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항상 읽고 싶었던 책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책을 읽지 않았더라고 해도 많은 매체를 통해서 대략적인 스토리는 익히 들어서 걸리버 여행기의 스토리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걸리버라는 영국인이 항해를 떠났다가 폭풍우를 만났고 어떤 섬에 떨어졌는데 그곳에서는 자신보다 훨씬 작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소인국이었다는 내용입니다. 이까지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내용이고 조금 더 나아가서 소인국뿐만 아니라 거인국까지도 갔었어라고 아는 사람들은 걸리버 여행기를 조금 더 아는 사람들입니다.
자세히 읽은 적이 없어서 소인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거인국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걸리버 여행기 책을 무척이나 읽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가 알려주었습니다. 이 책은 그냥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라고요. 그렇게 이야기한 의미를 곱씹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ㅣ 조너선 스위프트가 유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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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을 읽는 스타일은 책과 관련된 주변 지식들을 찾아가면서 배경지식이 풍부한 상태에서 무엇인가 읽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읽어야지 제가 발견하지 못했던 이 책에 숨겨진 비밀이라던가, 이 책이 의미하는 바를 더 잘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검색을 하면서 조너선 스위프트라는 이 작가가 은근히 책만큼이나 유명세를 타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BC의 유명 프로그램인 서프라이즈에서 조너선 스위프트를 시간 여행자라고 지칭을 하면서 웬만한 사람은 알기 어려운 사실들을 걸리버 여행기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프라이즈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 여행자라고 지칭이 될 만큼 일반적인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부분들을 상상해서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상상들을 1700년대에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는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ㅣ 4번의 기행을 통해 만나는 신기한 경험
걸리버 여행기는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소인국의 여행은 겨우 전체 책의 4분의 1 정도 내용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인국에서의 일은 정말 흥밋거리 정도의 소소한 이야기였습니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사실 뒤에 더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거인국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만약 저런 거인들을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라고 하면서 감정이입을 하면서 생각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라퓨타의 이야기를 보면서는 어떻게 저 시대에 저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늘 위를 떠다니는 섬이라니!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원의 이야기를 보면서는 헛된 꿈들을 이야기하면서 현혹시키는 이 시대의 사기꾼들을 비유한거 같아서 씁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연구원들의 연구도 정말 재미난 것들이 많아서 조너선 스위프트라는 작가가 정말 대단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챕터인 휴이넘 기행은 조금 많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말이 다스리는 나라라니! 하면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야후라고 불리는 우리한 비슷한 형상을 한 그들은 그저 본능에 충실한 동물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걸리버가 휴이넘들과 함께 살기를 원하는 것을 보면서 우린 결국 걸리버가 생각하는 것처럼 구제받기 힘든 사람들인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ㅣ 걸리버와 함께 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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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의 첫 여행은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면서 보기보다는 소인국의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리면서 살까? 혹은 걸리버의 의식주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결이 되는 걸까? 정말 저 거대한 걸리버를 소인국의 사람들이 잘 챙기면서 살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재밌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몇몇 해설에는 줄을 타는 행동들을 보면서 당시의 영국 정치를 비판했다고 했지만, 그런 거까지 생각할 겨를 흥미롭게 보았던 거 같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인 거인국의 이야기를 보면서는 거인국의 살아가는 걸리버를 보며 제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파리의 위협까지 받으면서 살아가는 걸리버를 보면서 항상 위협에 노출되어서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퓨타의 이야기를 보면서는 공상과학소설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섬과 그 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이 세계의 이야기라고는 전혀 생각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파트 1,2의 이야기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면 파트 3부터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기행들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불편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파트부터였습니다.
마지막 파트는 읽으면서 놀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글을 쓴 시대에서 말은 교통수단으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말이었을 것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가축 중에서 가장 유용한 가치를 주는 것도 말이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말에게 지배받는 야후라는 종족이 바로 인간과 같은 종족이었습니다. 눈 앞에 있는 것들에만 탐욕스럽게 반응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 서로 싸우는 종족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걸리버는 휴이넘을 보면서 동경하고 그들과 같아지려는 모습을 보며 무엇인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이렇게까지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으며, 우리가 그렇게 못난 종족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ㅣ 동화인가 풍자소설인가?
재미난 동화책의 상상력을 보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지만, 결국에는 그게 그냥 재밌는 상상력을 풀어놓은 동화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된 이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장 유명했었던 걸리버 여행기의 파트 1,2만 알고 있었더라면 걸리버의 유쾌한 소인국 와 거인국의 여행기로 제 기억에 남아 있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파트 3,4를 읽고 나서는 인간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이 비판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본능에 충실하고 탐욕스러운 인간의 가장 안 좋은 모습을 거침없이 걸리버 여행기에서 쏟아 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 때문에 당시에 걸리버 여행기가 금서가 되고 파트 3,4, 가 편집된 상태로 출판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을 회피하고 피한다고 해서 문제가 저절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비판하고 싶었던 모습들은 작가가 살았던 1700년대에도 존재하고 지금 2000년대에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300년이 지난 지금 시대에도 그때와 비슷한 모습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걸리버는 휴이넘들과 함께 남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걸리버 여행기에서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결국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아서 아쉽습니다. 많이 비판과 풍자는 있지만 그것으로 이 걸리버 여행기는 끝이 나는 거 같기도 합니다. 더 한 발자국 나아간 모습이 남아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