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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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인도 우화집

리뷰 총점 9.5 (8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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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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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신은 결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9.12.29 리뷰제목
우화라 함은 동식물을 의인화하거나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과 말 속에 내포된 풍자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우화에는 간혹 사람들도 등장하지만 그럴 경우 대부분이 바보라 불린다. 어쩌면 우화는 이런 주인공들 때문에 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시 어려서부터 많은 우화를 읽으며 자랐다. 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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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라 함은 동식물을 의인화하거나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과 말 속에 내포된 풍자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우화에는 간혹 사람들도 등장하지만 그럴 경우 대부분이 바보라 불린다. 어쩌면 우화는 이런 주인공들 때문에 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시 어려서부터 많은 우화를 읽으며 자랐다. 허나 그런 우화를 읽으면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깨닫는지는 전적으로 읽는 이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 우화 속에 나오는 상상의 그림이나 바보들의 행동 속에서 철학을 배우기도 하고, 세파에 찌든 나 자신을 비웃기도 하고, 실의에 빠진 내 마음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우화를 읽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이솝우화나 장자에 나오는 많은 우화와 우언을 읽지만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마 살아온 관습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는 인도우화집이다. 저자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읽고 들은 우화와 설화, 신화는 물론 실제의 이야기까지도 담고 있다. 저자는 우화가 삶 속에서 무엇이 더 소중한지를 일깨우고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고 믿으며, 그래서 이야기를 지어내는 작가가 아니라 이야기를 모으는 작가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소박한 문체로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을 전해주는 이야기들을 모으면서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받아들이고 진리에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렇게 모은 이야기들 중 100편을 뽑아 실었다. 100편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나 또한 우화 속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멀리 떨어진 나라 인도, 그들의 우화를 비롯한 여러 이야기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지혜는 세상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것 같다.

 

왕이 선물로 받은 매가 날지 않자 왕과 조련사는 매를 날 수 있게 만들 현자를 찾아 나선다. 그 누구도 매를 날게 하지 못하자, 어느 농부가 나서서 매가 앉아있는 나뭇가지를 부러뜨리자 매는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이 우화는 현자가 아닌 농부의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우화의 주인공은 현자도, 농부도 아니다. 날지 않고 있다가 자신이 앉아있는 나뭇가지가 부러지자 어쩔 수없이 날아오른 매이다. 저자는 ‘내가 날지 않으면 어느 날 삶이 강제로라도 날게 할 것이다. 내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를 부러뜨려서라도. 스스로 자를 것인가, 아니면 부러뜨림을 당할 것인가?’하고 묻는다. 삶을 능동적으로 살 것인지, 아니면 세상에 끌려갈 것인지는 오롯이 자신의 몫임을 우리는 우화를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그러기에 우리가 우화를 읽으며 누구의 관점에서 무엇을 취할 것인지는 스스로의 몫일 수밖에 없다.

 

한 스승이 네 명의 제자에게 차례로 먼 곳에 있는 배나무 한 그루를 만나고 오는 여행을 보냈다. 계절별로 여행을 떠난 제자들이 보고 온 배나무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본 배나무에 대해 자신이 배운 지식을 총동원하여 설명하며 항상 그 모습일 거라고 단정한다. 스승은 제자들을 불러 그들의 의견이 그 자체로는 틀리지 않지만 전적으로는 옳지 않다고 말한다. 그들은 단지 나무의 한 계절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해 지금의 모습만으로 성급하게 그 사람의 전 생애를 판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한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말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자신이 통과하는 계절에 대해 굳이 타인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증명하면 된다. 시간이 흘러 결실을 맺으면 사람들은 자연히 알게 될 것이므로’

 

영국인들이 인도에서 처음 골프장을 짓고 골프를 시작했을 때, 공을 칠 때마다 원숭이들이 그 공을 가져다가 엉뚱한 곳에 떨어뜨렸다. 경기가 지연되거나 시비가 일어나기 일쑤였고, 그래서 사람들은 매번 경기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사람들은 특별한 규칙 하나를 만들어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자 경기의 묘미가 더 생겼다. 이기고 있다고 자만하는 사람이 지게 되고, 어이없는 실수를 한 사람이 이기게 되는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이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삶은 우리의 계획에 따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놀라운 일이 가능하다. 어느 소설가가 썼듯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할 때 더 나빠지고, 더 좋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할 때 더 좋아지는 것이 인생이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화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화는 한결같이 내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것을 아는 것이 바로 시작이고 거기에는 끝이 없음을 알려준다. ‘운명을 염려하고 피하려 할 때 오히려 운명과 맞닥뜨리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것, 그 길만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때로는 웃음도 필요하고, 때로는 독설도 필요하며, 그리고 때로는 위안도 필요하다. 평범한 이야기들이 들려주는 웃음과 독설과 위안이 추운 날씨 속에서 마음을 다소나마 풀어준다. 어쩌면 그 이야기들이 우화여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것, 그 길만이 운명을 바꿀 수 있’고,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들과 함께 삶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8
종이책 구매 그대는 왜 마침표를 찍으려 하는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t | 2021.01.10 리뷰제목
이 책을 집에 들인지 1년쯤 되고 있는데 어제부터야 조금씩 가까이 하고 있다. <100가지 인생 처방 우화 모음집>이라는 카피가 너무도 와닿는다. 인생에 이만한 처방이라면 진실한 사랑이나  의미 있는 타인을 경험하는 것외에는 찾을 수 없을 듯 하다.   지금까지 읽은 우화들이 모두 마음을 움직이는 듯했지만 무엇보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라는 장의 우화가 너무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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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에 들인지 1년쯤 되고 있는데 어제부터야 조금씩 가까이 하고 있다.

<100가지 인생 처방 우화 모음집>이라는 카피가 너무도 와닿는다.

인생에 이만한 처방이라면 진실한 사랑이나 

의미 있는 타인을 경험하는 것외에는 찾을 수 없을 듯 하다.

 

지금까지 읽은 우화들이 모두 마음을 움직이는 듯했지만 무엇보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라는 장의 우화가 너무 감명 깊었다.

 

한 스승이 제자들을 하산시킬 때가 되자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려고 한 지역에 있는 한 배나무를 각자 다른 계절에 가서

보고 오라는 명을 했다고 한다.

 

한 제자는 겨울에 그 배나무를 보고 와 생명력이 없고 가지 깊숙이까지 

메말라 전혀 쓸모없는 나무였다고 스승에게 고했다.

 

다른 제자는 봄에 나무를 보고 와 첫번째 제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가지마다 새 움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뿌리는 생명수를 길어올리고 있는 

나무였다고 다만 아무 열매도 없어 관상용으로나 적합한 나무였다고 

주장했다.

 

세번째 제자는 초여름에 나무를 보러 갔다고 한다. 

나무는 온통 흰 꽃으로 덮여 있고 뿌리는 단단히 땅을 움켜쥐고 있으며 

만개한 꽃들은 벌과 새등 숲의 다양한 생명들을 모아들였다고 제자는 말했다.

다만 달린 열매가 너무 써서 먹을 수 없으니 인간에게 쓸모없는 나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간 네번째 제자는 가지마다 휘어질 만큼 열린 황금빛 열매를 목격했다.

제자는 열매를 가져와 스승에게 풍요와 결실을 이뤄낸 나무의 연금술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과즙 풍부한 열매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이다. 

 

이들에게 스승은 마지막 가르침을 남겼다. 

 

자신과 타인에게 성급한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함을 배우게 하고 싶었노라고...

나무든 사람이든 한 계절의 모습으로,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그것은 공정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은 일이라고 말이다.

 

나무와 사람은 모든 계절을 겪은 후에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장 힘든 계절만으로 자신의 인생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한 계절의 고통 때문에 나머지 계절들이 가져다줄 기쁨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삶은 공평한가>라는 이야기도 내게는 의미 깊게 와닿았다.

 

한 농부가 길을 가다가 커다란 뱀... 구렁이라고 하자면 

구렁이가 바위에 깔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구렁이가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농부는 뱀은 싫었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외면하지 않고 바위를 치워 주었다.

구렁이는 살려줘서 감사하다면서도 지금 배가 고프다며 농부의 목을

말아쥐고는 농부를 잡아먹겠다고 했다.

농부는 나는 너를 살려줬는데 이것은 너무도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구렁이는 인생은 원래 공평하지 않은 것이라며 농부를 잡아먹으려다가

그래도 자신을 살려줬으니 세번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농부의 목에 말아쥔 채 앞으로 세 동물을 만나 단 한 마리라도 

삶이 공평하다고 이야기하는 동물이 있으면 농부를 살려주기로 했다.

농부와 농부의 목을 말아 쥔 뱀은 첫 번째로 암소를 찾아갔다. 

암소에게 농부는 삶이 공평하냐고 물었다.

암소는 인간들이 자신에게 맛있는 풀을 주지만 자신의 우유를 가져가지 않냐 

하지만 자신이 늙어 더이상 우유가 나오지 않으면 자신을 잡아먹지 않겠냐며

삶을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닭을 찾아간 둘은 닭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고

닭은 인간이 자신에게 닭장을 만들어주고 보호해주지만 그대신 

매일 달걀을 가져가지 않느냐 하지만 파티라도 하게 되면 자신의 목을 

맨 먼저 비틀 것이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당나귀를 찾아가 농부는 삶은 공평한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당나귀는 삶이 공평한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삶이 공평하든 공평하지 않든 우리는 춤을 출 수 있다고. 이렇게 말하고

당나귀는 엉거주춤하더니 우스운 모양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고 

따라온 암소와 닭도 춤을 추었다. 농부도 구렁이도 춤을 추기 시작했고

구렁이가 춤을 추며 느슨하게 또아리를 풀자 농부는 슬며시 

목에서 구렁이를 풀어내리고 도망을 가며 당나귀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래, 니 말이 맞아. 인생이 공평하든 공평하지 않든 우리는 춤을 출 수 있는 거야>라고

 

위의 두 이야기가 영혼 깊이 울림을 주었다. 

이 이야기들을 알기 전과 알게 된 이후의 삶이 다를 것 같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는 제목 부터 의미 심장한 이 우화집을 

앞으로 매일매일 하루 몇 가지 이야기씩만 읽어나갈 것이다. 

팍팍한 인생에 단비 같은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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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인도 여행 30년 시인이 들려주는 인생 처방 우화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 2020.01.21 리뷰제목
이 책은 시인이 생의 절반을 인도를 여행하며 읽고 들은 우화와 설화 신화 그리고 실화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우화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며 이야기로써 진리에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한권의 책을 읽다가 여러 번 덮고 생각에 잠긴다면 그 독서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자아 성찰의 기회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황금률이 황금을 가진 자가 규
리뷰제목

이 책은 시인이 생의 절반을 인도를 여행하며 읽고 들은 우화와 설화 신화 그리고 실화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우화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며 이야기로써 진리에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한권의 책을 읽다가 여러 번 덮고 생각에 잠긴다면 그 독서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자아 성찰의 기회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황금률이 황금을 가진 자가 규칙을 정한다의 의미이다 그러나 우화의 세계에서는 왕과 부자도 등장하지만 그들은 대개 바보일 뿐이다 우화의 세계에서 황금률은 지혜를 가진 자가 규칙을 정한다 이기 때문이다

 

우화를 읽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며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일이다 고뇌나 추구 없이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것만큼 미심쩍은 일은 없다 우화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을 아는 것이 시작이며 거기에 끝은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현실에서는 종종 악행이 칭찬받고 선행이 바보짓으로 취급되지만 우화 속에서는 솔직함이 지위를 이기고 겸손이 자만을 이긴다 인간의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인류학자들처럼 화석이나 토기 조각을 연구할 수도 있지만 우화와 이야기를 읽는 것도 그 못지않게 의미 있는 일이다

 

진리에 이야기의 옷을 입힌 것이 인도에서 온 이야기들의 특징이다 대양 근처에 사는 이는 물고기를 잡을 것이고 언어는 그런 상징들로 가득할 것이다 농부라면 농부다운 비유를 사용할 것이다 고대부터 명상과 요가로 인간과 삶의 비밀을 탐구해 온 인도인들은 진리에 관한 독특한 담론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엄선한 시대를 초월한 100편의 우화와 이야기들이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우화의 기원이 고대 인도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인도는 우화와 이야기들의 나라이다 자신을 독서가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에 실린 우화와 이야기들 중에 처음 접하는 내용이 많아 놀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류시화라는 저자명은 이제 독자들에게 특정한 스타일과 그만의 주제가 떠오르게 한다 인도의 우화와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무엇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가 를 가장 잘 아는 작가이다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속 신과 인간의 이야기를 라마야나의 내일로 미루지 말것과 용서를 신화에서부터 실화까지를 정성스럽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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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화와 신화, 그리고 나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h******i | 2020.06.18 리뷰제목
류시화.<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등 오래 전부터 회자되던 책들의 저자이자 시인. 그리고 인도가 떠오르는 시인.이 책은 읽을까 말까 오래 고민하다 선택했다. 그냥 적당한 인도우화가 들어 있는 책이 아닐까란 마음에, 그리고 너무 두꺼워서 읽다가 지치지 않을까란 마음에. 비록 eBook 으로 읽지만 읽기 전부
리뷰제목
류시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등 오래 전부터 회자되던 책들의 저자이자 시인. 그리고 인도가 떠오르는 시인.

이 책은 읽을까 말까 오래 고민하다 선택했다. 그냥 적당한 인도우화가 들어 있는 책이 아닐까란 마음에, 그리고 너무 두꺼워서 읽다가 지치지 않을까란 마음에. 비록 eBook 으로 읽지만 읽기 전부터 고민이 많은 책이었다.

약 470쪽. 얇지 않은 책이다. 솔직히 조금 두꺼운 책이지. 그렇기에 한번에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쉬엄쉬엄 조금씩 읽다보면 언젠가는 다 읽을 수 있겠지란, 매우 인도적인? 인디아적인? (느긋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했기에 그렇게 느긋하게 읽어서는 대여 기간 내에 다 읽을 수 없을 것 같았고 결국 다 못읽었다. 하지만 No Problem. 그냥 한번 더 대여. 두번째는 엄청 전투적으로 읽었다. 어쨌든 끝을 보긴 했네.

두꺼운 책이지만 매우 많은 에피소드/우화가 있기 때문에 쉬엄쉬엄 읽으면 꽤 괜찮은 책이다.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할까? 삶의 여유를 갖게 해 준다고 할까?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준다. 아마도 책의 의도도 그런 것이겠지.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듯이 인도 우화가 담겨 있는 책이다. 단순한 우화 뿐만 아니라 인도의 신화도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노라면 이솝 우화 뿐만아니라 중국 설화,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고 성경의 이야기들이 생각나고 그것들과 비교가 된다.

인도는 같은 동양 문화권이지만 중국이나 일본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는 아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인도 개발자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문외한이다. 아는 것이라고는 중고등학교 때 세계사 시간에 배운 카스트 제도, 힌두교 정도, 소고기를 안 먹고, 닭고기 요리가 많고, 어떤 이들은 채식주의자이고, 그 정도 일 듯.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문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리고 왜 많은 이들이 인도를 찾을까란 생각과 찾을 수 밖에 없겠구나란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된다. 세계 4대 문명(어릴 때 배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황하 문명, 그리고 인더스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답게 심오한 정신문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엄청난 과장도. 예전에 인도 영화 <바후발리>를 보면서 중국 허풍은 인도 허풍에 비할 바가 안되겠다 싶었는데 그것은 그들의 문화의 깊이 아니 신화의 깊이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사실 이 책과 몇개의 영화만 보고 말하는 것이라 거의 장님 코끼리 만지기(군맹무상(群盲撫象))다.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 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화라는 것이 워낙 그런 것이기 때문에 이런 말들은 너무 상투적이다. 그냥 읽고 생각하고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겠지. 그냥 평안한 마음가짐이 있으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책을 읽더라도 인도에는 가기 싫으네. 굳이 뭐하러.


인생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제자가 있었다. 그는 '인간은 문제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생로병사는 말할 것도 없고 불만족, 분노, 온갖 장애물 등 많은 것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매사에 우울하고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스승이 하루는 그를 불러 물 한 잔을 가져오게 하고는, 소금 한 줌을 타서 마시게 했다.
그러고는 물었다.
"물맛이 어떤가?”
제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너무 짜서 마실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스승이 그를 근처 맑은 호숫가로 데리고 가서 호수에 똑같은 소금 한 줌을 뿌리고는 호수의 물을 한 모금 맛보게 했다. 그러고는 물맛이 어떠냐고 다시 물었다.
제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시원합니다.”
스승이 “소금 맛이 나느냐?”고 묻자 제자는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스승은 제자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 차이를 이해하겠느냐? 불행의 양은 누구에게나 비슷하다. 다만 그것을 어디에 담는가에 따라 불행의 크기가 달라진다. 유리잔이 되지 말고 호수가 되라.”
소금의 양은 같지만, 얼마만 한 넓이의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짠맛의 정도가 다른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는 문제 中)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곳에서 다시 시작하라
영국인들의 인도 식민 지배 시절에 일어난 일이다. 인도를 손에 넣고 사업이 정착하자 영국인들은 식민지에서의 골치 아픈 생활도 잊고 여가도 즐길 겸 콜카타 외곽에 '로열 콜카타'라는 인도 최초의 골프장을 만들었다. 초록색 잔디가 잘 가꾸어진 멋지고 아름다운 골프장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별로 좋은 발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금방 드러났다. 그 지역에 집단으로 거주하는 원숭이들이 문제였다.
사람들이 골프를 칠 때마다 원숭이들은 골프공에 무한한 관심을 보이며 경기에 참가했다. 골퍼가 필드 안으로 공을 날려 보내면 나무에서 기어 내려온 원숭이들이 재빨리 필드를 달려가 공을 집어 들었다. 원숭이들은 골프공을 갖고 장난치다가 엉뚱한 곳에 던지고 달아나곤 했다. 당연히 경기가 지연되거나 무효화되고, 골퍼들 간에 시비가 붙기 일쑤였다. 그래서 매번 경기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하지 못한 장애였다. 처음에 골프장 운영자는 원숭이들을 통제하려고 많은 시도를 했다. 먼저 골프장 둘레에 높은 울타리를 설치했다. 기대에 부풀게 한 이 시도는 나무 타기 명수인 원숭이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바나나와 사과 등의 과일로 원숭이들을 다른 숲으로 유인하기도 했지만 원숭이들은 허기를 채우자마자 그 숲의 다른 무리들까지 이끌고 골프장으로 되돌아왔다.
총소리를 내어 쫓아내려고도 해 봤지만 원숭이들은 여간해서는 속지 않았다. 덫을 놓아 생포하기도 했지만, 한 마리를 잡으면 또 다른 원숭이가 나타났다. 그 수많은 원숭이를 잡아 먼 지역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방법도 영리한 원숭이들에게 통하지 않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골프를 즐기고자 했던 영국인들은 절망했다. 사람들이 작은 골프공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을 보고 원숭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이리저리 공을 던지고 다니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원숭이들의 훼방에 골머리를 앓던 영국인들은 마침내 그 골프장에만 해당하는 특별한 규칙 한 가지를 만들었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자리에서 경기를 다시 시작한다.'
더할 나위 없이 지혜로운 결정이었다. 원숭이들로 인한 장애물에 화를 내고 경기를 포기하기보다 상황을 받아들여 새로운 놀이 규칙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로열 콜카타 골프장의 골퍼들은 한층 재미있는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페어웨이의 잔디밭에 안착한 공을 원숭이가 집어 기다란 풀밭에 던지기도 했다. 정반대의 상황도 일어났다. 원숭이라는 예상 밖의 변수가 경기에 뒤지고 있던 사람을 승리하게 만들기도 했고, 이기고 있다고 자만하는 사람을 무릎 꿇게 하기도 했다. 잘못 쳐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공을 원숭이가 주워다가 홀컵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행운을 맛보는 사람도 생겼다. 원숭이들 덕분에 경기가 묘미를 더해 갔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라.'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 특별한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사람들이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좋은 운도 있고, 나쁜 운도 있다. 삶이라는 놀이의 결과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삶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진행될 의무가 없다. 기차는 지연되고, 차는 진창길에서 고장 나며, 면접 일정은 틀어지고, 멋진 계획은 엉망이 된다. 잘나가고 있던 중에 갑자기 원숭이가 튀어나와 공을 홀컵에서 멀리 던져 버리고 그동안의 노력이 무효화된다. 그럴 때 우리는 절망하고, 자신과 타인을 비난하며, 운명을 탓한다. 자신이 이 경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포기하려는 마음까지 먹는다.
그러나 삶은 우리의 계획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놀라운 일이 가능하다. 어느 소설가가 썼듯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할 때 더 나빠지고, 더 좋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할 때 더 좋아지는 것이 인생이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아야 한다.
코스마다 매번 긴꼬리원숭이가 튀어나와 골프공을 엉뚱한 곳으로 던져 놓는다. 불공정해 보이지만 그것이 인생이라는 경기이다. 그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자.'
어쩌면 그 지점이 최선이자 최고의 시작점인지도 모른다. 무작위로 보이는 그 자리가 바로 신이 정해 준 자리일지 누가 아는가? 신화에서 원숭이는 신의 심부름꾼이다.


신화는 말한다. 온 마음을 다해 당신을 지지하고 당신의 마부가 되어 주는 한 사람, 마치 전생부터 이어져 온 것처럼 변함없이 당신 편인 사람을 단 한 명이라도 갖고 있으면 어떤 고난도 물리칠 수 있다고, 당신은 누구의 한 사람인가? 혹은 당신의 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런 한 사람을 가졌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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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100가지 이야기에 담긴 신의 선물 평점10점 | f******e | 2021.01.16 리뷰제목
제목에서부터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100가지의 인생 처방 우화 모음집'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겨있다. 류시화 시인의 깊이 있는 해석 덕분에 낯선 인도의 우화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복잡했던 머릿속은 비워지고, 근심거리는 잠시 내려진다.     힌디어에 '킬레가 또 데켕게'라는 격언이 있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
리뷰제목

 

제목에서부터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100가지의 인생 처방 우화 모음집'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겨있다.

류시화 시인의 깊이 있는 해석 덕분에 낯선 인도의 우화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복잡했던 머릿속은 비워지고, 근심거리는 잠시 내려진다.

 

 

힌디어에 '킬레가 또 데켕게'라는 격언이 있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지금은 나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고 설명할 길이 없어도 언젠가 내가 꽃을 피우면 사람들이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자신이 통과하는 계절에 대해 굳이 타인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증명하면 된다.  시간이 흘러 결실을 맺으면 사람들은 자연히 알게 될 것이므로. (P.82)

 

그대가 지나가는 곳에 그대는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대의 생각, 행동은 필연적인 자국을 남긴다. 그 자국들이 그대의 삶이라는 작품을 이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P.241)

 

문제로부터의 영원한 해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문제들은 우리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며 그곳에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제들을 신중하게 다뤄야 하지만, 그것들로 인해 잠들지 못해서는 안된다.

문제들에 맞닥뜨리면서도 깊이 휴식 할 수 있어야 한다. 기나긴 사막을 건너기 위해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유목민들처럼.

여행자를 지치게 만드는 것은 앞에 놓인 길이 아니라 신발 속 모래이다.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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