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며 새삼 느끼는 것이 우주과학이 이만큼이나 발전했다는 것이었다. 내 어릴 적 태양계의 모습은 태양을 중심으로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9개의 행성과 지구를 포함해서 지구바깥의 행성에 달과 같은 위성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화성과 목성의 사이에 수많은 소행성과 헬리혜성과 같이 가끔 우리를 찾아오는 외계혜성의 신비까지였다. 그런데 지금은...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었고, 해왕성 바깥을 도는 천체들의 모임인 카이퍼 벨트와 혜성들의 고향이라 부르는 오르트 구름 등등등 태양계의 덩치가 엄청나게 커졌다. 태양계를 넘어 외계우주탐사를 위해 발사했던 보이저호가 아직도 태양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증거일 것이다.
그밖에 우리가 알지 못한 태양계의 비밀은 지구 이외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 곳을 탐사한 결과이다. 과거에는 '골디락스 존'이라고 해서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먼 우주를 관찰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태양계 안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희망을 다시 발견했단다. 알다시피 수성, 금성, 화성에서는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목성형 행성들은 기체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생명이 존재하기 힘들어서 생각할 필요도 없다. 수성은 태양과 너무 가까워서 너무 뜨겁고, 금성은 온실효과 때문에 더 뜨겁고, 화성은 물의 흔적과 존재까지 발견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화성만 주야장천 탐사하면 생명체가 발견될까? 아니다. 생명체가 살기 위해 꼭 필요한 물의 존재는 태양계 안에서 화성이 유일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바로 목성형 행성의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에서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로 인공위성과 탐사선을 보내서 직접 탐사를 하면 속시원히 밝힐 수는 있겠지만, 그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란다.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설명하면, 물이 존재하는 위성이 있어서 탐사선을 보낼 수는 있어도 지구처럼 대기가 존재하지 않는 환경 때문에 위성의 표면은 얼음으로 존재한단다. 그것도 아주 두꺼운 얼음층으로 말이다. 물론 그 얼음 아래에는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있고, 그곳에서 생명의 진화를 거쳐 고등문명을 이룬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인간이 그 생명체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 그 두꺼운 얼음층에 구멍이라도 뚫는다면...그 밑에 존재했던 고등문명의 생명체는 그날이 바로 종말의 날을 맞이할 거란다. 왜냐면, 우리가 물속으로 10m 내려갈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대기압의 2배가 늘어난단다. 이를 산술급수적으로 대입해도 수 백km아래 얼음속 문명의 생명체는 얼음층의 뚫리는 순간 엄청난 압력차로 인해 얼음층 아래의 물이 뚫린 구멍을 통해 엄청나게 뿜어져 나가게 될 것이고, 또 그 압렵은 두꺼운 얼음층도 단번에 깨뜨려 버려서 얼음층 아래의 세상에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란다. 또 만약 안전하게 얼음층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대기압에 익숙한 지구인이 얼음아래의 세상에서 온전히 견딜 가능성도 희박하단다. 쉬운 일은 없다.
암튼 이 책을 읽은 소감은 태양계에 대한 비밀이 무궁무진해진 느낌이다. 명왕성을 퇴출 시킬 때만해도 더이상 태양계의 비밀은 없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건 뭐...말문이 막힐 정도로 엄청나졌다. 오르트 구름을 뚫고 태양계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빛의 속도로 10년이라니...정말 우주는 쓸데없이 큰 것 같다.
과학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신작이 나왔는데.. 참 뒤늦게 읽고 소개합니다.
우리의 태양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터스텔라 이후 태양계가 관심을 좀 받는 듯 하지만
실제 우리 태양계도 활발한 탐사가 이뤄지고 새로운게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오르트구름까지 포함한다면 태양계의 반경이 무려 1광년이나 된다는 사실도 발견되었지요.
그리고 명왕성이 빠지면서 행성 숫자도 줄었구요.
잘 알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태양계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K 박사님이 우주 배경 복사에 관한 책을 많이 냈는데
이렇게 태양계 소개책을 더 자세히 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용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은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한 부분이라서 흥미로왔습니다.
진전된 태양계 탐사의 내용을 알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