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하면 본분을 지키지 못하게 됙느
검소하면 고생하게 된다.
본분을 지키지 못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고생하는 편이 낫다.
ㅡ본문 중에서
최근 논어를 읽고 있다. 세번째 읽는다.
같은 책을 세번이나 읽는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난 아직 "소인"이라 공자의 뜻을 쉬이 받아들이지 못함과
생각했던 것보다 공자의 말씀이 너무 좋은 것.
이 두가지 이유로 나는 틈틈히 논어를 읽고 있다.
다른 책을 읽다가 지루해질 때, 밥솥이 밥을 다 하길 기다릴때,
커피한잔 하며 간단히 읽고 싶을때, 기타 등등.
이 전에는 이런 타임에 "명상록"이나 "빨강머리앤이 하는말"을 읽었다.
물론 그 두권의 책 역시 내가 매우 좋아하는 책들이지만
최근에 "논어"와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가 리스트업되었다.
주변사람들은 이제 하다하다 논어까지 읽냐고 웃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렇게 먼 옛날에 어떻게 이렇게 지금 딱 필요한 말을 했지? 하는 생각이 든다.
표지에 적힌 시대를 뛰어넘는 최고의 인문고전이라는 말은
단 1%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이 책은 전체 20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제와 연보가 포함된다.
그저 이 책을 한번 읽는 것만으로 공자의 삶 전체를 엿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정작 공자왈 맹자왈을 흉내내지만,
정작 공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맹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기도 하고
공자의 일생이 어땠는지도 모르는데, 이 책을 통해 그것을 다 알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공자님의 말씀도 매우 잘 해석되어 있어서
어려움없이 읽어내릴 수 있다.
문학적인 방면에서도 공자는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매우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 말들을 많이 나열하는데,
그 안에는 삶의 진리와 문장의 아름다움까지 포함되어 있지않을까?
내용적인 면, 문학적인 면 모두 우리에게 깊은 가르침을 준다고 생각하니
더는 공자왈, 맹자왈을 하며 장난을 치지 못할 것 같다.
공자는 우리의 농담에 녹아들 사람이 절대로 아닌 것이다.
나는 문득 우리나라의 아이들도 소학, 논어 등을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단 몇퍼센트의 사람들만 업무에 써먹을 함수나 적분 등을 조금 덜 배우고,
수행평가라는 명목으로 의미없는 체육도 덜 배우고,
시험에 맞추어 진도범위만 달달 외우는 주입식 학습을 조금 줄이더라도
아이들이 인성을 만들수 있는 수업을 하길 바래본다.
(적어도 초등학생때만이라도)
그렇게 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나쁜 위해를 입히고도
죄책감대신에 자랑을 하는 소시오패스들을 양산하지도 않을 것이고,
모르는 어른이 예쁘다고 내민 과자 등에 몸서리치는 엄마들도 적어질 것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로의 휴대폰만을 들여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정치인들이 자신의 욕심을 위해 양심을 저버리지도 않을테고,
소인의 삶을 살면서도 그것이 소인의 삶인지도 모르지 않을테니 말이다.
분명 2,500년전에 말하신 이 이야기들이 여전히 우리마음을 울리는 것은
우리가 캐캐묵은 "꼰대"라서이거나, 늙다리라서가 아니다.
그 안에 숨은 모든 이야기들이 보물같고,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처방전이기 때문일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아니 이제 약간 아쉬움이 드는 가을-
논어와 함께 보낼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 이 책은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지원받았으며, 그 책을 읽고 솔직하게 기록한 엄마곰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