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직업. 책장에서 도저히 안 꺼내들 수가 없는 제목이었다. 동물들의 내가 모르는 능력이라니. 심지어 50가지 이야기.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동물의 능력을 50가지나 알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책은 각종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이 나온다. 그림은 없지만 충분한 설명으로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다. 동물들은 생존하기 위해 저마다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그 능력들을 통해서 살아남았다. 그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너무 신비하고, 귀엽다. 하지만 읽는 내내 정이 떨어지는 동물도 있었다. 바로 인간이다. 이용 가치가 있는 능력을 가진 동물을 발견하면 어떻게든 도구처럼 사용하려고만 하는 그 심보가 너무 못됐다. 특히 이용하고 이용 가치가 떨어졌을 때 내다 버리는 그런 모습들. 아주 정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동물을 사랑하다가도, 인간을 미워하는 이런 상반되는 감정 속에서 글을 읽었다.
책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얘기를 논외로 한다고 초입에 말을 한다. 동물권에 관심이 있다면 다른 책을 읽으라며 책도 소개해 준다. 그렇기에 책은 동물권에 대한 감정적인 호소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감정적인 호소가 배제된 책인데도 동물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담담하게 팩트만 나열하는 책인데 읽다 보면 생명한테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화를 내게 만드는 책이다. 참으로 묘한 매력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에게 오는 코코넛은 누가 따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나는 없다. 코코넛을 원숭이 직원들이 딴다고 말하다면 믿을 수 있는가. 믿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지어 코코넛 따기를 교육하는 원숭이 학교가 있다고 한다. 코코넛은 매우 높이 열리기 때문에 사람이 따기엔 힘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원숭이는 아니다. 그래서 원숭이를 이용한 코코넛 수확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많은 동물을 착취하며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인간의 잔인함에 치를 떨다가도, 나 또한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세상은 변화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동물 한정 잡학 박사가 된 기분이었다. 알쓸신잡 동물 편 st. 그리고 동물에 대한 편견도 많이 없앴고, 동물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다. 예전에는 TV에서 동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최근엔 많이 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모쪼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서 동물에 대한 편견을 깨고, 동물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동물을 바보같이 생각하거나, 그저 태엽 인형처럼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었으면 좋겠다. 동물은 우리가 못해내는 것들을 해낼 수 있는 눈부신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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