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정리해 주는 예능프로를 즐겨본다. 엉킨 동선과 수납의 어려움으로 고생하다 변화된 주방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우리집 주방을 흘깃 본다. 우리집도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고민해보게 된다. 그때 눈에 띈 책 <미니멀 라이프 부엌 사용법>
솔직하게 부엌 살림 도구에는 욕심이 없는 편이라 부엌 용품들만은 미니멀하게 살고 있어서 정리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미니멀'을 넘어서 '라이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음식을 만들어 식구들이 함께 먹는 공간이니 그 가족의 '라이프'를 담고 있다면 그 공간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여러 집의 부엌들을 구경하면서 우리집에 어울리는 부엌 공간과 매칭시켜보기도 하는 재미를 느꼈다.
주부의 벗이 아무래도 일본 잡지이다 보니 일본 가정집의 부엌들이 소개 되고 있다. 그 중에 kichenarrange 씨의 부엌이 눈에 들어왔는데, 단독주택이고 남편, 13세 딸, 8세 아들이 생활하고 있다. 무려 2번째 리모델링을 할 정도로 부엌에 관심이 많은 집이었다. 심플하면서도 스타벅스 스태프들에게 동선 힌트를 얻어 커피와 도시락, 랩을 뒤쪽 카운터에 배치시켰는데 말그대로 카페에 온 것 같은 부엌이었다. 무엇보다 나무 상판이라는 것이 놀라웠는데, 아마유를 천에 묻혀 정기적으로 칠하는 수고도 감내한다. 자신의 개성을 인테리어에 반영하면서 있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멋져보였다.
eee_hou 씨는 남편, 8세 딸, 5세 아들이 있는데 정말 수납을 너무 잘해서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이라 믿기지가 았았다. 부엌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부엌에서 거실을 전부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부엌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보고, 텔레비전도 보고, 남편과 대화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식기를 고르는 것도 마음에 드는 것을 소유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를 깔끔하고 꺼내기 쉽게 케이스에 담아 수납한다. 그리고 수납도 심플하게, 통조림, 건조식품 등의 식품재료는 부엌 뒤에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파악할 수 있는 양만큼만 보관한다고 한다.
'미니멀'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제일 드러낼 수 있도록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편하게 수납하고 관리하는 것이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임을 또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부엌을 관리하는 법과 요리를 간편하게 하는 법, 도시락 싸기, 특별한 음료와 빵을 만드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부엌을 매일 쓰고 있으니 매일 관리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보면 겉잡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곳이 생겨 난감한 순간들이 있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매일 부엌 리셋', '매주 부엌 리셋', '매월 부엌 리셋'을 염두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습관들이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부엌 청소에 대한 스트레스도 낮춰준다.
그리고 밑간해서 냉동한 메인요리, 그리고 전기 압력 밥솥으로 조리하기 등으로 매일 하는 식사도 간편하고 특별하고 맛있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우리 아이도 닭 튀김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간단히 팩에 넣어두었다가 간식겸 반찬겸 먹여보아야겠다.
또 지금은 코로나로 도시락 쌀 일이 많이 줄었는데 출근해야 하는데 도시락을 싸야한다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게 간단히 그러면서도 예쁘게 도시락을 싸는 방법을 체크해 둬 본다.
이처럼 '부엌' 이야기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가족과 생활하고 함께 먹고 특별한 날을 준비하기도 하고,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방법 등 다양한 주제가 넘쳐 난다. 인기 미니멀리스트 23인의 부엌 관리 아이디어 <미니멀라이프 부엌 사용법>을 통해서 내 생활은 어떤지, 나의 공간과 우리 가족의 생활은 어떤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유익했다. 우리 가족과 함께 만들어갈 '부엌이야기'가 설레고 기대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