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이런 쪽(?) 내용은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늘 추상적이고 뭉뚱그려 이야기 하는 내용으로 나를 개발해야 한다는 책을 주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못 알아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콕 집어서 한쪽 분야에서 길을 따라가게 해준 건 처음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책들은 봤어도 나랑 안 맞아서 ‘모르겠다’며 그냥 넘겼을지도 모르겠다. 독서모임 도서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 꽤 마음에 든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아이디어가 넘쳐 흘렀고, 해당 파트를 어떻게 나에게 적용시킬지 생각했다. 사실 쉽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이 회사가 이 내용을 가지고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겠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스토리’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제목에서도 분명히 드러내지만, 막연히 스토리가 있으면 좋은가보다 했다가, 너무 합리적으로 설명해서 공감했다.
- 사람들이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지 않아도 되게끔 정보를 구성하는 가장 강력한 툴이 바로 스토리다. (21)
머리를 쓰기 싫다는 점.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고민할 내용들 중에서 굳이 나와 상관없다 여겨지는 내용에서도 머리를 써야 한단 말인가. 요즘 부쩍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무척이나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당장 직면한 부분에서도 신경쓸 게 많은데, 강제로 접하게 된 이 광고에서마저 내가 머리를 써야 하다니. 고민하기도 전에 이미 차단하고 싶은 것들. 그래서 스토리를 써야 하는 구나. 사람들이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 접근성에 대한 장벽부터 없애야 한다. 스토리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였다.
많은 책이나 강연에서 들은 내용. 내가 아니라 소비자나 상대방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 하라는 점. 너무 잘 아는 내용이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정의부터 방법까지 분명히 이야기 해줘서 고마웠다.
-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기업의 스토리가 아닌, 자신들의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이어야 한다.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비결은 바로 이 점을 이해한 것이다. (10)
특히 회사나 판매자에 대한 정보에는 전혀 관심이 없음을. 광고하는 것에 대해서 전문가인지, 권위가 있는지, 최소 잘 알고 있다는 정도만 피력하면 그 외의 이야기는 소음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건 주어가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내용을 들어도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가 안 잡혔는데, 책 내용 전체가 그런 가이드라인이라 따라가기 좋았다. 대부분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은 회사가 되어야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고객 각각에게 스토리를 선사하는 게 회사가 할 일이었다. 우리가 너에게 이렇게 해 줄거야, 이걸 줄 거야가 아니라 여러분이 이렇게 사용하게 되고 이런 결론에 도달할 겁니다. 마음에 든다.
위의 두 가지 내용을 합치면 이런 내용이 된다.
- 고객의 구매 결정은 우리가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가 듣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25)
고객들이 선택을 내릴 때 크게 영향을 미치려면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초대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작성하는 방법이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방식이 너무 명료해서 흥미로웠다.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방식이다. (양식은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잠깐 들어갔는데 찾기 귀찮아서 나왔다… 책이랑 뭔가 좀 다른 느낌이다 ㅋㅋ) 다 작성하진 않았지만, 맥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의 판도를 바꿔서 볼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이점이었다.
우리가 고객에게 해야 하는 말은 명료하다. 당연하겠지만, 책에서 나오는 많은 내용들이 이미 내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
- 메시지는 간단하고, 와닿고, 반복 가능해야 한다. 기억하라. 고객의 마음에 와닿으면서 간단하고 선명한 메시지는 매출로 직결된다. (55)
책을 읽으면서도 언제나 나를 따라다니던 구매하기 버튼도 떠올랐고, 길지 않은 임팩트 있는 광고 문장들도 생각났다. 이미 많은 회사에서 잘 알고 활용하고 있으리라. 그런 모습들을 보면 나는 이미 늦었다기 보다는 이 방식에 더 믿음이 생기고, 나 또한 나를 어떻게 포장해서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프리랜서로 혼자 일하고 있다 보니 오히려 나에 대해서 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든 부분에서 그런 건 아니다. 그럴 수도 없을뿐더러.
- 사람들은 늘 누군가가 자신을 어딘가로 데려가주길 바라. (137)
특히 영어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나는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결코 영어를 접하지 못했을 거라는 것이다. 이는 의지나 동기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막연히 바라고 있는 것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수단이 있어야 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내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낀다.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명확해지며, 내 일에 있어서도 기대되는 계획 짜기가 눈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