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미리보기 공유하기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리뷰 총점 9.4 (44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파일정보
EPUB(DRM) 24.94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1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평점10점 | l*****0 | 2021.05.31 리뷰제목
새로운 '지식 편의점'이 나왔다. 전작 '생각하는 인간 편'에 이어 이번에는 '문학, 인간의 생애 편'이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저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문학'과 '인간의 생애'를 결합해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문학작품에 대한 저자의 소회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죽음 그 이후의 세계까지 모두 25권의 문학작품과 생애를 연결하고
리뷰제목
새로운 '지식 편의점'이 나왔다.
전작 '생각하는 인간 편'에 이어 이번에는 '문학, 인간의 생애 편'이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저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문학'과 '인간의 생애'를 결합해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문학작품에 대한 저자의 소회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죽음 그 이후의 세계까지 모두 25권의 문학작품과 생애를 연결하고 있다.
이런 연결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지식 큐레이터답다.
 
저자가 소개하는 모든 문학 작품을 보지는 못햇다.
그래도 본 책이 많았기에 내가 책을 볼 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비교하며 볼 수 있었다.
같은 책을 보면서 이렇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상실의 시대'와 같은 경우에는 정말 같은 책을 보았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난 단지 '글'을 보았을 뿐이고, 저자는 '작품'을 본 것 같다.
글도 중요하지만, 글을 쓸 때의 저자의 상황, 시대적 분위기도 글을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더 흥미로웠다.
'달과 6펜스'란 제목에 왜 6펜스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당시 영국에서는 6진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6펜스가 가장 낮은 단위의 돈이였다고 한다.
 
이 책 제목을 정할 때 사강이 특별히 강조한 것은 책 제목에 절대 물음표가 아니라 말줄임표를 붙여달라는 것이었대요.
실제로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제목에 얽힌 이야기이다.
물음표가 아닌 말줄임표를 통해 작가는 강력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일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일상이죠.
중요한 것은 일상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어려운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까요?
이 현실들에 당위성과 의미를 부여하고 그런 것을 어떻게 타파해 나갈지 고민하는 것보다 그냥 열심히 그 현실을 살아내는 것.
그리고 그 현실을 넘어서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 현실에 잠식당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손에 받아들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눈앞에 현실은 살아내는 것.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우리 인류가 '인생'이라는 우리 자신보다 큰 물고기를 견디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남들이 "뭐 잡았냐?"고 물어봤을 때 자랑스레 내 인생에서 어떤 것을 이루었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초연하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 그러면서 그 일상에 영혼을 지배당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노인과 바다'를 보고 또 보는 이유일 겁니다.
 
'노인과 바다'를 통해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어려서 처음 보았을 때는 왜 이 작품이 좋은 것인지를 몰랐다.
나이가 들어 다시 보았을 때 다르게 보이기는 했지만, 이런 생각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글을 보니 다시 '노인과 바다'를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그동안 보았던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었다.
책을 보면서 보고 싶은 작품들이 몇 권 생겼다.
 
'지식 편의점'의 다음 상품은 무엇일지 벌써 기대된다.
이런 상품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인문교양 분야의 히트 상품이 될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지식 편의점 [문학, 인간의 생애 편]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h | 2021.05.31 리뷰제목
지식 편의점 [문학, 인간의 생애 편]   왜 이 책을 읽었는가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궁금한 게 있다.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읽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고, 이해하고 있는가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는, 귀를 쫑긋하고 온 신경을 다 기울여 읽게 된다.   이 책은    이 책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
리뷰제목

지식 편의점 [문학, 인간의 생애 편]

 

왜 이 책을 읽었는가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궁금한 게 있다.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읽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고, 이해하고 있는가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는, 귀를 쫑긋하고 온 신경을 다 기울여 읽게 된다.

 

이 책은 

 

이 책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문학, 인간의 생애 편)의  

저자는 이시한, <프로 지식 탐험가.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북튜브 업계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1년여 만에 분야 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시한책방의 책방지기이기도 한 그는 재미와 깊이를 놓치지 않는 탁월한 전달력과 핵심을 꿰뚫는 분석력으로 새로운 지식 큐레이터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책들을 저자가 읽고, 언급하고 있다. 

먼저 이 책에서 저자가 다루고 있는 책들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인터넷에서 이 책을 검색해서 목차를 참조하시라.)

 

저자가 읽고 느낀 점, 공감되는 부분 많다. 정리해 본다.

 

문학의 근본은 

 

문학을 살펴본다는 것은 곧 인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본다는 의미이다. (9)

 

고전의 가치는 

 

책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그래서 고전으로 우리 곁에 남기 위해서는 시대를 뚫고 살아남을 만한 다른 축이 있어야 한다. (71)

 

많은 고전들은 어렸을 때 읽으면 그 깊이를 모르다가 나이 들어서 읽으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있다. (75)

 

책 제목에 얽힌 사연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은 오빠는 도대체 뭐가 되고 싶냐는 동생의 질문에 낮에 우연히 길가던 아이가 불렀던 노래가 생각나 아이들이 놀다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74)

그게 이 책의 제목이 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강이 특별히 강조한 것은 책 제목에 절대 물음표가 아니라 말줄임표를 붙여달라는 것이었다. (111)

 

모모는 모두 몇 명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모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다.

 

미하일 옌데의 모모에서 모모라는 아이는 시간 도둑을 잡는 아이다.

걸그룹 모모랜드는 그 이름을 따온 것이다. (116)

 

또 하나의 모모는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가수 김만준이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영감을 받아 작사한 노래가 모모. (117)

 

모모의 가사는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 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 짓하며

날아가는 니스에 새들이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없단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은유를 제대로 읽어야

 

달과 6펜스

제목이 특별히 심오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당시 경제 상황이 반영된 제목으로 보면 된다. 그래서 이 제목의 은유를 풀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이상과 현실’, ‘그림과 생활뭐 이 정도의 뜻이다. (42)

 

파리 대왕

파리대왕은 서양권에서는 은유적으로 쓰이는 표현으로 따지자면 악마를 이야기합니다. (80)

 

변신

잠자는 어느 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직장인의 은유입니다. (285)

 

책에 얽힌 사연들

 

암살범의 책 호밀밭의 파수꾼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하비 오스왈드, 존 레논을 살해한 마크 채프먼, 레이건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존 힝클리 주니어, 이 세 사람은 모두 호밀밭의 파수꾼을 열심히 읽었다고 한다.

심지어 존 힝클리 주니어는 자신의 변론은 이 책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70)

 

위대한 개츠비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진중문고로 뽑힌 이유는 

저자인 피츠제랄드가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젊은이들에게 전쟁에 갔다와서 이렇게 작가로 성공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96)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이 어려운 이유 

 

이 대답은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나온다.

그 소설의 첫구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개인마다 모두 불행의 원인이 다르니까, 어려운 것이다. (30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누구나 계획이 있다. 한 대 처맞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 (141)

 

기이한 시간 감각 :

배고픔이 꽉 찬 수용소에서의 하루는 영원처럼 느껴진다. (297)

 

다시, 이 책은 

 

읽은 책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읽으면서 소홀히 하거나 허투루 읽은 곳이 없는지, 해서 저자가 숨겨놓은 보물을 그냥 모르고 지나간 것은 없는지 차분하게 따져보면서 읽었다.

 

읽었던 책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라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고, 그냥 그러러니 하는 생각도 들만 한데, 저자의 관점이 신선하고 촉각이 예민해서 내가 놓친 부분들을 상당수 거두어 들일 수 있어, 기뻤다.

 

해서, 이 책 제목 이렇게 바꿔야 한다지식 편의점이 아니라, 지식 전문점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편의점 2 평점10점 | c******0 | 2021.09.16 리뷰제목
우리집이나, 회사 내 자리에는 읽어야할 책이 한 움큼있다. 내가 책을 사는 속도와 내가 책을 읽는 속도가 너무 다르다보니, 자꾸 읽을 책만 쌓이는 현실! 이 책 『지식편의점: 문학, 인간의 생애편』도 그렇다. 앞서 1권을 읽었을 때 넘 맘에 들었었는데, 2권이 나온다는 소식에 내적댄스를 춘 지가 언 몇달 전. 그렇게 2권이 발간되었으나, 바로 읽지 못하고... 이제서야 읽어내린 내
리뷰제목

우리집이나, 회사 내 자리에는 읽어야할 책이 한 움큼있다. 내가 책을 사는 속도와 내가 책을 읽는 속도가 너무 다르다보니, 자꾸 읽을 책만 쌓이는 현실! 이 책 『지식편의점: 문학, 인간의 생애편』도 그렇다. 앞서 1권을 읽었을 때 넘 맘에 들었었는데, 2권이 나온다는 소식에 내적댄스를 춘 지가 언 몇달 전. 그렇게 2권이 발간되었으나, 바로 읽지 못하고... 이제서야 읽어내린 내 슬픔이란 흑흑흑.

 

 

앞서 지식편의점 1권에서는 내가 읽었던 책들이 꽤나 있었는데, 이번 지식편의점 2권에서는 아주 소오름돋게도 내가 읽었던 책이 단 한권도 없다. 어쩜 이럴 수 있나. 나 쫌 분발해야하는거 아닌가^_T 하지만 또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책들도 아닌지라, 심지어 어떤 책들은 대략적인 내용도 알고있도 『파리대왕』은 영화로 본적이 있었으니 ㅋㅋㅋㅋㅋ. 한마디로 지식편의점 2권을 읽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는 이야기!

 

 

이 책은 인간의 생애를 총 8파트로 나누어, 각각 파트에 맞는 고전에 대한 해설이 담겨있는데, 그 8파트 중에서 유독 내 마음에 와닿았던, 조금 깊이 생각하게끔 했던 구절들이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화가 고갱, 그 고갱을 모티브로한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스트릭랜드. 그들은 금융업에 종사했고, 자의든 타의든간에 화가로 변신했다. 화가로 변신한 뒤에는 원주민이 사는 섬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유작. 소설 속 스트릭랜드의 유작은 그의 유지에 따라 없애버렸지만, 고갱의 유작이라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현재 남아있는 작품이다. 물론 실제로 고갱이 죽기전 그린 작품은 아니지만, 그가 자신이 딸이 죽자 인간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며 그린 작품다. 이 그림속에는 사람이 갓 태어난 아기부터 청년, 늘어가는 노인이 한 폭에 남겨있다.

 

우리 각자에게 각자의 여정이 있습니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점을 어떤 식으로 이어갈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그러니만치 어떤 것이 옳은 길이고 어떤 길은 옳지 않은 길이라는 식의 단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고갱의 삶을 되새기며 생각해볼 것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p 047 / 『달과 6펜스』

 

 

과연 여기서 자기가 원해서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우리의 탄생에 있어서 자의는 없다. 우리를 낳아준 부모의 의사에 따라 태어나게 된 것 뿐이다. 하지만 태어난 후부터는 다르다. 물론 유년기에는 아직 자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기에,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도움일 뿐이다. 태어난 이후의 삶은 오롯이 내 몫이며, 내가 ‘스스로’ 갈 길을 선택해야한다. 

 

 

물론 내가 선택한 그 길 위에는 항상 행복만 있는 건 아니다. 분명 고난이나, 실패가 나타날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선택한 그 길에 실패가 반복된다고 했을때, 과연 내가 선택한 그 길이 옳지 않은 길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아니, 그렇지 않다. 애초에 ‘옳은 길’이 무엇인지, 어떤 길인지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걷는 길이 다르고, 사람마다 그 길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다르다. 고로 내가 선택한 그 길이 옳은지 아닌지 결정하는 사람은 오롯이 ‘나’ 일뿐이다. 

 

 

항상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옳은 길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되돌아보며 걷다보면, 나중에 그 길을 돌아보았을때 ‘아, 나는 내 자신에게 부끄럼없이 옳은 길을 걸어왔구나’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누구나 어른이 되면서 어린 시절에 가졌던 순수한 감정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혹은 이제 완전히 사라져 그런 감정을 소유했던 기억조차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어린이는 젊은이가 되고, 젊은이는 늙어가는 것은 당연한 순리입니다. 어린 시절의 순수는 피터팬이 활약하는 네버랜드에나 박제돼 있는 것이고, 현실에서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교육과 압박이 순수의 기억과 지향을 지워버리죠. p 075 /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은 ‘완벽한 순수함’에 집착한다. 완벽한 순수함이란 대체 무엇일까? 적어도 지금의 나에겐 찾을 수 없는 감정이다. 유년기엔 분명 가지고 있었던 감정 같은데, 조그만 사회인 학교를 다니며 순수함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학교를 졸업하고나서는 나에게 순수함이란...........아, 내 순수함 어디갔니? 내 인생에서 순수함 자체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꽤나 슬퍼진다.

 

 

근데 또 이렇게 생각하게된다. 다 커서도 순수함을 지킨다는게 과연 좋은 일일까? 좋게 말하면 머리를 빠르게 굴리고, 나쁘게 말하면 얍삽하게 살아야 살아남는 잔혹한 사회에서 말이다. 애초에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작금의 사회는 순수함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일반화를 하려는건 아니지만 보통 순수함을 지키는 사람들은 바보같다는 소리를 듣거나, 대부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는 순수함을 지킬래야 지킬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순수함이 사라진 사회라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퍼진다. 암만 잔혹한 사회라지만, 순수함이 사라진 사회면 얼마나 삭막한 사회일까. 정말 사회에 나오게 되면 내 속의 순수함들이 전부 사라질 수 밖에 없는걸까? 내 속에는 정말 순수함이 남아있지 않는걸까?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된 사실 하나, 내 속에도 순수함은 남아있었다. 무언가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것, 쉽게 말해서 덕질! 그니까 덕질을 할때 만큼은 아무것도 재지않고 순수하게(!!) 덕질에만 몰두하니, 이 얼마나 순백한 순수함인가!! 정녕 수..순수함이 맞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하하하. 그래도 속세의 때란 때가 이미 덕지덕지 묻은, 회사에서도 이미 고인물이 된 나에게도 무언가에 아무것도 재지않고 몰두할 수 있는 순수함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그저 안도할 뿐이다^_T...

 

 

교육학 분야의 중요한 저서로 칭송받는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은 인간이 선하다는 가정하에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내는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상의 아이인 에밀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라고 전작 『지식편의점: 생각하는 인간』편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장 자크 루소는 자신의 다섯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고아원에 보내버린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했었죠. 이론적으로 사람은 선하다고 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선한 아버지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우리 안에는 어떤 본성이 자리하고 있을까요? 인간은 동물에 불과하므로 그냥 놔두면 본능만 남은 야생의 상태가 되는 걸까요? p 086 / 『파리대왕』

 

성선설과 성악설, 인류 최대의 논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내 생각은 성악설!!! ‘범죄’의 의미로 악하다라고 보기 보다는, 순수한 의미의 악이라고 해야할까? 뭐 그렇다. 어린아이들이 하는 행동들을 유심히 보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들이 꽤나 많다. 그렇다고 어린아이들을 나무라기엔, 이 아이들은 그 행위가 ‘나쁘다’는 개념이 없이 행한 행동이기에 나무라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이 아이들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그 행위를 했을뿐이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난 이런걸 순수한 악이라고 본다.

 

 

고로!!! 사람은 끊임없이 옳고 그름을 배워야한다. 그렇게 배워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별할줄 알아야하며, 내 속에 있는 악을 절제하고 자제해야한다. 절제하지 못하고 자제하지 못한다면?  옳고 그름을 배웠음에도 악을 절제하지 못하고, 자제하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들의 결말은 단 하나다. 뉴스에서 나올 법한 범죄자. 혹은 아직까지 공권력에 의해 체포되지 않은 범죄자.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범죄자 단 하나밖에 없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좋든 싫든 간에 하나의, 또는 여러개의 사회속에서 살아간다. 그 사회의 범주에는 가족, 학교, 직장, 커뮤니티등 아주 다양하다. 그리고 이 다양한 사회는 보이지않는 각각의 시스템으로 굴러간다. 개인들은 이 시스템에 맞춰서 살아가야하고, 시스템에서 벗어나게 되면 순식간에 별난 사람으로 취급받거나, 혹은 그 사회에서 배제되고만다.

 

젊은이들이 꿈꾸는 이상은 사회라는 다리를 건너면서 현실이 됩니다. 지금의 꼰대들도 예전에는 ‘이해 안 되는 요즘 젊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꼰대가 되는 그 변화의 간격에는 시간과 그에 따른 사회생활이 놓여 있습니다. 사회적인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었지요. ‘라떼는 말이야’는 단지 과거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동안 작용해온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해라는 베이스가 놓여 있는 말입니다. p 145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사회 제도나 규율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제적인 법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우리를 바리바리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법이나 규칙 같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출 수도 있지만 관습, 기대, 편견 같은 무형의형태일 수도 있어요. 이 모든 것들이 시스템을 만듭니다. p 145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특히 이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제일 강하게 작용되는 장소는 회사다. 회사라는 조직에는 분명 ‘사규’라는 눈에 보이는 시스템이 있지만, 실상은 ‘사규’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의해 강하게 굴러가기 때문이다. 예컨데 조직장을 대할 때는 어떠한 행위를 하면 안되거나, 어떠한 말대꾸도 하면 안된다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작용한다. 특히 일반적인 팀, 부서의 조직장이 아닌, 그를 넘어서는 회사 대표라면 더더욱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강하게 작용한다.

 

 

나라에서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건 개인의 권리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건 아직도 어려운 일이다. 돌아왔을 때 내 자리가 남아있을지 여전히 확실하지않고, 행여 육아휴직 후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자리로 발령이 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부정적인 인사평가는 말할 것도 없다. 분명 우리 사회의 법이라는 시스템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게 맞다고 이야기하지만, 회사에서 작동되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은 개인이 마음 편하게 ‘육아휴직’을 사용할수 없게 만들고 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저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미치광이가 아니고 오히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라고 판명한 정신과 의사들의 소견을 소개합니다. 아이히만은 군인으로서 주어진 명령에 충실하고, 승진을 위해 자신의 행정능력을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한 사람이지 피에 굶주린 미치광이 살인마가 아니란 거죠. 여기서 악의 평범성이 나옵니다. 악은 악마적 본성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인물들이 체제 속에서 무비판적으로, 그러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 명령에 순응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 한나 아렌트의 진단입니다. p 150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분명 불합리한 시스템이지만 우리는 순응할 수 밖에 없다. 아이히만이 그런것처럼 말이다. 아이히만을 둘러싼 환경이 나치였고, 그런 나치에 충성하고, 그저 주어진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유대인을 죽였을 뿐이다. 만약 아이히만이 나치의 시스템을 거부했다면, 아마 그는 나치에서 배제되거나 나치 손에 죽는 길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유로 아이히만이 유대인 학살에 죄가 1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이히만이 유대인 학살을 하게 만든건, 나치 속에 있는 그 ‘시스템’이 원인이었다.

 

 

이렇게 읽고 보니, 사람이 일생을 사는게 참 어렵구나 싶다. 삶을 산다는 말보다는, 삶을 살아낸다가 더 어울린다고나 할까? 하. 이렇게 보니 나는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하나 걱정이 된다. 그저 앞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올바른 길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갈뿐이려나. 하하.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평점10점 | r*******n | 2021.06.01 리뷰제목
25권의 문학을 한 권으로 엮어 인간의 생애를 탐구하다!   흐름출판에서 출판한 이시한 교수님의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은 꼭 읽어야 할 인생 책 25권을 소개한다.   저자인 이시한 교수님은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양대 초청교수, 전주대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
리뷰제목


 

25권의 문학을 한 권으로 엮어 인간의 생애를 탐구하다!

 

흐름출판에서 출판한 이시한 교수님의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은 꼭 읽어야 할 인생 책 25권을 소개한다.

 

저자인 이시한 교수님은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양대 초청교수, 전주대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국 각지의 대학교 100여 곳에서 강의했으며, EBS 방송을 통해 로스쿨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리와 언어에 대해 가르치기도 했다.

 

북튜브 업계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1년여 만에 분야 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시한책방의 책방지기이기도 한 그는 재미와 깊이를 놓치지 않는 탁월한 전달력과 핵심을 꿰뚫는 분석력으로 새로운 지식 큐레이터로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멘사 회원으로 TVN 문제적 남자의 기획에 참여하고 고정 출연했으며, 이 밖에 EBS 최종 면접, KBS라디오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다.

 

지식 편의점시리즈는 고전을 엮어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하도록 기획되었다. 전작 생각하는 인간 편에서는 시대를 항해하는 고전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온 인문 지식을 전달했다면 인간의 생애 편에서는 고전 문학을 한 인간의 여정으로 묶어 삶의 궤적을 따라가 본다.

[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책날개 중 ]

 

 

내 취향을 고백하자면, 문학 블로거는 산책’, ‘디미트리님의 블로그를 애독하고, 북튜버는 오렌님의 북트레블’, ‘겨울서점’, ‘편집자K’, ‘사월이네를 애청하지만, 가장 챙겨보는 북튜버는 시한책방이다.

 

 

이시한의 읽은 척 책방

안녕하세요. 성신여대 겸임교수이자 지식편의점 시한책방의 주인 이시한입니다.”

 

시한책방의 상징인 오프닝 멘트는 새로 소개할 책을 기대하게 한다. 저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재화로 유통하는 지식 소매상이라 할 수 있고, ‘지식 소매상이라 불리는 사람의 분위기는 비슷한 점이 있나 보다.

 

이번 도서 지식 편의점에서 소개하는 문학 인간의 생애 25권은 모두 좋은 작품을 선정했다.

 

책에서 묻어나는 문체는 작가님과 일대일로 독서 모임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사실 시한책방의 애청자로서 유튜브를 통해 만나는 저자의 모습이 겹쳐 보이고, 책을 읽는 동안 그분 특유의 톤으로 전달하는 음성이 그대로 들리는 느낌이었다.

 

세계문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나 역시 시한책방에서 소개하는 책을 보고, 책을 읽은 후 그분의 유튜브를 보고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덕분에 이제는 문학의 재미도 알게 되었고, 책장에 문학책도 자리를 한쪽 차지하고 있다. <지식 편의점에서 소개하는 도서 중 20권 이상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는 동안 교수님과의 독서 모임을 통해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기쁨을 가졌다.

 

 

 

인간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첫 번째 도서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폴 고갱의 유명한 그림이고 달과 6펜스는 그림이 던지는 질문과 그의 삶을 모티프로 하는 작품이다. 잘 알려졌듯이 이상을 상징하는 달과 현실을 상징하는 6펜스에서 40대의 이상을 가진 가장이 가정을 내팽개치고 이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설정이 놀랍기만 하다.

 

 

한 사람의 사관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한 작품은 사마천의 사기일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는 역사의 주인공이 왕이나 제후뿐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역사서이다.

 

 

청소년기의 하룻밤 가출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성장소설의 대표작으로 데미안’, ‘호밀밭이 파수꾼을 꼽을 만큼 미국에서 유명한 소설이다. 줄거리는 기숙학교로부터 도망 나온 홀든의 하룻밤의 가출기이지만, 실상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유타 해변에 참전한 샐린저가 미쳐가는 상태로 전쟁에 참전하기 전의 동생 피비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소설이다. 이 소설은 향후 비트 운동의 기폭제가 된다.

 

 

청소년기를 다루는 대표적인 소설은 월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이다. 이 소설은 학교에서 배운 이성이, 그리고 사회에서 배운 타인에 대한 존중이 매우 작위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 시스템, 제도나 법이 사라진 극한 상황에서 이성은 본능에 굴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근래 읽었던 휴먼 카인드에서는 파리 대왕에 다루는 내용을 실제로 실험을 시행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첫사랑을 지키려는 위대한 개츠비는 그의 순애보적 사랑에 공감하는 소설이다. 다만 개츠비는 지나간 첫사랑을 다시 현재에서 회복하기 위해 집착하고, 속물적인 방법을 동원해 데이지에게 자신의 헌신적인 사랑을 표현하지만 이를 완성하지는 못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충동적이지만 열정적인 어린 사랑과 지루하지만 안정적인 나이 든 사랑 가운데, 선택지를 보여준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한 번 더 자신의 취향을 생각해보게 하는 환기 효과가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은 평범한 일상과 관성에 보내는 시몽의 초대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브람스와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역시 애절한 사랑으로 유명하다.

 

 

자기 앞의 생은 남녀의 사랑이 아닌,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가족을 넘어 사회로 확대된, ‘인간애. <자기 앞의 생은 저자의 설명으로 대체한다.

 

 

사랑할 만한 가지가 있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지만 사랑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을 사랑하는 일은 무리한 일이다. 인류애는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의식하고, 연습해야 가능한 것 같다. 일단은 아직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것들을 찾아서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을 연습해보면 좋을 것이다.

 

사람은 사랑없이 살 수 없을 것이다.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하면 보통 노벨 문학상, 영어권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맨커상, 그리고 프랑스어권 작가들의 공쿠르상을 말합니다.

공쿠르상은 한 작가에게 두 번 수상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는데 로맹 가리에게만은 예외였습니다.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사실을 모르고 상을 준 겁니다.

에밀 아자르가 권총 자살을 하면서 비로소 알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로맹 가리이자 에밀 아자르는 유일무이하게 공쿠르상을 두 번 탄 수상자로 남게 됩니다.

 

로맹 가리는 1956년에 하늘의 뿌리라는 작품으로 공쿠르상을 타지만,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프랑스 비평가들의 비난을 받아요. 그러다가 1975년 아무도 모르게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자기 앞의 생을 발표합니다. 신인 작가 에밀 아자르는 프랑스 문학계에서 엄청난 찬사를 받습니다. 예상 외로 일이 커지자 로맹 가리는 조카인 폴 파블로비치에게 에밀 아자르를 연기해달라고 해서 프랑스 문학계는 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의 조카인 줄 알았어요.

 

여기서 재미있는 일이 하나 벌어집니다. 1977년 로맹 가리가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자, 비평가들은 조카인 에밀 아자르를 표절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며 한물간 소설가 취급을 한 것이지요.

 

로맹 가리의 죽음 후, 6개월 있다가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 이라는 작은 책자가 발간되면서 비로소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임이 밝혀지게 되죠. 그야말로 프랑스 비평계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죠. 비평이라는 것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못 믿을 것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 앞의 생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로자는 유대인으로 수용소까지 갔지만 살아남은 창녀 출신의 늙은 여자입니다.

어서 일을 못하게 된 로자는 돈을 받고 창녀의 아이들이나 고아들을 돌보아주는 일을 해요. 그런 로자가 가장 아낀 아이가 모하메드라는 아이인데, 바로 이 아이가 모모입니다.

모모는 어렸을 때부터 맡겨져서 로자가 마치 자식처럼 기르던 아이인데, 로자가 나이 들어 점점 일을 못하게 되고 맡아 기르는 아이들도 없어지게 되었을 때도 끝까지 남습니다. 모모의 시점과 생각으로 소설이 전개되는데요, 줄거리는 로자가 결국 병들어서 죽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소설의 매력은 줄거리가 아니라 모모의 생각을 따라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현실감 있으면서도 현실을 통달한 듯한 모모의 말이나, 모모의 친구 하밀 할아버지의 말 같은 것들이 뼈 때리는 공감을 주면서 명언을 양산하죠. 풍자적인 내용이 많으며, 곳곳에서 위트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모는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요. 사실 모모가 철이 든 상태인지 잘 모르겠어요. 때로는 교활한 어른보다 더 교활하게 머리를 굴리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순진한 어린이보다 더 순진하게 생각하거든요. 필요하면 도둑질도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착해요. 하긴 모모의 주위 사람들도 대부분 착합니다. 중요한 건 모모의 주위 사람들 중 흔히 생각하는 프랑스 사회의 메인 스트림에 해당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전부 창녀, 트렌스젠더, 외국인 노동자, 고아, 아랍인, 유태인, 흑인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아웃사이더들이 만드는 사회가 의외로 따뜻해요. 병 때문에 일하기는커녕 종종 정신을 잃고 가사 상태에 빠지는 로자 아줌마와 꼬마 모모가 계속 살 수 있었던 것은 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 덕분입니다.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이 모여 살아가는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힘겨워 보이는 환경 속에서의 이야기인데, 이 소설이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은 이들의 삶에 서로가 존재하기 때문일 겁니다. 결국 로자 아줌마가 죽고 모모만 남겨지지만 독자로서 모모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이 사람들의 존재 때문이겠죠.

앞서 이 책의 결말이 조금 충격적이라고 했잖아요. 그건 마지막 결말에 로자 아줌마가 죽자 모모가 로자 아줌마의 시체를 지하실에 감추고 시체와의 동거를 선택하기 때문이에요. 썩어가는 로자 아줌마의 시체 곁에 같이 누워 있는 모모가 사람들에게 발견되면서 이 기묘한 동거는 끝나게 되지만, 이 사건이 엽기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모모가 로자 아줌마를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치매에 걸려 죽어가는 로자 아줌마의 소망은 집에서 나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의 희망을 충실하게 수행한 것이지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우리의 인생을 끌고 가는 두 가지 가치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주인공 토마시와 사비나는 가벼움을 담당하는 인물이고, 테레자와 프란츠는 무거움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부분을 잘 지나가면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시스템에 종사하는 개인들이 얼마나 평범하게 악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악의 평범성은 평범하게 일상 생활에 충실한 우리도 어느 순간 일상에서 신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추진하는 그 일에 의해 악행을 벌일 수도 있다고 하니, 아이히만의 법정 진술을 토대로 이를 도출해낸 아렌트의 지적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전체주의적인 분위기가 사그라들며 나타난 개인주의자의 이야기입니다. 전체주의가 없어진다는 것은 구호, 목적, 비전, 당위 등이 하나로 통일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가야할 목적이나 이정표의 상실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상실의 시대는 생각보다 어둡고 무겁다.

 

이시한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문학여행도 소개하는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배경이 된 루이지애나, 하루키가 도쿄에서 개업한 카페 피터 캣도 직접 방문해 그의 생애의 단면을 보여준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종차별의 근원에는 차별과 혐오가 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아이들은 공기총을 선물 받는데, 이때 아버지는 앵무새를 죽이는 것은 죄가 된다고 말한다. 앵무새는 사회적 약자를 의미한다.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은 차별받던 여성이 처음으로 차별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오는 바로 그 순간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여성이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의 자신을 발견한 순간이다. 최초의 여성주의 소설로 알려져 있고, ‘노라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인형의 집의 노라를 만나보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나이대에 따라 느끼는 감동이 다른 소설로 유명하다. 노인이 바다에 나가 오랜 기간 허탕을 치다 마침내 고기를 잡는 이야기지만, 고기를 잡는 노인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페스트는 작품에서의 드러나듯 일상으로의 복귀를 바라는 작품이다. 때로는 극복하고 싶은 일상이 사실은 가장 위대한 힘을 가진 것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 바로 페스트이다.

 

 

 

이 책의 안내도 | 인간의 생애를 따라가며

 

section 1 삶의 여러 모습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윌리엄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삶이라는 문제는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

사마천 사기

 

section 2 성장의 길목

 

어린이는 젊은이가 되고, 젊은이는 늙게 된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본성과 이성의 경계 그 어디쯤

윌리엄 골딩 파리 대왕

 

section 3 사랑의 여러 색깔

 

개츠비는 정말 위대할까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어떻게 사랑이 안 변하니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로맹 가리 자기 앞의 생

 

section 4 사회와의 투쟁

 

가벼움과 무거움의 황금 밸런스는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시스템에 매몰되는 개인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개인주의자의 탄생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차별과 혐오를 먹고 사는 사회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집 나간 노라는 어디로 갔을까 

헨릭 입센 인형의 집

 

section 5 자신과의 싸움

 

진정한 도전은 결국 매일매일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사라진 후 알게 되는 것

알베르 카뮈 페스트

 

도전하고 축척하는 인간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section 6 달콤쌉싸름한 희망

멈춰 선 여행자

프리츠 오르트만 곰스크로 가는 기차

 

언제나 자유를 꿈꾸지만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불행을 건너는 법

프란츠 카프카 변신

 

모호할수록 강력한 희망의 힘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는 인간

서은국 행복의 기원

 

section 7 단 하나의 확실한 미래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는 법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죽음의 5단계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section 8 그 이후

 

세일즈맨은 행복했을까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그렇게 인간은 반복된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지식편의점 #문학 #인간의생애 #이시한 #세계문학 #흐름출판 #책과콩나무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 2021.06.01 리뷰제목
문학책을 통해 인간의 인생을 알아보는 책 "지식 편의점". 내용 안의 책들을 읽어본 책도 있고, 읽어보지 않은 책도 있지만, 궁금했다. 이 책들이 어떻게 인간을 표현하고 있는가. 내가 다 읽지 않아도 조금씩 엿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책.   책의 첫 페이지는 우리가 어렸을 적 많이 그렸던 동그란 시간표의 그림이 있고, 그 동그라미 안에서 각 주제별로 책 내부에서 다루
리뷰제목

문학책을 통해 인간의 인생을 알아보는 책 "지식 편의점". 내용 안의 책들을 읽어본 책도 있고, 읽어보지 않은 책도 있지만, 궁금했다. 이 책들이 어떻게 인간을 표현하고 있는가. 내가 다 읽지 않아도 조금씩 엿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책.

 

책의 첫 페이지는 우리가 어렸을 적 많이 그렸던 동그란 시간표의 그림이 있고, 그 동그라미 안에서 각 주제별로 책 내부에서 다루는 책들이 나열되어 있다. 

 

우리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을 다룬 "달과6펜스", 다양한 인간군상을 알 수 있는 "사기"를 시작으로 인생의 첫번째 고비이면서, 성년으로 가기위해 꼭 필요한 시기에 대한 "호밀밭의 파수꾼", 그러면서 인간 자체의 본성을 돌아보게 하는 "파리대왕", 인간은 선한 것일까? 선하게 보이도록 교육되는 것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인것 같다. 개인적으로 파리대왕은 읽어보진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궁금한 책이 되어, 장바구니에 쏙 담아둔것은 안비밀. 

 

그리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랑. "위대한 개츠비" 오로지 돈이던 시대에 첫사랑 데이지에게 모든것을 내어주는 남자. 그리고 나이가 들어, 어쩌면 당연하지만 아쉬운. 안정된 사랑을 찾는 시기에 대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이 사랑이 아닌것 같으면서도 그 익숙함으로 인해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가는 사랑. 나에게도 이 책은 나이가 들면서 안정적인 사랑이 주는 익숙함을 더 편하게 느끼는 그 감정을 이해하게 만든 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인생의 무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러면서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는 것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물론 이 책은 나치 전범이였던 아이히만의 이야기이지만, 아이히만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라는 말을 통해 지금의 내가 일상속에서 그저 "시켰다"라는 말뒤에 숨는 일은 없는지를 생각케 한다. 결이 조금 다르지만 요즘 나 스스로도 많이 생각하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앵무새 죽이기'. 인터넷이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를 몰아가는 혐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드러나는 차별. 이 모든 것에서 나는 깨끗한지에 대해 많이 생각케하는 책이다. 그리고 위 두 책 모두 나 스스로에게 날선 경계의 생각이 늘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의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 그 일상에서의 무료함에 지친 우리에게 그 일상의 중요함을 말하는 "노인과 바다" 이 책은 중학교때 읽고 이게 대체 왜! 고전의 반열에 있지? 무엇을 말하는 것지" 라는 생각을 했다는것이 기억났는데, 저자가 "노인과 바다"에 있는 의미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고, 지금 내가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나이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것이 달라지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만큼 보이고, 경험한 만큼 받아들인다는 말이 있듯, 중년의 내게 이 책은 어떤 의미를 줄까?

"'파멸 당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다.' 인생이란 원래 승산 없는 싸움입니다. 누구나 죽게 되니까요... 중략.... 헤밍웨이가 그린 최고의 전쟁은 "무기여 잘있거라"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전쟁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려야하는 삶과의 투쟁,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전쟁입니다." p. 213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사라졌을때의 공포, '페스트' 사실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아도 코로나19를 보내고 있는 우리도 "다시 일상으로"의 말이 주는 의미를 그 어느때보다도 간절하게 느끼는 것을 보면, 그 별것 아닌 일상이 소중했던 것을 알게해주는 지금인것 같다.  그리고 누구나 꿈꾸는 희망을 가슴에 품지만, 일상을 살아내다 그 희망이 어쩌면 내가 살아온 일생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곰스크로 가는 기차". 그러면서도 일탈을 꿈꾸고, 현재만을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리스인 조르바" . 이 책은 읽어보진 않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조르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조르바가 부럽진 않았다..(나와는 추구하는 바가 다른듯.ㅋ)

 

그리고 자아에 대한 성찰로 나오는 "연금술사", "변신". 우리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도 다시 일어나게 만드는 희망 "죽음의 수용소에서" " 안네의 일기"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고도를 기다리며",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리고 인간의 반복되는 인생을 말하는 "백년동안의 고독" 사실 백년동안의 고독은 이름이 계속 반복되어서 읽다가 포기한 책인데, 각 인간의 일생을 말하면서도 전체 인간의 역사는 반복되고 모두 다른 인생을 살지만, 태어나고 죽는 그 사실에서 벗어날수는 없는 전체적으로는 반복되는 인간에 대해 말하는 책이라니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이름을 생각하면 좌절하게 만드는 책이다. 

 

지식 편의점에서 소개하는 책의 다수가 고전인데, 고전 문학속에서 그리는 인간의 삶이 지금 에도 그닥 다르지 않다는 것은 책을 읽는내내 놀라웠다. 이런 것이 '백년동안의 고독'이 말하는 인간의 삶이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서점 장바구니의 책들이 늘어갔다. 꼭 읽어봐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이 책들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게될까. 궁금해진다.

 

Good!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한줄평 (23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3점 9.3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