ‘아내’로 살다가, 곤충에 빠져 뒤늦게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곤충분류학을 공부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지금은 대학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강의하며 우리곤충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과 들, 바닷가, 섬을 찾아다니며 곤충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논문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곤충학 입문서인 《정부희 곤충학 강의》, 곤충의 생태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곤충의 밥상》(개정판), 《곤충의 보금자리》(개정판), 《곤충의 살아남기》(개정판) 등의 ‘정부희 곤충기’ 시리즈,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우리 땅 곤충 관찰기》 시리즈, ‘세밀화로 보는 정부희 선생님의 곤충교실’ 시리즈 등이 있다.

들어가는 글

 

1장 알면 돌아갈 수 없다

 

남편을 잘 뒀군요 | 문과 출신이 살아남는 법 | 집과 실험실의 거리 | 복수초의 유혹 | 날개 달린 뚜벅이 | 편식쟁이의 결말 | 황금보다 귀한 것 | 표본 확보 원정기 | 모래밭 소우주 | 똥이 되고 싶은 애벌레

 

2장 파브르의 기쁨과 슬픔

 

소리 나는 버섯 | 90퍼센트의 꽝을 대하는 자세 | 죽은 나무의 의미 | 이름을 짓는 기분 | 뱀을 피할 방법은 없다 | 운 또는 노하우 | 흑진주거저리 연구 일지 | 내가 공부한 대가 | 질문인 듯 질문 아닌 | 좋아하는 일에도 DNA가 있다면 | 곶자왈의 밤 | 과학책이 이래도 되는 걸까 | 죽은 너구리를 나뭇가지로 덮어두었다 | 정원일기

 

3장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호불호가 없다는 것 | 다시 만난 세계 | 울고 싶지 않은 밤 | 대벌레는 죄가 없다 | 애벌레의 시간 | ‘곤충 멍’ 때리는 법 | 노란 피의 비밀 | 외래종 혐오에 대하여 | 거저리 쿠키의 맛 | 해롭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 꽃하늘소의 절망 | 1센티미터들의 우주

남편을 잘 뒀군요

뜨거운 여름날 경사진 언덕길을 걸어 오르니 땀범벅이다.

캠퍼스가 크진 않지만 초행길이라서 이학관 건물을 찾느라 두 눈이 분주하다.

오래되고 낡은 복도 중간에 학과 사무실이 있다.

조교의 안내를 받으며 잠시 대기실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힌다.

소리나는 버섯

무더운 8월 뜨거운 햇살이 머리를 달군다.

무서운 햇볕을 피해 숲속으로 들어가니 더 무서운 모기들이 떼로 몰려든다.

달려드는 모기를 휘휘 쫓으며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숲속을 걸어면서 버섯을 찾는다. 어두컴컴한 숲 바닥에 똑바로 누운 고목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호불호가 없다는 것

이랴 쭈쭈쭈쭈쭈 이랴 쭈쭈쭈쭈

앞에선 누런 소가 쟁기를 끌며 뚜벅뚜벅 걷고 뒤에선 아버지가 리드미컬한 재촉 소리를 내며 쟁기를 운전하고 일곱 살 꼬마는 그 뒤를 졸졸 따른다.

멀쩡했던 논바닥은 쟁기가 지나갈 때마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것처럼

뒤엎어지고 뒤엎어져 속살이 나온다.

이 책은 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곤충학자이신 저자님의 곤충연구를 위하여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과 곤충에 대한 애착과 몰랐던 곤충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동녘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벌레를사랑하는기분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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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함께 사는 마음 평점10점 | c*********i | 2022.07.14 리뷰제목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나이 마흔에 영어전공이었던 작가는곤충 공부를 하기 위해 생물학과 대학원에 진학한다.대학 입시를 앞둔,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들이 있음에도.벌레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어린이야기들에 앞서 이 길로 들어선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카메라로도 잘 보이지 않아 현미경으로관찰해야 하는 작은 생물체는 더듬이와 겹눈, 입, 다리, 수 많은 점각들로 멋을 부린딱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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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나이 마흔에 영어전공이었던 작가는
곤충 공부를 하기 위해 생물학과 대학원에 진학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들이 있음에도.

벌레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어린
이야기들에 앞서 이 길로 들어선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카메라로도 잘 보이지 않아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하는 작은 생물체는 더듬이와 겹눈,
입, 다리, 수 많은 점각들로 멋을 부린
딱지날개까지 있을건 다 있는 그 작은 곤충이 궁금해서.
더 알고 싶지만 시중의 곤충도감으로 알 수 있는건
한계가 있기에 작가는 해야할 이유보다
하지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은 곤충학자로의 길을 걸었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구절처럼 말이다.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들어가는 말. p.05)...

만학도, 여자, 학계의 편견 등등 시작도 어렵지만
나아가는 그 길도 쉽지 않았음에도 벌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구에 몰두한다.

그리고 인간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환경속에
사라져가는 벌레들의 생태계에
안타까워하고 경고한다.

??
모래거저리조차 없는 해안사구는 더 이상
생물이 살기 힘든 척박한 땅이다.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사구 생물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머지 않은 시기에 생태계 파괴의 역습을 맞을 수도 있다.(p.86)

사람의 마음으로 정한 해충과 익충.
그마저도 상대적으로 누군가에게는
해충이 익충으로, 익충이 해충으로 된다.
인간보다도 더 먼저 지구에 있던 곤충.

??
이처럼 곤충은 인류의 전 역사 동안
인간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왔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공존하는 것을 넘어,
서로 촘촘히 관계를 맺어온 생태동반자이다.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의미가 있다.
모두가 생태계 일원으로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진화 과정을 통해 척박한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금 이 순간 이 땅에 존재하게 된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한은
인간에게 없다. 인간도 그 무수한 생명들
중 하나일 뿐이다.(p.311)

작가의 곤충학자의 생활과 생각 뿐 아니라
곤충과 벌레, 꽃과 버섯의 정보와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있어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받았다. 결국 우리는
혼자 살 수 없고, 모두 다 연결된 존재이며
벌레, 곤충또한 다르지 않다.

작지만 어마어마한 존재.
성가시고 불편하고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닌 함께 공생해야 할 존재
벌레는 그렇게 우리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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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평점10점 | 9****5 | 2022.07.13 리뷰제목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정부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여름에는 내가 싫어하는 곤충들이 많이 등장하는 시기이다. 특히, 땀도 많이 흘리고 피가 맛있는 것인지 모기에 자주 물려서 곤역을 겪곤 한다. 모기향에 모기 퇴치 밴드에 여러 가지를 구비해 놓고 지낸다. 제목처럼 벌레라는 것에 대해 좋으냐 싫으냐를 물어본다면 즉시 <싫어한다>라는
리뷰제목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정부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여름에는 내가 싫어하는 곤충들이 많이 등장하는 시기이다. 특히, 땀도 많이 흘리고 피가 맛있는 것인지 모기에 자주 물려서 곤역을 겪곤 한다. 모기향에 모기 퇴치 밴드에 여러 가지를 구비해 놓고 지낸다. 제목처럼 벌레라는 것에 대해 좋으냐 싫으냐를 물어본다면 즉시 싫어한다라는 대답을 할 정도로 호불호가 나는 극명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소중하게 다 읽은 결과 벌레라는 것에 이렇게 진심이고, 이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것에 경외심을 느꼈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작은 익충, 해충들의 문제가 아니라 학술적인 연구자의 장인정신을 느꼈달까. 작가는 거저리과 분류에 대한 연구의 대가이다. 실제로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 등의 멋짐은 알고 있었는데 거저리과(나는 이 이름도 초면이었다)는 딱정벌레 목의 5대 과에 들어갈 정도로 종류가 많은 분류군이라고 한다. 이는 전 세계에 22천종 정도가 살며 우리나라에서는 150종 정도가 산다고 한다. 잘 걸어다니는 곤충이고(날기보다 걷기를 더 좋아함) 영어로는 다클링 비틀이라고 한다.

40대에 인문학도로 곤충학을 공부하게 된 작가의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다. 책의 내용에 앞서 파스텔톤의 홀로그램의 예쁜 파리 같은 표지를 만나볼 수 있다. 제목이 인쇄된 애벌레 그림에도 역시 같은 문양이다. 표지만 보고 벌레를 극혐하시는 분들이 안의 자세한 삽화를 보고 충격을 받으실 수도 있기에 책의 면면히 작가가 사랑하는 곤충들의 생김새를 세밀화로 담아냈기에 그 부분은 미리 주의하고 읽기를 바란다. 나도 궁금한 녀석들을 검색해볼 엄두가 안났었는데, 적재적소에 그림으로 등장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했다.

처음 곤충학자가 되고 싶어한 것은 두 아들들이었다는데, 덩달아 체험학습을 시켜주다가 곤충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저 호기심이나 간단한 궁금증 해소가 아니라 평생을 바칠 업으로서 마흔이 넘어 세계를 조우했다는 것이 나에게도 그런 분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자녀가 있는 것도, 인문학도였던 것도, 만학도인 것도 거기다 여자라는 이유로 유리천장까지 겪었던 많은 고충을 담담하게 드러내셔서 더 공감갔던 것 같다.

자녀들 중 둘째 아드님이 드디어 같은 길을 가게 된 곤충학자가 되셔서 같이 야외 채집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드라마 같은 해피엔딩처럼 느껴졌다.

실험실에서도, 표본실에서도, 야외에서도 곤충학자는 여전히 바쁜 것 같다.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에피소드는 광릉숲과 동구릉으로 자주 버섯살이 거저리를 탐구하러 오신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사는 곳도 동구릉 근처이기에 이번 주말에는 거저리를 관찰하러 가볼 까 한다. 그리고 가장 연구해보고 싶은 곳이 광릉숲의 미개방 구역이라고 하시니 얼른 이뤄지시길 바래본다. 일 년에 한 두번 일부지역(걷기코스) 만 개방되지만, 그런 곳으로는 부족하실 테지만. 동구릉에 가서도 버섯이나 산나물 채취하는 사람을 가자미눈으로 봤었는데, 버섯 따는 사람은 벌레를 탁탁 털어가고, 저자 같은 사람은 90%꽝이 아니길 (벌레가 들어있길) 원한다는 내용이 참으로 재미났다. 어떤 사람에게는 원하는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원치 않는다는 인생의 재미가 보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벌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생태계의 파급력, 이른봄 벌레들을 유인하는 복수초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식량자원으로 급부상 할지 모르는 식량자원으로서의 곤충의 가치도 말이다. 실제로 몇 년 전 굼벵이즙을 마셔봤고, 굼벵이 칩도 먹어봤는데 꽤나 맛있었다. 설국열차처럼 기괴한 모습만 아니면 아마도 대용식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곤충의 여러 면들과 실제 곤충학자의 이야기가 가감 없이 실려서 자연계 특히 곤충 연구를 하고싶은 학생들이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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