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가장 선망했던 직업은 아나운서였다. '아나테이너'란 단어가 등장하기 전, 뉴스나 교양프로를 진행하던 아나운서들을 보며 여자 직업 중 최고의 직업은 아나운서라고 생각하던 때였다. 과거에 내가 아나운서들을 보며 선망했던 이미지와 요즘 아나운서들을 보며 가지는 이미지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여 저마다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나운서들을 여전히 동경과 선망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현주 아나운서를 처음 알게 되었던 건 그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녀에 관한 뉴스 때문이었다.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뉴스, 여자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지상파 뉴스를 진행했던 바로 그 뉴스의 주인공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에 한 나라가 떠들썩해지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지금까지 없던 방법으로 유리천장을 깨는 사람, 전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을 목격하는 장면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선망에 선망이 더해져 임현주 아나운서를 바라보게 되었고 어떤 행보의 소식이 들려오든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내게 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에 글을 쓰면서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깊이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다.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어 애도 써봤지만 죄다 어디에서 들어보고 본 듯한 느낌에 결국 다 지워버리고 말았다. 이후에, 아름다운 수식어를 붙일 게 아니라 '어떤 생각을 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하고 꾸미는 것은 오히려 쉽다. 솔직해지기 위해선 우선 내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일단 날것 그대로 사포질 하지 않고 꺼내봐야 한다. 다듬는 건 그다음 차례다.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솔직한 이들에게 우리는 신선함과 충격을 느끼는 것이겠지. 나는 더 단순하고 거침없어지길 소망한다. p.170
임현주 아나운서의 두 번째 책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가 출간됐다. 제목이 주는 울림도 엄청난데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나를 대견해하고 열정을 다루는 방법을 계속해서 터득해가는 시간들. 더 잘하고 싶어서 헤매고 해내는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고 한다는 작가의 말은 마음을 사정없이 건드린다.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마음가짐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고 노력하는 일들에 관해 때로는 똑부러지게, 때로는 세심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마음을 다독여주는데 작가의 진심을 곳곳에서 마주하며 끝없는 공감과 위로를 받게 된다. 내 마음 다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반갑고 속마음 정확하게 대변해줘서 속이 시원하고 든든한 내 편을 만났다는 반가움에 괜히 찡하고 가슴 뭉클해진다.
본래 내가 가진 장점과 톤은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내 옆의 누군가의 모습을 따라가거나 닮고 싶은 마음이 들기 일쑤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선배들이 말해주었다. 오히려 너무 다듬어서 내 색깔을 잃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단점을 보완하려다가 '딱히 거슬리는 건 없지만 그렇다고 열렬히 좋아할 만한 특징도 없는' 애매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힘을 뺐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받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용을 쓰고 준비한 시험보다 그냥 우연히 본 시험에서 덜컥 합격하는 것처럼, 파이팅 넘치게 힘주고 방송한 날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차분하게 방송한 날에 더 좋은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 것처럼. 목소리에 한 톤 힘을 뺐을 때, 미리 계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온 애드리브를 던졌을 때, 큰 기대가 없어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때, 보다 자연스러운 내 색깔이 나오곤 한다. 그게 내가 가진 고유의 장점일 수 있다. 그 감각을 기억해야 한다.
다수에게 거슬리는 것 없이 잘 다듬어지도록 훈련하는 것이 비극으로 가는 길일 수 있다. 제작 현장에서도 너무 다듬어진 방송인은 오히려 매력이 떨어진다. 나는 왜 열심히 하는데 평범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인가, 혹시 고민한다면 너무 열심히 해서 역효과가 난 걸 수도 있다. 매력이란 원래 호불호를 동반하기 마련이니까 누군가에게 불호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전방위적인 캐릭터가 되기보다 한 가지를 제대로 어필하는 것부터 공략해보자. 모두에게 인정받겠다는 마음을 지우고 더 자유로워지길 택하자. 대중성에 대한 고민은 영향력이 커지면서 해도 늦지 않다.
나도, 인생 조금 더 대충 살아야겠다. p.200-201
매일을 헤매고 치이며 살아가고 있는 요즘의 내 마음을 너무나 잘 알아주는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를 읽고 나니 밑도 끝도 없이 든든함이 밀려오고 뭐든 잘 해낼 것 같은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다. 아나운서를 특별히 선망했던 덕분에 대학생 시절 학교 도서관에 있는 모든 아나운서의 책들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시절 나에게 임현주 아나운서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리고 시청자로서 임현주 아나운서의 행보를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로서 임현주 작가도 무조건적으로 응원하게 된다. 그녀의 많은 경험을 에세이로 꾸준히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마구 생겨난다. 임현주 아나운서도, 나도, 그러니까 우리는 잘 해낼 것이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는 제대로 일하는 방법을 이제 겨우 막 배워나가고 있다.
재미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거나 에너지를 다 소진할 때까지 몰입하지 않으면 오늘을 잘 '못살았다'고 생각했다.
'아, 힘들다' 인정해버리면 그대로 무너져 아무 일도 못하게 될 것 같아서, 계속 내 감정을 부정하고 외면했다. 음악을 듣거나 다른 집중할 거리를 찾으면서 당장 스케줄에 지장 없도록 매번 내 감정을 '각성'시켰다.
사회생활을 하며 1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크게 세 번의 번아웃을 겪었다. 처음에는 직업을 바꿨고, 그다음엔 이직을 했다. 그리고 최근 세 번째 번아웃에는 그냥 무너졌다. 장점이자 단점인 지독한 책임감으로 일에는 최대한 지장없게 하려 했지만, 매일 살아가는 게 너무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프로번아웃러'라고 고백하는 임현주 아나운서님의 이 책을 만났다. 버티다 무너지고, 다시 헤매고 해낸 자신의 과정을 편안하게 풀어낸 글이었다.
깨진 마음에 기운을 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급하게 먹지 않고, 당장 내가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조금씩 조금씩 먹이를 받아먹듯 받아먹었다.
다 읽고 난 후엔, 질질 끌어내야만 하는 무너진 마음이, 다시 혼자서 걸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책의 부제,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나는, 무너졌어도 매일을 살아낸 내 얼굴이, 그 과정을 이겨냈고 또 용기 있게 이겨낼 임현주 작가님의 얼굴이,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지인들의 얼굴이 보인다.
나한테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것"의 의미는,
꾸역꾸역 마지못해 살아가든, 행복해서 에너지가 밖으로 충만하게 뻗어나가든,
어쨌든 오늘을 담담히 흘려보내는 용기다.
극단적인 생각으로나 결단으로 나를 내몰지 않고,
'오늘은 이랬구나' 하며 나를 인정하고, 편안하게 두는 것. 자연스럽게 내일을 맞이하도록 말이다.
응원이 필요할 때쯤, 이 책을 만나서 감사하다 : - )
이책을 만나기전에 먼저 인스타로 만났다. 어느날 우연히 알게된 그녀의 인스타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상들이 너무 좋아 팔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반갑게도 책이 나와서 얕게 알던 지인을 깊이 알게 되는 만남 같아서 좋았다.
꿈의 직장 , 꿈의 직업이라고 여기는 그런 위치의 사람들에게도 평범한 사람들과 같은 갈등과 경쟁 그리고 삶의 무게가 있음을 그래서 저자는 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13년여 시간 동안 그녀가 처했던 현실과 고민들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 같아서 , 억울하고 분해도 그래도 버티다 보면 , 하루하루 살다보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음을 말한다.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했거나 , 삶이 버거워 "왜 나만 이래"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저자처럼 지옥같은 일상을 살아낼 힘이 생길지도 모른다.
삶은 누구에게나 그만의 힘듬과 고통이 생각지 않게 다가오므로 ,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사람도 힘들구나 !! , 그러니 내가 힘든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구나 하는 잠깐의 위로가 오늘을 버티게 할 조그마한 원동력이 될수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모두 그런 이야기 이다.
잘하고 싶어서
무너지고 싶지 않아서
자유를 꿈꾸며 헤매고 , 해내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7페이지 중에서
아니요 . 직장생활엔, 인생엔 " 만렙"이 없습니다.
인생엔 " 만렙이 없습니다. 중에서
살다가 한 번쯤 ' 내가 호구였구나 '뒤늦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만만한 사람'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중에서
섭섭함은 한순간 , 호구가 되는 시간은 긴 시간이 될 수 있음을 , 거절이 그 상대를 오히려 튼튼하게 만들 수 있음을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선이 더 명확해 질 수 있는 시간이 되는것같음을 저자는 이야기해준다.
괴롭히는 심리의 기저에는 불안이 있다.
무례한 누군가를 만났을 때 중에서
작은 증명이 모여 성장한 사람은 탄탄하다.
온몸 구석구석 쓰러지지 않을 힘이
단단한 근육처럼 자리 잡고 있다.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것의 가치중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를
따지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 시간이 쌓여 인생의 방향성이 되기 때문이다.
워커 홀릭이 일하는 방식 중에서
다 한때야. 매일 이렇게 같이 프로그램 진행하고, 자
주 밥 먹고, 다 같이 부대끼며 사는 것 같지만 그러다
갑자기 뚝 끊겨. 친했던 동료도 회사 밖을 나가게 되
면 거의 만나지 못하고, 그렇게 되더라
다 한때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