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24일, 인디아 항공 IC 814편 여객기가 네팔 카트만두에서 인도 델리로 향하는 중에 5명의 테러리스트에 의해 하이재킹되었다.
비행기에는 179명의 승객과 11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다. 이 테러리스트들은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하크카트-울-무자히딘 소속으로, 무장하고 항공기를 장악했다.
항공기는 처음 인도 영공에서 하이재킹되었고, 암리차르에 비상 착륙을 시도했으나 인도 당국의 대응이 지연되며 비행기는 다시 이륙했다. 이후 항공기는 파키스탄 라호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 최종적으로 착륙했다.
당시 칸다하르는 탈레반의 통제 하에 있었고, 탈레반은 테러리스트들과 인도 정부 간의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인도 정부는 인질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협상에 임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동료인 세 명의 테러리스트 석방을 요구했고, 인도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12월 31일, 테러리스트들이 요구한 대로 세 명의 테러리스트가 석방되었고, 이에 따라 모든 인질은 풀려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명의 승객이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살해되었고, 몇 명의 승객이 부상을 입었던 사건이다
IC 814편 납치 사건은 인도와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은 인도의 대테러 정책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인도는 국가 보안 및 항공기 안전 강화를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하게 되었다. 또한 이 사건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탈레반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추석 연휴에 넷플을 돌려보다 위의 사건으로부터 모티브를 따온
"IC 814: 칸다하르 납치"라는 인디아 시리즈물이 발견했다. 힌디어 베이스 시리즈물이라 영어 더빙이 인도 영어 방언이라 색다른 느낀 작품이다. 아직 전편을 본 게 아니라 단체 군무가 나오는지도 아직 모르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이 시리즈물은 1999년 12월 인도 항공 IC 814편의 실제 납치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2024년 8월 29일에 첫 방영된 이 드라마는 인도 항공 역사상 가장 긴박했던 순간 중 하나를 다시 다루고 있다.
이 7일간의 납치 사건은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납치하여 결국 탈레반의 통제 하에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 착륙시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상황은 심각한 국제적 위기로 확대되어 외교적 협상이 필요했고 인질과 맞바꾸어 투옥된 무장 세력 3명이 풀려났다.
이 시리즈는 비행기 기장역의 비제이 바르마와 승무원 역의 파트 랄레 카를 포함한 뛰어난 앙상블 캐스트와 나세루딘 샤, 판 카지 카푸르와 같은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한다.
인질, 납치범, 위기를 처리하는 인도 정부 관리들의 관점에 초점을 맞춘다. 이 드라마는 흥미진진한 서사와 강력한 연기로 칭찬을 받았지만, 사건과 테러리스트에 대한 묘사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어떤 사람들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특정 세부 사항을 완화하거나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이 시리즈는 강렬한 스토리텔링과 높은 제작 가치를 결합하여 시청자를 이 역사적 공포와 희망의 순간에 몰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IC 814 하이재킹 건을 통해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기장이다.
기장은 하이재킹의 상황을 당하면 아래와 같은 역량이 필요하다
1. 위기관리 능력
기장은 하이재킹과 같은 극도로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상황을 빠르게 평가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2. 의사소통 능력
항공관제센터, 항공사 본사, 군 및 경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명확하고 신속하게 의사소통해야 한다. 특히, 하이재커와의 의사소통에서도 차분하면서도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3. 상황 판단 및 문제 해결 능력
기장은 하이재킹 상황에서 변수가 많은 환경을 즉각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기내에서 발생하는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승무원들과 협력하여 승객 보호 및 항공기 통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4. 정신적 및 신체적 강인함
하이재킹과 같은 상황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기장은 정신적으로 강인해야 하며, 장시간의 긴장 속에서도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5. 대테러 대응 지식
항공사 기장은 항공 보안 및 대테러 교육을 이수하며, 비상 상황에서 테러 대응 절차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에는 보안 문서, 항공기 내 보안 장비 사용법 및 위협 대응 전략이 포함된다.
6. 리더십과 팀워크
기장은 항공기의 최고 책임자로서 승무원과 승객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승무원들과의 협업이 중요한데, 이를 효과적으로 지휘하고 승객을 안심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장의 역할이 중요한 가운데 한국 출판계에서 나온 책 중 기장이 쓴 솔직 담백한 에세이는 없을까?
대부분 기술서나 아니면 파일럿에 대한 직업 안내서 같은 책들이 주를 이룬다( 지금 민간항공 파일럿 수요는 공급과잉이라고 한다)
책을 찾다 정인 웅 기장님의 "어쩌다 파일럿"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항공기 조종실은 보안과 안전을 위해 객실과 철저히 분리된 곳으로, 많은 이들에게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 된다. 좁고 폐쇄된 조종석에 앉아 비행기를 조종하는 두 명의 조종사는 하늘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그들이 실제로 하는 일은 무엇일까?
기장은 25년간 민항기를 몰면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일반인들이 알지 못했던 비행의 진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이 책은 단순히 항공기의 조종 방식이나 기술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비행을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와 조종사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조종사들의 일상은 때로는 긴장감 넘치고, 때로는 평화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안전한 비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저자도 3번 정도 비행 중 목숨의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조정석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모든 행동은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며, 하늘을 나는 동안 그들의 신중함과 침착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이 책에다 이야기한다.
저자는 비행 중 겪었던 예기치 못한 상황들, 그 순간마다 조종사들이 내리는 결정의 무게, 그리고 하늘 위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생생하게 글로 엮어낸다.
그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직업이 가진 책임감과 긴장감, 그리고 그 안에서 느끼는 보람까지 솔직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비행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조종사의 역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항공의 세계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조종사들의 진짜 이야기를 가까이서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2010년 경 가족과 함께 아랍에미리트로 이주하여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대전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어에 흥미를 가져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동시에 교직 과정을 이수하여 중등교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대학 영자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편집장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우연히 공군에 입대하여 전공과는 다소 무관해 보이는 수송기 조종사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군 복무 중에는 미국 공군 대학교에서 초급 지휘관 참모 과정을 이수하며 국제적 역량을 쌓았고, 전역 후 대한항공에 입사하여 A330과 B777 부기장으로 비행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현재는 중동의 한 항공사(에미레이트 항공)에서 B777 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항공 경험을 바탕으로 『어쩌다 파일럿』 『언제나 파일럿』이라는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2020년까지는 현직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아직 같은 항공사에서 비행 중이신지는 모르겠다. 2022년에는 책 수익금을 이태석 신부님 추모를 위해 기부하셨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었다
[어쩌다 파일럿]나 그때로 돌아갈래!!!
B777 캡틴 제이의 하늘 공부'
하늘이 너무 그리워지는 요즘 딱 읽기 좋은 책이다.
캡틴 제이님은 대한항공 부기장으로 일하시다가 에미레이트로 이직하셨다. 두 항공사의 경험을 들을 수 있고 솔직히 기장님과 같은 항공사 출신이어서 더 관심이 생겼다.제목이 '어쩌다 파일럿'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직업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공군에 입대하면서 이쪽 분야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케이스다.
그런데 나 또한 그런 경우다. 한 번도 어렸을 때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꿈꿔본 적이 없었다. 내가 승무원이 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외국에서 거주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였다. 아주 단순했다. 게다가 승무원이 첫 서비스직이었다. 나는 에미레이트와 대한항공에서 비행한 후 9년 차 면접 코칭 강사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오래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직업이 나에게 잘 맞고 즐겁기 때문이다.
캡틴 제이님도 어쩌다 파일럿이 됐지만 직업을 정말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책에서 느껴졌다. 특히 동료를 많이 배려하고 아껴주는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에미레이트에서 비행했을 때는 한국인 기장님이 안 계셨다. 부기장님 한분이 계신다는 말은 들었지만 한 번도 같이 비행을 해 본 적은 없었다. 이렇게 책임감 있고 리더십 있는 한국인 캡틴과 비행을 했었다면 정말 잊지 못할 비행으로 기억됐을 거 같다. 지금 코로나 상황이라 해외여행을 못하고 있는데 이 책 덕분에 승무원으로 돌아가 비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 맞아! 나도 이런 경험 있었는데! 캇핏(조정실)에서 캡틴과 수다 많이 떨었는데!! 캇픽에서 한 시간 꿀잠 잤을 때 너무 행복했었는데..
보통 때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니 생각이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그냥 이 책을 옆에 두고 비행 일기를 쓸 수 있을 거 같았다.
아.... 비행하고 싶다.....
지금은 정말 비행이 너무 그립다. 비행기도 그립다. 비행기라도 보고 싶다.... 제주도를 갔다 오던지 아니면 공항에라도 한번 가보고 싶다....
크루와 그의 가족을 내 가족처럼
크루 버스에서 튀니지 출신 부사무장의 어머니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기장의 모습에서 크루를 아끼는 기장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내가 몰타의 발레타 비행을 할 때 동생이 따라와서 크루 버스에 함께 탔었다. 그때 캡틴은 정말 흥이 넘치는 분이었다. 줄리아 동생이 누군지 궁금하다고 하시면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먼저 제안하셨다. 그리고 내가 발레타 두바이 인바운드 로드(승객수)를 계속 걱정하니 줄리아 , 걱정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동생 태워줄 거니까 여기서 동생이랑 많이 즐겨! 아까 로드 확인해봤는데걱정 안 해도 돼!!!
( 승무원 티켓은 컨펌 티켓이 아니고 스탠바이 티켓이라 승객이 모두 탑승한 후 남은 좌석이 있을 경우 탈 수 있다.)
이렇게 먼저 로드를 체크해줘서 남동생과 즐겁게 2박 3일을 발레타에서 즐길 수 있었다.
조종사는 비행 중 쪽잠을 잘 수 있을까?
컨트롤드 레스트:기장과 부기장은 한 명씩 번갈아가며 한 번에 최대 40분의 쪽잠을 잘 수 있으며, 이 때는 조종석 자신의 좌석에 안자 객실에서 제공한 베개와 담요를 사용해도 되고, 안대나 귀마개를 착용한 채 잠을 청해도 된다.
벙커( 승무원 자는 곳)가 없으면 너무 피곤하거나 졸리면 쉬는 시간에 캇픽에 가서 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캡틴이 다가가니 힘들 정도로 불편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캇픽에 가지 않고 나 또한 라바토리 ( lavatory. 기내 화장실 )에서 잠깐 쉬고 나온 적이 있었다. 대부분 오버나잇 비행이라 승객들의 수면시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새벽비행에서 졸음을 참는 건 정말 너무너무 힘들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다. 눈을 치켜세우며 다시 정신을 차린다. 에스프레소 투샷을 초콜릿과 함께 먹는다. 버릇이 됐다. 이렇게 잠을 깨고 나면 머리가 멍할 때도 있다. 시차 적응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갈등 상황에서 물러나지 않기
홍콩 비행에서 사무장과 대화를 전혀 하지 못한 경우
-먼저 메모지를 건네며 다가가기
콜롬보 비행에서 부사무장이 시선을 피한 경우
-먼저 다른 동료들에게 물어본 후 상황판단을 하고 캇픽에서 대화 나누기
=> 먼저 다가가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느꼈다. 정말 리더의 자리는 많은 책임감이 따른다.
나 또한 비행을 하면서 갈등 상황이 있었다. 정말 바쁜 상황이었는데 크루 한 명이 전혀 일을 하지 않았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 일의 비중이 갈수록 많아졌다. 이렇게 비행을 계속하게 되면 팀워크에 지장이 될 수 있어서 먼저 다가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때서야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아침에 먹은 음식이 체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에 혹시 이런 상황이 있으면 동료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시니어에게 보고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다가가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내는 한정된 공간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관계가 지속되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좋은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다.
기장이 승무원을 대하는 자세
캡틴 제이는 화상을 입은 승무원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먼저 크루에게 다가가서 상황을 물어보며 혹시 상태가 더 나빠지면 꼭 보고하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승무원은 화상으로 많이 다친다. 나 또한 화상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두바이 싱가포르 아웃바운드 비행이었다. 난 미드 겔리에서 겔리를 정리하고 있었고 한 승객이 뜨거운 물을 요청하셨다. 그래서 동료가 '뜨거우니 조심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물을 드렸는데 컵이 미끄러지면서 그 뜨거운 물이 그 크루와 나에게 쏟아졌다. 바로 빨갛에 부풀어 올라 화상 연고를 발랐다. 캡틴은 긴 비행이라 싱가포르에서 의사에게 진단을 받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해서 의사가 호텔로 방문해서 약 처방을 해줬다. 기장의 배려 덕분에 긴 비행 동안 치료받고 나아져서 일을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다.
( 두바이 -싱가포르 -멜버른 - 오클랜드 셔틀 2번- 싱가포르- 두바이 , 총 9박 10일 정도의 비행 )
캡틴 제이의 한편 한 편의 글마다 나의 비행경험이 떠올랐다.이 책은 나의 비행 생활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마법 같은 책이다.
캡틴 제이와 함께 비행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기장님과 함께 비행한 느낌이 든다. 브런치에서 기장님의 글을 만나볼 수 있으니 그걸로 위안이 된다. 이 책은 승무원 준비생뿐만 아니라 현직과 전직 승무원에게도 추천한다. 현직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하면 비행을 더 즐길 수 있는지 알 수 있고 전직에게는 비행했을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예비승무원에게는 이 직업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를 알게 돼서 이 꿈을 위해 더 노력하게 만들어 줄거라 생각한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항공산업 자체가 너무 힘들고 어렵다. 항공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고 즐겁고 안전하게 비행하시길 바란다.
나에게 비행기를 타는 일은 늘상 설레는 일이었다.
그것이 여행이 아닌 출장이었더라도.
늘 비행기와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었지만 이렇게 책으로까지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비행기에 대한 책이 읽고 싶어서 인터넷 서점을 뒤적거리다 최종적으로 이 책을 초이스하게 되었다.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이긴 하지만 나한테는 꽤 유쾌하고 쉽고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었다.
한때 조종사의 꿈을 잠시나마 꾸었기에 책 출간 소식이 더없이 반가웠다.
꿈은 그냥 꿈이기에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해야 했지만.
조종사가 쓴 책이 많지 않기에 더 반가웠다고 할까.
책장 한장 한장을 어떻게 넘겼는지 모를 만큼 단번에 읽어내린 것 같다.
가슴 두근두근하며 책을 읽었던 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두루뭉술하고 가공된 이야기가 아닌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읽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이 진짜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조종사들이 사는 공간 역시 우리 사는 곳과 다르지 않았다.
그곳도 사람 사는 세상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지은이의 CRM 기술은
사실 모든 분야에서 참고할 만한 수준 높은 것이었다.
때로는 규정에 맞게, 때로는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능력은
우연히 갖춰지는 게 아니다.
수백명의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이기에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페이지는 넘길 때마다 지은이의 그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왔다.
내가 종종 타는 비행기의 기장도 저런 마음이었을지 상상하게 된다.
항공산업에 몸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내 아이가 책을 읽을 만한 나이가 되면 권해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책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할 것 같은 비행기 조종사라는 직업. 그들은 하늘에서 악천후나 착시 등으로 잘못된 항로로 갈 수 있기에, 철석같이 계기판을 믿고, 승객들을 다음 공항까지 안전하게 인도한다. 수많은 기종 가운데 ‘고등어’를 닮아서 ‘고등어’라는 별명을 가진 B777. 최대이륙중량 300여 톤이라는 어마무시한 날개를 운용하면서도, 늘 동료와 승객, 사람을 향한 배려가 뼈 속까지 스며있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있다.
중동의 잘나가는 E 항공사에서 B-777을 조종하면서, 인생을 노래하는 정인웅 기장이다. 그는 어찌 보면, 계기판만 믿기보다, ‘사람’을 ‘운’으로 보는 위험천만(?)한 사람이다. 마치 영화제 수상자가 시상식장에서 자신은 그저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너스레를 떨 듯 말이다. 여기서 ‘사람’이란, 항공 여행이라는 서비스를 제작하기 위해, 함께 수고하고 땀 흘린 모든 관제탑, 지상 조업을 포함한 객실/운항 승무원 등을 말한다. 책임은 무겁게 지고, 공은 주변에 돌리는 형국이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든 사람들은 셀 수 없는 훈련과 비행을 통해 체득한 비행기 조종술, 악천후의 긴장을 뚫고 무사히 다음 공항에 도착해서 누리는 여유, 공항에서 보았을 법한 화려한 유니폼 등을 떠올리며 책장을 열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그런 비행이라는 주제 이면에 자리한, ‘정인웅 기장’의 사람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S.N.S.에서만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공군 조종사 출신이고, 무엇보다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 웬지 모르지만 딱딱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조종사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고, 감동적인 일상과 마주칠 때는 눈물도 보일 줄 아는 옆 집 아재다. 번개에 맞고도 끄떡없는 기체를 조종하지만, 그는 한 없이 부드러운 남자다.
첫 책장을 넘기면, 대학 영자신문사 기자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 이 분, 글 밥 좀 드셨구나. 아니나 다를까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탄성이 나온다. 그런데 그 탄성은 시선을 잡아 끄는 장력으로 작용한다.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고 싶다는 본성을 제어하는 생각의 깊이가 배여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정보와 흥미를 같이 준다. 음식 재료 속에 간이 잘 배인 요리같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이 책은 청년층(청년이라고 믿고 있는 장년을 포함하여)을 대상으로 한다. 인생의 기로에서 자신의 갈 길을 개척하는 수많은 청년들, 특히 항공 분야를 꿈으로 정한 이들은 일단 이 책에서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악천후(터뷸런스, 뇌우, 폭우 등)를 만나더라도, 오롯이 혼자만의 결정을 믿어야 될 때,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수없이 맞닥뜨린 악천후 속에서 자신의 판단만을 믿고 가야하는 고뇌도 엿보였다. 또한 칵핏에서의 애환과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보며,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다다랐으면 하는 정기장의 바램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을 그는 독자들과 주변 동료를 배려하면서 겸손하게 적고 있지만, 필자는 오히려 그것을 정인웅 기장만의 자존감으로 해석하고 싶다.
닭이 알을 깨고 나와야 닭이 된다는 의미에서는 인생은 결국 혼자이다. 그러나, 그 인생이 모여 함께 하모니를 이룰 때 더 맛이 난다. 이 책은 꿈을 향해 뒤도 안 돌아 보고 달려가는 청년들에게는 물 한 모금의 여유와 청량감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는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은 좋은 벗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