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난 2005년에 궁궐길라잡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역사 해설을 하고 있다고 하니 성실한 것이 틀림없다. 거기에다 꾸준한 노력도 있었던가 보다. 그동안 알고 있던 우리의 역사 지식에 구수한 옛날이야기 같은 풍부함을 더하고 있으니 말이다. 쉬우면서도 재미진 역사는 대충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내공이 깊다는 반증. 궁궐길라잡이로 구색만 맞추며 시간만 보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수준이다.
다만 구성은 좀 다시 손을 보았으면 좋겠다. 고려말 조선초 정도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 후에 바로 구한말로 건너뛰는 것이라든지 궁궐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 도중에 갑자기 인물에 대한 평전과 같은 전개는 약간 뜬금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다 마음에 쏙 든다. 학자가 아니기에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하고 그만큼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좋다. 만약 내가 다시 또 책을 쓴다면 꼭 이런 책을 쓰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