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모든 사람은 자신보다 갑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을 열지 않는다. 이해관계를 생각해 앞에서만 잘해줄 뿐이다. 그리고 상황이 바뀌게 되면 그 인간관계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직장생활의 품격], 장중호
자신이 갑일 때 더욱 조심하라. 을의 행동은 본능적이지만 갑의 행동은 동물적이 될 수 있다.
저희 남편은 얼마 전까지 직장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어마어마하게 받았었어요. 그래서 없던 아토피도 생겼어요. 요즘은 그때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지만 그 직장 상사는 아직도 그대로 있고, 아토피는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그때는 남편의 취미생활이 다른 직장 알아보기였어요. 매일 회사를 알아보고 이력서를 내곤 했어요. 면접도 보러 다녔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직활동은 잘 안됐고요.
그 사람의 갑질은 정말 상식 이하여서 어째서 그런 사람이 대기업에서 저렇게 오래 버틸 수가 있는지 의아할 정도예요. 그런데 문제는 본인이 그렇게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우리 남편뿐만 아니라 팀원 전원이 그 사람을 너무 싫어하고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정신과를 다니는 후배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사람은 자신은 너무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거예요.
본인만 본인을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나아질 수도 없어요.
누가 얘기해 줄 사람도 없고요.
비극이에요.
92. 나쁜 상사를 이기는 방법은 역시 그보다 조금 더 인내하고 조금 더 버티는 것이 최선일지 모르겠다.
상사 때문에 사표 쓰지 말 것.
오직 나의 미래를 위하여 쓸 것.
105. 주디스 올로프 박사가 정리한 에너지 뱀파이어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언제나 우는소리를 늘어놓는 사람, 함부로 비난을 퍼붓는 삶, 연극배우처럼 자신의 현실을 극적으로 과장하는 사람, 자기 이야기만 하고 자기만 주목받으려는 사람, 남에게 끝도 없이 해결책을 요구하는 사람, 영혼 없이 사교적인 사람, 남의 약점을 두고 공격하는 사람 등이다. 의외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 않은가.
상대가 에너지 뱀파이어임을 알아차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 그들은 당장 연을 끊을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하는 말에 굳이 집중하지 않고, 그들의 의견을 내 삶에 반영하지 말고, 내 계획 이상으로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106.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시간과 에너지를 도둑맞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내 삶이 소중하다면 이런 사람들로부터 내 삶을 보호하고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주로 아줌마들이 모이면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 뱀파이어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했던 얘기를 또 한다든지, 남편이나 시댁의 험담, 혹은 겸손을 가장한 자기 자식의 험담이나 자랑 등이 그 주제가 되어요.
저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인데 전에는 이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주로 그런 모임에 껴서 시간을 보내곤 했죠.
물론 지금도 편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이 즐겁기는 해요.
하지만 자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죠.
그리고 내가 왜 지금 이런 얘기를 듣고 있어야 하지라는 생각도 하고요.
제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가 하는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까를 조금 더 생각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전에는 정말 생각 없이 말을 내뱉었었는데, 그래도 요즘은 조금은 생각을 해요.
앞으로는 말하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가장 나쁜 에너지 뱀파이어가 되면 안 되니까요.
109. 또한 존댓말에 집착한다. 말을 놓을 경우 스스로 걷잡을 수없이 풀어지는 것을 알기에 존댓말을 쓰는 것은 내가 일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간개념이 없거나 은근슬쩍 말을 놓는 사람과는 불편하다.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정말 실천이 안되더라고요.
한 번 말을 놓게 되면 그걸 다시 존대로 바꾸기는 몹시 어려워요.
그러니 원래 존댓말을 하던 사람과는 반말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웃긴 게 문자로는 존댓말을 하고 만나면 반말을 해요.
상대도 헷갈리고 저도 좀 이상하다 싶어요.
제가 너무 나이가 많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반말을 하는 순간 내가 우월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가르치려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니까 존댓말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상대를 높여주는 존댓말이 결국은 나를 높여줄 테니까요.
가족이니까 당연한 것은 없다.
가족이니까 더 조심하고 노력해야 한다.
저희 아빠는 밖에 나가면 한없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해요.
우리 아빠가 가장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던 사람은 바로 엄마였어요.
지금 내가 그러고 있지는 않나 가끔 생각해요.
'나는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가 너무 많이 마음속에 남아서 더 남편을 쥐고 흔들려고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나는 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도 뭔가 양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제가 '부동산 재벌'보다 더 되고 싶은 건 '좋은 사람'이에요.
128. 어떤 종류의 '인간'에게는 깊이라는 것이 결여되어 있어서 고작 타인을 괴롭히고 모함하는 일에서 승리감과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을. 얼마나 한심하면, 얼마나 얄팍하면 고작 이런 일에 행복해한다는 말인가.
129. 누군가 당신을 왕따시킨다면 그저 이렇게 생각해보라. 겨우 이 정도 일에 기뻐하는 인간들에게 질 수는 없다고. 그리고 내 인내심은 저들의 비겁함보다 훨씬 강하다고.
혼자서 버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왕따를 의식하는 대신 더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하자
4장 관계 맺기에 정답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